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전남 신안군이 오늘(10일) 개막 예정이던 튤립축제를 일찌감치 취소하고 정성껏 키운 튤립 백만 송이를 모두 잘라냈습니다.
혹시나 꽃을 보기 위해 관광객들이 몰려드는 것을 사전에 막기 위한 고육지책입니다.
김애린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전남 신안군 임자도.
12km에 달하는 대광 해변을 따라 튤립공원이 펼쳐져 있습니다.
빨강부터 노랑까지 형형색색으로 만개한 튤립을 꺾는 작업이 한창입니다.
학교 운동장 3개 정도 면적의 공원에 핀 튤립 백만 송이가 이렇게 사라졌습니다.
사람 손으로 꺾는 이유는 줄기와 뿌리를 남겨 둬야 내년 축제에 사용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고미영/마을 주민 : "11월부터 키워가지고요. 지금 4월이잖아요. 그래가지고 키워가지고 이렇게 13년만에 튤립축제 하기 전에 13년 만에 처음 꺾고 있는 거예요. 그러니까 마음이 엄청 안 좋죠."]
원래였다면 알록달록한 튤립으로 가득해야 할 광장이 지금은 이렇게 초록색 잎만 남았습니다.
애지중지 키워온 튤립을 꺾는 이유는 관광객 때문입니다.
코로나19 여파로 열흘간 열릴 예정이던 튤립축제는 취소됐지만, 관광객이 대거 몰릴 가능성을 아예 차단하기 위한 겁니다.
고립된 섬이다 보니 한 명이라도 코로나19에 감염되면 섬 전체로 확산할 수 있다는 위기감이 컸습니다.
[이현윤/신안군 대광개발사업소 : "아무래도 꽃이 남아있으면 관광객들이 축제가 취소됐다고 하더라도 여기 축제장을 방문하기 때문에 저희가 코로나19 지역사회 확산방지와."]
신안군은 꽃이 시들기 전에 꽃대를 일찍 제거하면 다음해에는 더 아름다운 꽃이 핀다면서, 내년에는 더욱 볼 만한 튤립 축제를 선보이겠다고 밝혔습니다.
KBS 뉴스 김애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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