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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스런 추억 윤동주
봄이 오든 아침, 서울 어느 쪼그만 정거장에서 희망과 사랑처럼 기차를 기다려 기차를 기다리는 화자 나는 플랫폼에 간신한 그림자를 떨어뜨리고, 담배를 피웠다. 좀처럼 오지 않는 기차 내 그림자는 담배연기 그림자를 날리고 비둘기 한 떼가 부끄러울 것도 없이 나래 속을 속, 속, 햇빛에 비춰 날았다. 화자와 대조되는 비둘기의 모습 기차는 아무 새로운 소식도 없이 나를 멀리 실어다 주어 과거의 기억에 잠기는 화자
봄은 다 가고--동경 교외 어느 조용한 하숙방에서, 옛 거리에 남은 나를 희망과 사랑처럼 그리워한다. 오늘도 기차는 몇 번이나 무의미하게 지나가고,
오늘도 나는 누구를 기다려 정거장 가차운 언덕에서 서성거릴 게다. 과거로 돌아가고 싶은 화자 --아아 젊음은 오래 거기 남아 있거라. 의미 있는 삶에의 갈망
▰ 시구 풀이 ▪ 정차장 : 미래에 대한 희망과 기다림의 공간 ▪ 기차 : 과거와 현재를 이어주는 매개 ▪ 희망과 사랑처럼 기차를 기다려 : 기차를 기다리는 구체적 행위가 희망과 사랑이라는 추상적 세계로 나타냄 ▪ 나는 플랫폼에 간신한 그림자를 떨어뜨리고 : 고달프고 힘든 화자의 현재의 삶 ▪ 담배를 피웠다. : 고뇌에 찬 화자 ▪ 비둘기 : 나와 대비되는 대상으로 화자로 하여금 자아를 성찰하게 하는 대상 ▪ 옛 거리에 남은 나 : 화자가 동경하며 그리워하는 대상 (현재보다 의미 있게 지내던 과거 자신의 모습) ▪ 정차장 가차운 언덕 : 과거로 돌아가고 싶은 소망과 그리움이 담긴 공간 ▪ 아아 젊음은 오래 거기 남아 있거라. : 과거 자신이 변함없이 지속되기를 갈망하는 화자
◘ 핵심정리 ▮성격 : 과거 지향적, 애상적 ▮제재 : 기차 ▮주제 ①영원한 안식처를 추구하며 기다리는 마음 ②떠나온 고향에 대한 그리움
◘ 이해와 감상 1 윤동주의 시에는 철저하리만큼 순수함이 묻어져 나온다. 이 시 또한 윤동주의 순수함이 여지없이 드러난 작품이다. 이 시에서 화자는 현재 자신의 무기력하고 무의미한 삶에 회의를 느끼고 기차역에서 기차를 기다리며 과거 회상에 잠긴다. 회상을 통해 화자는 과거 동경 유학 시절 꿈 많고 의미 있게 지내던 자신의 삶을 그려 보면서 행복해 한다. 그러나 곧 현재의 자신의 모습과 대비되면서 과거 자신의 모습만이라도 늘 변함없이 남아 현재 힘든 자신의 모습을 달래 주기를 갈망하며 시를 끝내고 있다. 조금이라도 더 순수하게, 더 의미 있게, 더 맑게 삶을 살고자 했던 시인의 삶의 태도가 또 한 번 확인되는 시라고 할 수 있다. 한편 이 작품에서 과거, 현재, 미래의 세 시제의 사용이 우리를 주목하게 한다. 말하자면 이 작품은 과거의 회상과 현재의 상황, 미래에 대한 예상이라는 시간성이 기본 골격을 이루고 있다. 화자(시인)는 지금 ‘동경 교외 어느 조용한 하숙방’에서 ‘옛 거리에 남은 나를 희망과 사랑처럼 그리워’하고 있다. 현재의 모습은 ‘간신한 그림자’로서 부끄러울 뿐이다. 현재의 삶은 무의미하고 이 무의미한 삶은 미래에도 해결되지 않은 채 ‘서성거릴’ 미래의 자화상만 예기될 뿐이다. 이런 내적 갈등 때문에 오는 ‘옛거리에 남은 나’를 자기동일성으로 그리워하는 과거지향적인 인간이 될 수밖에 없다. 그래서 화자는 ‘아아 젊음은 오래 거기 남아 있거라’고 절규한다. 이런 자기 동일성이 ‘나다움’ 곧 화자의 개성을 형성하고 있으며 이것은 자기 인생의 재구성을 시도하고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
■ 이해와 감상 2 윤동주는 1942년 도일하여 동경의 입교대학 영문과에 입학하면서 그는 시적 편력 가운데에서 현실적 상황과 자아의 실상을 가장 객관적으로 파악해 낼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되었다. 시인 윤동주의 자아에 대한 인식 과정은 그가 초인간적인 것에 의해 위로를 받을 수 있는 종교적 영역으로 끝내 몰입하지 않았다는 점이 특징이다. 이러한 특징을 보여주는 시가 바로 '사랑스런 추억'이다. 서울의 어느 조그만 정거장은 미래에 대한 희망과 기다림이 담긴 공간이며. 정거장 차가운 언덕은 과거로 돌아가고 싶은 소망과 그리움이 담긴 공간이다. 기차를 기다리는 시적 화자의 행위는 구체적, 개인적 세계를 추상적, 보편적 세계로 변화시켰다. 즉 기차를 기다리는 개인적 행위가 희망과 사랑이라는 추상적 세계로 나타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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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스런 추억(追憶)
봄이 오던 아침, 서울 어느 쪼그만 정거장(停車場)에서 희망(希望)과 사랑처럼 기차(汽車)를 기다려,
나는 플랫폼에 간신한 그림자를 떨어뜨리고, 담배를 피웠다.
내 그림자는 담배연기 그림자를 날리고 비둘기 한떼가 부끄러울 것도 없이 나래 속을 속, 속, 햇빛에 비춰, 날았다. 기차(汽車)는 아무 새로운 소식도 없이 나를 멀리 실어다 주어,
봄은 다 가고―동경교외(東京郊外) 어느 조용한 하숙방(下宿房)에서, 옛거리에 남은 나를 희망(希望)과 사랑처럼 그리워한다.
오늘도 기차(汽車)는 몇 번이나 무의미(無意味)하게 지나가고,
오늘도 나는 누구를 기다려 정거장(停車場) 가까운 언덕에서 서성거릴게다.
―아아 젊음은 오래 거기 남아 있거라.
해설 : 이 시는 시인의 자아에 대한 인식 과정이 종교적 영역으로 몰입하지 않았다는 점을 보여주는 작품이다. 서울의 어느 조그만 정거장은 미래에 대한 희망과 기다림이 담긴 공간이며. 정거장 차가운 언덕은 과거로 돌아가고 싶은 소망과 그리움이 담긴 공간이다. 기차를 기다리는 시적 화자의 행위는 구체적, 개인적 세계를 추상적, 보편적 세계로 변화시켰다. 즉 기차를 기다리는 개인적 행위가 희망과 사랑이라는 추상적 세계로 나타나고 있다. 마지막 연의 ‘거기’는 희망과 사랑이 있는 미래로 데려가는 곳이며, 과거의 추억을 데려오는 곳인 정거장을 말한다. 미래를 기다릴 수 있는 것은 젊음이므로 젊음이 거기 있어야 하며, 추억을 오래 기억할 것이므로 오래 남아 있어야 한다고 말했으리라. 시상의 전개 : 유추를 통한 전개(정거장→미래로 데려가고 과거를 데려오는 장소) 구성 : 1,2연- 조그만 정거장에서 기차(희망과 사랑)를 기다림 3,4연- 새롭지 않은 기차(희과 사랑이 없는)를 타고난 후 옛날을 추억함 5,6연- 무의미한 기차가 지나가는 정거장 주변에서 서성거림 7연- 오래 기다리며 남아 있을 나 주제 : 과거를 추억하며 사랑과 희망의 미래를 기다림
윤동주의 '사랑스런 추억'은 이상과 현실 사이에서 고뇌하는 지식인의 모습, 새로운 삶의 희망과 의지 등을 표현하고 있습니다.
시적 화자는 봄이 오는 아침, '서울의 어느 조그만 정거장'에서 '희망과 사랑처럼' 기차를 기다립니다. 여기에서 '정거장'은 새로운 삶을 꿈꾸는 공간으로서, 여기에서 '기다리는' 행위는 '희망과 사랑'의 삶을 추구하는 화자의 삶의 태도라고 볼 수 있습니다. 화자는 프랫폼에서 자신의 그림자를 내려다 봅니다. 그림자는 '간신(艱辛)'한 모습, 즉 힘들고 고생스러운 모습을 하고 있습니다.
땅에 비친 시적 화자의 그림자에서 담배 연기가 허공으로 날아갑니다. 그림자가 담배 연기를 날리듯. 때맞춰 한 떼의 비둘기가 햇빛 속을 눈부시게 날아갑니다. 비둘기들은 시적 화자가 느끼는 '부끄러움'도 없습니다.
그렇다면 '비둘기'는 시적 화자의 현실적 삶에 대한 반성적 계기, 부끄러움을 자극하는 매개체라고 볼 수 있습니다. 화자는 현실에서의 고통스런 삶 속에서 어쩌면 '비둘기' 같은 순수성을 잃어버렸기 때문입니다.
시적 화자는 자신의 과거의 삶을 회상합니다. 고향을 떠나 '동경 교외' 등의 객지를 전전하면서 살아온 지난 날의 삶을 추억합니다. 한때 시적 화자가 서 있던 '옛거리'에는 추억과 그리움, 사랑과 희망이 담겨 있습니다. 화자는 '옛거리에 남은 나'를 그리워합니다. 그 '옛 거리'에는 '젊음'의 순수와 희망, 열정, 사랑이 남아 있기 때문입니다.
이 작품은 잃어버린 것에 대한 그리움의 정서, 자아성찰과 부끄러움, 새로운 삶에 대한 희망을 드러내고 있다고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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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스런 추억 / 윤동주
◈ 해석 봄이 오든 아침, 서울 어느 쪼그만 정거장에서 과거의 시간 (정거장 : 희망과 기다림의 공간) 과거의 공간(서울은 동경과 대비되는 곳으로 동경이 타향이라면 고향으로 볼 수 있다.) 희망과 사랑처럼 기차를 기다려 기차를 타고 가게 될 동경은 화자가 소망한 공간이었다. 나는 플랫폼에 간신한 그림자를 떨어뜨리고, 힘겨운 화자의 삶의 모습 담배를 피웠다. 시름, 내적 갈등 내 그림자는 담배연기 그림자를 날리고 비둘기 한 떼가 부끄러울 것도 없이 비둘기는 부끄러움이 없는 모습에서 화자와 대조되는 존재로 화자는 자신의 모습에서 부끄러움을 느끼고 있다. 나래 속을 속, 속, 햇빛에 비춰 날았다.
기차는 아무 새로운 소식도 없이 나를 멀리 실어다 주어 (공간의 이동, 변화) (시간의 흐름) 봄은 다 가고--동경 교외 어느 조용한 현재시간 현재 화자의 공간-동경의 하숙방 하숙방에서, 옛 거리에 남은 나를 희망과 과거의 ‘나’의 모습은 둘로 나뉜다. 하나는 고통스런, 힘겨운 ‘나’와 또 하나는 미래에 대한 희망을 품고 있는 ‘나’다. 현재 화자가 그리워하는 과거의 ‘나’란 결국 후자의 나를 가리킨다. 사랑처럼 그리워한다. 오늘도 기차는 몇 번이나 무의미하게 지나가고, 과거와 현재를 연결하는 매개체
오늘도 나는 누구를 기다려 정거장 가차운 언덕에서 과거로 돌아가고 싶은 소망과 그리움의 공간 서성거릴 게다.
--아아 젊음은 오래 거기 남아 있거라.(희망을 품고 있던 과거 정거장의 나의 모습을 잊어서는 안 된다.)
전체 해설(고쌤 생각) : |
1942년 5월 13일에 쓴 시다.
시인이 일본 도쿄의 릿쿄대 영문과에 입학한 게
그해 4월, 낯선 외지에서 학업을 시작하랴 방 구하랴 정신없었을 테다.
그렇게 ‘봄은 다 가고’, 어느 정도 안정을 찾자 비로소 향수가 밀려왔을 테다.
‘동경 교외 어느 조용한 하숙방’, 멀지 않은 곳에 기찻길이 있을 테다.
‘오늘도 기차는 몇 번이나 무의미하게 지나가고’, 시인이 온종일 하숙방에 있었을
아마 일요일. 다다미 위에는 유리창으로 들어온 저녁 햇살이 아른거리고,
어쩌면 시인은 그 위에 잠시 누워 있는 중일지도 모른다.
문득 고국에서 이렇게 멀리 떨어져 있다는 게 꿈 같기만 할 테다.
바로 얼마 전까지 살았던 서울이 가슴 저리게 그립다.
마침 또 지나가는 기차 소리가 들린다.
그 소리가 실어다주는 시인의 ‘사랑스런 추억’….
‘서울 어느 쪼그만 정거장’은 시인이 그 전해 12월에 졸업한
연희전문(현 연세대) 근처의 신촌역일 듯하다.
시인은 곧잘 그 정거장에 가곤 했나 보다.
기다릴 누군가가 있어서일 수도 있지만,
막연히 상상 속 여인을 그리는 가벼운 춘정(春情)의 발로일 수도 있다.
청춘 아닌가! 어쨌든 시인은 기차역을 좋아하는 사람이다.
기차는 어쩐지 ‘희망과 사랑’을 싣고 올 것 같은 것이다.
기차는 번번이 ‘아무 새로운 소식 없이’ 지나가고, 시인을 멀리 실어다 주었단다.
이 먼 데서 시인은 그 부질없는 기다림을 아름다이 추억한다.
청춘이어서 막막한 기다림에 안절부절 목매었기에.
노동운동가 황광우의 회고록 ‘젊음이여 오래 거기 남아 있거라’는
이 시의 마지막 행에서 따온 제목이다. 순탄했건 순탄치 않았건,
후회 없는 젊음을 보낸 사람들만이 이리 노래할 수 있을 테다.
12월 30일은 윤동주가 태어난 날이다.
/글 황인숙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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