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잊혀져가는 천재 시인 - 이근상
2016년 03월 19일 07시 52분  조회:5056  추천:0  작성자: 죽림
일제 강점기 31세 나이에 요절, 문학 동호회 백아회·백호 활동
 
 
 
  안영주 보살의 공덕비와 성주 이씨 조상의 비가 있는 도림사. 4개의 비 가운데 두 번째가 소정의 비석이다. 도림사 제공
 
 

일제강점기 때 활발한 창작활동을 하다 31세에 요절한 천재 시인 소정(小庭) 이근상(李根庠)의 비석이 도림사(대구 동구 인산로)에 있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절 종무소를 지나 뒤쪽으로 올라가면 3층 석탑과 공덕비, 그리고 여러 개의 비석이 자리하고 있는데, 그곳에 소정의 비가 있다. 공덕비는 도림사에 터를 기증한 안영주(89) 보살을 기리는 비석이고, 다른 비석은 안 보살의 시집 성주 이씨 조상의 비이다. 소정은 안 보살의 시아버지이다.

1903년 대구에서 태어난 소정은 대구보통학교를 거쳐 대구협성학교(중학 과정)을 수료한 뒤 경성중앙고보, 도쿄청산학원, 경성기독교청년회 영어부 등에서 공부했다. 1922년 문학 동호회 백아회(白雅會)를 결성한 소정은 1925년 시 '불종(佛鐘)이 울려온다'를 쓰면서 창작활동을 시작한다. 이어 1929년 동아일보에 '장한'(長限), 이듬해 '군소'란 제목의 시를 발표한다. 그 뒤 이상화, 오상순, 이장희, 백기만 등과 교우하면서 백호(白湖)라는 동인지를 발행하는 등 왕성한 활동을 했으나 1934년 심장병을 얻어 31세에 요절했다.

소정은 타계할 때까지 시 10편, 시조 4편, 한시 11편, 평론 1편, 단편희곡 1편 등 27편과 추도문 1편 등의 작품을 남겼다. 작품은 대부분 미발표작으로 후손들이 필사본(두루마리)으로 보관하고 있다가 그중 3편의 시와 1편의 추도문만 동아일보에 발표됐다. 소정의 작품은 대부분 1920년대 시인이 그랬듯 감수성 짙은 낭만적인 경향을 띠고 있으나 민족감정을 노래한 시도 있다. 시조 '선죽교'에서는 충효사상을 담았다.

한편 소정의 아들 기환은 도림사에 터를 기증한 안영주 보살의 남편으로 6`25전쟁 때 납북됐다. 도림사는 안 보살로부터 18만㎡의 터를 시주받아 1997년 현재 절을 창건했다.

 

최재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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