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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집 1000권 읽기 67
2015년 02월 11일 16시 10분  조회:2031  추천:0  작성자: 죽림

661□서울에서 다시 사랑을□이흔복, 실천문학의 시집 120, 실천문학사, 1998

  시 한 편이 쓰인 상황을 그 시 스스로 설명해주지 못할 것 같으면 시집 안의 다른 시에서 그 시의 상황을 추상하여 읽는 것은 독자의 몫이다. 그러나 시집 안에서도 그런 연관을 찾기 힘들고, 그런 어조를 낳은 심정의 바탕도 역시 짚어내기 힘들다면 그것은 시를 쓴 사람의 탓이다. 시들이 짧은데, 시는 짧을수록 긴장을 요구한다. 그러나 그 긴장은 독자가 긴장을 유발시키는 기제를 파악할 수 있다는 것을 전제로 한다. 그것을 파악하기 힘들다면 그것은 시를 못 쓴 것이다.

  이 시집은 시에서 가장 중요한 그것을 빠뜨렸다. 결국 시를 어디서 풀어가야 하는 것인가 하는 것을 아직 체득하지 못했다는 얘기다. 따라서 시가 무엇을 얘기해야 할 것이며, 그러기 위해서는 시가 어디서 시작되고 언어화되어야 하는가 하는 기초부터 다시 파고들 필요가 있다. 간간이 섞인 한자는 없느니만 못하다.★☆☆☆☆[4337. 6. 17.]

 

662□나는 부리 세운 딱따구리였다□백창일, 실천문학의 시집 119, 실천문학사, 1998

  될 듯 될 듯하면서도 끝내 아쉬움이 가시지 않는 시집이다. 시상을 전개해나가는 수법이나 시를 다듬어가는 모양은 부족함이 없는 듯한데, 직접 파고 들어갈 수 있는 것도 에두르는 것이라든지, 내용이 희박해지는데도 묘사가 계속 길게 이어지는 것이라든지 하는 것은 큰 결점이다. 십우도 연작의 경우 공을 많이 들인 작품이라서 이미지의 연결은 매끄럽고 좋은데, 당신으로 치환된 절대자의 모습이 너무 추상성이 짙어서 언뜻 와 닿지 않는다. 십우도라는 제목과 시의 실제 내용 사이에 좀 더 긴밀한 연관을 넣어야만 살아날 시이다. 이와 같은 아쉬움이 시집 전편에 관철되고 있어서 무언가 분명한 방법을 더 찾아내기 전에는 시의 모호함이 잘 가시지 않을 듯한 시집이다. 그 모호함을 걷어내는 것이 숙제일 것이다. 한자는 모호함을 더욱 모호하게 만든다.★★☆☆☆[4337. 6. 17.]

 

663□그리운 막차□송종찬, 실천문학의 시집 126, 실천문학사, 1999

  묘사력이 아주 뛰어나고 거기에다가 감정을 싣는 방법까지도 잘 아는 시인이다. 그런데 시집 전체에 보면 시들이 그려주는 배경 위에 우울함이랄까 절망이 지나간 뒤의 썰렁함이랄까 하는 정서가 스며있다. 그리고 그런 가운데 어떤 새로운 방향을 모색하고자 하는 움직임이 보인다. 따라서 낱낱의 시로 전하고자 하는 어떤 정서가 있다는 얘기이다. 그런데 그것이 선뜻 잡히지 않는 것은, 주제의 흐림도 있겠지만, 방법론상의 문제 때문이다. 즉, 그런 정서를 전달할 상황을 정확하게 설정하지 못한 탓이다. 물론 어떤 상황을 설정해서 착실하게 묘사하면 그 상황이 전하고자 하는 정서가 생기기 마련이지만, 좋은 시를 쓰려면 막연한 상황 가지고는 안 된다. 그러기 위해서는 내 체험 중에서 시가 될 만한 상황과 그렇지 못한 상황을 구별해야 하고, 그 중에서 내가 전하고자 하는 정서를 가장 잘 드러내줄 수 있는 상황이 어떤 것인가 하는 것을 먼저 잘 판단한 다음에 시를 써야 한다. 이 시집들의 세부 묘사는 아주 빼어난데도 시가 어쩐지 겉돌고 있다는 느낌은 그런 데서 오는 것이다. 한자는 꼭 빼야 할 충치 같은 것이다.★★☆☆☆[4337. 6. 18.]

 

664□그리고 여섯 해 지나 만나다□오도엽, 실천문학의 시집 124, 실천문학사, 1999

  생활이 시가 될 수 있다는 건 축복이다. 게다가 땀 나는 삶이 시가 될 수 있다는 건 땀 나는 사람 자신에게 뿐만 아니라 그것을 보는 사람에게도 축복이다. 그러나 그 축복이 감동을 주려면 그냥 드러내는 것만 가지고는 안 된다. 말이라고 해서 다 말이 아닌 것과 마찬가지이다. 이것은 일종의 법칙이기 때문에 그 법칙을 어느 정도는 지켜주어야만 재미도 있고, 보람도 있는 것이다. 축구 규칙을 모르고서 어찌 축구를 즐기겠는가? 말하자면 그런 생각을 깊이 해야 할 시집이다.★☆☆☆☆[4337. 6. 18.]

 

665□안동소주□안상학, 실천문학의 시집 125, 실천문학사, 1999

  많은 말들 가운데 시에 적절한 이미지를 찾아서 그것을 완성하려고 끝까지 다듬는 모습은 여러 모로 보기 좋다. 군더더기 없이 자신이 의도한 주제를 형상화할 이미지들이 곳곳에 잘 배치되었다. 다만 전망을 잃어버린 상황에서 이미지만 깔끔하면 그것이 어쩐지 허망하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고, 그것은 형식이기보다는 내용의 문제여서 쉽게 해결될 성질의 것도 아니다. 전망이 없을 때 그 자리에 머무를 수밖에 없다면 그건 정직한 것이다. 그런 정직이 주변의 사람들에게 관심을 기울이는 양상으로 나타나고, 뒤이어 자신의 내면을 들여다보는 것으로 이어져 결국 과거로 돌아가게 된다. 일종의 퇴영인데, 그것이 퇴영으로 끝나고 만다면 시를 위해서나 시인을 위해서나 큰 불행이다. 불쑥불쑥 튀어나오는 한자는 걸림돌일 뿐이다.★★☆☆☆[4337. 6. 18.]

 

666□무궁화, 너는 좋겠다□나혜경, 경계시선 22, 문학과경계사, 2003

  사물을 보는 능력도 시를 꾸려가는 힘도, 이미지를 전개하는 재주도 다 괜찮은데, 무언가 될 듯 될 듯하면서도 마지막 그 고개를 못 넘어가서 안타까운 시집이다. 그것은 너무 세밀하게 들여다보기 때문에 생기는 일이다. 너무 자세히 보다 보니 동원되는 말이 많고, 굳이 말해주지 않아도 될 부분까지 시시콜콜 다 말해주다 보니 독자는 시어머니 잔소리 듣는 며느리의 심정이 되는 것이다. 따라서 이 경우에는 많아서 탈인 경우이니, 많은 것을 덜어내는 것을 익혀야 할 시집이다. 한자는 어떤 경우에도 도움이 안 된다.★☆☆☆☆[4337. 6. 18.]

 

667□저, 쉼표들□이종암, 경계시선 23, 문학과경계사, 2003

  시에서 묘사는 실제에 대한 요약일 수밖에 없고, 그런 요약은 그 뒤에 정서를 거느리고 이미지로 떠오른다. 그렇기 때문에 이미지의 완결도 중요하지만, 어떤 이미지를 시에 그릴 것인가 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 애매하게 그려놓고 그것을 토대로 독자가 알아서 꾸며주겠지 하는 기대는 처음부터 버리는 것이 좋다. 그렇게 되면 독자의 눈에는 그것이 미숙함으로 비치기 때문이다. 언어는 대상을 그리는 것이기 때문에 어차피 어떤 것을 환기해주지만 그것이 시안에서 한 초점을 중심으로 조율되지 않으면 긴장을 잃고 뿔뿔이 흩어진다. 시에서 의도되지 않은 그런 이완은 치명상이다. 따라서 어떻게 어떤 이미지를 쓸 것인가와 그것에 어떤 의미를 담을 것이냐 하는 것을 심각하게 고민해야 한다. 한자는 고민할 것도 없이 버리면 된다.★☆☆☆☆[4337. 6. 18.]

 

668□인적 드문 숲길은 시작되었네□함진원, 경계시선 24, 문학과경계사, 2003

  사전은 가르쳐주지 못하는 것이 시에는 있다. 그것은 한 낱말이 거느릴 수 있는 다른 낱말의 관계이다. 따라서 시에서는 명사와 동사가 한 몸뚱이가 된다. 그렇지 않으면 문법에는 이상이 없을지 몰라도 의미전달에는 문제가 생긴다. 특히 그것이 이미지를 나타내기 위해 사용된 말이라면 말할 것도 없다. 명사와 동사의 관계를 흔들어 새로운 관계를 만드는 것은 어떤 의도가 있기 때문이다. 그것이 단순히 말 재미나 표현의 재미를 위해서 만들어진 것이라면 표현으로서는 그럴 듯해 보일지 몰라도 시로서는 감점 요인이다. 그런 감점 요인이 아주 많이 드러난다.

  또 시로 써서 효과를 볼 수 있는 것인가 그렇지 않은가 하는 것을 생각했어야 할 시들이 적지 않다. 많은 낱말들이 한 이미지, 한 영상을 머릿속에 그려야 한다는 당연한 사실을 생각해야 한다. 그 한 장면을 그리는데 불필요하거나 불거져 나오는 것들은 과감하게 잘라낼 필요가 있다. 시집 전체로 보아도 마찬가지이다. 한자는 제일 먼저 잘라야 할 물건이다.★☆☆☆☆[4337. 6. 18.]

 

669□연어의 말□임동윤, 경계시선 7, 문학과경계사, 2001

  시를 대하는 태도랄까, 성실성이랄까? 그것이 너무 진지하고 정직해서 문제인 시집이다. 사물을 바라보는 눈이라든지, 애써 얻은 주제를 함부로 드러내지 않고 적당히 살을 입히고 꾸며서 보여주려는 노력이 일관되게 드러나는 시 세계인데, 바로 그렇기 때문에 시가 무거워진 형국이다. 생각과 이미지가 활달하게 치닫고, 멈출 곳에서 멎고 해야 하는데, 늘 고만고만한 어조와 발상법이 일관되게 나타나서 졸음을 불러온다. 따라서 이런 경우에는 발상의 격식을 과감하게 바꿔볼 필요가 있다. 문제를 드러내는 방법이나 접근하는 방향을 과감하게 뒤집거나 바꾸어서 이 단조로움을 벗어볼 필요가 있는 시집이다.★★☆☆☆[4337. 6. 18.]

 

670□문자들의 다비식은 따뜻하다□주용일, 경계시선 20, 문학과경계사, 2003

  시가 작은 이야기를 해도 큰 아름다움이 된다는 것을 아주 잘 아는 시인이다. 큰 이야기를 다루려 하지 않고, 작은 이야기를 다루면서도 큰 이야기를 할 줄 알며, 말에 빨려들지 않고 말의 맛을 낼 줄도 아는, 언어를 능수능란하게 잘 다루는 시인이다. 다만, 시들이 너무 소품에 머물러 있다는 것과, 대부분 애써 다룬 것들도 남들이 벌써 한 번씩 훑고 간 것들이라는 것이 끝내 아쉬운 부분이다. 방법상으로도 아쉬운 구석이 있다. 언어가 관념을 제대로 받아내지 못해서 겉도는 묘사가 간간이 눈에 띈다.

  그리고 가장 큰 아쉬움은 시에 비전이 없다는 점이다. 큰 시인이 되기 위해서는 일상 속으로 침몰하면서도 끝내 놓칠 수 없는 꿈이 있어야 한다. 그 꿈이 너무 희박하거나 잘 드러나지 않아서 일상의 무의미한 의미들을 반복하고 말 것 같은 불길한 예감이 든다. 그리고 시집 전체에서 초점이 서너 가지로 나뉘는 것도 큰 단점이다. 따라서 시집 전체의 주제를 한 곳으로 모는 것과, 새로운 것을 꿈꾸는 의지만 조금 살아난다면 앞으로 좋은 작품을 쓸 시인이다. 한자는 빨리 버려야 할 걸림돌이다.★★★☆☆[4337. 6.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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