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성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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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    25. 향락의 지혜: 지족상락(知足常樂) 댓글:  조회:1216  추천:36  2010-10-13
주성화의 중국문화풍경 25향락의 지혜: 지족상락(知足常樂)오랜 세월동안 중국인은 극도의 빈곤에서 허덕여 왔다. 비록 지금은 일부 연해지역이 어느 정도 먹고 입는 최저한도의 생활은 보장되었다고 하지만 지난 세월 악렬한 환경이 중국인의 생활방식과 사유에 남긴 낙인은 역역하다. 생존하려다 보니 발버둥이 쳐야 했고 코물 눈물 흘려야 했지만 와중에 남는 것은 더 심한 쪼들림이고 자신들의 힘에 대한 극도의 한도와 실망이었다. 자신들의 나약한 발악의 힘으로는 수백 년에 걸쳐 이루어진 주변 환경을 도저히 개변할 수 없기에 아예 그 체제를 개변하려는 욕망과 충동을 버리고 환경에 순응하고 욕심을 줄이고 빈곤에 적응하면서 마음의 평온을 찾으며 만족을 느끼는 곬으로 접어들게 되었다.  중국인에게 있어서 내가 살아가는 현존의 제도가 가장 좋은 제도이다. 현실 제도에 대한 선의적이고 실질적인 개량은 정말이지 우수개가 아니다. 중국인은 오래전부터 이미 완고한 보수주의에 습관 되었기 때문이다. 변화를 싫어하기에 중국인은 그 대가로 향락의 지혜를 가질 수 있는 것이다.중국 중소도시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경치이다. 먼지가 일고 빗물이 고인 도로 옆에 쪼크리고 않아 있는 해바라기 장사나 신 수리 쟁이, 이들은 보통 하등 직업인으로 여겨진다. 기실 직업인으로도 취급되지 않는다. 인구전면조사 때 무직으로 등록되는 것이다. 해바라기는 인민폐 20전어치도 팔고 50전어치도 판다. 1원어치면 많이 사는 편이다. 50전은 한화로 75원과 맞먹는다. 아침 길가에 행인이 나타나서부터 저녁 해질 때까지 일년 사시절 비바람, 눈보라를 마다하고 같은 장소를 어김없이 고수한다. 하루 벌이가 얼마나 되겠는지 상상할 수 있을 정도이다. 우리 한민족더러 그렇게 하라고 하면 아마 일만 명에 한사람도 있을 것 같지 않다. 신수리쟁이도 마찬가지이다. 이전에 중국에서는 새 구두를 사면 고무 밑창을 대거나 구두 뒷 굽에 철못을 박는다. 오랫동안 신어야  하기 때문이다. 구두 한 컬레가 한 달 로임과 맞먹으니 말이다. 신 수리 쟁이의 수입이 비록 해바라기장사보다 많으나 그것도 고된 직업이 아닐 수 없다. 하지만 이들은 아주 행복해 한다. 그 이유를 물어보면 자기의 명(命)이란 것이다. 이런 명을 타고났으니 원망을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전형적인 숙명논이다. 그러니 과욕이 없고 소비가 줄고 번뇌가 적은 것이다. 더욱 놀라운 것은 나중에 돈을 손에 쥐고 있는 사람은 이들 중국인인 것이다. 조선족은 큰돈을 버느라 포부 크게 고함치고 다녀도 노년에 진짜로 돈을 손에 쥔 사람은 많이 않다. 우리 조선족은 가문에 무슨 급한 일이 생기면 돈을 구하려 다니는 모습을 종종 연출한다. 평소에 모아둔 돈이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중국인은 허름한 누더기 속에서도 돈 마는 쑥쑥 잘 집어낸다. 비교하여 보면 그때의 우리 모습은 처량하기 짝이 없다. 구경 누가 삶을 진정으로 살 줄 알고 즐기고 향수할 줄 아는 것인가?  
25    25.의심 단지 중국인: 호상선투(互相猜疑) 댓글:  조회:999  추천:21  2010-10-09
주성화의 중국문화풍경 25의심 단지 중국인: 호상선투(互相猜疑)(25)중국인은 여인에 대하여 푸뉘이싼두(婦女善妒)라고 말한다. 여인은 질투심이 강하다는 것이다. 또 질투의 투(妒)는 미워할 독(毒)과 동음이다. 즉 여자는 독하다는 뜻으로도 표현된다. 독한 여자이니 세상 무슨 일인들 못 저지르겠는가? 뒤에 따르는 것은 여자에 대한 의심과 불신이다. 과부 문전에 시비가 많다(寡婦門前是非多)는 것이 더욱 노골적인 표현이다. 중국인의 의심병(病)은 두 가지 면에서 비롯된 상 싶다. 첫째는 상대를 요해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당연히 상상으로 추측하니 의심이 생기는 것이다. 두 번째는 상대를 요해했기에 생긴다. 내가 무슨 일을 하면 상대가 어떻게 생각하고 움직인다는 것을 알고 있다고 자부하는 것이다. 역시 의심이 자연스럽게 생기는 것이다.중국 사람은 선천적으로 뭉치는 힘이 있다. 하지만 중국인들은 상호 신임하기 싫어한다. 표면상에서 자그마한 믿음을 주는 일을 때때로 하지만 진심에서는 상호 신임을 멀리하고 있다. 역사상 중공당과 국민당은 두 번이나 합작을 하였다. 상호 신임한 것 같지만 일정한 조건이 깨지고 이득관계가 파탄되면 헤어지는 것이다. 진심에서의 신임은 없다는 예이다. 중국 어린애들은 어머니의 젖을 먹을 때부터 부모들로부터 의심에서 비롯된 조심성을 강조 받는다. 자라난 후 다시 재교육을 받을 필요가 없을 정도로 충분하다. ‘일인불진묘, 이인불규정(一人不進廟, 二人不窺井)’이란 말이 있다. 혼자서는 절간에 들어가지 않으며 둘이서는 우물 안을 들여다보지 않는다는 것이다. 혼자서 절간에 가면 중(스님)이 강탈할 수 있고 둘이 우물을 들여다보면 다른 그 애가 나를 우물에 처넣을 위험이 있다는 것이다. 재물을 탐내거나 나에게 앙심을 품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는 의심에서였다.  서로를 의심하고 불신하기에 중국인은 매사에 한발 뒤로 물러서는 자세로 뿌관(不管)이란 태도를 취한다. 상관하지 않는 것이다. ‘부동성, 난상권’ (不同姓 難相勸), 같은 집안 (성씨) 아니면 권고하기 어렵기에 나는 너의 일에 상관하지 않으며 너도 내 일에 관여하지 말라는 처세철학이다. 서로가 자기할 일만을 하고 편안하게 사이좋게 지내자는 것이다. 어찌 보면 중국인과 오래도록 사귈 수 있는 비결이기도 하다.
24    24. 불의의 중국인: 마목불인(麻木不仁) 댓글:  조회:1411  추천:27  2010-10-08
주성화의 중국문화풍경 24 불의의 중국인: 마목불인(麻木不仁)(24) 노신(魯迅. 원명 주수인. 1881. 9. 25 절강성 소흥 출생, 1936. 10. 19 상하이 사망))은 중국문학의 거장으로서 그의 작품 <공을기(孔乙己)> 등은 한국인들에게도 잘 알려져 있다. 하지만 노신이 처음부터 문학의 붓을 든 것은 아니다. 노신은 일본유학에서 처음에는 의학을 전공하였다. 어느 우연한 기회에 영화를 관람하게 되었는데 일본인이 중국인을 학대하는 장면이 출연되었으며 주위에는 신체가 훨씬 좋은 많은 중국인들이 둘러서 구경하고 있는 것이었다. 이에 분개한 노신은 중국인의 정신부터 치료해야 한다고 판단하고 의학을 버리고 붓을 든 것이다. 마목불인(麻木不仁), 마취에 취한 사람처럼 감각이 없다는 표현으로 당시 중국인의 상이라 하겠다. 마취 된 사람이기에 정의감이 없고 동정심이 없는 것이다. 노신 그때부터 헤어보면 이미 80여 년의 세월이 지나갔다. 중국인의 의식은 어느 정도 깨어있을까? 지난해 중국의 연조도시보에 실린 기사이다. 오후 4시경, 허베이 헝쉐이시, 19세 소녀의 뒤를 쫓아 30대 초반의 남성이 공중화장실로 들어가 소녀를 성폭행하였다. 시간은 20여 분,  40여 명 사람들이 밖에서 팔짱을 끼고  구경하고 있었으며 용변을 보기 위해 들어 간 사람들도 밖으로 뛰쳐나와서는 구경하는 무리에 가담하였다. 결국은 순경차를 타고 지나가던 경찰 2명이 사연을 묻고서야 화장실로 달려가 범죄용의자를 붙잡은 것이다. 그 많은 구경꾼 중 어느 누구도 경찰에 신고하는 사람이 없었다. 범죄자는 빈주먹이었으며 구경꾼은 40여 명이었다. 위의 사실이 중국인의 ‘마목불인’을 설명하기 어렵다면 아래 사실은 확실하게 설명할 수 있을 것이다. 금년 베이징에서 있은 일이다. 베이징 시내 공공버스 안, 60세를 넘긴 모 대학 교수인 늙으신 부친과 함께 버스에 오른 10대 중반의 여자애는 오른다,베이징에서 버스표 가격은 거리에 따라 각이하다.기본요금 외에 부가되는 부분이 따로 있다.여자애는 버스표 가격 때문에 입속말로 불만의 한마디를 했으며 이를 들은 버스표판매원은 아무런 시비도 없이 여자애의 숨통을 손으로 눌러 결국 그 여자애는 당장에서 숨지고 말았다.버스에는 승객이 가득하였으며 늙으신 부친의 애원소리는 승객들의 ‘마목불인’의 돌석 같은 마음을 깨우지 못했고 귀여운 딸애의 비참한 죽음을 막지 못했다. 한 한국친구가 나에게 이렇게 물었다.'중국인들은 왜 그렇게 하나요? 적어도 한국에서는 나서서 저지하는 사람이 있을 턴데? 필경 법과 도덕이란 것이 있지 않습니가?'  나는 이렇게 대답할 수 밖에 없었다.이는 법적 문제도 아니고 도덕적 문제도 아니다. 중국에도 법이 한국보다 못지않게 구전하고 도덕도 늘 얘기한다.단,이는 한 민족의 수천 년 내려오면서 형성 된 심리와 습관으로 해석할 수 밖에 없는 것이다.  과연 그럴것이다고 믿는다.      
23    23. 동정심이 제로인 중국인: 자소문전설(自歸門前雪) 댓글:  조회:1161  추천:29  2010-09-27
주성화의 중국문화풍경 23동정심이 제로인 중국인: 자소문전설(自歸門前雪)(23)중국 동북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일이다. 아침 일찍 일어나 보면 간밤에 오는 눈은 천지를 덮었는데 부지런한 집들의 마당 눈은 금을 그어놓은 듯 경계선이 뚜렷하게 쓸어져 있다. 자기 집 앞 눈만 칼로 벤 듯 쓸어낸 것이다. 중국인들은 이를 매우 정상적이라 생각하며 또 먼저 나와 눈을 친 집을 부지런하다며 부러워하기도 한다. 남의 집 지붕위의 이슬을 상관 말고 제집 앞 눈이나 쓸어라, 자소문전설(自歸門前雪)이다. 자아중심이란 개념보다는 동정심이 제로인 표현이다. 중국인은 일상생활에서 늘 처세의 도리를 음미하면서 자아완성의 길을 모색한다. 어떻게 하면 내가 편안하고 남의 말밥이 되지 않고 또 재물을 얻고 운수가 좋으면 명성까지 얻고 처자가 무사하겠는가를 늘 고민한다. 그 결론이 바로 적게 말하고 적게 참여하고 타인의 일에 무관심하는 것이다. 명철보신(明哲保身)이다. 중국인들은 모든 화는 입에서 비롯된다고 생각한다. 화종구출(禍從口出)이다.  실생활에서 자신과 무관한 일에 대하여 적게 말하고 될수록이면 아예 말하지 않는 것이 상책이라고 생각한다. 다일사, 불여소일사(多一事不如少一事), 일이 많은 것이 적은 것보다 못하다는 이들의 생활철학이다. 내가 좋은 마음으로 상대를 도와준다고 해도 결과는 예측 못할 오해가 있을 수 있고 이는 다시금 더없는 시끄러움을 초래하며 나아가 화로 된다는 것이다. 호심불득호보(好心不得好報), 좋은 마음이 좋은 보답을 받지 못하기 때문이다.중국인과 동사자 관계라 가정하자. 한국인은 우선 중국인의 도움을 바라는 심리를 없애야 한다. 내가 아무리 어렵고 바쁘게 지내도 중국인은 주동적으로 도움을 주지 않는 것이다. 그건 당신의 지붕 위의 눈이고 이슬이기 때문에 나와는 상관없다는 사유이다. 오히려 당신이 도움을 청하면 이상하게 생각하면서 당신을 무능하고 체면 없고 과욕한 사람으로 여기는  것이다. 자기가 감당할 수 없는 일은 최초부터 하지 말아야 한다는 식으로 당신을 자기의 능력도 모르고 너덜대는 자불량역(自不量力)의 소인으로 안다. 한국인으로서는 ‘본전마저 처넣은’ 엄청난 적자를 보는 장사인 것이다. 도움을 빌지 못했을 뿐더러 나의 이미지까지 망가졌으니 말이다.‘자소문전설(自歸門前雪)’; 나에게는 최고의 기회가 될 수 있다. 내 지붕 위의 눈을 다 치고나면 자연히 나에게 도움을 청하는 사람이 오기 마련이다.  그때까지 죽지 않고 숨 쉬고 있다면.
22    22. 위장의 고수: 소리장도(笑里藏刀)” 댓글:  조회:1262  추천:30  2010-09-26
주성화의 중국문화풍경 22위장의 고수: 소리장도(笑里藏刀)”(22)소리장도(笑里藏刀-쑈리창도),  웃음속의 칼, 곁으로는 웃음을 지으면서 속으로는 시퍼런 앙심을 품고 있다는 뜻이다. 중국인은 위장의 고수이다. 중국인과의 교제에서 이들의 말만 듣고는 도무지 말하는 사람의 의도를 알 수 없기 때문이다. 중국인은 ‘니 칸저 빤(你看着辦)’이란 말을 곧 잘 던진다. 너 판단해서 일을 처리하라는 말이다. 얼핏 보기에는 상대를 무척 신임하고 자주권을 주는 것 같지만 실은 상대를 꽤나 어려운 처지에 몰아세워둔다. 어떻게 해란 말인지?, 어느 정도까지 일을 처리하란 뜻인지, 아니면 아예 하지 말란 뜻인지? 참 코 막고 답답한 일이다.찰언관색(察言觀色-차/얜/꽌/서어)이란 사자성어가 있다. 얼굴을 관찰하고 기색을 살피라는 뜻으로 풀이 된다. 말(話)만을 가지고는 화자의 참뜻을 파악할 수 없기 때문이다. 화자의 일거일동, 낯색과 숨소리, 나아가 어조의 변화에서 참뜻을 읽어내야 한다.중국인은 똑같은 말을 하더라도 말하는 속도, 어조, 템포에 따라 전달되는 뜻이 다르다. 또 화자가 말하는 평상시의 습관에 따라 뜻을 다르게 판단해야 하는 것이다. 평소보다 말하는 속도가 빠르다면 화자는 마음속에 불안을 지니고 있을 것이며 속도가 늦어진다면 화자는 무엇인가를 거짓 꾸미고 있는 것이라고 판단할 수 있다. 또 평소보다 말하는 소리가 낮아지면 불확정한, 마지못한 판단을 하는 것이며 소리가 높아진다면 명확하게 불만을 토하는 것이다.쏘리창도(笑里藏刀), 함께 앉아서 형님 동생 언니 하면서 사이좋게 술을 마시다가도 속으로는 무슨 궁리를 할까? ‘너 이 되질 놈, 콱 마시고 간이나 동동 떠라’, ‘이놈의 입을 열어 돈벌이나 해야겠는데.’ 아니면 ‘나 너 놈을 꼭 잡고야 말겠다.’고 벼르고 있을지, 아니면 돌아가는 길에 뒤에 대고 손을 흔들며 욕설을 퍼부을지, 귀신이나 알 일이다. 함께 술을 쳐먹다가 시퍼런 칼로 상대를 찌른 일을 종종 읽을 수 있다. 누구도 내라고 장담할 수 있겠는가?중국 사천에는 뺀랜(變臉)이란 민간예술이 있다. 1분 동안에 많으면 30차례나 얼굴모습을 바꿀 수 있다. 얼굴의 가면을 순식간에 바꾸는데 이를 처랜(澈臉)이라 하고 얼굴에 염료를 발랐다가 순식간에 문질러 얼굴색을 바꾸기도 하는데 이를 머랜(抹臉)이라 한다. 또 무대설비를 이용한다. 자그마한 분말가루가 든 통을 무대밑바닥에 감추었다가 이를 살짝 넘어뜨린 뒤 훅 불어 얼굴색을 바꾸기도 한다. 추이랜(吹臉)이다. 위장의 고수가 아닐 수 없다. 일본 고이즈미 전 총리가 중국 전 주룽지 총리에게 얼굴을 어떻게 저렇게 빨리 바꾸는 가고 물었을 때 주 총리는 ‘국가기밀’이라는 농담을 던졌다고 한다. 그만큼 중국인은 수시로 바뀌는 모습으로 자신을 위장하고 이것을 자아보호의 효과적인 수단으로 활용하고 있다.
21    21. 무적의 참을 ‘인’자: 인자무적(忍者無敵) 댓글:  조회:1643  추천:64  2010-09-19
주성화의 중국문화풍경 21무적의 참을 ‘인’자: 인자무적(忍者無敵)(21) 중국인의 참을성은 세계적으로 유명하다고 할지어다. 이는 이들의 겪은 수난의 역사와 밀접한 연계가 있다. 본인의 차실이 아닌 외부요인, 자연재해로 하여 중국인은 자체 힘의 한계를 뼈저리게 느끼었다. 해마다 황하가 범란하면 수만 명의 피난민이 생기고 이들은 집과 땅을 잃은 알거지 유랑민이 된다. 원시 땅덩어리가 크고 지역파별이 많아 옛적부터 군벌이 옥실거리었고 군벌 간의 싸움 끝에 쪼들리고 시달림을 받는 것은 당연히 빈주먹 백성이며 넓은 토지 위의 하늘도 넓은지라 동서남북중 지역에는 번갈아 가면서 어김없이 해마다 찾아드는 흉년은 ‘풍성한’ 기아를 낳고 있었다. 한재가 아니면 충해이고 그렇지 않으면 전염병이었다. 이러한 환경에서 중국인은 참지 않으면 안 될 능력의 한계를 심심히 느끼었으며 그리하여 아무리 악렬한 생활에서도 원망을 줄이며 꾹 참고 견디는 ‘미덕’을 선천적으로 뼈 속 깊이에 키워왔다. 청천유명(聽天有命- 팅탠유밍)을 달갑게 받아들이며 주변환경에 대한 적응능력을 키우는 것이다.  중국인은 고난을 참아가는 생존능력을 천부적으로 갖고 있는 상 싶다. 중국공농홍군의 지난 세기 30년대의 2만 5000리 장정을 돌이켜 보자. 그 고난이란 현재 우리가 테이블 앞에 앉아서 하늘을 쳐다보면서 상상할 수 있는 정도가 아니다. 뒤에는 추격군사가 쫓고 앞에는 초지 아니면 설산, 그 건너편에는 적군이 도사리고 있다. 초지에 빠지면 물속 하듯 머리카락도 보이지 않고 초지는 그대로 함정을 벌리고 있었다. 겨우 길을 내어 초지를 벗어나니 설산에 올라야 했다. 우린 눈이 간간이 와도 춥다고 소리치는데 옹근 산이 눈으로 되었는데 그 추위는 오죽하랴. 불쌍한 홑옷 차림에. 이러한 죽음의 고비를 넘고 그림자처럼 따라다니는 죽음의 환경을 참아가며 생존하였다는 것은 중국인들만이 할 수 있는 기적이라 할지어다. 연안에 도착하여서는 황무지를 개간하고 면화로 실을 짜며 군사를 키웠으며 발톱을 세운 호랑이처럼 기회를 기다리고 있었던 것이다. 중국인이 참는다는 것은 단순한 생존을 위함이 아니라 재기의 기회를 기다리는 기나긴 과정인 것이다. 이 기나긴 세월을 중국인은 참을 ‘인’자로 이겨낸 것이다. 드디어 건국이라는 커다란 목표를 이룬 것이다. 인자무적(忍者無敵-런저우디), 참고 견디는 자는 천하무적이다.중국인은 사소한 일상생활에서도 참고 견디며 외부환경에 반항한다하기 보다는 자신을 환경에 적응시키려 하며 또 훌륭히 적응하고 있다. 중국의 거지를 보자. 누가 뭐라고 하던 상관없이 고정된 한 지점에 계속 가서 누워있거나 구걸한다. 쫓아도 무방하다. 이튿날이면 어김없이 그 장소에 나타난다. 결국은 빵 한 조박, 동전 한 닢이라도 얻는 것이다. 불미스러운  사례이지만 이들의 특징을 잘 나타내는 대목이다.중국인이 참고 기회를 기다리는 것처럼 우리도 참고 기다리며 중국인이 진정으로 스스로의 마음을 열 때를 반겨야 한다. 이것이 중국인과 통하는 방법이다. 다른 뾰족한 묘수는 아직까지 없는 상 싶다.
20    20. 독기 서린 중국인: 군자복수, 십년불만(君子報仇 十年不晩) 댓글:  조회:3840  추천:46  2010-09-16
주성화의 중국문화풍경 20독기 서린 중국인: 군자복수, 십년불만(君子報仇 十年不晩)(20)중국의 무협영화에는 복수(報仇)를 주제로 한 것이 많다. 제자가 사부를 위해 복수한다던가, 아들딸들이 부모를 위해 복수한다던가, 아니면 동생이 형님이나 누나를 위해 복수한다든가 하는 내용이 많은 비중을 점한다. 깊은 산속에 들어가 백발이 성성한 달인을 만나 무예를 익히고 또는 하늘의 도움으로 천서(天書)같은 무술비결을 선사받아 10년, 20년 세월을 보낸다. 그러지 않으면 천하무적의 신검(神劍)을 얻어 천상의 기를 받는다 하는 것이다. 복수하는 자에 대해서는 악을 제거하고 정의를 주장하는 용감하고 신성한 인물의 이미지를 부각한다. 이들의 복수는 때때로 대를 이어 내려오면서 진행된다. 독기 서린 중국인을 한국 사람들은 잘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 중국에는 ‘군자복수 십년불만’(君子報仇十年不晩)이란 말이 있다. 한번 먹은 마음을 쉽게 변하지 않는 것이 중국인이다. ‘와신상담’(臥薪嘗膽), 섶나무 위에서 자고 곰쓸개를 핥는다는 것이다. 무엇을 위해서인가? 시시각각 마음의 칼을 가는 것이다. 중국 춘수시대 월(越)나라의 구천은 기원전 494년에 오(吳)나라 부차에게 패하고 회계산에서 굴욕적인 강화를 맺었으며 부차는 구천을 죽이라는 오자서의 간언을 듣지 않고 그를 놓아준다. 구천은 그 뒤 명신(明臣) 범여와 함께 와신상담 20년, 의지가 쇠약해질까 두려워 그 쓴 쓸개를 날마다 혀로 한번 핥으며 복수의 불길을 지피였다. 기원전 473년, 군사를 일으켜 부차를 물리쳤으며 부차는 오자서의 충언을 듣지 않은 자신을 후회하며 자살하고, 구천은 복수에 성공하였다. 중국인 복수성격의 전형적인 표현이다. 한국인에게는 무서운 이미지로 다가올지도 모른다.  또 부채자환(父債子還-푸/짜이/즈 /환), 아버지의 빚은 아들이 갚아 마땅하다는 사자성어가 있다. 빚은  대대로 이어가며 갚아야 하고 복수는 그렇게 내리내리 이어지면서 진행되어야 하는 것이다.중국인은 의리를 중하게 여기는 만큼 복수도 쉽사리 버리지 않는다. 내가 당신을 친구라고 생각한다면 당신의 일을 나의 일처럼 생각할 것이며 당신을 위한 복수에 나는 주저 없이, 그리고 두렴 없이 나설 수 있는 것이다. 당신 또한 나의 일에 그렇게 할 것이라고 중국인들은 믿고 있다. 중국인은 친구를 대함에 있어서 오늘 좋고 내일 나쁘다 모르는 생각해보다는, 그리고 헤어질 수도 있다는 그런 스타일이 아니다. 속마음이 깊은 만큼 쉽사리 변경이 없으며 정도 오래오래 가는 것이다. 깊은 우물이 쉽게 흔들리지 않는 것처럼.
19    19.중국인의 명답: 메이원티(沒問題)와 얜쥬(硏究) 댓글:  조회:1913  추천:35  2010-09-14
주성화의 중국문화풍경 19중국인의 명답: 메이원티(沒問題)와 얜쥬(硏究)(19)중국어에서 메이원티(沒問題)란 ‘문제가 없다’는 글자의 뜻으로서 타인의 요구나 모 사물에 대한 평가에서 ‘된다.’, ‘동의 한다’. ‘괜찮다’ 등 적극적이고 긍정적인 의미를 나타낸다. 중국 사람에게 청을 들었다고 하자, ‘모모 일을 도와주시겠습니까?’, ‘여차여차 하려는데 되겠습니까?’, ‘이것이 어떻습니까?’라면 이들의 대답은 많은 경우 메이원티(沒問題)이다. 어느 정도 생각도 하여 보지 않고 입을 벌리면 쉽게 튕겨 나오는 것이다. 그렇다면 이들이 정말로 우리의 청을 받아들였고 일을 성사시키겠다는 것으로 풀이되는 것인가?  다음번 다시 만나 부탁한 일을 문의하고 재촉하면 대답하는 것이 그날의 메이원티와는 다른 얜쥬(硏究-연구)얜쥬(硏究)이다. 아직 미 확정적이니 좀 더 토론하고 지내보아야 한다는 것이다. 긍정도 아니고 부정도 아닌 애매한 대답이다. 호사다마(好事多磨)처럼 좋은 일에 시끄러운 일이 끼여 있는 것이다.중국에서 토론하다, 연구하다는 뜻의 연구(硏究)는 발음상 담배 연(煙)과 술 주(酒)의 발음과 같다. 즉 연구(硏究)는 술과 담배(煙酒)이다. 다시 말 바꾸어 해석하면 술과 담배가 필요하다는 것으로 통한다. 술은 손님을 청하는 술좌석을 의미하고 담배는 손님을 만나는 거래를 뜻하는 것이다. 즉 돈이 필요한 것이다. 중국의 공적이나 사적인 많은 일들은 술좌석에서 흥정되고 성사된다. 큰일은 작게 만들고 작은 일은 없애치우며(大事化小, 小事化了) 일을 추진하는 것이다. 주후토진언(酒後吐眞言), 즉 술 취한 후 속말을 하는 것이다.중국인의 시세도 세월에 따라 변해가고 있다. 몇 년 전까지만 하여도 술좌석을 중요시한 중국인이 지금은 더욱 간결하고 효과적인 방식을 선호하고 있다. 술은 남의 것이지만 배는 내것이기 때문이다. 즉 남의 산 술을 공짜로 마시지만 피해는 내 몸이 당한다는 표현이다. 그러니 고급 커피숍에서 한잔 향기 좋은 커피를 마시고 현금으로 승부를 가리는 것이다. 한국에서는 비리하고 잘 표현한다. 중국인은 안 되는 일에 있어서도 메이원티(沒問題)라고 대답하는 경우가 많다. 이는 이들이 고의적으로 사기하려는 것이 아니라 상대의 낯(面子)을 고려하기에 늘 직설적으로 상대를 거부하기 싫어하기 때문이다. 듣는 이는 향후의 그의 행동에서 중국인의 본의를 파악해야 한다. 단순히 언어의 각도에서 이해하면 불필요한 오해나 반감이 깊어질 수 있다. 중국인의 특유한 유교문화의 흔적이 어린 성격상의 차이인 것이다.
18    18. ‘의(義)’의 힘: 사위지기자사(士爲知己者死) 댓글:  조회:1480  추천:43  2010-09-13
주성화의 중국문화풍경 18 ‘의(義)’의 힘: 사위지기자사(士爲知己者死)(18)중국인은 속마음을 잘 열어놓지 않으며 우리와 비교하여 볼 때 많은 교류를 꺼린다. 그러기에 이들과 사귀기란 어느 정도 힘든 것이다. 하지만 예로부터 중국인은 ‘의(義)’를 중하게 여기며 의를 미덕으로 간주하고 있다. 삼국지의 관우 -관운장은 부득이한 상황에서 잠시 조조의 슬하에 몸을 움츠리고 있으면서도 유비가 선사한 낡은 옷을 항상 속옷으로 입고 다녔으며 화용도에서는 또 의를 저버릴 수가 없어 역여번장(易如飜掌)-손바닥을 번지듯 쉽다. - 의 일을 버려 끝내는 조조의 목을 베지 못하고 유비 앞에서의 죽음을 각오하면서 한 가닥   살길을 내어준다. 사위지기자사(士爲知己者死) - 선비는 자기를 알아주는 사람을 위해서는 기꺼이 죽을 수 있다는 것이다.중국 진나라 때 위랑(豫讓-예랑)이란 종이 주인 즈버어(知伯-지백)을 섬기고 있었다. 훗날  삼진이 멸하자 즈버어를 가장 미워하던 쪼오양즈(趙讓子)는 즈버어의 해고를 변기로 만들어 썼다. 이에 모독감을 느낀 위랑은 산속으로 들어가면서 즈버어의 원쑤를 갚겠노라 맹세하였다. 그 후, 위랑은 이름을 바꾸고 쪼오양즈의 궁궐로 입궁하여 화장실 벽을 칠하였다. 몰래 비수를 품고 기회를 노렸으나 결국 발각되고 말았다. 그러나 쪼오양즈는 ‘이 사람은 의인(義人)이다. 내가 조심하면 될 것이다. 즈버어는 이미 죽었고 또 후손도 없는데 가신(家臣)이  원쑤를 갚으려 하는구나.“ 크게 감탄하면서 위랑을 풀어주었다. <전국책(戰國策)>에 실린 이야기이다.이 같은 이야기는 백락솔금(伯樂摔琴)에서도 잘 나타난다. 거문고의 달인 진나라 사람 백아는 초나라에 사신으로 가는 도중 고향 초나라에 들리기 되었으며 때마침 추석이라 달빛아래서 거문고 뜯었고 이곳에서 그는 거문고 음악을 이해하는데 뛰어난 허름한 나무꾼 종자기를 만나게 되었고 둘은 내년 이쯤 때 이곳에서 다시 만나자고 약속하였다. 그러나 백아가 이듬해 어김없이 찾아갔을 때 종자기는 이미 죽어 없었고 백아는 그의 무덤을 찾아가서 최후로 한 곡조 타고는 거문고를 산산이 박산 낸다. 내 음악을 알아듣는 지기가 없으니 더 이상 연주할 가치가 없다는 것이다. 쇼허(簫何-소하)가 달밤에 말 타고 한씬(韓信-한신, 한고조 유방(劉邦)을 위해 한나라를 세운 장수)을 쫓던 이야기도 같은 맥락이더라.중국인은 정(情)이 통하면 우린 한집식구라고 말하며 의를 위해서는 죽지는 않더라도 자기의 일생을 바쳐가며 충성을 다한다.  바다는 깊을수록 파도가 잔잔하다고, 표현을 싫어하고 쉽게 충동하지  않는 기질이 중국인의 보귀한 장점일 수도 있다.
17    17.정으로만 통하는 친구: 통정달리(通情達理) 댓글:  조회:1337  추천:42  2010-09-07
주성화의 중국문화풍경 17정으로만 통하는 친구: 통정달리(通情達理)(17)한국인은 대체로 중국인과 사귀기 어렵다고 하소연 한다. 중국인들이 무슨 속궁리를 하는지 알 수 없고 이들과의 교류는 잘 이루어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외국인에게 있어서 중국인은 수수께끼 같은, 이해가 잘 가지 않는 부분들이 많다. 실은 그 누구도 이해하기 쉬운 부분이 아니다. 중국인들은 자신을 사합원에 가두어 두는 것처럼 자신의 속마음을 감추고 다닌다. 투명하지 않는 것이다. 그리고 이들은 쉽사리 남의 것, 새로운 것을 받아들이지 않는다. 보수적이라기보다는 자존심이 무척 강하고 이로하여  완고한 편이다. 의식형태면에서 더욱 그러하다. 호의라도 것을 마음속으로는 인정하지만 타인의 인정(人情)을 받아들일 때가 드물다. 물론 예절상의 표현은 다른 것이다. 인정 빚을 지기 싫어하는 것이다. 즉 부챈런칭(不欠人情)이다. 금전의 빚은 깨끗이 청산할 수 있으나 인정 빚 마는 훗날 아무리 갚느라 하여도 한번 진 인정은 영원히 빚으로 남아있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중국인과 사귀자면 우선 정(情)이 통해야 한다. ‘좋아하는 사람’을  한국인은 사랑 ‘애’자를 붙이여 아이런(愛人)이라 부르지만 중국인은 감정 ‘정’자를 붙이여 칭런(情人)이라 한다. 정 또한 중국인의 만만디처럼 급해서 될 일이 아니다. 한번 정 주고, 두 번 다시 주고 하다가 자기 욕심대로 통하지 않는다고 해서 두 손 쳐들고 ‘나 이젠 몰라라’ 물러서면 중국인과 영원히 친구로 사귀지 못하는 법이다. 중국인은 한, 두 가지 일에서 쉽사리 마음이 동하는 그런 스타일이 아니다. 하지만 무게가 갈수록 관성이 큰 것처럼 일단 움직이면 쉽게 멈추지 않는 것이 중국인이다.중국인과 사귀려면 정 못지않게 이(理)도 중요하다. 정은 이를 떠나서 있을 수가 없으며 이를 떠난 인정이 있다면 그것은 사욕에 불과할 뿐이다. 이는 늘 정과 연계되어 있다. 우선 자신이 매사에 이치가 밝아야 하며 이치에 어긋나는 일은 절대로 멀리해야 하는 것이다. 상대가 당신의 사람 됨됨을 높이 평가할 수 있게 하여야만 정도 통하고 이도 닿는 법, 즉 통정달리(通情達理)이다. 중국인은 장사거래의 파트너와 사회교제에서의 친구를 확연히 구별한다. 금전과 인정을 뒤섞지 않는 것이다. 돈은 돈으로 계산하고 정은 정으로 오가는 보이지 않는 유희 같은 규칙이 작용하고 있다. 중국인과 사귀려면 이러한 무형의 규칙에 적응해야 하며 정으로 정을 주고받아야 하는 것이다. 당연 정을 먼저 주는 측은 우리여야  하는 경우가 많을 것이다.
16    16.죽을지언정 낯은 못 버려: 사요면자(死要面子) 댓글:  조회:1285  추천:34  2010-08-31
주성화의 중국문화풍경 16죽을지언정 낯은 못 버려: 사요면자(死要面子)(16)중국인은 자신이 하는 일의 내용이나 성패보다 타인이 자신에 대한 평가, 타인의 바라보는 시선에 신경을 더 쓴다. 내가 타인의 심목에 자리 잡은 위상에서 자신의 가치를 스스로 자리매김 하는 것으로 협애하고 허무한 만족감을 충족시킨다. 옛날, 중국의 한 지현이 사형을 당하게 되었는데도 관복을 입고 죽게 해달라는 유언을 남기였다고 한다. 죽어도 체면은 살려야지, 스요맨즈(死要面子)이다. 우리말로는 ‘양반은 굶어도 찬밥은 안 먹는다.’는 격이다. 초패왕 항우는 죽을지언정 오강(乌江)은 건널 수 없었다. “无颜见江东父老”-무슨 낯으로 강동백성을 보랴! 맨즈 하나를 위해 목을 베는 수밖에 없었던 천하영웅 항우!맨즈를 위해 살인한 예도 많다.  서방사람들은 사람과 자연의 관계를 중시하지만 중국 사람은 사람과 사람의 관계를 중시한다. 한 사람의 능력은 어느 수준에서는 중요하지 않다, 그 사람의 앞날을 결정하는 가장 중요한 인소는 사람사이의 관계이다. 인연인 것이다. 학력, 재간 등은 다음으로 가는 차요적인 것이다. 군체(群體) 의식이 지배적이기 때문이다. 중국인은 손님을 접대할 때 요리 개수를 손님 수보다 적게 시키지 않는다. 내가 당신들을 존경하며 당신들의 ‘맨즈’(面子 - 체면)를 세워준다는 의미가 짙다. 사람 당 적어도 요리 한가지씩은 대접한다는 것이다. 최소한 일인일채(一人一菜)이다. 동시에 귀한 손님이나 중요한 장소에서는 맨 마지막 순위로 물고기를 올린다. 물고기 어(漁)의 발음 ‘위’는 여유 있다는 여(餘)발음과 같다. 나는 여유 있게 풍족한 생활을 하고 있음을 뜻하는 것이다. 이번에는 나 자신의 맨즈를 세우는 것이다. ‘수요피 인요피’ (樹要皮人要臉), 즉, 나무는 껍질이 있어야 하고 사람은 낯이 있어야 하는 것이다. 중국인은 자그마한 선물에도 매우 감격해 하며 그 선물가치이상으로 보답한다. 선물의 값이 중한 것이 아니라 상대가 나에게 맨즈를 주었기 때문이다. 또 부득이한 경우 선물을 받을 수 없을 때에는 나 자신의 무능으로, 불실로 해석하며 책임은 내가 지면서 상대의 맨즈를 꼭 높여준다.중국인과 거래하노라면 딱한 처지에 있을 때가 드문 있다. 쌍방의 다툼에 끼여 중재자로 서야한다고 가정하자. 이때 중재하는 내용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형식이 우선이다. 쌍방의 감정을 어느 한쪽도 상하지 말며 모두의 맨즈를 세워주는 것이 지혜인 것이다. 갑의 처사가 옳으나 좀 더 어른스럽게 자신을 조금 희생하면 더 좋을 것 같고 을의 처사도 틀리지 않으나 좀 더 너그럽게 상대를 보살피면 좋을 것 같다. 결국 틀리게 일을 처사한 사람은 없는 것이다. 반대로 이때 갑이 옳고 을이 틀린다는 식으로 중재하면 그것은 두 친구를 모두 잃는 것이다. 중국인은 상대를 ‘적’으로 만드는 것을 극히 꺼리고 있다.
15    15. 눈앞 떡은 놓치지 마라: 호우츠부루쌘츠(好吃不如現吃) 댓글:  조회:1532  추천:44  2010-08-27
주성화의 중국문화풍경 15눈앞 떡은 놓치지 마라: 호우츠부루쌘츠(好吃不如現吃)(15)시인은 상상의 화신이다. 중국은 시의 고국으로서 무수한 시인과 작품을 배출하였다. 그들의 상상력은 우리가 입을 딱 벌릴 정도라 하겠다. 길이 전해지는 명구는 그만두더라도 일상생활의 묘사에서도 이들의 상상력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 많다. 이마가 튕겨 나왔다하여 머리는 집안에 있으나 이마는 밖에 나와 있다고 표현하는가 하면 얼굴이 좀 길다하여 눈물이 턱까지 흐르는데 수년이 걸린다고 묘사한다. 하지만 시인은 필경 극소수의 사람이고 중국인은 대개 상상을 즐기지 않는다. 그들은 늘 백일작몽(白日作夢), 이상천개(異想天開), 즉 우리말의 ‘돼지 잠에 개꿈 꾼다.’, ‘방귀 타고 서울 간다’는 식으로 비현실적인 것을 비웃는다. 현실에서 생활하는 중국인은 늘 불안한 느낌 속에서 몸부림친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기본생활이 보장받기 어려웠으며 정치운동으로 하여 늘 바람 앞 초불처럼 운명을 기할 수가 없었다. 정치색채가 짙은 사회에서 정책의 변화는 예측하기 어렵고 많은 중국인들은 정책의 좌우지에 인생의 모든 것을 걸고 있어야만 했다. 이러한 억압은 심리요소로 남아있고 또 다음세대로 무의식간에 전해지고 그리하여 문화적 요소로 굳어지고 있다. 이는 중국인들로 하여금 장기적인 계획보다는 단기적이고 눈앞의 현실, 이익을 중요시하게 한다. 배구에서 ‘단, 평. 쾌’(短平快)-짧고 팽팽하고-빠르다-란 공격패턴이 점차 사회, 경제, 투자분야에 유행된 것도 터무니없이 그림자가 생긴 것 아니다. 간단한 예를 들어보자. 같은 환경에서 같은 금액의 자금을 투자하는데 A방안을 채택하면 첫해는 적자지만 이듬해부터는 수지평형, 세 번째 해부터는 흑자를 볼 것이며 향후 흑자는 해마다 늘어날 것이다. 하지만 B방안을 채택하면 첫해에 흑자를 볼 수 있으며 이듬해에는 첫해의 절반의 이윤을 보고 세 번째 해에는 수지평형이며 그 다음부터는 적자를 보게 된다. 많은 중국인은 아무런 고려도 없이 B방안을 선택할 것이다. 원인은 간단한 것이다. 정책이 해마다 변할 수 있기에 멀리 생각할 여지가 없다는 것이다. 눈앞의 떡은 놓치지 말라는 격이다. 아무리 맛있는 음식이 있더라도 지금 내 눈앞의 음식을 먹는 것보다는 못하다는 뜻이다.(好吃不如現吃)이 마을을 지나면 이 가게는 없다.(過這个村, 沒這个店)는 말을 중국인은 곧잘 외운다. 또 남아는 눈앞 손익 보는 거래는 안한다(好漢不吃眼前虧)는 말도 있다. 중국인들이 자기의 감정을 참고 견디는 인내성에 비하여 볼 때 장사나 돈과 연관된 거래에서 중국인의 인내심은 거의 제로인 것이다. 지금 내가 주춤거리며 망설이는 동안 그 ‘고기 비게’는 날개는 없지만 날아날 것이다. 나보다 더 급한 수많은 사람들이 눈을 부릅뜨고 노리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14    14. 세상에 안 되는 일도 있어? 금전의 힘 댓글:  조회:1223  추천:40  2010-08-23
주성화의 중국문화풍경 14세상에 안 되는 일도 있어?  금전의 힘중국인은 실리를 추구한다. 눈으로 보고 손으로 만질 수 있는 실제적인 이익을 챙기는 것이다.한국에서 늘 이런 광경을 볼 수 있다. 병문안을 갈 때 생화를 가지고 간다. 또는 회사 등 기념행사에 키 높이를 넘는 꽃나무를 선물한다. 직장을 쓰고 직함을 적고 보는 이의 이름을 밝히고 축하의 글을 새겨 드린다. 정을 주는 방식인 것이다. 한국인은 정이 많고 정으로  살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또한 많은 하객들이 보라는 의미도 담겨있다. 주최측이나 보내는 측 모두의 심리이다. 심하게 말하면 상업적 광고의 투기라 표현하고 싶다. 같은 행사지만 중국인은 그렇지 않다. 병문안 시 봉투에 현금은 넣어준다. 기념행사에도 역시 현금을 들고 간다. 실리적인 것이다. 돈은 눈으로 볼 수 있고 손으로 만질 수 있으며 또 재부로 남기 때문이다. 중국에서도 가끔 꽃을 선물하는 경우가 있으나 보편화된 것은 아니다. 솔직히 말해서 중국인은 꽃을 선물하는 것보다 현금을 주는 것을 더욱 반긴다. 금전만 있으면 세상에 안 되는 일이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또 보이지 않는 마음을 꽃 한송이로 느낀다는 것은 말장난에 지나지 않는다. 지나친 사치라고 믿는다. 중국인이 돈에 대한 욕망은 배금주의 정도까지 다가와 있다. 돈을 벌고 돈을 추구하는 것 자체가 그릇된 일이라는 것이 아니라 돈을 제치면 나머지 모든 것이 허무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돈이 있으면 권력도 살 수 있으며 명예도, 직위도, 이성도 있을 수 있다고 확신한다. 돈이 없는 사람을 중국인은 사회발전에 감각이 무딘, 세상물정을 모르는 멍청이로 여기는 것이다.  돈에 대한 중국인의 가치관은 원래부터 이런 것이 아니다. 모저우뚱(毛澤東-모택동, 중국의 설립자)의 혁명시대에는 돈과 명예와 직위를 버리고 혁명에 투신한 투사들이 수많이 있었으며 이들은 청빈하고 겸허하고 평등한 전통문화를 창조하였고 목숨까지 서슴없이 버리면서 인류의 고상한 목표를 부르짖어왔다. 이 시기 상인은 크게 대접 받지 못하였으며 시시코코 이득이나 캐는 보잘 것  없는 하찮은 부류로, 이들을 가리켜 소인배라고까지 비난하였다. 하지만 오늘 돈 잘 버는 돼지고기장사가 가난한 대학교수보다 어깨에 힘을 주고 다닌다. 돈이 중국 사람의 정신지주가 되어  ‘10억 인구 9억 상인’이라할 정도로 중국은 금전에 눈을 떴다가 다시 중독되어 버렸다. 천 위안의 돈을 갖고 있는 사람과 백 위안의 돈을 지닌 사람은 평등한 대화가 이루어 질 수 없다는 도리가 중국에서 현실화 되었다. 홍색자본가로 불리우던 거부가 중국 국가 부주석이 되었다는 사실은 시간이 거꾸로 몇 년만 흘렀더라도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일이다. ‘돈이 있으면 귀신도 맷돌을 돌리게 할 수 있다.(有錢能使鬼推磨)‘ 한국인들은 호주머니에 만원이 있으면 만원을 쓰지만 중국인은 3000원도 안 쓴다. 귀신마저도 다룰 수 있는 재능을 넘겨받기 위해서 중국인은 돈에 미친 것이다.
13    13.예의에서 강압으로: 선예후병(先禮后兵) 댓글:  조회:1054  추천:39  2010-08-18
주성화의 중국문화풍경13예의에서 강압으로: 선예후병(先禮后兵)(13)중국인 마음속 깊이에 유고가 수천 년 도사리고 있는 반면 도교도 유교 못지않은 다른 반쪽깊이에 도사리고 있음을 한국인은 잘 알고 있어야 한다. 즉 중국인의 사유는 혹심한 이중성을 띠고 있는 것이다.간단히 말하면 유교가 질서와 규칙을 강조한다면 도교는 초탈과 개인적 취향의 자유로운 정서를 요구한다. 즉 유교가 종(宗)적인 질서, 나아가 형식과 예의를 의미한다면 도교는 개인의 실리를 추구하는 것이다. 어떻게 보면 부정적인 해석이나 이것은 현실의 중국인을 이해하는 가장 중요한 포인트가 될 것이다.중국인은 전쟁에 서먹하지 않다. 역사적으로 보아도 이들은 끊임없는 전쟁 속에서 합(合)과 이(離)를 거듭하여 왔고 현대에 와서도 가끔 전쟁의 냄새가 가끔씩 배이었다. 전쟁은 모든 모순을 해결하는 최종수단이라는 것을 이들은 명기하고 있으며 또 어떤 의미에서는 가장 효과적인 수단일 것이라는 점도 알고 있다.상대를 대함에 있어 중국인은 우선 예의를 갖춘다. 유교의 그림자가 비껴있다. 하지만 예의는 예의에서 끝나는 것이지 협상 테이블까지 이어지는 것은 절대 아니다. 협상에서는 상대의 자진적인, 추호의 양보도 바라보지 말아야 한다. 내가 주기 싫어하면 남도 주기 싫어하기 때문이다. 이때는 양면의 얼굴인 것이다. 도교가 도사리고 있는 것이다.협상 테이블에서는 그래도 어느 정도의 여유를 남겨둔다. 최저한도의 예의는 그래도 지킨다. 상하 오천 년의 예의 대국이니깐. 하지만 협상이 불가능하고 상대가 나의 근본이익을 위협했거나 침범하였다고 판단이 서면 모든 협상도 접어지고 강압으로, 무력으로 대처하는 것이다. 중국인의 진짜 두려운 점이다. 이들이 일단 무력이란 강압카드를 꺼냈을 땐 끝을 보고야 마는 것이다. 나중에 내가 피투성이 되더라도.북한 신의주 특구 장관이었던 양삔(楊斌)이 중국의 한방에 무너진 사실이 가장 좋은 실례이다. 중국은 대국으로서, 또 북한의 인근 국가로서 여러 가지 이해관계에서 출발하여 북한에 허다한 예의를 갖추면서 지냈으며 무상의 지원도 서슴치 않는 인자한 모습을 거듭하였다. 하지만 자신의 근본적인 이익에 손상이 같다고 판단하면 예의에서 강압으로 돌변하는 것이다. 여기에는 추호도 주저함도 없는 것이다.한국인은 ‘한번 해병이면 영원한 해병’이라는 식으로 중국인과 교제를 넓히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사유는 중국인한테는 통하지 않는 것이다. 중국인은 단순하면서도 복잡하고 감성적인 것보다 이성적이고 손해를 보는 것 같지만 상당히 이기적이기 때문이다.
12    12.꽉 막힌 형식주의: 유교의 부활 댓글:  조회:1319  추천:41  2010-08-17
주성화의 중국문화풍경12꽉 막힌 형식주의: 유교의 부활(12)  2005년 9월 28일, 중국 싼뚱(山東-산동) 취푸(曲埠-곡부) 공자사당에서 쿵즈(孔子공자, BC551-479년) 탄생 2556년을 기념하는 국제공자문화절을 성대히 개최하였다. 이번 행사는 유네스코의 공동주최로 이어졌으며 중국CCTV가 4시간에 걸쳐 생중계를 하였고 저쟝(浙江-절강), 윈난(云南-운남) 등 중국 7개 지역에서도 같은 날 기념행사를 벌리었다. 유교의 부활을 의미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추측을 낳기도 했다.유교는 쿵즈가 창설한 것으로서 그 후 멍즈(孟子맹자, BC371-287년)가 진일보 발양하였다. 그의 학설은 논어(論語), 대학(大學), 중용(中庸), 맹자(孟子) 등 시경(詩經), 서경(書經), 예기(禮記), 易經(易經) 춘추(春秋) 등 오경(五經)에서 잘 체현되어 있다. 유교의 핵심은 참된 인(仁)자에 기초한 것이며 인간본의를 찾아서 행복이 넘치는 대동세계를 건설하는 것을 진리로 삼고 있다.중국은 건국 후, 유교 등을 미신으로 몰아 부치며 깨끗한 ‘청산운동’을 전개하였다. 쿵즈묘를 짓부시고 유교의 전파를 엄금하였다. 지난 세기 70년대 초, 중국대륙에서는 린뾰(林彪, 중공 당장(黨章)에 모쩌뚱(毛澤東)의 후계자로 명시된 인물, 1971년, 나라를 배반하고 비행기 도주 중 몽골에서 훼멸)와 더불어 쿵로알(孔老二, 공씨 둘째, 쿵즈를 가리킴)을 비판하는 운동이 거세게 몰아쳤다. 쿵즈는 중국대륙에서 다시 한차례의 ‘버림’을 받은 것이다.유교는 예의를 제창하며 등급과 질서를 강조한다. 각자는 자기의 원칙과 범위에서 행해야 하며 질서를 지키고 자기 앞에 차려진 자리, 위치를 벗어나서는 안 되는 것이다. 유교의 심후한 영향을 이어받은 중국인의 문화는 네모난 문화이다. 틀이 째여 있고 각이 선명하며 고유의 ‘영역’이 분명한 것이다. 일상 업무에서 중국인은 각 부서 간의 영역을 존경하며 업무의 범위가 명확하며 절대로 대방을 침범하지 않으며 자신의 관할 영역이 침범당하는 것도 용서하지 않는다. 자신의 명확한 업무에 있어서 중국인은 남이 자신을 돕는 것도 싫어한다. 상대가 호의적으로 나왔다 하더라도 내심으로는 무척 거절하는 것이다. 나의 영역은 내가 알아서 처리하며 타인의 도움을 받는다는 것은 나의 무능을 스스로 인정하는 격이라고 생각한다. 이러한 보이지 않는 규칙을 이들은 예의라고 생각한다. 자신과 상대가 모두 갖추어야 할 예의인 것이다. 이러한 예의가 타파되면 질서가 파괴되는 것이라고  여기며 자신의 영역이 침해당했다고 생각되었을 때 중국인은 육친불인(六親不認)의 다른 반쪽의 얼굴을 보여줄 것이다. 흉악하고 잔인한 것이다.
11    11. 회색의 중국인3: 차부우-둬어(差不多) 댓글:  조회:1310  추천:37  2010-08-12
주성화의 중국문화풍경11회색의 중국인3: 차부우-둬어(差不多)(11)중국인은 성격적으로 완미함을 추구하는 경향이 적다. 극단적인 양극을 싫어하는 모습이 가끔 나타난다. 좋은 쪽으로는 지나치게 훌륭한 것을 꺼리며 또 나쁜 쪽으로는 극도로 험한 것도 원하지 않는다. 무엇 일이든 ‘差不多’ - ‘비슷’하면 된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이들은 옷차림에서 있어서도 지나치게 유행 멋을 따르지 않으며 그렇다고 해서 너무 초라하게 하고 다니지도 않는다. 남들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면 그 이상이하의 요구는 거의 없다차부우-둬어(差不多)의 글자 뜻은 너무 많은 차이가 나지 않는다, 그럭저럭 괜찮다는 것이다. 어떤 경우에는 ‘훌륭하다’는 찬양의 뜻도 내포한다. 우리말의 ‘비슷하다’와 통한다. 예로 1킬로그램을 기준하고 하면 일정한 오차범위인 0.05-0.1킬로그램 정도는 접수할 수 있다는 뜻이다. 물론 이렇게 해석하면 당연히 한국인도 납득이 가능하지만 숫자를 떠나 실생활에서 활용하려면  엄청 긴 시간이 필요할 것이다.  우스개 하나 있다. 아버지가 아들에게 숙제했는가 물어본다. 아들이 ‘差不多’ - 비슷하다고 답하자 아버지는 그렇게 대답하지 말고 준확하게 말하라고 한다. 아들이 이미 다 완성했다고 하자 아버지는 ‘그럼 그렇겠지’, ‘잘 했다’는 표현으로  ‘這才差不多’-쩌어 차이 차부우 뒤어-라고 답한다. 쇼핑가서 흥정을 한다고 하자. 당신이 물건 값을 물어보면 물건주인은 ‘차부우-둬어’면 판다고 한다. 한자 그대로 해석하면 비슷하면 된다는 뜻이다. 하지만 확실하게 얼마란 말인가? 그렇다고 싸게 값을 부르면 중국인은 절대 응하지 않을 것이다. 이들은 자신이 받을 것은 다 받아내면서도 표현에 있어서는 상대에 주도권을 주면서 상대를 흐뭇하게 하는 천부적인 장사기교를 갖고 있다.또 어떤 일을 하여도 우선 자신을 편안하게 하는 전제에서 ‘차부우-둬어’면 된다고 생각한다. 큰 시행착오 없이, 타인에게 해를 끼치지 않고 내가 할 일이나 말은 최저한도로, 남의 꾸지람을 받지 않을 정도로 하는 것을 원칙으로 간주한다. 또 직장에서 상사도 하급에게 이렇게 요구하고 있는 것이다. 악인에 대한 평도 그렇다. 어느 정도는 용인하는 관대한 모습이다. ‘차부우-둬어’-비슷하다-면 되지 하필 그렇게까지(극단으로) 밀어부칠 필요가 뭔가 하는 태도이다. 그렇지 않으면 ‘구급도장(狗急跳墻)’-개도 급하면 담장을 뛰어 넘는다-하니 내가 상처를 받을 수도 있는 것이다. 그러기에 ‘궁구막추窮寇莫追’- 궁지에 몰린 적은 뒤쫓지 마라-하여야 한다. 우리가 중국인과의 사교에서 한국인의 일처리 방식대로 요구하면 중국인은 부담을 느낄 것이며 엄청난 스트레스를 받는다고 생각하면서 상대를 원망하며 멀리할 것이다. 이런 것이 한국인이 바라는 결과가 되어서는 안 된다.
10    10. 회색의 중국인2: 마마후후(馬馬虎虎) 댓글:  조회:2072  추천:41  2010-08-09
주성화의 중국문화풍경10회색의 중국인2: 마마후후(馬馬虎虎)(10) 중국인이 즐겨 쓰는 또 하나 단어가 있는데 입버릇처럼 달고 다니는 마마후후(馬馬虎虎)이다. ‘어떻게 지내셨습니까?’하는 인사말에 ‘마마후후’라고 답한다. 깨끗이, 흠점 없이 일을 해놓고도 ‘마마후후’라고 한다. 말이란 말(馬)과 호랑이 후(虎)가 중첩된 표현인데 원 뜻인즉 ‘대충대충’, ‘그럭저럭’으로서 ‘나쁘지 않다. 썩 좋지도 않다’라는 의미지만 긍정적인 면이 짙다. 부정적인 면에서 표현할 때 중국인은 ‘마마후후’라고 하는 것이 아니라 ‘뚜이-푸(對付)’ 또는 ‘처우-허(奏和)’라는 표현을 쓴다. 달갑지 않지만 이대로 유지하며, 아쉽지만 별 뾰족한 방도가 없기에 현 상태로 지낸다는 뜻이다.말(馬)은 중국인이 일상에서 매우 많이 쓰이는 단어이다. ‘채옹실마(寨翁失馬)’, ‘주마관화(走馬觀花)’, ’용마정신(龍馬精神)‘, ’노마식도(老馬識途)‘은 중국인이 애용하는 사자성구이며 호랑이(虎) 역시 중국인들이 용과 함께 숭배하는 동물의 일종이다. 호랑이에 관한 사자성구 ‘호변용증’(虎变龙蒸), ‘호보용행’(虎步龙行), ‘호당호제’(虎党狐侪), ‘호시탐탐’(虎视眈眈) 등도 중국인은 익숙하다. 이러한 말과 호랑이를 함께 병행하여 ’마마후후‘라 함은 이것도 되고 저것도 된다는 회색표현인 것이다. 일종의 모호한 개념으로서 일정 정도가 되면 그만이지 확실히 갑과 을를 명확히 구분할 필요가 없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중국인은 이러한 표현을 일상사유에까지 끌고 다닌다. ‘난득호도(難得糊塗)’란 말은 중국 강남7괴 한사람으로서 참대(竹)를 그리기에 유명한 쩡빤쵸오(鄭板橋-정판교)의 명언인데 허다한 일에서 눈을 감고 모르는 것처럼 짚고 넘어가라는 지혜를 가리키는 말이다. 지금도 ‘난득호도’라는 액자를 서재나 객실에 걸어놓은 중국인을 가끔씩 볼 수 있다. 이러한 처세의식은 한국인들이 무엇이든 철저히, 깨끗이 밝히고 해명하려는 확실한 태도와는 어느 정도의  거리가 생기는 것이다. 또 이러한 차이는 정치에 대한 국민의 태도에서 가장 선명하게 나타나고 있다. 또 마음속으로 아는 것을 구지 입으로 다  표현할 필요는 없는 것이다. 거친 말은 상대에게 닿으면 상처를 주기 마련이다. 각자는 서로의 장단점이 있으며 옳고 그름은 칼로 물 베듯이 확실하게 가릴 수가 없는 것이다. 문화적인 배경에 따라 중국인과 한국인이 모순을 대하는 태도와 해결하는 방식에는 차이가 있다. 중국인에게 있어서 결과가 중요하지 수단이 중요한 것이 아니다.
9    9.회색의 중국인1: 하이-싱 (還行) 댓글:  조회:1331  추천:28  2010-08-04
주성화의 중국문화풍경9회색의 중국인1: 하이-싱 (還行)(9)2007년 6월 10일자 중국 ‘21세기경제보도’에 따르면 중국개혁기금회 국민경제연구소에서 전국도시주민수입에 관한 연구과제를 완성하였는데 중국도시주민국민수입 중 공식통계에 들어가지 않은 회색수입이 4.4만 억 위안이라 한다. 회색(灰色)은 소리가 없는 색상으로, 모든 것을 포용할 수 있고 잠재력이 무궁하고 탄성이 있는 느낌을 주는 것으로 해석된다. 중국인은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불확실한 회색표현을 즐겨 쓴다. 듣는 이로 하여금 그렇다할 판단을 내리기 어렵게 만든다. 회색(灰色)적인 것이다. 마치 안개 속 숨어있는 먼 산과 같아 좀처럼 ‘여산(廬山, 강서(江西)성 구주(九州)시에 위치. 중국의 5대 명산 중 하나로 사마천의 ’사기(史記)‘에 기록되었음)의 진면모를 알 수 없게 만들어버린다. 중국인들은 사건이나 사물에 대한 자신의 견해를 말할 때 ‘하이-싱(還行)’이란 단어를 가장 많이 쓴다. 한국어로 해석하면 ‘괜찮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이 표현은 한국인에게 있어서는 받아들이기 무척 힘든 것이다. 한국인의 시각으로 보면 ‘괜찮다’는 표현에는 불만족을 나타내는 성분이 더욱 짙은 것이다. 우리는 좋으면 좋다고 표현하는 습관이 있다. 직설적인 것이다. 중국인은 그렇지 않다. ‘하이-싱’이란 좋다는 뜻도 있고 나쁘다는 부정적 함의도 있다. 경우에 따라 틀린 것이다. 어떤 경우 이들은 훌륭하다는 긍정적인 감정을 하이-싱이라 표현한다. 즉 우수하고 마음에 든다는 뜻이다. 하지만 경우에 따라 결함이 있으나 그래도 두루두루 넘길 수 있다는, 약간은 부정적인 색채가 스며있다. 즉 칭찬이나 동의를 표시하는 것이 아니라 너무 차하지 않다는 부정적인 표현이다. 나의 물음에 중국인이 ‘하이- 싱’하고 답했을 때 명확하게 안겨오지 않으면 ‘또디 쩌머양?’ (到底怎痲樣?) 즉 도대체 어떻단 말이야? 만족이냐 불만족이냐 하고 재차 물어봄이 똑똑한 처사인 것이다. 특히 중국인과의 접촉 경험이 적은  이들이 우리의 습관대로 중국어를 이해하면 시행오차가 생기기 마련인 것이다.중국인과의 접촉에서 우선 언어적인 표현보다는 성격적인 면에, 그 성격의 내면 밑바닥에 스며있는 문화적 기질에 신경을 써야 그 뜻을 제대로 이해할 수 있는 것이다. 중국이란 이름 자체가 (세상의) 중심에 있는 국가라는 뜻이며 이는 국민의 의식에 자아중심의 사유방식으로 정착되는 것이다. 내가 중심이 되려면 우선 타인의 무리에서 자신을 보호하고 상처받지 않게 변장해야만 했다. 그 비결이 남들 앞에서 자신을 모호하게 표현하는 것이다. 따라서 상대에게 모호한 입장을 보이면서 상대의 정확한 판단력을 억제하여 결국은 자신을 보호하는 것이다.  
8    8.예는 많이 갖출수록 좋아: 화기생재(和氣生財) 댓글:  조회:2313  추천:88  2010-08-03
주성화의 중국문화풍경8예는 많이 갖출수록 좋아:  화기생재(和氣生財)(8) 중국의 경전 사서오경에는 예경(禮經)이 있다. 예가 중국인에게 얼마나 중요한 위치에 있는가를 보여주고 있다. 쿵즈(孔子)의 ‘극기복예‘(克己復禮)-자기를 억제하고 예를 복원하여(남을 다스리다)-는 유교의 가장 기본적인 본질을 말해주는 글이다. 중국은 상하 오천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예의지방(禮意之邦)이다. 중국인이라면 거의 모두가 유구한 역사로 하여 자부심을 느낄 것이며 또 현실생활에서 우리는 이들의 ‘버릇없는’ 언어와는 달리 예절의 중요성을 수시로 느낄 수 있다. 중국인의 예절은 단순한 표현에 머문 멋이나 장식품이 아니라 인간관계, 나아가 사업의 성패와 직접 연계되어 있는 성공의 키이다. 화기생재(和氣生財)라는 사자성구가 있다. 돈을 벌고 모으려면 우선 너와 내가 화목해야 된다는 뜻이다. 우리말의 “가화만사흥(家和萬事興)”이란 가훈과 거의 같은 뜻으로 풀이된다.너와 내가 화목하자면 우선 서로의 예절을 갖추어야 한다. 예다인부괴(禮多人不怪), 즉 예절은 아무리 많아도 과분하지 않다는 뜻으로 예절 갖춘 사람은 나무람 받지 않는다는 것이다. 중국인은 아무리 불리한 환경에서도 상대의 인격을 공격하지 않으며 일단 인격을 공격하겠다고 생각하면 상대와의 향후 모든 거래를 끊기로 작심할 때만 가능한 것이다. 상대를 원쑤로 간주하는 것과 다름이 없거니 향후의 화목은 거의 불가능한 것이다. 액은 입에서 튕겨나온다는 뜻으로 “화종구출”(禍從口出)는 이런 경울를 두고 이르는 것이다.상대와 협상장에서 마주한다고 가정하자. 상대가 상식에 어긋나는 지나친 요구를 제기할 때가 빈번하다. 중국인은 돈과의 거래에서는 한 푼이래도 얼굴 붉히며 다툰다. 이들은 이런 행위를 매우 정상적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이 또한 뭉치 돈을 벼르고 뛰어다니는 우리와는 색다른 점이다. “이 정도 상식쯤은 당신도 알고 계시리라 믿습니다.“라는 말과 ” 이 정도 상식도 당신은 모르고 있습니까? “라는 말은 상반된 결과를 초래하게 된다. 전자는 자신의 상업적 의도를 전달하면서도 상대의 위상을 존경하였기에 담판의 기회를 남겨두었지만 후자의 발언은 아예 상대의 인격을 내리 까는 모욕적인 행위로 간주되기에 이는 담판 파행의 직접적인 근원으로 될 수 있는 것이다. 이번의 교섭이 실패로 막을 내릴 뿐만 아니라 상대와의 향후 모든 교역도 꿈꾸지 말아야 할 것이다. 예의를 지키지 않았기에 서로의 화목이 깨여졌기 때문이다. 한번 깨어진 그릇은 아무리 복원하여도 흠이 남기 마련이다. 흠이 있는 그릇은 버리는 것이 상책이다. 예의를 지키는 것은 상대를 높이 모시기 위한 것이지만 결국은 나 자신을 위한 것이다.
7    7.중국인의 입버릇: 때와 장소 없이 ‘호우’ (好) 댓글:  조회:1492  추천:47  2010-07-29
주성화의 중국문화풍경7중국인의 입버릇: 때와 장소 없이 ‘호우’ (好)(7) 한국에서 받은 가장 큰 충격의 하나는 지금은 우방인 중국에 대하여 너무나도 무지하다는 점이다. 한민족은 중국인과의 역사적인 유대를 바탕으로 불가분의 공동체를 이어가는 현시점에 있다고 하여도 과언이 아니다. 북한이 중국 동북의 제4성이 된다는 우려나 한국이 무르익은 사과처럼 중국이란 광주리에 곧바로 떨어질 수 있다는 목소리도 어느 측면에서는 이러한 관계를 우려하는 목소리이다. 서로가 돕고 공동 발전하는 것은 당연 호사이지만 상대를 모른다는 것은 언제 어디에서는 조만간 시끄러움과 불행을 낳을 것이다. 즉 호사다마(好事多磨)인 것이다.    대다수 한국인은 좋을, 화목할 호(好)자를 알고 있을 것이다. 계집(女)변에 아이 자(子)라, 여인이 아이와 함께 있는 모습, 기분이 좋지 않을 리 없다. 한국인들이 알고 있는 “호우”의 기본 뜻이다. 즉 “좋다, 된다. 훌륭하다”는 최종적인 판단이다. 하지만 “호우”는 또 다른 뜻이 있다. 4성조로 발음하면 “즐기다”는 뜻이다. 즉 어떤 사물이나 사람 또는 견해에 대하여 반대하지 않는다, 호의가 있다는 것으로 표현된다. 중국인은 아무리 좋은 일에 대해서도 즉석에서 판단을 내리지 않으며 설상 내렸다하더라도 타인에게 인차 알려주지 않는 것이 통례이다. 만만디(慢慢地), 최후단계까지 기다리며, 일단 이변이 생기면 자기의 손실을 최대한으로 줄여야 되기 때문이다. 우리가 천천히 익히면서 처츰처츰 배울만한 처세술이다. 중국인과 거래하노라면 “호우”라는 말을 쉽게 듣게 된다. 중국인들 역시 입버릇처럼 “호우”를 달고 다닌다. 타인에게 피해를 주지 않으며 또 나의 체면도 구겨질 것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해관계가 얽힌 일에서 우리는 중국인들의 “호우”라는 말을 무작정 “좋다”, “된다.”, “그렇게 하자”라는 최종 결정으로 받아들일 수 없는 것이다. 특히 금전과 관련된 일에서는 쉽게 중국인의 “호우”에 대하여 판단을 내리지 말아야 한다. 진일보로 되는 문의와 이들의 태도에 대한 확답을 받아내야 한다. 호우라 말하니 감사하지만 다음 절차는 어떻게 진행하고 나중에는 어느 정도에서 마무리 지으며 세부상황은 어떻게 조절, 처리하겠는가? 심지어 최종 결재는 어떤 방식, 어느 시점에서, 더 나아가 결재 받은 나중에 ‘뒤처리’는 어떻게 하겠는가 하는 것까지 확답을 받은 후에야 진정한 “호우”가 되는 것이다.   “급하면 더운 두부 못 먹는다.”는 말과 같이 느리면서도 빠른 중국인의 변증법을 명기함이 우리에게는 도움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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