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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조는 정형을 벗어나지 말아야...
2016년 04월 13일 00시 45분  조회:3921  추천:0  작성자: 죽림

시조는 정형을 벗어나지 말아야 한다.

이 봉 수 (시조시인, 문학평론가)

 

 

 

시조는 아무리 내용이 문학적이고 예술성을 갖추고 있다고 하더라도 정형을 무시하면 시조로서의 가치를 상실한다. 정형을 일탈한 시조는 이미 시조가 아니다. 따라서 자유시로서 평가를 받을 수는 있을지언정 시조작품으로 평가를 받아서는 안 된다.

 

시조는 3,4조의 율격과 3장 6구 12음보를 기본 정형으로 한다. 이에 더하여 종장 3.5.4.3의 변화를 의무화 하고 있다.

시조시인이나 심사위원, 평론가, 학자는 물론, 등단지망생과 시조를 공부하는 학생들 까지도 이런 시조정형을 모르는 사람이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각종 시조문예지에는 시조정형을 제대로 갖춘 작품을 찾기 어렵다. 수 천 편에 달하는 출품작에서 골라 뽑은 신춘문예 당선작 중에서도 정형과 내용을 제대로 갖춘 시조를 만나기가 어렵다.

 

혹자는 시조는 융통성이 있는 정형시이므로 어느 정도의 파격은 허용된다고 한다. 한두 자의 가감은 무방하다는 것이다.

물론 음보율이 맞으면 자수율만으로 재단할 수는 없다. 그러나 음보율은 한국어의 의미마디, 발음 및 호흡이 맞을 때 무리가 없는 것이지 억지로 짜 내어 음보율을 주장하면 정형의 파괴로 이어진다. 한두 자 가감도 어쩌다 부득이한 경우에 예외로 허용되는 것이지 음보마다 무제한 가감하는 것은 이미 시조정형이 아니다.

 

“누가 시조는 .......3장 6구의 제약에 꼭 매어야 한다고 주장하는가. 고집스런 한정된 공식의 누각만 짓는다면 시조문학은 현대인으로부터 멀어지고 말 것이다. 시 같은 시조, 시조 같은 시를 우리는 시도할 때이다....”

이런 중견 시조시인의 글이 있다(조옥동, 새시대시조2007겨울호 P218). 시 같은 시조를 시도해야 한다 즉 시조는 정형이 필요 없이 시와 같게 써야 한다는 뜻이다. 시조장르를 해체 하자는 주장이다.

 

시조정형은 수백 년의 시간을 투입하여 얻어낸 결과이다. 유명 무명의 수많은 문인들이 대를 이어 오면서 갈고 다듬은 결과이다. 가장 좋다고 인정되었기 때문에 정형으로 굳어진 것이다. 마치 물이 과학적인 원리에 의하여 흐름을 이루다가 오랜 세월이 지나서 폭포의 모양을 만들어 내는 것과 같다고 볼 수 있다.

 

현대는 개성(個性)의 시대라고 한다. 그렇다고 시조정형을 개성에 따라 각인각색으로 정할 수는 없다. 이는 시조정형의 파괴에 다름 아니다.

 

시조정형을 파괴하는 일에 앞장서서 큰 역할을 하는 일번 타자는 신춘문예 심사위원, 각종 문예지등단 심사위원, 각종시상 심사위원, 시조평론가 등 시조비평계에 있다.

극소수에 불과한 비평계가 절대다수의 창작계와 독자를 향도(嚮導)한다.

 

이들 중 적지 않은 사람이 시조정형을 무시하고 각양각색의 개인적인 주장으로, 새 지평을 여는 선구자인 양, 새로운 시도를 하는 거장(巨匠)인 양, 자기도취에 빠져 심사하고, 평론하고, 시상을 함으로서 시조는 나날이 병들어 가고 있다.

 

시조정형을 더 다듬고 굳히는 일은 안중에도 없고 개인적인 공명심과 이해관계에 빠져 여러 형태의 시조 분열에 일조하고 마침내 시조장르해체의 위기를 앞당기고 있다. 시조가 교과서에서 사라질 날도 멀지 않았다.

 

특히 언론사 신춘문예는 파괴력이 절대적이다. 화려한 등단(실제로 신춘문예등단은 문예지 등단보다 화려하지도 않고 반짝 인기가 아닌지 의문)을 목표로 하는 수많은 응모자들은 심사위원의 성향을 파악하는 것을 관건(關鍵)으로 인식하고 심사위원의 구미를 맞추는데 창작에너지를 낭비한다.

 

이런 환경에서 신춘문예 심사위원이 정형을 파괴한 작품을 당선시키면 수많은 지망생들이 그런 작품만 쓰게 되는 것은 필연적이다. 독자인 전 국민이 시조를 오해하는 것 또한 피할 수 없다.

 

왜곡된 당선심사와 각종 시상이 해를 거듭하면서 시조는 회생불능의 상태로 병들어 가고 이대로 방치하면 마침내 한국에는 정형시가 없어지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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