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강릉]
[앵커]
아프리카돼지열병, 이른바 ASF가 확산되면서 정부는 야생멧돼지 차단을 위해 1,000킬로미터가 넘는 울타리를 설치했습니다.
문제는 이 울타리가 멧돼지뿐만 아니라 다른 야생동물 이동까지 막고 있다는 점인데요.
산양 같은 멸종위기종도 수난을 겪고 있습니다.
정면구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강원도 고성과 인제를 잇는 고갯길, 야생동물이 울타리를 연신 들이받습니다.
천연기념물이자, 멸종 위기 1급인 산양입니다.
[박광용/목격자 : "(산양이) 철망하고 그 (울타리) 사이에 껴서 그쪽으로 넘어가려고 바둥바둥 대는 게 안쓰러워서."]
산양과 대치하던 개가 갑자기 공격합니다.
["하지마. 야! 야!"]
다급하게 소리치며 울타리를 넘어갔지만, 산양은 이미 개에 물려 죽어있었습니다.
정부와 지자체는 2천19년부터 아프리카돼지열병을 막고 야생 멧돼지를 차단하기 위해 천 848킬로미터 규모의 울타리를 설치했습니다.
이런 울타리는 시군 경계를 넘어 2중, 3중으로 돼 있습니다.
무엇보다 이 철제 그물망이 촘촘해서 웬만한 야생동물은 빠져나가기 어렵습니다.
이 때문에 야생동물들은 자유롭게 이동할 수 없게 됐고, 도로로 내몰리기 일쑤입니다.
[조범준/야생동물연합 국장 : "(야생동물 이동은) 번식과 먹이를 찾기 위함인데, 그렇게 되면(울타리가 막으면) 번식에 문제가 생기고 결국에는 멸종에 이를 수가 있죠. 그래서 이 펜스 치는 문제만큼은 신중을 고려해야 할 부분 중에 하나에요."]
환경부는 생태적 부작용을 예상했지만, 돼지열병 차단이 시급해 불가피하게 울타리를 설치했으며 보완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혔습니다.
KBS 뉴스 정면구입니다.
촬영기자:최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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