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詩人은 풍경속을 걷는 者
2016년 02월 08일 23시 03분  조회:3825  추천:0  작성자: 죽림
"나는 세상의 풍경을 읽는 자가 아니라 풍경 속의 일부가 되어 풍경과 나란히 걷고 있는 자이다."(김주대 시인) 세상의 변화를 감지하는 얇디 얇은 울림판 같은 몸을 가진 그는 모든 존재를 의미 있는 기호로 받아들인다. 그래서 그는 풍경 속에서, 거대하게는 우주의 근원에서 솟구쳐 오르는 어떤 징후를 감지하고 광인처럼 소리치는 사람이다. 생의 우연한 순간에 마주친 모든 존재가 그에게 가서 그림이 되고 시가 된다. 그의 문인화가 특별한 이유이다.

 [아버지 아버지 우리 아버지]

 

아버지요, 제가 아버지를 모를 때에도 저는 이미 아버지의 일부였고, 이제는 돌아가셨지만 지금도 저는 아버지의 일부라요. 아버지요, 미안해요. 몇 해째 산소에 가보지도 못한 못난 아들, 용서하세요. 살아서 아버지는 제게 기대하는 게 참 많았지요. 그래서 저를 못살게 굴고 제 꿈을 꺾고 심지어 저를 때리기까지 하셨지만 그것은 아버지가 이루지 못한 꿈에 대한 애착이었던 것이었어요.

이제 알 것 같아요. 그래도 참 심했지요. 기억나시나요? 저 두들겨 패서 눈 펑펑 내리는 밤에 쫓아내시던 거. 지금 생각하면 다 아픈 일이라요. 그런 아버지를 이제 저는 저에게서 봐요. 가끔 제가 아버지가 된 느낌이 들어요. 한숨을 쉬다가 한숨 쉬는 제 모습이 아버지를 똑 닮았다는 생각을 하고는 얼마나 소름이 끼쳤던지요. 아버지는 무덤에 계시니 더 이상 나이가 들지 않으시겠지요?

히~ 저도 이제 아버지 나이를 거의 다 따라잡았어요. 너무 외로워 마시고 잘 계세요. 제가 좀 잘 살고, 아버지의 손자 손녀들도 좀 잘 살고, 그게 아버지의 뜻이라는 것도 잘 알아요. 나중에 나중에 만나요. 아버지, 아버지는 아버지 누가 뭐래도 우리 아버지. 아버지요, 사랑해요.

 

 
 

사고가 언어를 만든다는 '사고 우위론'이 일차적으로 맞는 말인 것 같다.






 

 

 
 

 

 
 
 





[소야, 울지마 저기 있잖아, 봄]



 
 
 

  지식의 스승은 도처에 있지만 삶과 죽음의 스승은 많지 않다. 

 
 
 
 
 
 
 
 
[세한도는 여전히 살아있다]
 

 


'날씨가 추워진 뒤에야 소나무와 잣나무가 시들지 않음을 알게 된다'는 말이 있다. 훌륭한 뜻과 기상은 나라가 어려울 때라야 비로소 나타난다는 뜻일 게다. 이권에 따라 친소를 달리하고 야합이 판치던 시절에도 추사 김정희의 제자 이상적은 유배지에 있는 스승에게 온갖 정성을 다한다. 이상적은 중국에 가서 황조경세문편(皇朝經世文編) 120권을 구해 스승에게 보내주기도 한다. 이런 제자에 대한 사무치는 고마움으로 김정희가 이상적에게 그려준 그림이 국보 180호 '세한도'이다.

세한도 속의 집은 원근법이 무시되고 창문만 있다. 만리타관 유배지. 갇혀 지내야 하는 심정이 오죽했겠는가. 황량한 배경에 채색도 없이 그려진 그림에서는 외로움과, 문인화 특유의 시퍼런 의기가 동시에 느껴진다. 목숨의 바닥에 내려가 본 사람만이 뿜어낼 수 있는 그리움이 절절하다. 죽어도 수직으로 죽겠다는 각오가 추운 겨울 소나무를 꼿꼿하게 서 있게 한 것이다.

추사 김정희의 '세한도'로부터 100년, 지금도 시대의 황량한 마당에는 제법 차가운 바람이 분다. 거짓이 참을 몰아내는 춥고도 긴 바람. 그럼에도 불구하고 창문 하나 달랑 달린 낡고 초라한 집에서 사람다운 세상에 대한 시퍼런 그리움을 소나무처럼 밀어 올리는 이들이 있다면 그 통절한 그리움과 함께 세한도는 지금도 살아있는 것이겠다. 아니 살아있다.

 



[ '화엄경']
 

'위대한 것은 멀리 있지 않고 가까이에 있다', '인간의 지적 능력으로는 도저히 짐작할 수 없다는 우주의 거대한 비밀도 알고 보면 작고 하찮은 것을 통해 드러난다'는 생각을 줄곧 해왔다. 우주니 뭐니 하여 멀리 갈 것도 없이 사람 사이의 관계도 아름답고 소중할수록 사소하게 실현되지 않던가. 이웃과 나누어 먹는 밥 한 그릇, 물 한 모금의 위대한 사랑.

화엄경은 석가모니의 가르침을 가장 훌륭하게 드러낸 작품으로 간주되는 방대한 분량의 대승불교 경전이다. 그리고 '화엄'이란 말은 여러 가지 수행을 하고 만덕을 쌓아 덕과를 장엄하게 하는 일을 이른다. 그런 장엄한 화엄의 세계를 작디작은 새싹에 비유한다는 것은 겁 없이 소박한 생각일지도 모르겠다. 그렇지만 봄이면 약속이나 한 듯이 피어나서 삭막한 도시의 콘크리트 틈을, 더러운 진흙구덩이를, 폐가의 무너진 담장을 온통 연푸른빛으로 단장하는 작디작은 풀의 싹들을 보면 절로 고개가 숙여지는데 어쩌랴.

우주를 관통하는 어떤 거대한 물리적 힘이 있다. 우주의 바닥에서 한결같이 흐르는 그 힘을 음악이라고 말하고 싶다. 음악에서 음표 하나가 튀어나오듯, 말을 배우기 시작한 아기의 입에서 최초로 '엄마'라는 말이 튀어나오듯 솟아난 봄날의 새싹들. 너무 멀리서 와서 한없이 작아진 연푸른 새싹의 곱고 푸른 말에 귀 기울여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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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고 싶은 말, 쓰고 싶은 문자가 온 몸에 가득 찬 사람이 시인뿐일까? 누구나의 몸에는 헤아릴 수 없이 많은 생각들이 쌓여 있어서 문자가 되기를 기다리고 있는지도 모른다. 생각을 문자로 드러내는 일이 삶의 전부일 것도 같다. 해독하기 힘든 문자일수록 삶의 근원에 닿아있지 않나, 하는 생각도 잠시 해본다. 어쨌거나 자신의 문자로 자신을 표현하는 일, 숭고하다. 문자는 냄새도 색깔도 무게도 부피도 없는 기호이지만 폭탄보다 강하고 강산처럼 유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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