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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 골 물
윤동주
괴로운 사람아 괴로운 사람아
옷자락 물결 속에서도
가슴 속 깊이 돌돌 샘물이 흘러
이 밤을 더불어 말할 이 없도다.
거리의 소음과 노래 부룰 수 없도다.
그신듯이 냇가에 앉았으니
사랑과 일을 거리에 맡기고
가만히 가만히
바다로 가자,
바다로 가자.
1939.9(추정).
...당시의 애환이 담긴 시 한 편을 읽고 싶었다.
윤동주를 저항시인으로 분류하고 싶어하는 이유를 들자면, 조국을 잃은 그 내면의 아픔을 시로 가장 솔직히 표현해 놓았다는 점과 시를 읽는 이들의 영혼이 조국의 독립에 가 닿게 했다는 점에서일 것이다. 이 시를 보면 단단히 얼어붙은 산골물이 녹아서 마르거나 막힘 없이 깊은 계곡으로의 퇴로를 열고 흐르듯, 조극의 운명 역시 그렇게 흘러야 한다는 염원(독립, 해방)의 간절함이 깊게 베어 있다고 할 수 있다. 식민지시절 '사랑'과 '일'에 집착할 수 없는 젊은 시인의 삶을 역사의 흐름에 맡기고, 서로가 품어 온 독립의 열정으로 바다(독립된 조국)로 가자는 가장 강력한 서정적 시를 동포들에게 조용히 읽힘으로써 조국의 염원을 이루자며 청하고 있는 것이다. 이것이 바로 그 어느 시인에게서도 찾을 수 없는 저항시인 특유의 정신인 것이다. 오늘날의 요란한 정치꾼들의 스피커를 통한 아우성이나, 메스컴상의 변증이나 폭력보다도 윤동주 시인의 이 한편의 시가 더 깊은 울림이 되는 까닭을 되새겨 본다. 비록 말은 없으나 그 가슴 깊이 돌돌 샘솟는 샘물을 품은 괴로운 사내를 그리워하면서, 겸허하고도 진실된 마음으로 나라와 이웃 사랑을 위해서 한편의 시를 쓰고 읽는 일상에 취하여 참된 행복을 경험하며, 바다(조국의 통일)와 같은 넓고 깊은 생애를 소망해 본다.
이충재(시인, 시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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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로운 사람아 괴로운 사람아 옷자락물결 속에서도 가슴속깊이 돌돌 샘물이 흘러 이밤을 더부러 말할이 업도다. 거리의 소음과 노래 부를수없도다. 그신듯이 냇가에 안저스니 사랑과 일을 거리에 맥기고 가마니 가마니 바다로 가자, 바다로 가자, 1939.9(추정). -<산골물> 위에서 "가마니 가마니/ 바다로 가자,/ 바다로 가자,"에서 보듯이, 이 작품에서 화자는 현실에서의 '괴로움'을 잊을 길을 바다에서 찾고 있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바다로 가는 길은 물리적 공간으로서 물이 흐르는 길의 의미로 읽을 수 있지만, 그것은 마음의 길로 확장될 수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가슴속 깊은 곳"의 물이 바다로 향할 때 바다는 궁극적으로 도달하여야 할 곳이면서 산골의 이미지와 대비되어 나타납니다. 암울한 현실은 산골이라는 폐쇄된 공간에 갖혀있습니다. 그것이 바다에 이르게 되면, 바다는 사방이 트인 자유의 공간이 됩니다. 산골이라는 수직의 공간은 바다에 이르면 수평의 축으로 바뀌게 됩니다. 바다는 수평의 축이 된다는 점에서 억압의 기재가 해소된 것을 의미하는 것이고, 폐쇄된 공간으로부터 해방된 것을 뜻하게 됩니다. 여기서 확보되는 자유의 이미지는 바다라는 수평의 공간에서 확대 재생산된다. 그래서 마음 속의 억압은 바다로 흐르는 길을 거치면서 자유를 확보하게 됩니다. -가만히 가자 바다로 바다로.... 자유의 세계로, 희망과 가능성의 세계로~~~ ====================/// @@ 이 시는 언젠가는 돌아갈 고국과 사랑하는 이들을 그리워하면서 고독과 고통을 견뎌내며 상념의 한복판에서 문득 그 심정을 대변하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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