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www.zoglo.net/blog/kim631217sjz 블로그홈 | 로그인
시지기-죽림
<< 11월 2024 >>
     12
3456789
10111213141516
17181920212223
24252627282930

방문자

조글로카테고리 : 블로그문서카테고리 -> 문학

나의카테고리 : 文人 지구촌

[안녕?- 이 아침 따끈따끈한 詩 한잔]- 인사
2016년 03월 11일 06시 48분  조회:3446  추천:0  작성자: 죽림

수도 없이 써 온 단어가 낯설어질 때가 있어요. 대개 그것을 깊이 생각하게 될 때 그래요.

 

깊이 생각하면 뒤척임도 깊어져요. 뒤척임이 깊어 생각이 깊어지는 것이기도 하겠지요. 단어를 들여다보면 담긴 것과 담고 싶은 것이 보여요. 우물 같아요. 안이 자꾸 궁금해져요. 한 단어 앞에 문득 멈추게 하는 시가 있어요. 이 시가 그래요.

인사. 가장 많이 건네는 자세예요. 말로, 목소리 없는 문장으로 건넬 때도 인사에는 자세가 들어있지요. 물론 생긴 모양도 뜻도 그러하지요. 시인은 인사를 말하지만 실은 시를 말하고 있어요. 반갑고 정답고 맑은 것이 시라고. 또 시를 얘기하지만 실은 인사 얘기예요. 세상일들과 사물과 마음들에 건네는 것이 인사라고. 그러니까, 인사가 아니면 시가 아니고 시가 들어있지 않으면 인사가 아니라는 것이지요. 인사에는 시가, 시에는 인사가 담겨야 한다는 것이지요.

주로 사람에게 인사를 건넸어요. 세상일들과 사물과 마음들에 건네는 것이 인사인데 말이죠. 사람에 대고 열심히 인사했지만 마음은 미처 못 보았어요. 세상일들에 나름의 인사를 건넸다고 생각했지만, 이 시인의 ‘모든 건 꽃핀다’에서처럼, “너의 고통에도 불구하고/내가 꽃피었다면?/나의 괴로움에도 불구하고/네가 꽃피었다면?” 까지 살펴 들어가는 자세를 만들지 못했어요. 이런 곳에 살아있는 ‘눈짓’이 생겨날 리 만무죠.

반갑고 정답고 맑은. 지극히 간명한 단어들을 한참 뒤척였어요. 넘치지도 모자라지도 않게, 즉 정확하게 라는 것이죠. 안과 밖이, 앞과 뒤가 서로를 비출 때까지 맑아지는 것. 넘치면 좋은 줄 알았죠. 마음까지 파묻혀요. 흘러 넘쳐요. 그러고 보면 언제보다는 어떻게가 먼저인 인사, 참 어려운 것이에요.

인사가 너무 많아졌어요. 잠시 메일도 SNS도 멈추고(물론 이모티콘도요) 곰곰 생각해봐야겠어요. 인사 건네고 싶은 세상일과 사물과 마음들을요. 정답고 반갑고 맑은 자세가 서투르게나마 생겨날 때까지요.

/이원 시인

 

[필수입력]  닉네임

[필수입력]  인증코드  왼쪽 박스안에 표시된 수자를 정확히 입력하세요.

Total : 2283
번호 제목 날자 추천 조회
803 詩는 시인의 눈에 비친 그림 2015-12-31 0 3660
802 詩의 징검다리는 어디?... 2015-12-31 0 3995
801 詩의 생명력 /// 난해시에 대하여 ///난해시 사랑 2015-12-31 0 3947
800 詩에서의 상징주의 2015-12-31 0 4433
799 극단적 미래파 詩는 사기... 2015-12-31 0 4430
798 난해함 대신 일상 파고드는 시쓰기... 2015-12-31 0 3899
797 삶속에서 게으름 피우며 詩라는 배에 타보라... 2015-12-31 0 3796
796 동시창작은 다양화되여야 한다 /// 창작은 모방인가? 2015-12-30 0 3708
795 윤동주는 우선 동시인 2015-12-30 1 4276
794 중국조선족아동문학의 선구자 - 채택룡 2015-12-30 0 4197
793 유일한 황제는 아이스크림 황제다 /// 경청 - "길 하나 보인다..." 2015-12-28 0 4169
792 <<현대시 100년 詩의 계보>>를 위하여... <<로시인, 詩를 고발하다>>를 추천하매... 2015-12-28 0 3910
791 <<다시 대표작으로 보는 현대시>>시리즈를 일단락 마치며 - <<절실한 한마디>>를 추천한다... 2015-12-27 0 4227
790 윌리엄 불레이크, /// 칼 크롤로브 시해설 2015-12-10 0 6373
789 詩를 <<쉽게>> 짖자... / 좋은 시를 쓰기 위한 자기 점검 2015-12-10 0 4115
788 로신과 한국 2015-12-05 0 4928
787 천재시인 - 李白의 음주시 연구 /// 술과 시인 2015-12-05 0 5332
786 남영전의 토템시 연구 2015-12-05 0 5295
785 민족시인 심련수 유작시의 정리와 출판을 두고 / 그의 대표작 시 해설 2015-12-05 0 4865
784 중국 조선족 문학의 흐름과 전개과정 2015-12-05 0 4253
783 중국 조선족 한글문학의 현황과 과제 2015-12-05 0 4808
782 중국 조선족의 文學地圖 다시 그려야 2015-12-05 0 4380
781 중국 력사상 가장 영향력이 컸던 詩 10首 / 초현실주의 대하여 2015-12-04 0 4147
780 한국 문단의 <<4대 비극>> /// <락서> 시모음 2015-12-03 1 4661
779 중국 조선족 시단의 奇花異石 - 한춘詩論 2015-11-21 0 4712
778 詩碑의 喜悲쌍곡선 2015-11-13 0 4574
777 詩人共和國, 碑共和國 2015-11-13 0 4408
776 詩碑가 是非로 되지 않기까지의 詩碑로 되기... / 詩를 고발하다... 2015-11-13 0 4727
775 詩碑 是非 ㅡ 세상보기 2015-11-13 1 4594
774 是非의 나라, 詩碑의 나라 2015-11-13 0 5195
773 詩碑의 是非 2015-11-13 0 4401
772 시를 지을 때 비법은? / 시와 련애하는 법 2015-11-11 0 4905
771 선생은 詩 읊기를 좋아하지 않습니까... 2015-11-11 0 4978
770 고로, 난 시인이 아니다! 2015-11-09 0 5305
769 하늘 저 켠을 공연스레 볼 뻔하였다... 시는 시적인것. 2015-11-06 0 4358
768 사랑 詩 10수 / 가슴으로 하는 詩 2015-11-06 0 4462
767 "온몸시론" 2015-11-06 0 4211
766 시는 언어를 통한 언어 파괴의 자화상이다...?! 2015-11-06 0 4589
765 참된 령혼이 시인을 만든다... 2015-11-06 0 4595
764 이미지즘과 한국詩 2015-11-06 0 4458
‹처음  이전 33 34 35 36 37 38 39 40 41 42 43 다음  맨뒤›
조글로홈 | 미디어 | 포럼 | CEO비즈 | 쉼터 | 문학 | 사이버박물관 | 광고문의
[조글로•潮歌网]조선족네트워크교류협회•조선족사이버박물관• 深圳潮歌网信息技术有限公司
网站:www.zoglo.net 电子邮件:zoglo718@sohu.com 公众号: zoglo_net
[粤ICP备2023080415号]
Copyright C 2005-2023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