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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윤동주 시 한수 공부하기] - 사랑의 전당
2018년 09월 15일 00시 49분  조회:3770  추천:0  작성자: 죽림

 

순(順)아 너는 내 전(殿)에 언제 들어왔든 것이냐?"

내사 언제 네 전(殿)에 들어갔든 것이냐?

 

우리들의 전당(殿堂)

고풍(古風) 한 풍습이 어린 사랑의 전당(殿堂)

 

(順)아 암사슴처럼 수정눈을 나려감어라.

난 사자처럼 엉크린 머리를 고루련다.

 

우리들의 사랑은 한낱 벙어리였다.

 

청춘!

성스런 촛대에 열(熱)한 불이 꺼지기 전

순아 너는 앞문으로 내달려라.

 

어둠과 바람이 우리 창에 부닥치기 전

나는 영원한 사랑를 안은 

뒷문으로 멀리 사라지련다.

 

이제

네게는 삼림 속의 아늑한 호수가 있고,

내게는 험준한 산맥이 있다.

               1938.6.19.


================

 

이 시에서도 순이(順伊)라는 이름이 나오는군요.

윤동주 시인한테는 여자친구가 없었던 것으로 알려져 있지요.

1941년에 쓴 시 「바람이 불어」에는 "단 한 여자를 사랑한

일도 없다."라는 구절도 나옵니다.

윤동주 님의 시적화자의 고백이기는 하지만 그것이 정말

윤동주님의 진짜 삶이 아니었을까 합니다.

 

윤동주 님의 시 세 편에는 순이(順伊)라는 이름이 등장합니다.

「소년」, 「눈 오는 지도」, 그리고 「사랑의 전당」입니다.

 

 

사랑의 전당이란 순이와 함께 하기 때문에 행복한 공간이고,

순이와의 교감을 꿈꾸며 희망을 되새기는 공간이겠지요.

 

 

가을이 떠나고 겨울이 찾아오면 왠지 모르게 외롭다고 느껴지고

누군가를 가슴 아리도록 그리워지기도 합니다.

 

삶이 고달프고 어려운 난관에 좌절하고 힘들어할 때

이때 윤동주 님의 시 한 편을 읽으면 마음의 여유가 생기고,

삶이 고달픈 것만도 아니라고 생각되고 마음의 위안이 되지요..

 

 

=====================///
사랑의 전당이라는 시에서는 '순이'라는 이름이 자주 언급되지만, 윤동주 시인은 <바람이 불어>에서 '단 한 여자를 사랑한 일도 없다'라는 글을 썼습니다.
'순이'가 언급된 윤동주의 다른 시 그리고 시대상 배경을 고려해 본다면 이 시에서의 '순이'를 '조국'에 빗대어 해석할 수 있다고 합니다.
'사랑의 전당'이라는 공간은 순이와 시인만의 행복한 공간을 의미하는 것 같고요.
'고풍한 풍습이 어린 사랑의 전당'은 마치 강점기 이전의 조국과 시인의 행복했던 시절을 추억하는 느낌이네요.
'삼림 속의 아늑한 호수'는 광복 후의 조국의 모습을 그린 것 같습니다.

조국을 위해 일생을 몸 바치고 젊은 나이에 안타깝게 세상을 떠난 윤동주 시인을 다시 마음으로 기릴 수 있음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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