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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 옛날, 글자를 처음 만들 때는 어떤 원리로 만들었을까? 글자를 만드는 원리 중 하나가 바로 상형문자다. 상형문자는 대상의 모양을 본떠 나타내는 문자다. 말하고자 하는 대상의 모양과 최대한 비슷하게 보여줘서 이해하기 쉽게 만드는 것이다. 아마 처음에는 그림문자로 시작됐다가 점차 기호로 바뀌었을 것이다.
상형문자는 초기 한자와 고대 이집트 문자에서 많이 나타난다. 예를 들어 ‘해’를 뜻하는 한자 日(날일)은 해의 모양을 본떠 만들어졌다. 사람의 형상을 본떠 만든 고대 이집트 문자도 있다. 그런데 상형문자와 비슷한 원리로 탄생한 수학 기호가 있다. 바로 나누기 기호다. 나누기 기호가 어떻게 지금의 형태를 갖추게 된 것인지 그 사연을 알아보자.
초등학교 저학년 때는 숫자를 나눌 때 기호를 사용한다. 예를 들어 24 나누기 8은 다음과 같다.
나누는 과정이 분명히 드러나 처음 나누기를 배울 때 편리하게 셈을 익힐 수 있다. 이런 나누기 기호 는 언제 처음 사용됐을까? 이 기호의 원조는 독일의 수학자 마이클 슈티펠의 책에서 처음 등장한다. 슈티펠은 1544년 출간된 <산술백과>에서 24 나누기 8을 ‘8)24’ 또는 ‘8)24(’로 나타냈다.
슈티펠의 나누기 기호는 ‘ )’로, 기호 의 절반에 해당한다. 그렇다면 나뉘는 수 위에 쓰이는 선은 어떻게 생긴 걸까? 그 기원은 분명히 드러나 있지 않지만, 나뉘는 수를 분명하게 표시하기 위해 훗날 슈티펠의 기호 )위에 선  ̄을 덧붙여 기호가 만들어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만약 슈티펠의 기호를 그냥 사용할 경우 2)4-7이라는 식이 (4-7)÷2를 말하는 건지, (4÷2)-7을 말하는 건지 정확히 알 수가 없기 때문이다.
오늘날 쓰고 있는 나누기 기호÷가 본격적으로 사용되기 이전에 쓰인 나누기 기호는 또 있다. 바로 ‘:(콜론)’이다. 독일의 수학자 라이프니츠는 1684년 독일의 첫 번째 과학 저널 <학술기요>에서 비율과 나누기를 나타낼 때 이 기호를 사용했다. 하지만 이 기호는 나누기 기호로서 널리 받아들여지지 못하고 결국 현재는 사용되지 않고 있다.
재미있는 것은 현재 가장 많이 쓰이고 있는 기호 ÷가 나누기 기호로 정착되기 전, 이미 많은 수학자들에 의해 다른 뜻으로 사용되고 있었다는 점이다. ÷는 특히 유럽 대륙과 유럽 북단에 있는 반도 스칸디나비아의 수학자들에 의해 빼기를 나타내는 기호로 오랫동안 사용돼 왔다. 심지어 스칸디나비아의 몇몇 국가에서는 이 기호를 20세기까지 빼기로 사용했다. 하지만 영어를 사용하는 국가에서는 이 기호를 항상 나누기를 나타내는 것으로 사용해 왔다.
÷는 1659년 스위스의 수학자 존 란의 책 <대수학>에서 처음 나누기 기호로 사용됐다. 그는 나누기 기호뿐만 아니라 ‘그러므로’를 뜻하는 수학 기호 ∴도 처음 사용한 것으로 잘 알려졌다.
그렇다면 ÷는 어떻게 나누기를 나타내는 데 쓰였을까? 한 가지 주장에 따르면, ÷ 기호에서 가로막대 ─ 위 아래의 두 점 ·은 수를 나타낸다. 예를 들어 35÷23은 과 같은 분수 형태로 나타낼 수 있는데, 기호 ÷는 이 분수의 모양을 나타낸 것으로 볼 수 있다는 것이다. 가로막대 ─ 위에 있는 35와 아래에 있는 23을 각각 ·으로 바꾸어 쓰면 바로 나누기 기호 ÷가 된다.
하마터면 빼기로 사용할 뻔한 기호 ÷. 현재는 당연하게 쓰이고 있는 나누기 기호가 자리잡기까지는 이런 흥미로운 역사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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