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오모 성당에 설치된 태블릿PC에 쓰여진 낙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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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
‘○○○가 다녀가다 16/03/2016’
명소에서 흔히 발견되는 낙서다.
세계적인 관광지인 이탈리아 피렌체의 산타 마리에 델 피오레(일명 두오모) 성당도 마찬가지다. 특히 414계단을 따라 오르는 조토 종탑의 벽엔 낙서가 심했다. 1436년 축성됐으니 수백 년 된 고민이었다. ‘낙서 금지’를 써 붙인들 효험이 없었다.
두오모 당국은 결국 묘책을 냈다. ‘낙서엔 낙서’로 대응하기로 했다. 다른 점이 있다면 ‘버추얼 그래피티’ 즉 가상현실 속에 남기도록 했다는 게다.
종탑으로 향하는 1·3·4층에 한 대씩 모두 석 대의 태블릿PC를 설치했다. 거기엔 ‘오토그래피(자필서명)’란 앱이 깔려 있다. 화면엔 ‘흔적을 남기고 역사의 일부가 되십시오’란 글귀가 담겼다.
사용자들이 펜이나 붓·스프레이 중 하나를 선택해 원하는 바탕화면에 글이나 이미지를 남기면 그게 영구 저장되도록 했다. 이를 인터넷에서 볼 수 있도록 했다. 1296년부터 있던 두오모 기록물의 일부로 보관되는 셈이다.
두오모 당국은 “기념물에 흔적을 남기는 건 반사회적이고 유치한 행동이지만 또 뭔가 기념이 될 만한 일을 하고 싶다는 건 인간 본성의 일부기도 하다”며 “그래서 흔적을 남길 수 있도록 하되, 기념물이나 예술작품이 아닌 디지털 화면에 남기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기념물엔 손상이 없으면서 가상현실 속에선 불멸이 되는 셈”이라고 했다. 당국은 입구에 이런 취지의 안내문을 붙였다. 또 “벽면의 낙서들은 곧바로 제거될 것”이란 경고도 했다.
앞서 9명의 복구 전문가들이 석 달에 걸쳐 종탑으로 오르는 길에 있는 낙서를 제거했다. 낙서 제거 작업을 맡은 건축가 베아트리스 아고스티니는 뉴욕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사람들이 낙서가 눈에 거슬리기만 하는 게 아니라 기념물에 진정으로 해가 된다는 점을 알았으면 좋겠다. 낙서를 레이저와 용제로 제거하는 건 까다로운 일이다. 더욱이 대리석에 한 낙서는 제거가 거의 불가능하다. 링 모양의 얼룩은 영원히 남는다”고 했다.
런던=고정애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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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지상 오월의 라일락이
서툴게 떨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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