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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는 강남마가을 붙잡고 싶었소
참 세월이란 변화무상함의 련속이라더니 조금도 그른데 없는가부다. 얼마전까지만도 노오란 단풍을 뽐내던 절강월수외국어대 캠퍼스의 사꾸라나무들과 은행나무들이 12월 초반 잡아 홀랑 발가 벗더니 12월 초반 후반에 이르러는 황금빛으로 황홀경을 이루던 백양나무 잎들도 우수수 떨어지며 앙상한 가지를 드러내기 시작한다.
(강남의 이해 마가을이 종착역에 이르는구나!)
북방이요 남방이요 대자연의 사철변화에 무척 흥미를 가지는 나는 12월 10일 오전 시간 막가는 이해 강남의 마가을을 잡아보고 싶어 이슬비 보슬보슬 내리는 캠퍼스로 내달았다.
남대문내 캠퍼스 정원에 이르니 강남의 마가을이 절정을 이룸은 철나무들인 사꾸라나무, 은행나무, 백양나무들뿐이 아니였다. 며칠전에만도 청청하던 남대문 호수의 수양버들이 누우런 단풍을 들쓰며 각각으로 변해가고 땅우에는 노란 버들나무 잎들이 소복하게 깔려 있었다. 나에게는 겨울이 오는 소리가 지축을 쾅쾅 울리며 들려오는 것만 같았다.
해마다 가을이 물러가고 겨울이 그 자리를 메움에 있어서 버드나무만큼 철을 에누리없이 가르는것이 없다. 버드나무 잎들이 누렇게 단풍이 들다가 떨어질 때면 마가을의 결속과 함께 겨울의 시작을 알림이니 지난 3년간 강남땅 소흥에서의 현지관찰에 의하면 12월 중순과 하순이 가을과 겨울의 분수령, 이 시기에 버드나무 잎들이 거의가 떨어지면서 겨울이 앙상한 버드나무 가지에서 하느작거린다. 겨울이 왔음을 알리는 철의 분계선이니 강남의 진짜 겨울은 12월 하순부터 버드나무 새움이 트기 시작하는 이듬해 2월 하순까지 두달간, 강남 겨울이 겨우 두달이란 말이다.
어느 순간인가, 캠퍼스내 호수가 한그루 단풍나무가 나의 주의를 끄당긴다. 여느 단풍나무들은 올 11월이래 이어지는 수차의 “겨울추위”에서 된얼굼을 피치 못하더니만 눈앞에 펼쳐지는 청소한 한그루 단풍나무는 비록 한물이 갔다마는 아직도 빠알갛게 타고있다. 그 빠알간 모습은 마치도 부끄럼을 타는 처녀의 홍조 같기만 하다할까.
그러노라니 무언가 뇌리를 때리는것이 있다. 급급히 산책의 발걸음을 월수대 남대문 가까이 회계산풍경관리구내 호수가로 옮겨보았더니 품종이 다른 키큰나무 단풍나무들이 수두룩. 빨간 한창 단풍철은 지났지만 아직도 단풍모습은 여기저기서 찾아볼수 있어 다행이다.
앙상한 가지를 드러내는 백양나무들이 인상적이다. 내 고향 연변 모아산의 백양단풍은 10월 하순이 한창이고, 강남땅 남경의 누런 백양나무 잎들은 11월 하순을 계기로 락엽을 이루더니 강남땅 절강은 백양나무 락엽이 이자 한창을 이룬다. 단풍든 백양나무 잎세계가 그리도 황홀할수가 없다.
이때 인기척에 놀란 다람쥐 한마리가 머리우 단풍나무 가지에서 저 가지로 건너 뛴다. 그 서슬에 단풍나무들에 서린 비방울들이 우스스 떨어지며 목이 선뜩해난다. 그제서야 보니 소리없이 내리는 실비--찬비에 붉은 겉옷 소매가 눅눅히 젖어있었다. 가을비에 옷젖는 줄 모른다는 경우가 이런 때를 두고 말하는것 같다. 그래서 남방 사람들은 화장실에 가도 우산을 들고 다니는가부다.
아무렴은 어떠랴, 나는 땅이 촉촉히 젖어든 숲속을 개의치 않고 부지런히 카메라 셔터를 눌렀다. 하나 또 하나의 늦단풍 풍경사진이 찍히여진다. 이는 단순한 단풍사진이 아니라 곧 사라질 강남의 마가을 진짜 사진들이였다.
이번엔 자리를 대우릉을 지나고 백조락원을 지나는 회계산 석범산 대우동상아래 남쪽골로 바꾸어 보았다. 시간은 이튿날 오후 한때, 어구서 치기까지 몇리 잘되는 아늑한 골짝에는 단풍나무들이 많기도 하더니 눈앞에 펼쳐지는 울긋불긋 단풍들은 어느덧 시들어 황홀한 매력을 잃어가고 있었다. 며칠전 12월 6일에 방룡남박사 부자랑 우리 두 부자간이 회계산 종주산행을 하며 여기를 내릴 때는 단풍이 한창이더만 이젠 그것도 가는 강남가을과 함께 한해 계절속으로 사라져 버리는데, 대신 이곳 남쪽골 시들어버린 단풍들은 철은 때가 있어 각일각 겨울로 바뀌여가고 있음을 알린다.
찬비내린 뒤의 한산한 강남가을이 이곳 남쪽골에서, 회계산풍경구 호수가에서, 월수대 캠퍼스내 갖가지 노오란 철나무들과 단풍나무 가지들에서 남실거린다. 그 속에서 강남겨울이 발뼘발뼘 다가선다. 겨울이라야 평균 기온이 5~6도, 7~8라지만 철은 철이여서 겨울이 아니던가. 12월 중순이 지나면 오싹오싹 강남겨울이 시작되거늘 나는 가는 철을 붙잡고 가는 강남마가을을 잡아 본다. 가는 강남마가을을 붙잡아보고 싶었다.
2009년 12월 11일, 강남땅 두앵원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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