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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 이상 영하의 온도로 얼어붙어 있는 극지의 땅(영구동토층)은 인류가 방출한 대기 중 이산화탄소를 흡수해 기후변화를 조절하는 역할을 한다. 하지만 최근 기후변화가 진행되면서 동토층이 녹고 있고, 이에 따라 대기중에 방출되는 이산화탄소의 양이 늘면서 극지가 기후변화를 가속화하는 ‘지구의 화약고’로 급속히 변모하고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과학 학술지 ‘사이언스 어드밴시스’ 11일자에 따르면, 정수종 서울대 환경대학원 교수와 미국항공우주국(NASA), 스위스 취리히대 등 공동연구팀은 미국 알래스카 지역의 대기 중 이산화탄소 농도 변화 데이터 42년치를 수집했다. 그 뒤 토양 및 식물에서 흡수하거나 내뿜는 탄소량을 계산해 장기적인 변화 패턴을 알아냈다. 연구 결과 동토층의 탄소저장시간(탄소가 동토와 지상의 식물에 흡수된 채 머무르는 시간)이 42년 사이에 13.4% 줄어들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정 교수팀은 이런 결과가 기후변화 때문이라고 밝혔다. 인류가 화석연료를 사용해 일어난 온난화는 특히 북위 60도 이상의 고위도 지역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따뜻해진 기후가 동토를 녹이고 식물이 번성하게 한다. 이런 변화는 기후에 두 가지 정반대의 효과를 불러일으킨다. 동토가 녹으면서 탄소를 배출하는데, 그 양은 기온이 올라감에 따라 급격히 늘어난다. 하지만 식생은 그렇게 빠르게 탄소 흡수량을 늘리지 못한다. 정 교수팀은 이런 차이가 결과적으로 이 지역의 대기중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늘리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 경향이 계속된다면 극지의 지표면 탄소 배출량이 결국 식물의 흡수량을 앞지를 수 있다. 연구팀은 “인간의 활동에 의한 탄소배출뿐만 아니라 생태계가 배출하는 자연적 탄소배출량이 늘어나, 미래에 우리가 예측하는 것보다 더 심각한 기후변화를 겪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윤신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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