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www.zoglo.net/blog/kim631217sjz 블로그홈 | 로그인
시지기-죽림
<< 11월 2024 >>
     12
3456789
10111213141516
17181920212223
24252627282930

방문자

조글로카테고리 : 블로그문서카테고리 -> 문학

나의카테고리 : 文人 지구촌

[안녕?- 이 아침 따끈따끈한 詩 한잔]- 인사
2016년 03월 11일 06시 48분  조회:3438  추천:0  작성자: 죽림

수도 없이 써 온 단어가 낯설어질 때가 있어요. 대개 그것을 깊이 생각하게 될 때 그래요.

 

깊이 생각하면 뒤척임도 깊어져요. 뒤척임이 깊어 생각이 깊어지는 것이기도 하겠지요. 단어를 들여다보면 담긴 것과 담고 싶은 것이 보여요. 우물 같아요. 안이 자꾸 궁금해져요. 한 단어 앞에 문득 멈추게 하는 시가 있어요. 이 시가 그래요.

인사. 가장 많이 건네는 자세예요. 말로, 목소리 없는 문장으로 건넬 때도 인사에는 자세가 들어있지요. 물론 생긴 모양도 뜻도 그러하지요. 시인은 인사를 말하지만 실은 시를 말하고 있어요. 반갑고 정답고 맑은 것이 시라고. 또 시를 얘기하지만 실은 인사 얘기예요. 세상일들과 사물과 마음들에 건네는 것이 인사라고. 그러니까, 인사가 아니면 시가 아니고 시가 들어있지 않으면 인사가 아니라는 것이지요. 인사에는 시가, 시에는 인사가 담겨야 한다는 것이지요.

주로 사람에게 인사를 건넸어요. 세상일들과 사물과 마음들에 건네는 것이 인사인데 말이죠. 사람에 대고 열심히 인사했지만 마음은 미처 못 보았어요. 세상일들에 나름의 인사를 건넸다고 생각했지만, 이 시인의 ‘모든 건 꽃핀다’에서처럼, “너의 고통에도 불구하고/내가 꽃피었다면?/나의 괴로움에도 불구하고/네가 꽃피었다면?” 까지 살펴 들어가는 자세를 만들지 못했어요. 이런 곳에 살아있는 ‘눈짓’이 생겨날 리 만무죠.

반갑고 정답고 맑은. 지극히 간명한 단어들을 한참 뒤척였어요. 넘치지도 모자라지도 않게, 즉 정확하게 라는 것이죠. 안과 밖이, 앞과 뒤가 서로를 비출 때까지 맑아지는 것. 넘치면 좋은 줄 알았죠. 마음까지 파묻혀요. 흘러 넘쳐요. 그러고 보면 언제보다는 어떻게가 먼저인 인사, 참 어려운 것이에요.

인사가 너무 많아졌어요. 잠시 메일도 SNS도 멈추고(물론 이모티콘도요) 곰곰 생각해봐야겠어요. 인사 건네고 싶은 세상일과 사물과 마음들을요. 정답고 반갑고 맑은 자세가 서투르게나마 생겨날 때까지요.

/이원 시인

 

[필수입력]  닉네임

[필수입력]  인증코드  왼쪽 박스안에 표시된 수자를 정확히 입력하세요.

Total : 2283
번호 제목 날자 추천 조회
603 <어머니> 시모음 2015-06-17 0 5312
602 <냉이> 시모음 2015-06-17 0 4433
601 <아버지> 시모음 2015-06-17 0 4789
600 칭키스칸 되다 2015-06-17 0 3881
599 다시 이육사를 읽다.... 2015-06-17 0 4578
598 애송시 6 2015-06-16 0 6056
597 애송시 5 2015-06-16 0 5591
596 애송시 4 2015-06-16 0 4634
595 애송시 3 2015-06-16 0 4974
594 애송시 2 2015-06-16 0 5864
593 애송시 1 2015-06-16 0 10069
592 꽃, 상징사전 2015-06-16 0 4523
591 시와 방언 2015-06-15 1 4451
590 "ㄱ" 시모음 2015-06-15 0 6847
589 "ㄴ" 시모음 2015-06-15 0 6073
588 "ㄷ" 시모음 2015-06-15 0 6007
587 "ㄹ" 시모음 2015-06-15 0 4008
586 "ㅁ" 시모음 2015-06-15 0 5596
585 "ㅂ" 시모음 2015-06-15 0 7537
584 "ㅅ" 시모음 2015-06-15 0 8775
583 "ㅇ" 시모음 2015-06-15 0 10071
582 "ㅈ" 시모음 2015-06-15 0 6326
581 "ㅎ" 시모음 2015-06-15 0 5755
580 "ㅌ" 시모음 2015-06-15 0 3956
579 "ㅊ" 시모음 2015-06-15 0 5446
578 "ㅋ" 시모음 2015-06-15 0 4571
577 김용택 시 2015-06-15 0 4461
576 짧은 시 모음 2015-06-15 1 18491
575 오늘도 시공부하기 2015-06-15 0 4842
574 시공부하기 2015-06-15 0 5467
573 시제목이 긴 인상적인 시, 그리고 그 외 시 2015-06-15 0 4331
572 "ㅍ" 시모음, 그 외 시... 2015-06-15 0 5320
571 <성묘> 시모음 2015-06-14 0 3653
570 시조쓰기 외우기 추고하기 2015-06-14 0 4209
569 墨梅의 香氣 2015-06-12 0 4235
568 1월 ~ 12월 詩 2015-06-12 0 4211
567 현대시조의 길 2015-06-12 0 3826
566 시적 기법 2015-06-12 0 4116
565 민중시에 대하여 2015-06-12 0 3890
564 시의 현실 참여 2015-06-12 0 3705
‹처음  이전 38 39 40 41 42 43 44 45 46 47 48 다음  맨뒤›
조글로홈 | 미디어 | 포럼 | CEO비즈 | 쉼터 | 문학 | 사이버박물관 | 광고문의
[조글로•潮歌网]조선족네트워크교류협회•조선족사이버박물관• 深圳潮歌网信息技术有限公司
网站:www.zoglo.net 电子邮件:zoglo718@sohu.com 公众号: zoglo_net
[粤ICP备2023080415号]
Copyright C 2005-2023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