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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시인 - 에즈라 파운드
2015년 03월 21일 21시 43분  조회:3237  추천:0  작성자: 죽림

에즈라 파운드

1885 - 1972

영시와 산문에서 모더니스트적 혁신을 불러일으킨 에즈라 파운드는 제2차 세계대전 직후의 몇 년을 제외하고는 줄곧 유럽에서 살았다. 그러나 시인으로서뿐만 아니라 다른 시인의 후원자로서 20세기의 미국시에 미친 그의 영향은 대단하다. 장시 〈칸토스 The Cantos〉(1925~59)는 지금까지도 논란을 일으키고 있는 대작이다.

 

찻 집

 

그 찻집의 소녀는

예전만큼은 예쁘지 않네.

 

8월이 그녀를 쇠진케 했지.

예전만큼 층계를 열심히 오르지도 않네.

 

그래, 그녀 또한 중년이 되겠지.

우리에게 과자를 날라줄 때

풍겨 주던 청춘의 빛도

 

이젠 더 이상 볼 수 없겠네.

그녀 또한 중년이 되겠지.

 

 

 

인 사

 

 

오 철저히 점잔빼고

철저히 거북한 세대여,

 

나는 어부들이 햇빛 속에 소풍가는걸 보았고,

그들이 지저분한 가족들과 함께 있는 걸 보았고

 

이 다 드러낸 그들의 웃음을 보았고

본때없는 웃음소릴 들었다.

 

그리고 나는 너보다 행복하고

그들은 나보다 행복했다;

 

고기는 호수에서 헤엄치는데

옷조차 갖지 않았다.

 

 

 

 

소 녀

 

 

나무가 내 손으로 들어오니.

수액(樹液)이 내 팔로 올라왔네.

 

나무가 내 가슴 속에서

아래를 향해 자라니,

 

가지들이 나에게서 뻗어 나오네.

두 팔처럼.

 

 

너는 나무,

너는 이끼,

 

바람이 그 위를 스쳐가는

오랑캐꽃들. 너는,

너는 어린이 - 그렇게도 키가 큰 -

 

세상 사람들에겐 이 모든 것들이

어리석어 보이겠지만.

 

 

 

지하철 정거장에서

 

 

군중 속에서 유령처럼 나타나는 이 얼굴들,

까맣게 젖은 나뭇가지 위의 꽃잎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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