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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타닉호는 침몰되지 않았다...
2016년 10월 20일 00시 13분  조회:2461  추천:0  작성자: 죽림

둘의 융합


ㅡ(타이타닉호 침몰에 관한 시)

 

                               토머스 하디(Thomos Hardy ㅡ1840~1928)

 

 

바다의 고독 속에

인간의 허영으로부터 깊이, 그녀를 설계한

삶의 오만에서 벗어나 고요히 그녀는 누워 있다.

 

강철 침실들, 불도마뱀 같은 화로의 타다 남은 장작들

차가운 해류들이 줄처럼 늘어져,

리드미컬한 조수의 수금으로 변한다.

 

풍족한 이들을 비춰주려던 거울들 위로

바다 ㅡ 벌레가 기어간다.

괴상하고, 끈끈하고, 소리없고 무심한 벌레가.

 

감각적인 사람들을 황홀하게 해 주려고

디자인된 즐거운 보석들이 빛을 잃고 묻혀 있다.

화려한 광채가 흐릿하고 까맣게 변해 숨겨진 채

 

어스레한 달 ㅡ눈의 물고기들이 근처에서

금박 입힌 기어를 응시하다가 묻는다.

" 이 자만심 덩어리가 왜 여기까지 내려온거지?".......

 

글쎄: 물가르는 날개가 달린

이 피조물을 만들다가

만물을 작극하고 추동하는 내재 의지가

 

그녀를 위해 조금 못된 배필을 준비했지

정말 휘황찬란하게 거대한 얼음형체인데

한동안 멀리 떨어뜨려 놓은 거야

 

그리고 이 맵시 있는 배가 서서히

몸집, 품위와 외모를 갖춰가는 동안,

어둡고 고요한 그 먼 곳에서 빙산도 커갔지

 

둘은 잘 어울리지 않을 것 같았어

어떤 인간도 알지 못했으니까,

훗날 역사적으로 이루어질 둘의 친밀한 결합,

 

아니 둘이지나치다가

우연히 눈이 맞아, 이내 분리된

쌍둥이가 햡쳐지듯 존엄한 대사건을 일으킬 조짐을.

 

마침내 세월의 실을 잣는 이가 말했지

"이상!" 둘 다 그소리를 듣고 극치의 순간에 도달하여

두 반구가 으르렁대며 포옹한거지.

 

(The Convergence of the Twin: Lines on the Loss of the Titani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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