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룡 화석 발굴의 메카로 떠오른 중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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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요약
중국이 공룡 화석 발굴의 메카로 떠오르고 있다. 지금도 공룡 화석을 보신용 음식과 약으로 사용하는 등 후진적 형태가 남아 있기는 하지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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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이 공룡 화석 발굴의 메카로 떠오르고 있다. 지금도 공룡 화석을 보신용 음식과 약으로 사용하는 등 후진적 형태가 남아 있기는 하지만 중국에서 발견된 공룡 화석은 그동안 세계 공룡학회에서 절실히 찾고 있던 ‘연결고리가 되는 화석’들이 많다는 점에서 주목을 받고 있다.
파충류와 조류의 중단 단계를 보여주는 깃털 달린 화석이 바로 그것이다. 특히 작은 공룡을 잡아먹은 것으로 추정되는 포유류 화석의 존재는 지금까지의 학설을 뒤집을 수 있는 메가톤급 발견으로 평가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앞으로 발굴이 계속되면 될수록 세계적인 공룡 화석의 발굴 중심지로서 중국의 위상은 더욱 확고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최근 중국 허난성(河南省) 류양(汝陽)에 살고 있는 한 마을 주민들이 지난 20년간 공룡 뼈를 재료로 설렁탕(?)과 가루약을 만들어 먹어 왔다는 사실이 알려져 화제를 모았다.
이들은 몸 보신을 위해 공룡의 뼈 일부를 떼어 내 탕국으로 끓여 먹거나 골절 등의 치료용으로 가루를 내 약으로 바르기도 했다.
마을 주민들은 지난해까지 이 지역에서 공룡의 뼈 1kg을 4위안(약 500원)의 가격에 거래하기도 했으며, 마을을 찾은 연구진에게 200kg 분량의 공룡 뼈를 기증하기도 했다.
사실 마을 주민들의 이 같은 기행이 알려진 것은 인근에서 보기드문 대형 공룡 화석이 발견됐기 때문이다.
중국의 신화통신은 이 지역에서 8,500만~1억 년 전에 살았던 것으로 추정되는 길이 18m, 어깨높이 6m, 천골(薦骨) 폭 1.31m의 거대한 공룡 화석이 발견됐다고 보도한 바 있다.
허난성의 성도인 정저우(鄭州)에서 전시 중인 이 화석은 ’황허지룽(黃河巨龍)’으로 명명됐다.
중국, 공룡 화석 발굴 작업 본격화
중국이 최근 활발한 공룡 화석 발굴로 새로운 공룡 화석 발굴의 메카로 떠오르고 있다. 지금까지 공룡 화석의 발굴은 북아메리카, 그 중에서도 미국과 캐나다의 서부가 중심지였다.
실제 미국과 캐나다 서부에서는 갖가지 공룡 화석들이 많이 발굴됐다. 캐나다의 앨버트 주에서 길이 8m, 높이 3~4m의 알베르토사우루스(Albertosaurus)가 발견됐고, 아직도 많은 화석이 잠자고 있다.
미국의 몬태나 주에서는 새끼를 기르는 공룡으로 유명한 마이아사우라(Maiasaura)가 발굴됐다. 이 공룡은 에그마운틴이라고 명명된 집단 거처지에서 많은 알과 새끼를 낳아 기른 것으로 추정된다.
유타 주는 발굴지 전체가 국립공원으로 지정될 정도로 공룡 화석의 야외 전시장이라고 할 수 있다. 초식 공룡으로 알려진 슈퍼사우루스(Supersaurus)나 울트라사우루스(Ultrasaurus) 등 대형 공룡이 잇따라 발견됐다.
특히 클리블랜드에서는 스테고사우루스, 캄프토사우루스, 케라토사우루스(Ceratosaurus), 브론토사우루스 등 다수의 공룡 화석과 거북류의 화석도 같이 출토됐다.
사우스다코타 주에서는 지난 1991년 몸길이 15m로 추정되는 세계 최대 규모의 육식 공룡인 티라노사우루스(Tyrannosaurus)가 발견됐다.
현재까지 발굴된 공룡 가운데 가장 큰 공룡은 지난 1986년 뉴멕시코 주에서 발견된 사이스모사우루스(Saismosaurus). 이 공룡은 비록 초식성이기는 하지만 한때 세계에서 가장 큰 공룡으로 알려졌던 브라키오사우루스를 제치고 세계 최대의 공룡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사이스모사우루스는 몸길이가 50m나 될 정도로 덩치가 컸기 때문에 걸을 때마다 땅이 크게 울려 ‘지진 공룡’이라는 별명도 가지고 있다. 지금도 북미에서는 많은 연구자들이 보이지 않는 공룡 화석을 찾아 발굴 작업을 계속하고 있다.
중국에서는 지난 1987년 이후 공룡 화석 발굴 작업이 본격화되고 있다. 물론 그 이전에도 외국대학이나 연구기관들의 지원 아래 일정한 범위의 발굴 작업은 이뤄져 왔다.
하지만 잠재적인 발굴 가능성은 많았지만 정치·경제적 여건 때문에 발굴 작업이 크게 제한됐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최근에는 중국의 정치적 개방과 경제 발전에 따라 중국 내부의 연구자들은 물론 미국, 캐나다, 유럽, 일본 등지에서 ‘내노라’ 하는 발굴자들이 대규모로 몰려들고 있다.
이미 ‘중국ㆍ캐나다 공룡 화석 발굴 플랜’ 등 외국과의 굵직굵직한 공동연구 프로젝트가 성황리에 진행되고 있으며, 고비사막이 있는 내몽고와 중국의 신장 지역을 중심으로 대량의 공룡 화석이 발굴되고 있다.
최근의 중국 내 공룡 화석 발굴 작업의 최대 성과는 지난 6월 닝샤(寧夏) 회족자치구 링우(靈武)시와 신장(新疆) 위구르자치구 창지(昌吉)의 공룡 계곡에서 발굴된 10여기의 공룡 화석들이라고 할 수 있다.
링우에서는 아시아에서 처음으로 1억6,000만 년 전 쥐라기 말기에 살았던 것으로 추정되는 초식 공룡인 용각류 디플로도쿠스 8마리의 화석이 집단 발굴됐다.
아울러 창지에서는 몸길이 35m짜리 초대형 공룡인 마멘키사우루스의 화석이 드러났다.
전문가들은 링우에서의 발견이 아프리카와 아시아, 미주가 하나로 연결됐었다는 ‘대륙 이동설’을 뒷받침하는 증거라고 해석하고 있다.
발굴을 주도한 중국과학원 고척추동물연구소의 쉬싱(徐星) 박사는 “이번에 발견한 용각류 디플로도쿠스는 아프리카의 탄자니아, 남미의 아르헨티나 등 남반구와 북미 대륙에서 발견된 용각류 화석과 연관성이 있다”며 “이는 과거 아프리카, 미주, 아시아 대륙이 하나였음을 보여주는 증거”라고 설명했다.
용각류는 쥐라기 시대에 가장 몸집이 큰 초식 공룡으로 앞발 골격의 생김새가 현재의 도룡뇽 등 파충류와 비슷한 구조를 하고 있다. 조사단은 또 현장에서 아시아에서 가장 긴 1.1m 짜리 공룡 등뼈도 찾아냈다.
신장 창지에서 찾아 낸 35m짜리 마멘키사우루스 화석은 지금까지 아시아에서 발견된 공룡화석 중 최대 규모라는 점에서 그 의미가 각별하다.
그 동안 아시아 최대 공룡은 지난 1987년 중국과 캐나다 합동발굴단이 찾아 낸 몸길이 30m, 키 10m, 몸무게 50톤 짜리였다.
이 공룡 화석은 마멘키사우루스를 발굴한 지점에서 불과 100여m 떨어진 주변 산에서 발견됐었으며, 현재 베이징 자연박물관에 전시중이다.
이번에 발굴된 마멘키사우루스는 목 길이가 15m에 달해 세계에서 가장 목이 긴 공룡이라는 타이틀도 함께 얻었다.
마멘키사우루스는 아시아의 대표적인 초식형 거대 공룡으로 미국의 아파토사우루스와 유사한 다리구조, 에우헬로푸스와 유사한 상자형태의 머리뼈를 가지고 있다.
진귀한 종류의 화석 잇따라 발굴
중국은 사실 공룡 화석 대국으로 그 이전에도 상당한 성과가 있었다.
100여 년 전인 1902년 동북지방인 헤이룽장(黑龍江) 성에서 처음으로 공룡 화석이 발견된 이래 세계 공룡학계에 주목할 만한 공룡 화석이 속속 발굴됐다.
1922년 고비사막에서 프로토세라톱스의 뼈와 공룡 알들이 발견됐고, 1960년대에는 벨로시랍터와 프로토세라톱스 공룡이 한 마리씩 발견됐다.
이어 1979년에는 서남지방인 쓰촨(四川)성 쯔궁(子貢)에서 일련의 공룡 화석이 발견됐으며, 1992년에는 날지 못하는 새의 친척뻘로 추정되는 모노니쿠스가 발견됐다.
지금까지 중국에서 발굴된 공룡 화석은 100여종, 1,000여점으로 미국과 캐나다에 이어 세계에서 3번째로 많다.
중국에서 발견된 공룡 화석은 그동안 세계 공룡학계에서 절실히 찾고 있던 ‘연결고리가 되는 화석’들이 많다는 점이 특징이다. 이는 중국 등 아시아가 과거 다양한 공룡들이 살았던 공룡들의 천국이었음을 보여주는 방증이기도 하다.
이런 대표적인 사례가 지난 6월 과학전문지 네이처에 발표되고 베이징에서 처음 공개된 깃털 달린 공룡의 화석이다.
지난 2005년 내몽골 얼롄(二連) 분지에서 발견된 이 화석은 파충류와 조류의 중간 단계를 보여준다.
‘날개 달린 티라노사우르스’라는 별명에 맞게 티라노사우루스처럼 위압적인 외양에 몸길이 8m, 몸통 높이가 4m에 달하는 비교적 큰 육식 공룡으로 앞다리에 깃털이 나 있었지만 날지는 못했다.
약 7,000만 년 전에 살았던 것으로 추정되는 이 공룡은 고생물학자들에 의해 ‘기간토랩터 얼례넨시스(Gigantoraptor elrianensis)’로 정식 명명됐다.
발굴을 맡았던 쉬싱 박사는 “우리는 공룡(특히 육식공룡)이 조류로 진화됐고, 오랜 과정을 거쳐 지금의 새처럼 작아졌을 것이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번에 발견된 기간토랩터는 과거 내몽골에서 발견된 오비랩터(알도둑 공룡) 이전, 즉 거대 공룡들의 전성기 끝 무렵에 등장해 곧 멸종의 시기를 맞았던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이 밖에 중국에는 작은 공룡을 잡아먹은 것으로 보이는 포유류 화석(랴오닝성), 22개의 이빨이 촘촘히 박혀 있는 완벽한 형태의 공룡 두개골 화석(닝샤 링우시), 두 발 달린 공룡 떼들이 무수히 지나가 형성된 4,000개 이상의 발자국 화석(열하공룡) 등 진귀한 공룡 화석들이 잇따라 발견되고 있다.
이중 용각류의 두개골 화석은 현재 전 세계에 6개 밖에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전문가들은 앞으로 발굴이 계속되면 될수록 세계적인 공룡 화석의 발굴 중심지로서 중국의 위상은 더욱 확고해 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공룡은 포유류의 밥이었다?
현재도 사람들이 공룡 뼈를 갈아 마시고 있지만 공룡들이 살던 당시에도 포유류가 공룡을 시식(?) 했었다는 유력한 증거가 발견돼 놀라움을 주고 있다.
미국과 중국 과학자들이 최근 중국 랴오닝(遼寧) 성에서 1억3,000만 년 전 원시 포유류의 위 속에서 작은 공룡의 화석화된 잔해들을 확인한 것.
이곳에서 발굴된 레페노마무스 로부스투스(Repenomamus robustus)로 불리는 포유류 화석의 위에서는 프시타코사우루스(Psittacosaurus)로 불리는 어린 공룡의 잔해들이 나왔다.
레페노마무스 로부스투스는 길이 60cm, 몸무게 7kg 정도로 지금의 개나 오소리 정도의 포유류로 추정됐다. 또한 잡아먹힌 프시타코사우루스 새끼는 길이가 12cm 정도로 측정됐다.
두 나라 과학자들은 이를 두고 당시 포유류가 작은 공룡들을 사냥했다는 최초의 증거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는 초기 포유류가 공룡을 공격하거나 잡아먹을 수 없었다는 지금까지의 학설을 뒤집는 것으로 포유류 몸집이 공룡을 먹을 수 있을 정도로 컸음을 의미한다.
과학자들은 지금까지 큰 공룡들이 포유류를 사냥했기 때문에 공룡 시대에는 포유류의 몸집이 작아 쥐 만 한 크기였으며, 6,500만 년 전 공룡이 멸종한 다음에야 포유류의 몸집이 커졌다고 믿어 왔다.
네이처의 앤 웨일(Anne Weil)은 이 발견의 의미를 분석하면서 “백악기에 살던 커다란 육식성 포유동물의 발견은 원시 포유류들은 작았고 볼품없었을 것이라고 오랫동안 주장해 오던 견해에 도전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진화론적 관점에서 포유류들의 포식 압력에 영향을 받은 작은 공룡들은 탐욕스러운 포유류들을 피하기 위해 점점 더 커지게 되었거나 육지를 이륙하게(비행하게) 되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대한민국의 공룡 화석
현재 공룡 화석은 전 세계 곳곳에서 발굴되고 있다. 북미 대륙이나 중국을 제외하고도 태국, 스페인, 모로코, 벨기에, 예멘, 말라위, 호주, 아르헨티나, 심지어 남극이나 사하라 사막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곳에서 발견되고 있다.
한국과 가까운 일본에서도 1989년부터 실시한 5개년계획 이래 전신 골격의 복원에 필요한 상당수의 공룡 뼈를 발굴한 것으로 알려져 최종 보고가 기대된다.
한국은 비록 ‘공룡 선진국들’에 비해서는 뒤지지만 지난 1972년 경남 하동에서 공룡 알 화석이 처음 발견돼 한국 공룡의 존재가 확인된 이래 여러 곳에서 다양한 화석이 발굴되고 있다.
지금까지의 결과를 보면 한국은 세계적으로 유명한 공룡 발자국 화석 산지로 알려져 있다.
공룡 발자국 화석은 주로
경상누층군(慶尙漏層群)이라고 불리는
퇴적층에서 발견되는데, 이는
약 1억 년 전에 형성된 백악기 전기와 중기 지층들로 지금의
경상남도와 전라남도의 해안 일대에 분포한다.
대표적인 곳이
경남 고성군 하이면 덕명리(천연기념물 제411호),
경남 창녕군 유어면 우포늪,
경남 진주시 진성면 가진리(천연기념물 제395호),
경북 의성군 금성면 제오동(천연기념물 제373호),
울산시 울주군 언양읍 수구리 대동마을,
전남 해남군 황산면 우항리(천연기념물 제394호),
전남 화순군 북면 일대,
전남 보성군 득량면 비봉리 등지다.
또한 1999년
경기도 시화호 주변(천연기념물 414호)의
중생대 지층에서도 300여개 이상의 공룡 알이 무더기로 발견돼 학계를 놀라게 했다.
공룡 알은 모두 원형으로 최소한 세 종류의 공룡 알이 3~12개(지름 11~15cm)씩 둥지를 이루면서 발견돼 이곳이 공룡들의 집단 산란지였음을 알 수 있게 한다.
하지만 발자국이나 알 화석에 비해 골격 화석의 산출은 아직 미미하다. 그 이유는 지층들이 소규모로 드러나 있어 공룡 뼈 발견이 쉽지 않은 까닭도 있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지금까지 체계적인 탐사가 이루어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수많은 발자국 화석으로 미루어 경상누층군에서 다양한 공룡들이 발견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하지만 우리나라 중생대 지층들은 예외 없이 단단하게 굳어 있어 설령 공룡 뼈를 발견했다 해도 발굴이 쉽지 않아 보인다.
현재까지 의성과 합천, 그리고 진주와 남해 등지에서 발견된 뼈 화석도 백악기 후반부터 일어난 심한 화산활동과 조산운동으로 대부분 검은색으로 변질돼 형태를 구분하기 어려운 상태다.
그래도 단편적이기는 하지만 이들 지역에서 발견된 뼈 조각들을 종합해 한국 고유의 ‘토종 공룡’들이 복원되기도 했다.
현재 세계 공룡학계에는 거대 초식 공룡인 탑리 울트라룡(울트라사우루스)과 대형 육식 공룡인 코리아나사우루스(한국룡), 목이 긴 초식 공룡인 부경사우루스(Pukyongsaurus millenniumi) 등이 보고돼 있다.
출처 : 파퓰러사이언스 (2007 . 8 )/
강동호 서울경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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