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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이렇게 지구상 동물들에게 찾아온 한 자락 꿈 같은 시간이라지만 사정이 좀 다른 동물들도 있습니다. 사람들 발길이 끊기면서 밥줄이 끊겼고 결국 버려지고 있는 겁니다.
이어서 김나한 기자입니다.
[기자]
동물원에도 평화가 찾아왔습니다.
오랜만에 사람들이 없는 세상, 갇혀있던 호랑이는 이제야 편안한 일상을 마주할 수 있게 됐습니다.
그러나 사람 발길이 끊긴 전세계 곳곳의 동물원 속사정은 다릅니다.
케냐의 차보 국립공원은 봄철이면 야생의 코끼리를 보러 온 사람들로 붐비지만 올해는 관광객 발길이 뚝 끊기면서 고민이 깊어갑니다.
텅 비어버린 바나나 매대, 하루종일 사육사와 단둘이 시간을 보내야 하는 바다사자.
수입이 줄어들면서 동물들을 어떻게 먹여살려야 할지 걱정입니다.
사람들을 위해 만들어낸 동물원은 이제 사람들이 없어 동물을 내쫓아야 할 지경으로 몰렸는데, 결국 피해를 보는 건 동물들입니다.
독일에선 동물들의 안락사 얘기까지 나와 반발을 샀습니다.
아기 고양이들이 몰려든 곳은 먹이를 든 사람의 손입니다.
사람들 주위에 살며 음식을 구하던 길고양이들은 모든 레스토랑이 문을 걸어 잠그고, 아무도 밖에 나오지 않는 텅 빈 도시에 대책 없이 남겨졌습니다.
[우리는 이 지구에 혼자 살지 않습니다. 우리가 돌봐야 할 생명체들이 있죠.]
일상의 많은 것을 바꿔 놓은 코로나19는 지구를 공유하는 인간과 동물의 관계도 돌아보게 합니다.
사람을 위해 일정 공간에 갇혀 살며 야성을 잃은 동물들은 이젠 사람이 없어 생존 위기에 내몰리고 있습니다.
(영상그래픽 : 이정신)
/김나한 기자 /[영상편집: 유형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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