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11일, KBS에서 그리스 아테네 올림픽 이후 폐허가 되어버린 도시를 소개하였습니다.
인천 아시안게임을 치루고 평창동계올림픽을 앞둔 우리나라가 꼭 염두해 두어야 할 것입니다.
무분별하게 건설된 애물단지 경기장.
10년 전 올림픽이 끝난 뒤 쓰지 않고 방치되어 폐허처럼 변해버린 그리스의 수도 아테네의 올림픽 경기장들의 모습이 보입니다.
대규모 국제 경기를 치르고 나서 경기장을 어떻게 재활용것인가에 대한 숙제가 남습니다.
그러나 대부분 그러한 계획없이 국제경기를 핑계로 대규모 지방토건 예산을 끌어오기에 혈안이 되어 있습니다.
얼마전 폐막한 인천아시안 게임을 위해 무리하게 건설한 주경기장도 가장 대표적인 사례였습니다.
아테네 올림픽을 치른 그리스 뿐 아니라 올림픽이나 월드컵 이후 막대한 돈을 들인 경기장이
처치 곤란한 애물단지로 전락하고 있습니다.
남은 것은 빚과 경기 침체
그리스 정부는 올림픽 예산으로 1조 8천억원을 편성했으나 실제 들어간 비용은 예산의 10배나 되는 18조 천억원이나 되고
그중에서 경기장 건설에 15조원이라는 어마어마한 예산을 투입했습니다.
그러나 선수단과 관람객이 떠난 자리에 남은 것은 엄청난 빚과 함께 끝이 보이지 않는 경기 침체였습니다.
<인터뷰> 안겔리끼 안드리오띠(아테네올림픽 자원봉사자) : "그리스에 관광객들이 늘어나길 기대했습니다.
2004년 올림픽 경기만을 보러 오는 것이 아니라 그 후 다시 그리스를 방문할 수 있게 되길 바랬습니다."
건설에 500억원이나 들어갔지만, 거의 사용되지 않는 태권도 경기장,
바닥이 말라붙어 물이 흘렀던 흔적조차 찾아볼 수 없고 관중석엔 잡초만 무성한 인공 카약 경기장
경기장 주변이 노숙자들의 차지가 되어버린 비치발리볼 경기장 등
대부분의 경기장이 사용되지 못하고 폐허가 된채로 남아 있습니다.
이러한 사례는 그리스뿐만 아닙니다. 1976년 몬트리올 올림픽 개최 이후
캐나다는 10조 원 넘는 부채를 떠안아 무려 30년 동안 특별세를 거두어 들여야 했습니다.
그리고 2000년 시드니 올림픽 개최 후 호주 경제 성장률은 반토막이 났고
2012년 런던 올림픽 이후 영국은 가구당 40만원 씩 올림픽 분담금을 부담해야 했습니다.
아테네와 같은 실수를 반복하려는 강원도
3년 여 앞으로 다가온 평창 동계올림픽은 벌써부터 과잉투자가 우려되고 있습니다.
원래는 300억원 이상 국가예산이 투입되는 사업은 예비 타당성 조사를 거쳐야 하지만
평창 올림픽 관련 사업은 특별법에 따라 이를 면제 받아 그 타당성 조차 제대로 검증되지 않았습니다.
8조원이 넘게 투입된 예산의 70%이상은 직접적인 경기운영과 상관없는 간접비용으로 도로와 건물을 짓는 토건예산입니다.
아마도 8조원이 넘게 투입된 평창동계올림픽을 앞둔 우리나라와 강원도는
그리스 아테네 올림픽이 주는 경고를 무시해서는 안됩니다.
<인터뷰> 사이프러스 카프랄로스(올림픽위원회 위원장) : "중요한 것은 건설을 시작하기 전에 적절한 계획을 세우는 것입니다.
올림픽 대회 이후 시설로 무엇을 할 것이냐를 알고 무엇을 할 지도 모르는 너무 큰 시설을 짓지 말 것을 제안합니다.
대중적이지 않아서 올림픽 게임 이후 쓸모가 없는 종목은 영구적인 경기장을 세우지 마십시오.
우리가 한 것과 같은 실수를 하지 마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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