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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집 1000권 읽기 87
2015년 02월 11일 16시 52분  조회:2087  추천:0  작성자: 죽림

 

 

861□나는 푸른 트럭을 탔다□박찬일, 민음의 시 113, 민음사, 2002

  자신만만한 태도가 시 전체를 압도한다. 자신만만함이 시에서 큰 일을 할 수 있는 것이지만, 그것이 때로 더 깊이 들어가지 못하는 한계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점이 문제이다. 시에서 자신만만함이란 판단의 완성이기 때문에 완성된 그것에 대해 설명을 하려고 든다. 장광설이 벌어지기 마련이다. 또 설명을 피하려고 하면 말장난을 하게 된다. 그리고 풍자의 태도로 이어진다. 그러나 풍자는 결국 어떤 벽에 부딪힐 때 취하는 것이고, 이것은 자신만만함과는 서로 모순되는 것이다. 그러니 무언가 뚫어야 할 것이 남아있다는 뜻이다. 그것이 무엇인가는 분명치 않지만, 태도만은 말할 수 있다. 그 태도란 겸손이다.★★☆☆☆[4337. 10. 25.]

 

862□양귀비꽃 머리에 꽂고□문정희, 민음의 시 119, 민음사, 2004

  정말 시를 잘 쓰는 시인이다. 일상 속에서 소재를 찾아서 일상의 평이한 언어로 쓰는데도 시들이 빛을 발한다. 생활 속에서 빛을 찾아낼 줄 아는 뛰어난 능력을 지닌 시인이다. 생각이 비약과 상상을 적절히 건너뛰면서 이미지를 찾아내고 그 이미지들을 잘 연결시켜서 무리 없이 반전으로 승화시키고 있다. 이런 능력은 대단한 것이다. 한 번 잡힌 소재를 놓치지 않고 많은 것을 이야기할 줄 아는 시인이다. 다만 아쉬운 것은 시에 꿈이 없다는 점이다. 너무 비극 쪽으로 경사되었다는 것이 문제다. 어쩔 수 없는 것이라고 해도 꿈을 버린 시는 시의 전부를 버리게 되는 수도 있는 것이다.★★★★☆[4337. 10. 25.]

 

863□질 나쁜 연애□문혜진, 민음의 시 118, 민음사, 2004

  젊은이의 패기가 물씬 느껴지는 시다. 펄떡펄떡 살아있는 야성도 그렇고, 남의 눈치 보지 않는 태도도 그렇다. 그러나 감정이 너무 원론에 가깝다는 생각이 가시지 않는다. 그리고 그것은 형식에서도 마찬가지다. 내용이든 형식이든 좀 더 나갔으면 좋겠는데, 고만고만하다. 의도한 것은 아마도 의식의 실험이었을 것이다. 그렇게 보기에는 너무 얌전하고, 단순한 서정시라고 보기에는 너무 혼란스럽다. 좀 더 과감해질 필요가 있다.★★☆☆☆[4337. 10. 26.]

 

864□나는 걷는다 물먹은 대지 위를□원재길, 민음의 시 117, 민음사, 2004

  겉보기에 아무런 단점을 보이지 않는 시들이 밋밋하고 지루한 것은 어떤 정해진 관념을 풀려고 하는 경우이다. 이 경우 관념이란 삶에 대한 결론을 말한다. 이미 말할 필요가 없을 정도로 무기력해진 상태에서 말을 하려 들기 때문에 신선한 표현도 없고 뚜렷이 할 말도 없는 것이다. 이 시집은 겉보기에는 흠잡을 데가 없다. 그러나 치열함이 사라졌다. 사라지는 것이 인생일 뿐인가? 인생이 사라지면 무만 남는가? 그렇다면 시에서 할 말은 없다. 이런 자가당착이 애써 이룬 언어의 공력을 허무한 것으로 만든다. 어떻게 보면 가장 쉽게 시를 쓰는 방법이기도 하다. 정말 많은 시인들이 그렇게 시를 쓰고 있으니, 그것이 이 시인만의 탓은 아닐 것이다.★★☆☆☆[4337. 10. 26.]

 

865□오동나무 안에 잠들다□길상호, 제3의 시 11, 문학세계사, 2004

  나무를 잘 그리려다 숲을 놓친 경우이다. 뒷부분에 괜찮은 작품이 몇 편 보이는데, 나머지는 세부묘사에 너무 공이 들어가서 전체의 그림을 잡아내는 데 방해가 되는 그런 경우이다. 이것은 부분부분의 표현에 집착하다 보니 생기는 현상인데, 표현은 부분의 참신함도 좋지만, 시선이 부분에 머물러서는 안 된다. 전체의 틀과 색깔까지 눈이 넓어져야만 좋은 시를 쓸 수 있다. 그 점만 잘 보충하면 큰 시인이 될 재목이다.★★☆☆☆[4337. 10. 28.]

 

866□기억들□송재학, 세계사시인선 107, 세계사, 2001

  앞서 나온 시집 두 권을 읽을 때는 형편없는 시라고 생각을 했는데, 이번 시집은 아주 잘 썼다. 앞서 나온 시집에서는 형식을 통하여 시의 새로운 경지를 개척하려고 한 의도된 욕심이 불거져서 내용을 소홀히 했기 때문인데, 이번에는 내면의 풍경에서 나오는 울림 때문에 욕심을 버려서 그런 것이 아닌가 짐작된다. 시집의 처음부터 끝까지 시들이 고른 수준을 유지하고 있고, 상상력이나 언어의 밀도도 단단해서 반짝반짝 빛을 낸다. 이런 긴장을 유지한다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니다. 다만 가족사와 내면에 너무 집착하는 까닭에 시가 쓸데없이 화려하다는 느낌은 여전하다. 이 화려함은 자칫하면 허영끼로 발전하기 쉬운 것이다. 한자 역시 그렇다.★★★☆☆[4337. 10. 29.]

 

867□오래된 식탁□송복순, 동학사, 2004

  시간과 싸운 성실성이 보이는 시집이다. 우선 허황한 꿈들이 없어서 좋다. 시에서 소박한 느낌이 오는 것은 여간한 장점이 아니다. 그러나 내용이든 표현이든 한 꺼풀 더 벗겨야 할 시집이다. 옛날 같으면 괜찮을 듯한 표현들이 많지만, 입맛이 까다로워진 요즘의 독자들의 입맛에는 어쩐지 밋밋하다는 생각이 든다. 무엇보다도 일상의 자잘한 감정만을 나열해서는 안 된다. 그런 감정들이 인간의 심성에 도사린 어떤 분명한 감정을 향해 일제히 방향성을 띠고 작동해야 한다. 부분의 묘사가 성실하고 꼼꼼해도 그것이 전체의 어떤 그림을 향해 움직이지 못하는 한계가 있다.★★☆☆☆[4337. 10. 29.]

 

868□크낙새의 비밀□허윤정, 영하, 2001

  세월이 흐르면서 분화되는 것은 학문이나 사회의 구조만이 아니라 시도 역시 그러하다. 표현에서도 내용에서도 자꾸 분화하면서 다양한 세계를 드러내고 정서화한다. 시가 짧고 영원한 감정을 노래하는 데 강한 특성을 보이는 갈래라고 하더라도 이런 분화를 받아들이면서 그 안에서 그런 특성을 간직하는 것과 방법과 발상에서 이미 묵은 것으로 결정된 어떤 곳에 머물러있는 것하고는 다르다. 이 점을 분명히 하지 않으면 시는 자신이 쓰고 읽고 감상하는 자기만의 폐쇄된 영역 안에 머무르고 만다. 그 안에 갇혀있는 시다. 한자 역시 그런 폐쇄를 강화시킨다.★☆☆☆☆[4337. 10. 30.]

 

869□그의 집은 둥글다□이태수, 문학과지성시인선 162, 문학과지성사, 1995

  방법도 내용도 혼돈이다. 제 자리에 머물러서 어디로 가야 할지를 못 찾고 있는 형국이다. 그렇기 때문에 같은 말이 계속해서 반복되고 있고, 방향성을 상실한 그 감각이 시의 새로운 국면을 열지 못해서 표현 역시 매번 새롭지 못한 그렇고 그런 것들이 되풀이되고 있다. 특히 방 이미지 하나에 매달리고 있는데, 이 때의 방은 자신만의 것이지만, 그렇다고 해서 그것을 자신만의 것을 가두어 놓으면 안 된다. 폐쇄된 공간이란 개인의 의미만 담긴다. 그래서 누구나 들락거릴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들어야 하는데, 그러려면 마음이 세상과 교통하면서 그 과정의 내용과 방법을 만들어야 한다. 요컨대 재주 때문이 아니라 방향 때문에 시가 안 풀리는 경우이다.★★☆☆☆[4337. 11. 5.]

 

870□대담한 정신□양진건, 문학과지성시인선 165, 문학과지성사, 1995

  패기는 좋은데 방향이 틀렸다. 어렵게 얘기해서 상황을 모호하게 만드는 것이 시라는 생각이야말로 구태의연한 것이다. 그 왜곡된 생각이 시를 낯설게 만들지만, 그 낯섦은 이미지가 뭉쳐서 풀리지 않는 옥쇄로 작용하기 때문에 문제인 것이다. 이미지가 날개를 활짝 펴고 날아야 시는 시원해지는데, 그게 안 되고 안으로 얽혀들고 있어서 이미지가 제 몫을 다하지 못하고 있는 형국이다. 그리고 이것은 시에서 말하고자 하는 주제가 무엇인지 분명하게 설정하지 않은 상태에서 시를 쓰기 때문이고 그렇기 때문에 이미지들이 어디에 발을 대고 있어야 할지 분명하지 않기 때문에 연출되는 혼란이다. 따라서 주제를 좀 더 분명하게 확정해야 하고, 거기에 꼭 필요한 이미지가 아니면 없애주는 것이 시의 혼란을 줄이는 일이다. 그리고 비유가 너무 많이 나온다. 비유는 뜻을 전달하는데 도움이 되어야 한다. 특히 직유는 너무 자주 사용하면 오히려 이미지의 흐름만 방해한다. 게다가 그 비유가 신선하지도 못한 것이라면 더더욱 문제이다. 한자는 낡은 방식이다.★★☆☆☆[4337. 11.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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