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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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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고기 소고(小考)
2007년 06월 29일 05시 54분  조회:3522  추천:73  작성자: 김혁


. 칼럼 .


 개고기 소고(小考)

 김 혁


 연변의 미식거리(개거리)와 개고기 료리

1

연변에서 특색음식을 론할라치면 뭐니뭐니해도 개고기가 장가락으로 꼽힌다.
귀한 손님을 대접할때 혹은 경사가 있을때 조선족은 흔히 개를 잡아 푸짐한 상을 차리고 륭숭(隆崇)함을 표시한다. 현재는 가정에서 들볶으며 만들기보다는 전문 개고기집을 찾아 개고기료리를 원껏 맛볼수 있다.
자치주수부 연길시에 “개거리”로 불리는 미식거리가 있다. 연길시 해란로 중부구간에 위치, 300메터 정도의 거리는 량켠이 모두 개고기집으로 조성되여 있는데 그 규모가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크며 실내 인테리어도 호화스럽다.

한마디로 연변의 개고기료리 맛은 환상적이다. 고기, 내장, 갈비, 껍질 등을 부위별로 보얀 국물에 곁들어 기호에 맞게 맛볼수 있다. 그리고 먹을때엔 개내장과 갖은 양념을 다져서 만든 "개즙"이라는 소스를 곁들여서 먹는다.

독특한 맛과 특수한 재료 및 독특한 제조공예를 갖고 있는 개고기는 이미 연변에 가면 꼭 맛봐야 하는 진미로 연변을 징표하는 대표음식의 하나로 떠올랐다.

 

2

인류의 력사 이래로 개고기는 농경사회의 주된 음식이었다. 문화인류학자 마빈 헤리스는 “농경사회에서 소는 중요한 로동 제공수단이기에 서민이 식용할수 없는 가축이였고 대신 개가 육식의 섭취원이 되여왔다”고 개식용에 관해 언급한바 있다.
개는 인간이 사육한 최초의 가축이며 “본초강목”에 의하면 소, 말, 양, 돼지, 닭과 함께 6축(畜)의 하나로 선사시대부터 길러서 고기를 먹었다고 한다. 중국에서는 사마천의 “사기”가 개 식용의 최초 기록이다. 
 

 개고기는 남북에서 이미 하나의 음식문화로 성장했다.
한국의 개 식용에 관한 최초의 외국의 소개는 1847년 프랑스 선교사 달렌이 쓴 “조선 교회사” 첫머리에 “조선에서 제일 맛있는 고기는 개고기다”라고 씌여있어 예로부터 조상들은 개고기를 즐겨왔던 것으로 보인다. 조선시대 궁중 수라상의 식단에는 구증(狗蒸)이라는 음식이 있고, 민간에서는 “구장”을 더위를 쫓는 최고의 음식으로 쳤다.  “동국세시기”에는 “개를 삶아 파를 넣고 푹 끓인 것을 구장(狗醬)이라고 한다. 구장에 고추가루를 타서 밥을 말아 시절음식으로 먹는다.”고 적혀 있다. 개고기가 임금님부터 서민들까지 모두에게 동물성 단백질의 중요한 공급원이였다.
조선에서는 현재 개고기를 단고기라 하여 각종 메뉴를 만들어 부페식으로 판매하고있는데 단고기 료리만 해도 40여 가지가 넘는다고한다.

중국에서는 광동성의 개고기 료리가 유명하다. “황육”이라 하여 개의 부위에 따라 여러 가지 료리가 있고 그 재료로 누렁개를 최고로 친다.

일본에서도 예부터 즐겨왔다고한다. 일본인은 소고기보다 개고기를 더 앞순위에 놓는다.
이로 미루어볼때 중국•한국•일본의 개식용의 력사는 아주 오래 되여있음을 알수 있다.

 한국의 보신탕

 

 평양 단고기

 

“개고기 국물은 발잔등에 떨어지기만 해도 보약이 된다”는 민간속담이 있다. 일상에서 보양식으로는 단연 닭으로 만든 삼계탕과 개고기로 만든 보신탕을 꼽는다.

허준이 쓴 동의보감을 보면 “개고기는 성(性)이 온(溫)하고 미(味)는 산(酸)하고 무독(無毒)하다. 오장(五臟)을 편안하게 하고 혈맥을 조절하고 장과 위를 튼튼하게 하여 기력을 증진시킨다. 또한, 양기를 도와서 양물(陽物)을 강하게 한다”고 적혀있다. 의사들도 수술후 환자에게 개고기를 권하는 것만 봐도 병후 회복식으로는 가장 좋기 때문일것이다.

요즘은 개고기료리메뉴가 점점 다양해져 개고기에 두부, 농마국수, 물만두,  부추, 깻잎, 고추, 파, 마늘, 들깨 등과 함께 곁들어 다양하게 먹으니 당연 몸에 좋은 보양음식일수밖에.

개는 예로부터 약용으로도 널리 사용되었다. 개의 털, 뼈, 이빨, 발족, 뇌, 심장, 간장, 쓸개, 신장, 고기, 피, 유즙, 위결석, 누렁개의 생식기 및 백구시(白拘屎)라 하여 흰개의 똥까지 약으로 사용되여 왔다.

개고기의 식용은 단 아시아권만이 아니다.
폴리네시아에서는 개고기를 신과 나누어 먹을 정도로 좋은 음식이라 여긴다. 폴리네시아의 타히티와 하와이 군도에서 사제들은 중요한 공식 행사에 개를 많이 잡았다는 이야기가 있다.


3

일전에 펼쳐진 제4기 중국.길림동북아투자무역박람회에서 조선족 특색음식인 개고기 계렬제품이  사람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개엿, 보신탕, 개고기 조미료 등 개고기 계렬제품들이 선을 보여 연변식품 전시구역은 특색음식을 찾는 사람들로 붐볐다. 장춘, 청도, 북경 등  국내 조선족 집거지에서 대리점 운영의사를 밝혀오기도 했다.

또한 중국식품공업협회, 중국소수민족일용품협회가 주최하고 연길시인민정부가 주관한 소식공개회가 일전 신화통신사, 인민일보, 중앙텔레비죤, 경제일보 시나닷컴 등 유명매체에서 참가한 가운데 수도 북경인민대회당에서 펼쳐졌고 연길시는 영예롭게도 중국조선족식품기지로 선정되였다.

 연변에서 출품한 개고기 계렬 제품

이러한 훈풍에 편승하여 우리의 음식문화를 징표하는 개고기가 상품화, 규범화, 과학화의 일로를 활보했으면 하는 기대를 걸어본다.
정부, 기업, 전문가 손잡고 브랜드를 창출해 내며 상품화개발진척을 추동한다면 개고기를 비롯 우리민족의 빼어난 음식들이 신형의 산업으로 부상할수있을것이며 그 전망도 밝을것이다. 우리의 전통음식들을 민족적이고 더 나아가 세계적인 음식문화의 한 표본으로 가꾸어 다양한 음식문화를 꽃피울수 있기를 바라본다.

 


"종합신문" 08년 9월 1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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