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최후의 한 넋(외2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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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어물쩍 슬커덩 톱장이들 잔치판이다가
응근짝 어슬렁 도끼장이들 푸줏간이다가
한 이파리 쓰러질 때…
그 어느 날 늦은 오후,
왈칵벌컥 고갈되여가는 눈,
코, 비영비영 문드러져가고 있슈
흐물흐물 황들여져가는 귀,
입, 웅성웅성 흐너뜨려져가고 있슈
히룽히룽 도난당하고 있는 알,
그리고, 모든것,-...
또…
어물쩍 슬커덩…
응근짝 어슬렁…
재 너머너머
또 다른 한 이파리무리들 쓰러질 때
그 어느 날 찰나,
사슬과 사슬들이 끊히는 소리
소소리 생아우성으로 철철 나붓기고
저 드넓은 하늘도 구멍 펑 뚫려져
시허연 소금밭 뒤집어쓰고 있슈
해달별 초침 헝클어져 지지콜콜 앓고
티끌 실컷 먹고 북망산에 오르고 있슈
그 어느 날 새벽녘,
최후의 한 넋과 이파리 쓰러질 때…
앗,- 도롱이가에서 폴짝폴짝 뛰놀며
개굴개굴 구성지게 윤흐르며 울어대던
성스러운 논두렁 청개구리들은?!…
—오늘도, 당신의 날씨는,-
모두들 무사함둥…
비술나무타살사건, 그리고…
수양버들골목은 숨박꼭질하다
줄무늬하며 달려오고
소나무골목도 외발뜀놀이하다
리듬결로 달려오고
백양나무골목도 소꿉놀이하다
잔물결로 달려오고
울 외삼촌 눈곱만한 신수리부를
켜켜이 뿌리치고 달려와
어깨친구 흥얼흥얼 하는
비술비술 비술나무골목,-
이파리 움트는 소리
색바람 다 쫓아먹기전
새소리와 함께 억장 너머
파아랗게 들려오던 골목,-
열두폭치마저고리 정다운 손톱여물과
두루마기들의 풋풋한 발자국소리도
새하얗게 번져가고 번져오던 골목,-
보리밭 꺼이꺼이 꿰질러 달려온
돌담길 사이 사이로
가지 가지마다의 애환과 함께
별빛 달빛 해빛 천만억겁
올망졸망 걸어놓던 골목,-
얼쑤,- 오늘, 백여년 세월네월
파아란 꿈자락 쓸어진다
향기로운 사과배를
뒷골목으로 시집 보낸채
둥기당당 가야금 열두가락
억박자로 끊힌채
들숨과 날숨,
저 그늘과 저 티끌마저도
애처로이
애처로이
새까맣게 너부러진다…
후유,- 아름드리 명운 서리고 서린
비술나무 나이테 음반에서
유구한 해란강 전설과
그 궤적의 광음과 함께
애달피
애달피
장송곡으로 흘러나오는 이때,
뭇새들과
뭇잡소리들과
뭇티끌들과 함께
새하야니
새하야니
골수없는 철부지 라침판 찾는라
너, 나, 그,-
처절히 처절히 갈팡질팡 하고 있는,
바로 이때…
—당신들의 들숨과 날숨,-
모두들 무사함둥…
향음별곡
이 강,
저 강,
두루마기 가랭이에서
서러이 서럽게 털어버리다
이 산,
저 산,
열두폭 쪽지게에서
한스레이 한스럽게 내려버리다
햇발도 열두발짜리 막치기-버빡골
달발도 열두발짜리 막치기-버빡골
별발도 억만겁짜리 막치기-버빡골
개꼬리같은 조이삭이다가
애기밥통같은 감자무우이다가
명태눈알같은 보리쌀이다가
시래기토장국 구수히 불러 모음이다가
또개걸윷모뒷똘 얼쑤 쾌지나칭칭이다가
건너 건너
넘어 넘어
하아얀 백토길 휘익- 휙- 둘러
흑토벽 꿰지러 옮아 옮아
새하야니
새하야니 나붓기다...
저 성스러운 나붓김속,
너머,ㅡ
옥좌(玉坐)도 밉다 미워
옥관(玉冠)도 싫다 싫어
옥쇄(玉璽)도 더더욱 가거라
...
그립다
그리워
또
다시 한번
그렇게도 찬란했던
버빡골의 씨알밤과 함께 살고지고...
ㅡ버빡골님들,-
모두들 무사함둥...
<<흑룡강신문>>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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