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www.zoglo.net/blog/kim631217sjz 블로그홈 | 로그인
시지기-죽림
<< 12월 2024 >>
1234567
891011121314
15161718192021
22232425262728
293031    

방문자

조글로카테고리 : 블로그문서카테고리 -> 문학

나의카테고리 : 文人 지구촌

詩는 남에게 하는 대화
2016년 06월 10일 21시 43분  조회:3512  추천:0  작성자: 죽림
4. 잠수함 속의 토끼처럼 먼저 외쳐야

또 한 가지만 더 말씀드리겠습니다.
「25시」를 쓴 게오르규가 한국을 찾았을 때의 일입니다. 그가 우리나라를 방문한 1975년도에는 김지하 시인이 사형 언도를 받고 투옥되어 있을 때입니다. '박정희 대통령이 김지하는 꼭 죽인다고 여러 사람 앞에서 죽인다고 언명을 했다. 그러니 그 사람은 꼭 죽을 것이다.'라는 소문이 돌 때였습니다. 그럴 때 게오르규가 정부 초청으로 한국에 왔습니다. 세계적인 명작을 쓴 작가가, 그런 상황 속에서 정부 초청으로 우리나라에 온 걸 보고 뜻 있는 이들은 크게 분개했습니다.
그가 지금의 세종문화회관 자리인 시공관에서 '시인의 사명'이라는 제목으로 강연을 했습니다. 그에 따르면 '잠수함이 바다 밑으로 들어갈 때는 토기를 가지고 들어간다. 왜냐하면 토끼가 수압에 가장 민감하기 때문이다. 사람이 못 견딜 수압이 되면 토끼가 먼저 소리를 지릅니다.'

즉 게오르규는 정치적으로 억압 상황, 사람이 살 수 없는 환경 등 사람이 살 수 없게 되었을 때, 못 살겠다고 가장 먼저 소리를 지르는 사람이 곧 시인이라고 은연중에 말했습니다. 한국이라는 상황은 얘기하지 않고 말한 겁니다. 비록 정부의 초청으로 왔지만 마음먹고 한 마디 하는구나 하는 걸 느꼈습니다.
어느 일본 시인은 '시에는 본질적으로 절규성'이 있다고 표현하기도 했습니다. 정치적으로 못 살게 되었을 때, 환경이 나빠졌을 때, 도덕적 타락 현상이 만연되었을 때 못살겠다고 큰 소리를 지르는 것이 시인이라는 건데, 그때 저는 크게 공감했습니다. 절규성이 있음으로 해서 그 시는 역동성을 띠고 생명력을 가질 수 있다고 봅니다.

그런데 한가지 도덕성의 경우에는 곧이곧대로 오늘의 잣대만을 들이대서는 안 된다고 봅니다. 스웨덴 같은 데서는 호적제도가 크게 바뀌어 아이들의 반수 이상이 어머니의 성을 따른다고 합니다. 가장 큰 이유는 아버지가 누군지 분명치 않기 때문입니다. 전세계적으로 가족제도가 바뀌어 가는 추세 속에서는 시대적 흐름을 반영해야지, 틀에 박힌 잣대를 들이대서는 안 됩니다.

결국 시라는 것은 남에게 하는 대화이되, 그것이 명확하고 힘이 있어야 합니다.
두 번째로 역시 언어라는 것은 남하고 함께 사는 데서 생긴 만큼, 시는 남과 더불어 사는 정서를 담는 것이 중요하다. 이것이 중요시되지 않으면 시는 난쟁이처럼 작아진다.
세 번째로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말을 소재로 하는 만큼 말이 주는 즐거움을 소홀히 해서는 좋은 시를 낳을 수 없다.
그러나 시는 본질적으로 절규성을 가지고 있다는 것 등을 재삼 강조하고 싶습니다. 또한 도덕적인 면을 지나치게 강조해서는 그 시는 생명력을 갖기 어렸습니다. 이런 것들이 시를 쓰는 저의 몇 가지 중요한 태도입니다.-끝-
 
========================================================================================
 
376. 구두 / 송찬호
 
                            
 


 
 

구두
 
                                            송 찬 호
 
나는 새장을 하나 샀다
그것은 가죽으로 만든 것이다
날뛰는 내 발을 집어넣기 위해 만든 작은 감옥이었던 것
 
처음 그것은 발에 너무 컸다
한동안 덜그럭거리는 감옥을 끌고 다녀야 했으니
감옥은 작아져야 한다
새가 날 때 구두를 감추듯
 
새장에 모자나 구름을 집어 넣어본다
그러나 그들은 언덕을 잊고 보리 이랑을 세지 않으며 날지 않는다
새장에는 조그만 먹이통과 구멍이 있다
 
그것이 새장을 아름답게 하는 것인지도 모른다
나는 오늘 새 구두를 샀다
그것은 구름 위에 올려져 있다
내 구두는 아직 물에 젖지 않은 한 척의 배,
 
한때는 속박이었고 또 한 때는 제멋대로였던 삶의 한켠에서
나는 가끔씩 늙고 고집 센 내 발을 위로하는 것이다
오래 쓰다버린 낡은 목욕통 같은 구두를 벗고
새의 육체 속에 발을 집어넣어 보는 것이다
 
 
송찬호 시집 <10년 동안의 빈 의자> 중에서
 
 
 
 
 
송찬호 약력
 
1959년 8월 5일 충청북도 보은 출생. 경북대학교 독어독문학과 졸업.
 
1987년 <우리시대의 문학>에 <금호강> 등을 발표하며 등단.
 
1989년 제1시집 <흙은 사각형의 기억을 갖고 있다> 발간.
 
1994년 제2시집 <10년 동안의 빈 의자> 발간.
 
2000년 제3시집 <붉은 눈, 동백> 발간. 제13회 동서문학상, 제19회 김수영문학상 수상.
 
2008년 제8회 미당문학상 수상.
 
2009년 제4시집 <고양이가 돌아오는 저녁> 발간. 제17회 대산문학상 수상.
 
2010년 제3회 이상시문학상 수상.
 
2011년 동시집 <저녁별> 발간.
 

[필수입력]  닉네임

[필수입력]  인증코드  왼쪽 박스안에 표시된 수자를 정확히 입력하세요.

Total : 2283
번호 제목 날자 추천 조회
803 詩는 시인의 눈에 비친 그림 2015-12-31 0 3743
802 詩의 징검다리는 어디?... 2015-12-31 0 4088
801 詩의 생명력 /// 난해시에 대하여 ///난해시 사랑 2015-12-31 0 4045
800 詩에서의 상징주의 2015-12-31 0 4595
799 극단적 미래파 詩는 사기... 2015-12-31 0 4539
798 난해함 대신 일상 파고드는 시쓰기... 2015-12-31 0 4049
797 삶속에서 게으름 피우며 詩라는 배에 타보라... 2015-12-31 0 3931
796 동시창작은 다양화되여야 한다 /// 창작은 모방인가? 2015-12-30 0 3895
795 윤동주는 우선 동시인 2015-12-30 1 4369
794 중국조선족아동문학의 선구자 - 채택룡 2015-12-30 0 4294
793 유일한 황제는 아이스크림 황제다 /// 경청 - "길 하나 보인다..." 2015-12-28 0 4264
792 <<현대시 100년 詩의 계보>>를 위하여... <<로시인, 詩를 고발하다>>를 추천하매... 2015-12-28 0 4029
791 <<다시 대표작으로 보는 현대시>>시리즈를 일단락 마치며 - <<절실한 한마디>>를 추천한다... 2015-12-27 0 4348
790 윌리엄 불레이크, /// 칼 크롤로브 시해설 2015-12-10 0 6516
789 詩를 <<쉽게>> 짖자... / 좋은 시를 쓰기 위한 자기 점검 2015-12-10 0 4256
788 로신과 한국 2015-12-05 0 5083
787 천재시인 - 李白의 음주시 연구 /// 술과 시인 2015-12-05 0 5475
786 남영전의 토템시 연구 2015-12-05 0 5488
785 민족시인 심련수 유작시의 정리와 출판을 두고 / 그의 대표작 시 해설 2015-12-05 0 5038
784 중국 조선족 문학의 흐름과 전개과정 2015-12-05 0 4394
783 중국 조선족 한글문학의 현황과 과제 2015-12-05 0 4921
782 중국 조선족의 文學地圖 다시 그려야 2015-12-05 0 4503
781 중국 력사상 가장 영향력이 컸던 詩 10首 / 초현실주의 대하여 2015-12-04 0 4280
780 한국 문단의 <<4대 비극>> /// <락서> 시모음 2015-12-03 1 4790
779 중국 조선족 시단의 奇花異石 - 한춘詩論 2015-11-21 0 4800
778 詩碑의 喜悲쌍곡선 2015-11-13 0 4699
777 詩人共和國, 碑共和國 2015-11-13 0 4535
776 詩碑가 是非로 되지 않기까지의 詩碑로 되기... / 詩를 고발하다... 2015-11-13 0 4854
775 詩碑 是非 ㅡ 세상보기 2015-11-13 1 4704
774 是非의 나라, 詩碑의 나라 2015-11-13 0 5324
773 詩碑의 是非 2015-11-13 0 4535
772 시를 지을 때 비법은? / 시와 련애하는 법 2015-11-11 0 4998
771 선생은 詩 읊기를 좋아하지 않습니까... 2015-11-11 0 5081
770 고로, 난 시인이 아니다! 2015-11-09 0 5402
769 하늘 저 켠을 공연스레 볼 뻔하였다... 시는 시적인것. 2015-11-06 0 4458
768 사랑 詩 10수 / 가슴으로 하는 詩 2015-11-06 0 4544
767 "온몸시론" 2015-11-06 0 4326
766 시는 언어를 통한 언어 파괴의 자화상이다...?! 2015-11-06 0 4678
765 참된 령혼이 시인을 만든다... 2015-11-06 0 4688
764 이미지즘과 한국詩 2015-11-06 0 4559
‹처음  이전 33 34 35 36 37 38 39 40 41 42 43 다음  맨뒤›
조글로홈 | 미디어 | 포럼 | CEO비즈 | 쉼터 | 문학 | 사이버박물관 | 광고문의
[조글로•潮歌网]조선족네트워크교류협회•조선족사이버박물관• 深圳潮歌网信息技术有限公司
网站:www.zoglo.net 电子邮件:zoglo718@sohu.com 公众号: zoglo_net
[粤ICP备2023080415号]
Copyright C 2005-2023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