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詩의 생명이며 극치는 곧 이미지이다...
2016년 07월 29일 20시 47분  조회:3705  추천:0  작성자: 죽림

[ 2016년 08월 11일 09시 22분 ]

 

 

[인민망 한국어판 8월 10일] 진검병(陳劍兵)은 2010년 사천(四川) 다천(達川)구 만가(萬家)진 일대의 밭을 임차해 수박 농사를 짓기 시작. “저는 현재 3.3헥타르의 부지에 수박을 심었고, 한 해 수확량은 20만kg이 넘습니다”. 2015년 11월, 대형 수박 재배에 관한 홍보자료를 보고 호기심이 생긴 천젠빙은 수박 씨앗을 사서 다주(達州)로 돌아와 시험 재배. “대략 2월쯤 심은 씨앗이 6월이 되면 자라났어요. 당시에는 그저 시도해본다는 생각이었고, 성공할 줄은 몰랐습니다”. 천젠빙은 당시 4명이 함께 들어야 수박을 옮길 수 있었다고 말했다. 거대 수박의 무게는 약 52kg, 지름은 50cm를 웃돈다. 당분이 없는 거대 수박은 보통 식용이 아닌 주로 관상용이나 조각용으로 쓰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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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강] 이미지의 유형과 실제 

강사/김영천 


지금까지의 강의도 중요하였지만, 
이제부터의 강의가 더욱 중요하니 열심히 하시기 바랍니다. 
사실상 지금까지의 강의는 가볍게 읽고 넘어가시더라도 
오늘부터의 강의는 마음에 두시는 것이 좋습니다. 

영미의 1910년대 이미지즘 운동이후 이미지스트 시인들은 
사물을 사물스러움 그대로 제시하고자 했으며, 전 시대 관 
념의 시에 감각이 마비되었던 독자들은 이미지즘 시를 환 
영했다고 합니다. 관념의 횡포를 증오하는 새로운 독자들 
의 환영을 받으면서 현대시에서는 시의 회화성이 지배적인 
요소가 되었습니다. 
쉽게 말해서 독자들이 철학적, 종교적,관념적인 시 
보다는 그림을 보듯 마음 속에 떠오르는 가시적인 시를 좋아 
하게 되었다는 것이지요. 

시를 이루고 있는 세 요소를 볼까요? 
첫째는 시에는 어떤 의미가 있어야 하겠지요. 
둘째는 어제 배운 음악적 요소입니다. 
셋째가 오늘 배울 회화적 요소인데요. 
이 회화적 요소가 이미지 즉 심상입니다. 
이 심상은 말 그대로 마음에 떠오르는 그림일 터이니 
너무 어렵게 생각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그러나 "시는 이미지다" 라고 하거나 또는 "이미지는 시의 
생명이며 극치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아주 중요한 위치에 
있는 것은 확실합니다. 
실제로 여러분이 시 창작하는데도 매우 중요하기 때문에 
조금 더 세분하여 공부해보겠습니다. 


1)이미지란 무엇인가 

시에서 이미지는 마음 속에 언어로 그린 그림입니다. 조금 
전에도 말씀드렸지만 이는 의미, 운율과 더불어 시를 구성 
하는 원리로서 추상적인 관념을 구체적으로 감각시킬 수 있 
도록 해주는 장치입니다. 
다시 말해서 이미지는 어떤 대상을 우리들의 정신이나 마음 
속에서 감각적으로 재생시키는 언어라고 할 수 있겠지요. 
그러니까 우리가 보거나, 듣거나, 만지거나, 느끼거나 
육체적으로 감각할 수 있는 모든 것이 마음 속에서 다시 
그림으로 떠오르는 것이 모두 이미지가 될 수 있습니다. 

아브람스는 이미지를 세 가지의 일반적 의미로 분류했습니다. 

첫째) 넓은 의미의 이미지로 한 편의 시나 문학작품 속에서 
언급된 감각. 지각의 모든 대상과 특질을 가리키는 것이라 
는 것입니다. 

예문으로 박이도님의 <돌쇠네 마을>을 한 번 읽어볼까요? 

돌쇠네 마을은 과부네 마을 
밤마다 등잔불에 
너울대는 남정네들이 
온 마을을 돌아다닌다. 

웃음도 한숨도 아닌 
휘청거림이 
검은 그림자로 번져난다. 
칼바람이 불어와도 
헛간의 황소가 암내를 내도 
돌쇠네 마을은 
숨은 한숨이 번져난다. 
전쟁놀이에 죽은 아비가 
돌쇠 고추만한 
등잔불에 와 
못다한 사연을 불태운다. 

돌쇠네 마을은 
마른 쇠똥이 널려 있고 
어둠 속에 내리는 
소리 없이 내리는 눈발 속에 
과부가 나들이 간다. 

먼데 개 짖는 이웃에 
숨죽여 숨죽여 
고무신 자국 남기며 
나들이 간다 
몰래 애기 낳으러 
성황당 고개를 넘어간다. 

위 시에서는 지각적 감각적 언어들이 이미지화하여 있는 것 
이 많이 있습니다. 
1.2연의 예를 보면, 밤, 등잔불, 남정네들, 돌쇠, 과부, 
마을, 그림자, 칼바람, 황소 들이 지각적 감각적 대상이 
되겠으며 이 것들을 구체화시키는 특질들로는 너울대는, 
돌아다닌다, 검은, 휘청거림, 번져난다, 불어와도, 암내 
를 내도, 등이 있습니다. 

둘째)이 보다 좁은 의미로서 이미지는 시각적 대상과 
장면의 요소만을 가리키는 것이 있습니다. 

예문으로 이시영님의 <1995년 9월, 석양>을 읽겠습니다. 

관악산 머리 위로 불쑥, 
새 한 마리가 넘어오고 있었다 
아니다 관악산 머리 위로 불쑥, 
보잉 707 한 대가 넘어오고 있었다 
아니다 관악산 머리 위로 천천히 
새 한 마리가 날고 있었다 
아니다 관악산 머리 위로 천천히 
보잉 707 한 대가 선회하고 있었다 

서쪽 하늘은 온통 금빛 잠자리 나래들로 분주하다 

이 시는 시각적 대상과 장면으로써 이미지를 이루고 있 
습니다. 루이스는 이런 시각성, 회화성을 가리켜 "언어의 
그림'이라고 말 할 정도로 중요하게 생각했습니다. 

셋째) 이미지는 비유적 언어, 특히 은유와 직유의 
보조관념을 가리킵니다. 비유는 나중에 따로 공부하는 
아주 중요한 개념입니다. 혹자들은 시는 메타포다 할 
정도로 중요한 부분이기도 합니다. 

유강희님의 <노인>을 읽겠습니다. 

주름의 집이 기우뚱 하수구 위로 기운다. 
금방 쓰러져 캄캄한 하수구 맨홀 속으로 
빨려들 것처럼 구부린다. 
아주 주저 앉는다. 
집이, 오랜 세월을 견뎌온 주름의 집이. 
그리고는 
차창에 스치는 붉은 꽃을 마구 토해낸다. 
환한 대낮, 수많은 주름이 집을 의지한 채 
길가에 비틀비틀 부지런히 方向을 찾고 있다. 

여기에서 우리의 눈길을 끄는 것은 '주름의 집'이라는 
이미지이지요. 이 이미지는 노인을 '주름의 집'에 비유함으 
로써 새롭게 우리의 주의를 환기시켜줍니다. 이처럼 비유적 
표현을 통해 새로운 이미지를 생성해주긴 하지만 꼭 이러 
한 비유적 표현이 아니라도 시 작품 전체를 통하여 결코 
잊혀지지 않는 멋진 이미지들을 만날 수도 있습니다. 


시의 이미지를 이제 좀 아시겠습니까? 
보다 쉽게 설명해보지요. 
독자가 시를 읽으면서 떠오르는 느낌이 바로 그 시의 이미지 
입니다. 예를 들면 '하늘'에 대한 시에서는 독자는 하늘의 
여러가지 모습을 느끼게 되고, '강'이나 '바다'에 대한 시를 
읽으면서는 '강'이나 '바다'의 여러 광경을 마음 속에 떠올릴 
것입니다. 

따라서 어떤 시를 읽어서 여러가지 그림이 마음 속에 떠오르게 
되면 바로 그것이 이미지가 되겠습니다. 
다시 말해서 이미지란 마음 속에 그려지는 그림 또는 모습을 
뜻하는 것으로 심상(心象, 心像)이라고 표현합니다. 

좋은 시 몇 편 소개하는 것으로 
강의를 마치겠습니다. 

강연호님의 <강> 

저 강물 
내가 반쯤 건넜다고 생각했지요 
저 강물 
그대도 반쯤 건넜다고 생각했나요 
그대가 반 내가 반 건너면 
우리 강물 한 가운데서 만나 
더 큰 강물되어 흐를 수도 있으련만 
돌아보면 저 강물 
우리 다만 자리 바꾸었을 뿐 
이쪽과 저쪽 엇갈린 채 저 강물 
까마득이 손짓할 뿐 

........................................... 
김은정님의 <폭포> 

저 것 좀 봐 
사뿐 뛰어내리는 흰 버선발의 햇살 
눈 맑게 뜨고 
깊숙이 지상 내려다보는 가을 하늘 목덜미 
저 것 좀 봐 
흐를수록 세상은 목이 마르고 
잠시 휘모리로 몸이 패이는 인당수 
저기 좀 봐 
화사하게 낙화하는 무지개 
스란단의 햇살 
눈부신 발목을 적시는 가을 
............................................. 
나희덕님의 <탱자 꽃잎보다도 얇은> 

나는 어제보다 얇아졌다 
바람이 와서 자꾸만 살을 저며 간다 
누구를 벨 수도 없는 칼날이 
하루하루 자라고 있다 

칼날을 베고 잠들던 날 
탱자꽃 피어 있던 고향 집이 꿈에 보였다 
내가 칼날을 키우는 동안 
탱자나무는 가시들을 무성하게 키웠다 
그러나 꽃도 함께 피워 
탱자나무 울타리 아래가 환했다 

꽃들을 지키려고 탱자는 가시를 가졌을까 
지킬 것도 없이 얇아져 가는 나는 
내 속의 칼날에 마음을 자꾸 베이는데 
탱자 꽃잎에도 제 가시에 찔린 흔적이 있다 

침을 발라 탱자 가시를 손에도 붙이고 
코에도 붙이고 놀던 어린 시절 
바람이 와서 탱자 가시를 가져 가고 살을 가져 가고 

나는 어제보다 얇아졌다 
나는 탱자 꽃잎보다도 얇아졌다 
누구를 벨지도 모르는 칼날이 
하루하루 자라고 있다 


======================================================

 

 

한마디의 말 
―고트프리트 벤(1886∼1956)

한마디의 말, 한 편의 글―. 부호로부터 올라오는
삶의 인식, 의미의 돌출,
태양은 뜨고, 대기는 침묵하네.
모든 것들이 그 한마디에 몰리듯 굴러가네.
한마디의 말―. 한 개의 빛남, 한 번의 비상, 한 개의 불,
불꽃 한 번 튕기고, 흐르는 한 번의 별빛―.
다시 어둠이 오네, 이 세상과 내 둘레의
텅 빈 공간에 무섭게 내리네.

 

---
언어에 대한 엄격하고 명철한 정리! 허튼 말 한마디 없이 다이아몬드처럼 영롱한 시구로 제가 정리한 바 그대로를 보여주는 시다. ‘삶의 인식, 의미의 돌출!’ 말 한마디가 얼마나 귀중한 것인지를 경건하게 되새기면서, 나도 이렇게 ‘태양은 뜨고, 대기는 침묵하고/모든 것들이 그 한마디에 몰리듯 굴러가는’, 그런 말을 하고 싶은 마음 간절해진다. 나는 시인이다. 시인은 언어의 기술자도 아니고 언어의 ‘파티맨’도 아니다. 언어의 경작자이며 파수꾼이며, 연금술사. ‘한 개의 빛남, 한 번의 비상, 한 개의 불’ 같은 언어를 향해 정진해야지!
 

 

대담집 ‘언어 감각 기르기’에서 요네하라 마리는 말한다. ‘아직 말이 되지 않은 상태가 있다. 마음속에 하고 싶은 말이나 사고나 감정 같은 것이 희미하게나마 형태가 갖추어져, 간신히 그걸 표현하기에 가장 적합한 언어나, 문장 형태, 혹은 표현, 스타일 같은 게 결정돼 소리로 나오는 게 말이다. 그러나 그런 과정을 거치지 않은 말이 있다. 말이 탄생하는 과정을 거치지 않은 말. 그런 말은 상대방 마음을 파고들 수 없다.’

우선 평소에도 생각 없이 말하지 말자. 말을 귀하게 쓰자. 물 쓰듯 쓰지 말고, 돈 쓰듯 쓰자! ‘말 한마디로 천 냥 빚 갚는다’는 속담도 있지 않은가. ‘아’ 다르고 ‘어’ 다르다는 속담도 있고. 언어가 없다면 우리 인간이 무엇으로 서로의 존재를, 사물들을, 세상을, 삶을 깨달아 알겠는가? 한마디, 한마디, 소중한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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