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동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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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담45] 인간령성과 원초미의 추구
2008년 06월 27일 03시 06분  조회:3659  추천:80  작성자: 허동식

[잡담45]

인간령성과 원초미의 추구


허동식



     스스로
나는 자연적이고 원초적이고 인간의 때가 묻지않은 것들을  아름답다게 받아들이고 즐기는 인간이라 자처해왔다. 산을 바라보면 아무런 건축물도 없는 산이 좋았고 정교한 옥조각품보다도 징이 가지않은 옥돌 원석이 좋았고, 정원에 심은 나무가 원예사인지 리발사인지 하는 사람에게 미용수술을 당하는 일을 제일 싫어했다.


    그 원인은 내가 사람을 싫어해서가 아니라 자연이 만들어주는 아름다움에 사람이 손을 대면 자연의 진면모가 회손이 되고 사람몸에 내재하는 어떤 독기가
  어울릴수 있다는 미신에 가까운 우려심에서 찾아본다. 하여튼 아름다움이란 사람의 심성이 대응물에 대한 심리감응이고 욕구라는 어느 리론과 비슷한 생각을 지니고 있는지는 몰라도 인공되고 조잡화되고 사람 냄새가 흘러넘치는 아름다움은 아무리 걸작이라 할지라도 나의 눈에 들지않는다는 습관을 고집하고 있었다.


    
근간에 어쩌다가 가구시장에 들어가보았다. 물론 가구의 실용성과 판매가격을 살펴보고나서  가구장사군들의 과장되고 포장된 미사려구들을 전혀 무시해버렸다. 소위 새로운 재료로 조립된 멋지고 우아하고 고급스러운 그것들을 살펴보면서 좀 마음에 드는 가구가 없는것은 아니였지만 그 판매각격들이 <아이보다 배꼽이 클> 지경이므로 나의 힘들고 고된 가구시장행이 그만 아무런 결과도 이루지못했다.


    
나중에는 누구의 권고에 나는 나절로 가구재료를 사오고 좋은 목수를 청해다 가구를 짜는 소위 包工不包料라는 경제적이고 자유로운 방안을 택하게 되였다. 건축자재인지 장식자재인지 하는 도매시장에 가서 물건구입을 하고 강소성이 고향이라는 목수 한분을 청했다. 아주 어릴쩍에 고향에서 강소성목수들이 시골을 다니면서 단스(이불장)와 꼬디꾸이(高低柜)를 짜던 기억과 연변목수들과는 전혀 다른 그들의 손재간을 기억하고있는터라 좀 희망을 품고있었다. 하지만 결과는 나더러 역시 실망을 느끼게 하였다. 현재 목수들의 공구는 아주 기계이고 톱이라든가 대패라든가가 전기용구였고 또 재료가 실목이 아닌 인공합성널판지여서 소위 짜여진 가구들이 조립된 립체판자였기 때문이였다.

     실용성만 보이고 그 심미성은 전혀 운운하지못할 지경으로 기계의 냄새와 흔적인 진동하는 령성이 없는 가구들
, 나로서는 몇해 지나면 쓰레기에 지나지 않을거라 판단이 되는 립체판자들을 바라보면서 나는 고향에 있는 누나한테 " 누나 ,   전번에 팔아버리겠다던 20년 넘는 단스 말이요, 절때 팔지마오, 그게 짠 가구돼서 앞으로 돈이 될거요" 라고 전화 한통을 했다.


    
조립된 립체판자가 목수의 손과 지혜와 그리고 령성이 너무 결여되고 다만 기계화시대의 건방진 냄새만 퍼붓기에 나는 참으로 싫어진다. 연변말로 "부스깨나 있으면 다 패서 태워버릴 것들"이 나의 시야를 흐트리고 정서를 흐트린다.


    
원초적인 미를 신앙하는 내가 가구를 대하며는 왜서 인간의 령성이 있는 미를 추구할가?  원초적인 미를 완전 신앙하는 사람이라면 집안에 원초적인 가구(례를 들면 통나무를 새끼로 묶어서 만든)를 놓아야 하는데 나는 왜서 명나라가구와도 비슷한 목수들의 재간이 스며있는 원목가구를 원할가?

 

나로서는 아직 리해를 풀이할수가 없다. 모순되는 심미정서가 아닐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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