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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강성철 기자 = 중국 조선족 소설가 정세봉(74) 씨의 문학세계를 정리한 평론집 '문학 그 숙명의 길에서'(신세림출판)가 국내에서 출판됐다.
헤이룽장성 하얼빈시 출신의 정 씨는 문화대혁명 이후 등장한 문학사조인 '상처문학' 분야에서 조선족 작품을 처음 알린 '하고 싶던 말'과 이후 반성문학 사조의 대표작으로 불리는 '볼셰비키 이미지'를 저술해 조선족사회뿐만 아니라 중국 문단에서도 화제가 된 작가이다. 1975년 등단 이래 40여 편의 소설을 발표했고 옌볜문학상, 배달문학상, 제1회 중국소수민족문학상 등 16개 문학상을 받았다.
평론집에서는 조선족 대표작가로 불리는 김학철을 비롯해 한광천 흑룡강신문사 사장, 임규찬 성공회대 교수 등 30여 명의 작가, 언론인, 평론가, 학자 등이 칼럼·평론·인터뷰 등을 통해 정 작가의 문학세계를 조명하고 있다.
옌볜작가협회 부주석을 역임한 이상각 시인은 "농민작가 출신인 정 씨는 빈틈없이 따지는 과학적 태도를 견지하면서 작가적 양심을 지켜온 대표적 문인"이라고 소개했고, 김학철 작가는 "'볼셰비키의 이미지'가 문단에서 필화직전까지 갔던 이유는 '거짓말을 안 한 죄'"라고 언급했다.
평론가 이시환은 "개혁개방의 물결 속에서 변모하는 조선족 사회를 가감 없이 그려낸 전형적인 리얼리즘 작가"라고 평가했고, 한광천 사장은 "역사를 마주한 사명감으로 글을 써온 그는 성공작보다는 문제작을 더 많이 세상에 선보였다"고 분석했다.
편저에도 참여한 정 씨는 연합뉴스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현대사의 다양한 질곡을 헤쳐온 조선족의 삶을 글로 옮기는 것은 나의 숙명"이라며 "등단 후 40여 년 소설가로서 살아온 삶과 작품 세계에 대해 칭찬과 격려뿐만 아니라 혹평까지 가감 없이 담았다"고 밝혔다.
조선족 문단 유력 문예지인 옌볜문학의 편집 당당을 역임했던 정 작가는 2005년 옌볜소설가학회를 설립했고 '김학철 문학상'을 제정하는 등 조선족 문학의 저변을 넓히는 데 기여했다. 그는 해방 후 국군과 인민군으로 갈라선 형제가 6·25 전쟁에서 서로 총부리를 겨뤘던 아픈 가족사를 소재로 한 장편 소설을 집필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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