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영전 평론]
내가 보는 21세기 중국조선족문학의 흐름
2014.1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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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남영전
▲ 중국조선족 저명한 시인, 전장백산문학지 남영전 사장
[서울=동북아신문] 들어가는 말
필자는 문학비평가가 아닌 시인의 신분으로 ‘21세기 중국조선족문학의 흐름’을 담론한다는 것은 분에 넘는 일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갖게 된다. 다만 중국 개혁개방의 덕을 입어 1980년부터 문학동인들과 손잡고 조선족의 산재지구에서 대형 문학지 《장백산》을 창간하여 30년을 경영해왔고 2005년부터 5년 동안《길림신문》의 직무를 겸했으며 2012년부터는 중국작가협회의 기관지 《민족문학》(조선문판)의 심독평을 하게 되다보니 조선족문단에 대해서는 나름대로의 일가견이 있는 것만은 사실이다. 이번 세미나 주최측의 부탁으로 자신의 견해를 지면에 옮겨본다. 얼마간의 참고가치가 있다면 필자로서는 더없는 기쁜 일이 아닐 수 없다.
중요한 작가의 사망이 가져다주는 충격
새천년에 들어서서 어찌된 일인지 중국조선족문단은 불행하게도 적지 않은 중요한 작가들을 잃는다.
2001년에 항일투사이고 노작가인 김학철선생(1916-2001)은 9월, 대학교수이고 문학이론과 비평가인 정판룡선생(1932-2001)은 10월, 시인이고 시비평가인 박화선생(1938-2001)은 12월, 세분이 선후로 인생을 마감하였다.
2003년부터 농촌제재로 소설창작에 활약했던 윤림호(1954-2003), 원로시인 임효원(1926-2006), 소설가 고신일(1942-2006), 소설가와 서예가인 김호근(1948-2007), 원로작가 유원무(1934-2008), 원로시인 이삼월(1933-2009), 민족의 발자취에 대한 작품을 많이 펴낸 작가 유연산(1956-2011), 노작가 이홍규(1927-2011), 아동문학가 최문섭(1942-2012), 소설가이고 문학활동가인 박성군(1945-2013), 시인이고 시비평가인 한춘(1943-2013), 노시인 설인(리성휘, 1921-2014) 등 10여명의 중요한 시인, 소설가들이 타계를 하였다.
이상 10여명의 시인, 소설가들은 조선족문단에서 영향이 비교적 큰 문인들이다. 특히 문단의 정신적 기둥이였고 작가들의 뒷심이 되었던 김학철 선생과 정판룡 교수의 타계는 조선족문학발전에 막대한 손실을 가져왔다. 그리고 시인으로서 또 시 비평을 하는 2중 신분을 지니셨던 조선족시단의 보귀한 존재이며 지난세기 90년대부터 주지시(主知詩)창작을 탐구하였고 시평에도 조예가 깊은 박화선생, 80년대 후반부터 현대시창작을 견지해왔고 시평에 활약했던 한춘선생의 타계는 조선족시단에 미봉할 수 없는 큰 충격이다. 민족의 발자취에 대한 작품을 많이 펴낸 유연산은 이미 완성한 작품보다 더 많은 양의 미완성고를 남기고 55세의 한창 나이에 타계를 했으니 조선족문단에 큰 아쉬움을 남겼다.
활기 띤 전기문학창작
21세기의 조선족문단은 전례 없는 전기문학 창작 붐이 일어난 것이 돋보인다.
그 원인을 따져보면 지난세기 80-90년대에 조선족문단의 거두인 김학철선생의 전기문학 『‘항전별곡』(흑룡강조선민족출판사, 1983년), 자서전 『최후의 분대장』(문학과 지성사, 1995년), 정판룡 선생의 회고록 『고향 떠나 50년』(1990년부터 《장백산》과 《금호문화》에 2년좌우 연재, 1997년 민족출판사 제1판, 2000년 제2차 인쇄, 1996년 연변대학출판사에서 중문판 출판.), ‘나의 아내’(2000년 《연변여성》 연재)가 조선족문단에 주는 감동과 계시가 컸었다.
그리고 젊은 작가 유연산이 21세기에 들어서서 민족의 발자취를 더듬고 역사인물을 찾는 인물전기 『불멸의 지사 유자명 평전』, 『불멸의 지사 심여추 평전』. 『불멸의 영령 최채』, 『삼인삼색의 운명』, 『산을 넘고 강을 건너』 등의 작품창작이 선두작용을 하였다.
문단의 중요한 작가들의 전기문학을 읽으면서 민족역사에 공헌이 있는 인물들의 정신에 감동을 받아 작가들은 인물전기창작에 관심을 가졌다. 사회와 문단에서 영향이 상대적으로 큰 작품들은 김호웅, 김해양의 『김학철 평전』(실천문학사, 2007.11), 이해영의 『청년 김학철과 그의 시대』(도서출판 역락, 2006. 10), 한족작가 우레(于雷)가 쓴 김학철 전기 『쇠지팽이 밑의 발자취(鐵拐下的足痕) 』(상, 하. 작가출판사, 연변인민출판사, 2013.8), 최국철의 『주덕해 평전』(민족출판사, 연변인민출판사, 2012.8), 이혜선의 『정률성 평전』(민족출판사, 연변인민출판사, 2013. 10), 한족작가 곡애국(曲愛國), 증범상(曾凡祥)의 『조남기전』(인민출판사, 2003년. 2004년 김성의 조선문으로 번역, 연변인민출판사에서 출판.), 김호웅의 『이 세상 사람들 모두 형제여라―조선족교육가 임민호』(재외동포재단, 2007년. 민족출판사 2008년), 허련순의 김진경 평전 『사랑주의』(홍성사, 2012.9), 김수영의 『중한우호의 전기인물 한성호』(흑룡강조선민족출판사, 2007.7) 등이 있다.
《장백산》잡지는 2012년 3호부터 2014년 4호까지 이혜선의 『정률성 평전』을 연재하였고 2014년 1호부터 허련순의 김진경 평전 『사랑주의』를 연재하고 있다.
《길림신문》은 2007년부터 전기인물 『중한우호의 전기인물 한성호』(김수영), 『조남기전』(김성의 번역), 『주덕해 평전』(최국철)을 연재하였고 지금은 『정률성 평전』(이혜선)연재중이다.
《길림신문》은 2013년부터 ‘중국조선족 백년 백인’ 대형계열보도를 시작하여 2014년 10월 1일까지 85인의 사적이 실렸다. 일인 일면 분양의 사적은 실상 간략한 인물전기다. 길림성 조선족 경제 과학기술 진흥총회는 2013년 7월부터 《흑룡강신문》, 《요령조선문보》, 《길림신문》, 연변TV방송국 등 국내 각 언론매체, 사회단체와 손잡고 ‘감동중국조선족걸출인물’ 평선 활동, 개혁개방 30년의 조선족사회를 점검하는 의의 있는 큰 행사를 가졌다. 그해 12월 20일, 연변TV방송국에서 선출된 20명 걸출인물시상식을 가졌고 ‘길림신문’, ‘흑룡강신문’, ‘요령조선문보’ 세 언론지는 동시에 걸출인물들의 사적을 실었는데 이 사적 역시 인물전기에 속한다. 이 두 활동의 인물사적은 모두 책자로 출판하게 된다.
전기문학창작에서 혁혁한 성과를 거둔 한 젊은 작가가 있다. 그가 바로 1965년생인 김혁이다. 김혁은 《장백산》에 연재하는 장편역사기행 ‘일송정 높은 솔 해란강 푸른 물’에 작가 강경애, 최서해, 김창걸, 화가 한락연, 아동음악가 윤극영, 민간예술인 황구연의 인물전기가 발표되었고 금년부터 ‘중국민족’에 인물시리즈 ‘소설가 김혁의 조선족 인물사’가 연재되고 있다. 60만자 분양인 ‘윤동주 평전’은 《장백산》에서 2015년 1호부터 2017년 6호까지 3년 동안 연재를 한다. 김혁은 또 청소년을 대상으로 하는 중국조선족인물전 작업에 착수하여 이미 『주덕해의 이야기』(2011), 『한락연의 이야기』(2013)를 연변인민출판사에서 출판하였고 『김학철 청소년전기』는 명년 연초에 출판하게 된다. 그리고 윤동주, 정률성, 이화림, 이홍광, 양림, 이추악, 김염, 정판룡, 김약연, 강경애, 이상설, 홍범도 등 12명의 인물 전기를 펴내려 기획, 집필중이다.
북경의 민족출판사와 연변인민출판사는 연합으로 방대한 ‘중국조선족명인평전시리즈’출판을 진행하고 있다. 유자명, 김염, 주덕해, 최채, 정률성, 석희만, 조득현 등의 평전은 이미 출판되었거나 혹은 육속 출판될 것이다.
조선족문단 전기문학창작의 뚜렷한 성과로 제10회(2008-2011)중국소수민족문학 ‘준마상’ 평선에서 김호웅은 인물전기 『이 세상 사람들 모두 형제여라―조선족 교육가 임민호』작품으로, 심승철은 인물평전 『불멸의 영령 최채』등 번역 작품으로 국가급상의 수상의 영예를 받았다.
성숙한 소설 창작
21세기에 들어서서 소설창작은 지난세기 80-90년대에 활약했던 중견작가들에 의해 지속된다. 다만 그 시기 이름을 날렸던 몇몇 소설가들의 새로운 소설작품이 보이지 않는 것이 아쉬움을 남긴다. 이와 반면에 신인들이 많이 나타나 활약하고 있는 것이 또한 특점이기도 하다.
노작가중 임원춘(1937년-), 강효근(1935-) 두 분의 소설 창작이 돋보인다.
단편소설 ‘몽당치마’로 전국 우수단편소설 상을 받은 임원춘선생은 ‘골회’ 등 여러 편의 단편소설을 간행물에 발표하였고 2012년 1호부터 《장백산》에 장편소설 ‘그날의 25시’를 연재했으며 2011년 6월에 『임원춘 소설선집』 전 5권(1, 2권 단편집, 3권 중편집, 4권 장편소설 『오랑캐령』, 5권 장편소설 『족보』)를 연변인민출판사에서 출판하였다.
지난날 이미 중단편소설집 『정신 있소』, 『꽃피는 시절』, 『둥지를 떠난 새』, 『살아 숨 쉬는 상흔』, 『객귀』, 『혼자 사는 여의사』를 펴낸 강효근선생은 새시기에 장편소설 창작에 몰두한다. 그는 토지개혁시기의 현실을 반영한 장편소설 ‘산 넘어 강’을 《장백산》에 연재를 하였고 이 작품이 《장백산》의 상을 받아 2011년 4월에 연변인민출판사에서 출판되었다. 그는 또 자신이 장기간 은행에서 사업한 경력으로 금융제재를 다룬 장편소설 ‘욕망의 한계’를 완성하여 《연변문학》에 연재하였고 2014년 3월에 연변인민출판사에서 출판을 하였다.
하련순(1955-), 이혜선(1956-)은 소설 창작에 활약한 여류작가다.
허련순은 소설창작과 극본창작을 병행하는 작가로서 21세기 첫해인 2000년 10월, 《장백산》에 연재한 장편소설 『뻐꾸기는 울어도』가 《장백산》문학상을 수상하게 되어 이 작품이 요령민족출판사에서 출판되었다. 그 후 그는 또 장편소설 『누가 나비의 집을 보았는가』를 펴냈고 장편소설 『중국색시』는 《연변문학》에 연재를 하였다. 그의 단편 ‘거미를 살려줘’, ‘사슬은 끊을 수 있는가’(중문번역)는 각기 2012, 2013년 ‘민족문학’ 소설 상을 수상하였다.
이혜선은 새천년에 들어서서 중문으로 번역된 장편소설 『빨간 그림자(紅胡蝶) 』로 제7회(1999-2001)중국소수민족문학 ‘준마상’을 받았고 장편소설 『생명』, 소설집 『푸른 잎은 떨어졌다』, 『야경으로 가는 여자』를 출판하였다. 한국에서 아동소설 『폭죽소리』, 『사과배 아이들』, 『자유 찾아 만 리길―김학철 이야기』, 장편르포 『코리안 드림』, 『코리안 드림, 그 희망과 방황의 보고서』, 『두만강의 충청도 아리랑』 등을 출간하였다.
조선족의 이민역사를 반영한 장편소설 『눈물 젖은 두만강』으로 독자들의 호평을 받았던 최홍일(1954-)은 다년간의 고심 끝에 2013년 9월, 『눈물 젖은 두만강』 속편, 대하소설 『용정별곡』(1, 2부 연변인민출판)을 세상에 내놓았다.
세천년에 들어서서 소설가 리동렬(1957-)은 왕성한 창작열정을 보여주고 있다. 그는 장편소설 《고요한 도시》(2000), 《낙화유수》(2006)를 펴낸다음 중단편소설집 《눈꽃서정》, 《토양대》 등을 출간하였다. 그는 현재 재한동포문인협회 회장, 《동북아신문》사장, 《동포문학》발행인으로 활약하고 있다.
1999년에 장편소설 『간도전설』과 소설집 『여름은 추운 계절』을 출판한 최국철(1962-)은 2010년에 장편소설 『광복의 후예들』을 출판하였다. 그리고 그는 2013년 3호 《민족문학》(조선문판)에 실린 단편소설 ‘왕씨’로 2013년 ‘민족문학’상을 수상하였다.
조선족문단에서 농민작가로 불리우는 박선석(1945-)의 소설은 백성들이 즐겨 읽는 작품이다. 그는 농촌에서 태어나 농촌에서 자랐고 농사를 지으면서 지금까지 왕성한 소설 창작을 하는 작가다. 농촌의 문화대혁명을 반영한 그의 장편소설 『쓴웃음』은 독자들의 환영을 받았고 문단에서도 높이 평가하는 작품이다. 이 작품은 《장백산》에 6 년 반 연재되었고 상, 중, 하3권으로 출판된 다음 제8회(2002-2004)중국소수민족문학 ‘준마상’을 수상하였다. 그 후 그는 또 농업합작화로부터 문화대혁명이 일어나기 직전까지의 농촌사를 다룬 『재해』를 《장백산》에 연재하였고 지금은 토지개혁 때의 농촌사를 다룬 『압록강』을 《장백산》에 연재중이다.
새천년에 들어서서 조선족문단에는 소설을 들고 나오는 새로운 얼굴들이 많이 보인다. ‘60후’의 박옥남(1963-), ‘70후’의 구호준(1972-), 조용기(1972-), 김춘택(1972-), 김금희(1979-), 박은희(1978-), 주향숙(1975-), 김영해(1975-), ‘80후’의 김서연(1983-), ‘90후’의 한영남(1997-), 박초란(1996-) 등 신인들이 점점 활약해지는 것이 기꺼운 일이다.
박옥남(1963-)의 소설창작을 두고 천상규(한영남)는 이런 비평 글을 썼다. “요즘의 몇 안 되는 조선족문학잡지와 신문들에서 박옥남은 단연 독보적인 존재이다. 그만큼 박옥남은 우리의 팔도사투리들을 능란하게 구사할 줄 아는 몇 안 되는 조선족작가이기 때문이다.”(‘팔도사투리로 엮어가는 중국 조선족 삶의 현주소―박옥남의 팔도사투리를 따라 그녀의 고향을 가다’ 《‘도라지》, 2012년 3호)
박은희(1978-)의 단편소설 ‘바람의 뜰’, ‘네 번째 맞선’, 수필 ‘어느 지루한 날의 지루한 이야기’를 두고 비평가 최삼룡 선생은 “소설을 시처럼 쓰고 수필을 소설처럼 쓰는 수준의 제고는 우리 작가들의 무한한 가능성을 과시한다는 것이 박은희의 근작을 읽는 필자의 생각이다”고 하였다(‘사랑의 원근법, 상식과 인습에 대한 역설―박은희의 근작을 놓고’, 《도라지》, 2013년 6호).
김금희(1979-)의 소설 창작에 대하여 박사연구생 노신주는 이런 평가를 한다. 김금희는 “신진작가답게 당대사회현실에 민감하게 반응하면서 근대성을 중심으로 사회를 파악하고 작품으로 형상화하였다.”, “여기서 근대성에 대한 그의 끊임없는 성찰적 태도와 작가의식을 엿볼 수 있으며 이는 격변기를 겪는 우리 사회에 던진 일종의 각성의 메시지가 된다 하겠다.”(‘김금희 소설의 근대성 성찰’, 《장백산》, 2014년 4호)
김춘택(1972-)의 단편소설 ‘뱀과 남자(蛇郞)’를 놓고 비평가 최삼룡 선생은 “김춘택의 치열한 문학정신과 독특한 창작발상에 대하여 크게 치하하고 싶은 마음”이며 “김춘택의 끈질긴 자아성찰의 의지와 치열한 문학정신에 감동된다”하였다(‘치열한 문학정신과 독창적인 창작발상’, 《도라지》, 2013년 3호).
박초란(1996-)의 단편소설 ‘수박사냥꾼’, ‘빨간 벽돌’ 등 근작 4편을 두고 비평가 최삼룡 선생은 이런 말을 하였다. “근년래 북경에서 야심찬 작품 활동을 벌리고 있는 박초란의 소설은 그 인성탐구의 깊이와 그 방법과 수법의 독창성으로 하여 필자의 주의를 끌고 있다.” “우리의 민족문화의 여건에서 사람들이 박초란씨의 작품을 어떻게 대하는가도 문제지만 창조주체가 이 처절한 실험을 어디까지 끌고 나가는가는 더 큰 문제일 것이다”(‘한 개체의 파편화된 실존과 상실된 자아―박초란의 근작 4편에 붙여’, 《도라지》, 2013년 4호).
구호준(1972-)은 특이하게 소설을 수개하는 젊은 작가다. 그는 소설을 수개할 때면 언제나 컴퓨터에 저장된 처음의 원고를 지워버리고 다시 사작하여 새롭게 쓴다. 이렇게 새로 쓰기를 거듭하여 마음에 드는 최종 완성고를 내놓는다. 그의 중편소설집 《사랑의 류통기간》에 수록된 작품은 모두 이렇게 완성된 작품이다. 우리 문단에 특이한 형상이라 해야 할것이다.
젊은 소설가중에서 현재 연변작가협회 소설 창작위원회 주임으로 있는 김혁(1965-)의 소설 창작은 주목할 만하다. 그는 지난세기 중편소설집 『천재 죽이기』(연변인민출판사, 1999), 장편르포 『천국의 꿈에는 색조가 없었다』(연변인민출판사, 1998)를 펴냈고 새천년에 들어서서 장편소설 『시인 윤동주』(《연변문학》, 2010년 연재), 『마마꽃 응달에 피다』(상해원동출판사, 2014), 『국자가에 서있는 그녀를 보았네』(《연변문학》, 2003년 연재), 『완용황후』(《도라지》, 2013년 연재)를 펴냈고 명년 (2015)부터 《연변문학》에 장편소설 『춘자의 남경』을 연재한다. 그는 현재 장편소설 『무성시대(火焰) 』가 2013년 중국작가협회 소수민족 중점지지 작품에 당선되어 집필중이다. 장편창작 외 그는 또 수십 편의 중단편소설을 발표하였다. 그의 작품은 윤동주 문학상, 김학철 문학상, 《연변문학》상(2차), 《장백산》문학상(2차), 《도라지》문학상, 《연변일보》 ‘해란강’문학상(2차), 《길림신문》 ‘두만강’문학상, 《흑룡강신문》 ‘한얼’문학상 대상, 연변인민출판사 ‘아리랑’문학상, 주정부 ‘진달래’문학상(2차), 한국재외동포재단 한민족 청년상, 한국계몽사 해외문학상 등 30여차 수상을 하였다. 비평가 조성일 선생은 김혁의 창작을 두고 “뒤에 난 뿔이 우뚝하다”(《장백산》, 2014년 2호) 하였다. 형상적인 적절한 비유다.
2014년 10월 19일, 길림성조선족경제과학기술진흥총회의 지지와 후원으로 연변작가협회, 중앙민족대학, 연변대학은 공동으로 “50후”소설가작품연구세미나를 연길에서 가졌다.
허련순(1955-)의 소설작품에 대하여 연변대학교수 김관웅은 《중국조선족 페미니즘, 디아스포라문학의 선두주자 허련순의 소설세계》, 연변대학박사생 김미란은 《디아스포라의 치유와 소통의 꿈을 담은 》 론문을 발표하였다.
리혜선(1956-)의 소설작품에 대하여 연변대학교수 김경훈은 《리혜선의 작품세계를 말하다- 녀성 인물형상을 중심으로》, 평론가 조일남은 《가족과 운명, 그리고-리혜선의 관견》론문을 발표하였다.
최홍일(1954-)의 소설작품에 대하여 영변대학교수 김호웅은 《치열한 작가의식과 철학적 안목- 최홍일의 중, 단편소설을 중심으로》, 연변교육출판사 김호선생은 《최홍일의 소고》론문을 발표하였다.
리여천(1955-)의 소설작품에 대하여 연변대학교수 우상렬은 《리여천의 작품세계》, 북경제2외국어대학교수 김영옥은 《한 가족과 민족의 수난의 기록- 리여천의 소설세계》론문을 발표하였다.
우광훈(1955-)의 소설작품에 대하여 연변대학교수 리광일은 《인간과 자연의 관련속에서의 우광훈의 소설- 중, 단편소설을 중심으로》, 흑룡강대학교수 리태복은 《실존의 본연을 찾기 위한 ‘흔적’ 만들기와 지우기- 우광훈의 장편소설 을 앞에 두고》론문을 발표하였다.
이번 세미나에서 “50후” 5명 소설가들의 소설작품세계를 집중조명하였고 기타 참석자들도 열렬한 발언을 하였다.
부단히 탐구하는 시문학
조선족시단은 시인들이 부단히 탐구를 하고 자주 쟁론이 벌어지는 것이 특징이다.
1987년 김정호가 쓴 모더니즘 시 ‘추억’을 두고 시단에는 쟁론이 있었다. 이 쟁론을 통해 많은 시인들은 사상을 해방했고 문학의 본연을 추구하며 창작기법에 새로운 변화를 가져왔다. 그때부터 많은 시인들이 나름대로 탐구의 길에 들어선다. 시인 박화는 주지시를 주장하면서 탐구에 열중하였고 시인 한춘은 현대식창작을 고수하면서 흑룡강의 젊은 시인들을 이끌었다. 그중의 조광명은 선시(禪詩 )창작을 탐구하여 적지 않은 시편들을 내놓았다.
새천년에 들어서서 조선족시단은 탐구를 계속하는 것이 돋보이고 쟁론도 활발히 진행되는 것이 기꺼운 일이다.
김파는 1986년부터 지(知), 정(情), 의(意) 3자를 융합한다는 입체시(立體詩)를 들고 나온 시인이다. 그때 비록 문단에서는 약간의 부정적인 목소리가 있었지만 그는 탐구를 게을리지 않았다. 그는 계속하여 탐구작 시집을 내놓았다. 『대륙에 묻혀있는 섬』(동아출판, 1988.12), 『겨울나비』(명문당, 1992.12), 『하얀 메아리 새』(흑룡강조선민족출판사, 2002년 2월), 『보랏빛 이유』(요령민족출판사, 2004년 8월), 『태양의 종소리』(연변인민출판사, 2005년 10월), 『프리즘 속에 비낀 풍경』(연변인민출판사, 2008년 1월) 등 탐구작 시집을 펴냈고 2005년 4월 에는 『입체시론』(요령민족출판사)을 출판하였다. 그의 시 탐구는 한국의 비평가 임헌영선생과 노시인 고은선생의 긍정적인 평가를 받는다. 고은선생은 김파의 시집 『대륙에 묻혀있는 섬』의 발문에서 “시 ‘소라의 슬픔’은 퍽이나 소녀 적이다. 소녀 적인 정서 안에 담겨진 우주관은 달관에 이르기까지 한다. 이는 순전히 언어에 부딪치는 주지적 감각시로서 이것이 곧 김파 시다.”라고 높이 평가하였다. 고은선생이 긍정하는 ‘소라의 슬픔’을 옮겨본다.
썰물이 너를 버리고 갔구나
작은 발자국에 고였던 물
해가 홀짝 마셔버렸으니
울어도 소리 없는 생명이여
애들의 여린 웃음소리에
미물의 영혼 하늘에 오르고
이승에 남아 휘파람 부는 껍질
소꿉놀이 파란 꿈만 담겼구나
―시 ‘소라의 슬픔’ 전문
문학평론가 최삼룡 선생은 장기간 김파의 시 창작을 지켜보고 그와의 대화를 여러 번 가진 다음 시인과 시작품을 연구한 ‘『김파론』(도서출판 백암, 2010년 10월)을 펴냈다.
최룡관 시인은 지난세기 90년대 후반기부터 시의 이미지에 모를 박고 시를 쓰고 연구를 하면서 21세기에 들어서서 ‘이미지시 창작론’을 《장백산》에 4개 부문을, 《도라지》에 2개 부문을 발표하였다. 2003년에 이 창작론을 둘러싸고 문단에서는 쟁론이 있었지만 시인은 연변작가협회 민족문학원 제5기 문학강습반에서 ‘이미지시 창작론’을 강의하면서 청년시인들의 시창작을 지도하여 좋은 효과를 거두었다.
시의 문외한이었던 심명주가 시의 이미지를 파고들면서 반년 만에 《연변일보》 ‘해란강’문학상을 따내었고 심예란이 ‘제22차 두만강여울소리시탐구회’우수상을 획득하였고 그 뒤에 또 박춘월이 《연변일보》 ‘해란강’ 부간을 통하여 ‘CJ’문학상을 획득하였으며 심명주와 심예란이 ‘정지용 문학상’을 따내어 각기 시집을 출판하게 되었다.
최룡관 시인이 제창하는 이미지시란 미국의 루이스가 말하는 “시인의 상상력에 의해 묘사된 언어의 그림”, 영국의 시드니가 말하는 “시는 말하는 그림”, 한국의 문덕수가 말하는 “글로 그린 그림” 또는 “언어의 회화”이다.
최룡관 시인은 이미지시를 제창하면서 자신도 이미지시를 많이 썼었다. 그의 시 ‘바다의 아침’을 지면에 옮긴다.
하얀 백마떼들
질주하는 파란 잔디밭에
갈매기들 오선보 그으며
음표를 늘인다
백사장으로 달려왔던 백마들은
갈매기들 지은 노래 배우려고
다시 하늘가로 달려간다
머나먼 잔디밭에
샛노란 태양이 떨어지면
백마들 부르는 찬송가소리가
건뜻
하늘을 들어올린다
―시 ‘바다의 아침’ 전문
최룡관 시인은 2007년 4월에 『이미지시 창작론』(흑룡강조선민족출판사)을 출판하였고 2009년 10월에 『최룡관 문집』(전 4권, 흑룡강조선민족출판사, 시집 『사랑링크』, 『이미지시 창작론』, 동화시집 『다리 하나 놓자야』, 기행문집 『연길-카스 2만리 기행』)을 펴냈으며 2012년에는 『최룡관 시선집』(연변인민출판사)을 출간하였다.
이 몇 년간 최룡관 시인은 또 하이퍼시를 창도하고 있다. “하이퍼시는 우리와 해외의 시풍을 접목시키는 일이며, 21세기 세계시의 새로운 흐름과 발걸음을 함께 하는 작업이라고” 그는 말한다.
하이퍼시란 다선시라고 하고 디지털시라고도 한다. 하이퍼텍스트문학은 하이퍼와 텍스트를 합한 단어로서 1960년대 컴퓨터개척자 테드넬슨이 만든 말이다. 하이퍼시는 조지•P란도의 ‘하이퍼텍스트’(1992)라는 책에서 란도가 처음 사용한 말이다. 이 말을 한국시단에 처음 도입해서 쓴 사람은 문덕수시인과 하이퍼시 동인들(심상운, 김규화, 오남구)이라고 한다.
최룡관 시인은 하이퍼시 창작기법을 소개하면서 자신도 이런 시를 내놓았고 시 공부를 하는 젊은이들을 이끌었다. 2013년 10월에 연변동북아문화연구원문고의 명의로 시집 ‘비비(飛飛)’를 펴냈다. 이 시집에는 ‘연변 하이퍼시편’란에 강동한, 김견, 김승종, 김철호, 여순희, 박장길, 방산옥, 방순애, 신금화, 심예란, 정두민, 최려나, 최룡관, 허옥진, 황희숙 등 15명, 매인 5수, 도합 75수의 하이퍼시가 실렸고 ‘한국 하이퍼시’란에 강영은 고종목, 김규화, 김금아, 김기덕, 김은자, 문덕수, 박이정, 손해일, 송시월, 신규호, 심상운 등 12명 시인의 12수의 시를 선보였다. 그리고 ‘하이퍼시즌’란에 최룡관의 ‘하이퍼시에 대한 탐색’, 조지•P란도의 ‘하이퍼시 텍스트3.0’, 이선의 ‘하이퍼시 창작기법연구’를 실었다.
여기서 최룡관의 하이퍼시 ‘비’를 옮긴다.
하늘의 이발이 와르르 내려와
보송보송한 땅을 뭉텅뭉텅 씹어 삼킨다
만리장성위에 여러 색 꽃물결이 사품치고
태양은 무수한 빨대로 땅이며
풀이며 나무의 물을 빨아 목을 추기다
시인은 사물들 사이를 뛰어다니며
징검다리를 놓아주고 있다
땀방울이 뚝뚝 이마에서 떨어진다
― ‘비’ 전문
줄곧 입체시를 탐구하던 김파시인은 이 몇 년간 또 하이퍼시를 탐구하여 200여수의 시로 작품집을 묶는다고 한다. 하이퍼시의 탄생은 조선족시단의 하나의 화제가 되고 있다.
조선족시단에서 쟁론이 제일 활발했고 또 쟁론시간이 긴 것은 필자의 토템시에 대한 논쟁이었다. 이 논쟁은 2006년 8월부터 시작되어 근 4년 지속되었다.
쟁론의 핵심은 2003년에 출판된 42수의 토템시집 『원융』을 놓고 우리 민족 속에 무슨 토템물이 그리도 많은가 하는 문제였다.
실상 이것은 토템이란 무엇인가, 우리 민족 속에서 토템을 어떻게 찾는가, 성씨와 토템은 어떠한 관계를 가지는가, 하는 문제와 관련이 있는 민족학, 인류학적인 문제이다. 한 개 민족의 토템물 수량의 여하는 그 민족 성원들 성씨의 많고 적음, 역사의 길고 짧음, 민속신앙의 풍부와 빈약을 말해주는 것이다. 때문에 역사가 유구할수록, 민족성원의 성씨가 많을수록, 토템물이 많고, 민속신앙이 다채롭고 풍부하기에 그 민족은 찬란한 문화를 가진 자랑스러운 민족이 되는 것이다.
토템시에 대한 쟁론은 우리 민족을 이해하는 좋은 장을 열어놓은 셈이다. 쟁론에서 승자나 패자는 없는 것이다. 부동한 견해 모두 하나의 등불을 밝히는 원동력이다. 필자는 특히 반론에 감사한 마음이다. 반론이 있기에 독자들의 흥취를 자아냈고 반론이 있기에 쟁론은 심도가 있기 마련이다. 때문에 반론자, 찬론자 모두 공로자이다.
어차피 토템시는 사람과 자연, 사람과 사람지간의 조화, 인류의 평화를 호소하는 것으로 세미나나, 쟁론은 그 가치가 있는 것이다.
지금까지 조선족문단에서는 4차례의 세미나가 있었고, 한국 한림대, 부경대의 주선으로 4차례의 한중세미나를 가졌으며 중국주류문단은 나름대로의 흥취로 4차례의 세미나가 있었다. 하나의 시작품을 두고 12차례의 세미나가 있었다는 것은 작자로서는 감개무량하지 않을 수 없다.
또 하나의 기꺼운 일이 있다. 현하 한국학계는 성씨문화연구에 관심을 돌려 적지 않은 연구서적들이 나왔다. 그중 일부를 나열하면 조상신 연구가 김문순의 『조상성씨의 세계』(도서출판 답게, 2009년 3월), 서해숙의 『한국성씨의 기원과 신화』(민속원, 2005년 12월), 김정호의 『한국의 귀화성씨―성씨로 본 우리 민족의 구성』(지식산업사, 2003년 12월), 박기현의 『우리 역사를 바꾼 귀화성씨』(역사의 아침, 2007년 3월), 김정현의 《김씨姓 이야기》(보고사, 2013년 9월) 등이다. 이러한 연구결과는 우리 민족의 구성을 이해하고 민족의 토템물을 이해하는데 좋은 계시를 주고 있다.
자신이 자신을 알고 자기의 민족을 진정 이해하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학자들의 지속적인 연구가 필요하다.
넓지 않은 조선족시단, 시인들의 탐구와 학계의 쟁론은 시문학 발전에 특수한 의의를 가지는 좋은 현상이다. 조선족시단은 이러한 풍경 속에서 점차 성숙의 길로 나갈 것이다.
요즈음, 조선족시단에는 또 좋은 일 하나가 있다. 최룡관(1944-)시인의 주선으로 연변동북아문화연구원은 길림성 조선족 경제 과학기술 진흥총회의 경제지원으로 조선족시단의 원로시인 김철(1932-), 김응준(1934-), 조룡남(1935-), 이상각(1936-) 네 분의 공적을 기리는 ‘시스승님상’ 시상식을 10월 18일 연변에서 가졌다.
인기 있는 수필문학
수필창작은 지난세기 90년대부터 점차 활기를 띠기 시작하여 새천년에 들어서서는 작가들이 즐겨 쓰는 장르로 되었다.
조선족문단에서 최초에 수필의 매력을 보여준 작가는 양은희와 남영도(남복실)이다. 신문사에 직업을 둔 양은희는 드넓은 시야, 다양한 생활내용, 독특한 구상, 재치 있는 글 솜씨로 수필의 아름다움을 독자들에게 선사하였다. 출판사에서 근무하는 남복실은 진지한 감정과 참신한 글 솜씨로 독자들의 인기를 끌었다. 그들의 영향으로 많은 작가, 특히 여성작가들이 수필을 쓰는 붐이 일어났다.
제8회(2002-2004)중국소수민족문학 ‘준마상’ 평선에서 이선희의 수필집 『어머니의 사랑』이 선참으로 수상의 영예를 지녔다.
제10회(2008-2011)중국소수민족문학‘준마상’ 평선에서 장정일의 수필집 『세모의 설레임』(연변인민출판사, 2011년 10월)은 명액의 제한으로 아쉽게도 수상작으로 선정되지는 못하였지만 조선족문단의 수필의 수준을 보여주는 좋은 사례다.
현하, 조선족의 어느 잡지나 신문을 물론하고 수필작품이 상당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시인이든, 소설가든, 비평가든 느낌과 감촉이 있을 때 흔히 수필로 표현한다. 독자들도 짧은 수필을 즐겨 읽는다. 적지 않은 작자들은 수필창작을 고수하고 또 수필창작의 성과로 작가의 신분을 가지게 된다. 때문에 수필장르는 조선족문단에서 자리를 굳히게 되었고 지속적인 창작풍기를 형성하고 있다. 따라서 간행물에서는 작가들의 수필작품을 집중조명하는 붐도 일어나고 있다.
《장백산》은 다년간 매호마다 ‘계열수필’란을 설치하여 한 작가의 수필작품을 집중조명한다. 금년(2014)의 경우를 보면 이러하다.
《장백산》 1호에 서정순의 계열수필 ‘열사흘, 딸과 함께 했던 나날들’을 싣고, 이진윤의 수필평 ‘정에 얽혀 정으로 엮는 사랑노래’를 발표하였다.
《장백산》 2호에 채복숙의 수필 ‘가을바람 소슬하니 술 데우고 친구 부르자’(외 3편)에 최학송의 수필평 ‘불혹의 사색과 포용’이 실렸다.
《장백산》 3호에 금이(김금희)의 수필 ‘나의 땅강아지’(외 2편)에 노신주의 수필평 ‘인간성에 대한 사색과 관조’가 실렸다.
《장백산》 4호에 김영옥의 수필 ‘푸른 하늘을 꿈꾸며’(외 3편)에 우상렬의 수필평 ‘김영옥의 수필 삼매경’이 실렸다.
《장백산》 5호에 구호준의 수필 ‘밤의 여행자’(외 2편)에 유려의 수필평 ‘답을 찾고 있는 즐거운 여행자’를 실었다. 이번호에 조선족고급간부로서 조선족사회의 인기를 모은 신봉철의 수필 ‘어머니를 그리며’(외 4편), 그리고 신봉철인상기인 남영전의 ‘신봉철현상의 계시’, 남명옥의 ‘현명한 지도간부―신봉철 서기’를 ‘기획조명―작자와 작품’란에 실어 조선족사회에 좋은 반향을 보이기도 하였다.
《도라지》는 해마다 한해 본 지면에 발표된 수필작품을 한번 돌이켜보는 총화의 평을 싣는다.
조선족문단에서 짧게 쓰는 수필이 그 편폭이 늘어남에 따라 ‘중편수필’이란 호칭이 달리기도 한다. 《도라지》(2012년 1호)에 발표된 조광명의 중편수필 ‘기록: 2012년 2월 20일 전화사연’, 동년 6호에 발표된 이홍규의 중편수필 ‘무엇이 우리를 슬프게 하는가’가 그 사례로 된다.
조선족문단에서는 모든 작가가 다 수필을 즐겨 쓰고 해외에 있는 조선족작가들의 수필도 종종 여러 간행물에 얼굴을 보인다. 1997년부터 일본에 거주하고 있는 엄정자는 2011년 8월에 연변인민출판사에서 수필집 『금 밖에 나가기』를 펴내기도 하였다.
민족작가 수작의 교류의 장 《민족문학》(조선문판)
《민족문학》(조선문판)은 중국작가협회의 기관지인 《민족문학》잡지사가 소수민족모어창작을 격려하고 모어독자들을 위해 중앙관계부문의 비준과 경제지원을 받아 2009년에 몽골어, 장어, 위글어, 세 개 문판의 잡지를 펴낸 다음 2012년에 까자흐어판 잡지와 함께 창간된 중국 5개 소수민족어판 잡지중의 하나로서 국가급 잡지에 속한다.
《민족문학》(조문판)은 격월간으로 매호에 ‘명작감상’, ‘특별추천’, ‘모어창작 작품’, ‘우수민족작품’, ‘평론’ 등 다양한 종목내용을 설치하여 한족을 포함한 여러 민족의 수작을 발표하고 ‘세계문학’난에 1명의 노벨문학상 수상자의 작품과 그의 창작세계를 소개한다. ‘모어창작 작품’에 게재되는 조선족의 작품은 조선문 잡지와 신문에 발표된 작품 중에서 선정된다.
금년 10월까지 《민족문학》(조선문판)은 도합 13권이 출판되었다.
2012년 《민족문학》(조선문판) 창간호(9월-10월)의 ‘특집’난에 《민족문학》의 전임주필, 노시인 김철선생의 시 ‘명상’(외 3수), 그의 창작담 ‘갈피 없는 나의 생각’, 그리고 김형직의 평론 ‘시인 김철의 생애와 창작의 길’을 실었다. ‘소설’난에 허련순의 ‘거미를 살려줘’, 채운산의 ‘땅의 자식들’이 발표되었고 ‘시’란에 《인민일보》의 수상작 남영전의 시 ‘인간의 정’이 실렸다.
2012년 제2호(11월-12월) 《민족문학》(조선문판)에는 “제10회 전국소수민족문학창작 ‘준마상’ 특집”난에 김호웅의 수상작 『이 세상 사람들 모두 형제여라―조선족교육가 임민호』(발취), ‘소설’난에 《민족문학》의 수상작 김인순의 ‘오동’이 실렸다.
《민족문학》(조선문판)은 2013년 제1호부터 ‘모어창작’난을 설치하여 당해에 매호 2편의 모어작품을 채용했고 2014년부터는 3편으로 늘어났고 많을 때는 5편까지 실었다. 모어란에 발표된 작품이 많지 않기에 장르별로 2013년 1호부터 금년 5호까지의 모어작품을 한번 나열해본다.
단편소설, 2013년: ‘유목민들’(김서연, 2호), ‘왕씨’(최국철, 3호), ‘참새’(소리, 5호), ‘소리가 보이니?’(김영해, 6호). 2014년: ‘아B정전’(허련순, 1호), ‘바위벌레’(박옥남, 2호), ‘추(醜)의 이중협주곡’(박은희, 3호), ‘판도라의 상자’(박초란, 4호), ‘반편들의 잔치’(강재희 5호).
수필, 2013년: ‘진달래’(이태근, 1호), ‘나는 60억을 왕따시켰다’(한영남, 2호), ‘어머니의 사월 초파일’(강용운, 3호), ‘시인보다 가난한 라면은 없다’(조광명, 5호), ‘목동의 눈 속에도 소가 있네’(양영철). 214년 ‘망월송’(임선자, 1호), ‘사랑은 뭘 먹고 사나?’(이홍규, 2호), ‘400년과 만나다’(김홍란, 2호), ‘겨울 수채화에는 그리움이 물들고’(이화, 3호), ‘막걸리 한잔 하실래요’(전연, 4호). ‘풋강냉이’(이춘열, 5호).
시작품, 2013년: ‘지는 장미 앞에서’(박경상, 1호), ‘위태로운 마침표’(조광명, 6호). 2014년: ‘깨어난 빛은(외 1후)’(석화, 1호), ‘시간(외 6수)’(이임원, 1호), ‘춘삼월(외 1수)’(김혁일, 2호), ‘서탑’(김창영, 2호), ‘중국의 꿈’ 공모 작품 수상작 시 ‘희망과 꿈’(남영전, 2호), ‘시계(외 3수)’(최화길, 3호), ‘섬의 여인’(김옥결, 4호), ‘민들레(외 1수)’(강효삼, 5호), ‘못박힌 긴 영원(외 1수)’(김파, 5호).
《민족문학》(조선문판)은 매년 모어우수작과 우수역작(한어 조선어 번역)을 평선하고 시상식을 가진다.
2012년의 수상작은 허련순의 소설 ‘거미를 살려줘’(창간호), 남복실의 수필역작 ‘장마철’(2호), 이범수의 시역작 ‘나의 전서’(2호).
2013년의 수상작은 최국철의 소설 ‘왕씨’(3호), 장춘식의 소설역작 ‘장미장원에서의 일곱밤’(2호), 김성우의 소설역작 ‘이제 가면 언제 오나’(3호).
《민족문학》(조선문판)은 또 중한문학교류의 장이다. 2012년 11월, 한국 언어문화교육진흥원 원장 소설가 신상성 교수(용인대)가 북경에서 《민족문학》잡지사를 방문하고 교류의사를 밝혀 창간호에 실린 철응(鐵凝, 한족)의 ‘기침 깇는 고니(咳嗽天鵝)’, 이시단쩡(益希丹增, 장족)의 ‘갈림길(向南還是向東)’, 2013년 2호 예메이(葉梅,투쟈족)의 ‘장미정원의 일곱밤(玫瑰莊園的七個夜晩)’ 세편의 단편소설을 아시아문학 콩쿠르상 수상작으로 선정하고 2013년 4월에 ‘2013년 아시아대표문제소설’(창조문학사)를 펴냈다. 2013년 4호 ‘민족문학’(조선문판)은 ‘한국문학작품특집’을 꾸려 김경희의 소설 ‘꽃배’, 신상성의 수필 ‘중국소수민족정서와 조화의 큰 마당’, 신수연의 평론 “한국에서의 ‘블랙스완’의 광폭성”, 그리고 6명 시인의 시작품, 장자통의 ‘나비가 된 대왕고래(외 1수)’, 임승민의 ‘언두부(외 1수)’, 이철현의 ‘철 잃은 넝쿨장미’, 정시언의 ‘나비효과(외 1수)’, 조성순의 ‘고등어(외 1수)’, 김금용의 ‘완전범죄’ 등이 실렸다.
2013년 7월 27일, 《민족문학》잡지사는 할빈에서 중한작가좌담회를 가졌다. 중국측에서는 작가, 번역 50여명, 한국측에서는 신상성 교수 일행 13명의 작가, 시인들이 참석하여 진지하고 열렬한 토론을 가졌다. 필자도 이 좌담회에서 ‘민족문학’(조선문판)에 대한 일가견을 이야기하였었다.
중국소수민족문학창작 ‘준마상’수상작
중국소수민족문학 ‘준마상’은 중국작가협회가 소수민족작가들의 수작을 표창하기 위하여 1982년에 설립한 국가급상이다. 이 상은 중국작가협회의 4대 문학상 중의 하나로서 모순문학상(장편소설), 노신문학상(중단편소설, 시, 산문, 실화, 평론, 번역), 아동문학상과 동등한 자격을 가지는 상이다.
소수민족신분의 작자가 중국내의 정식간행물과 출판사에서 발표되거나 출판된 작품(모어, 중문창작)은 모두 평선에 참석할 자격을 가지고 한족작자의 소수민족어 중문번역 작품도 평심자격을 가진다. 이 상은 지난 제9회(2005-2007)까지 매 3년에 한번 진행되다가 제10회(2008-2011)부터는 4년에 한차례로 바뀌었다. 상금도 제9회까지 조금 낮았지만 제10회부터는 노신문학상, 아동문학상과 똑같이 인민폐 10만원으로 올렸다(장편소설 모순문학상은 상금 인민폐 50만원).
중국소수민족문학창작 ‘준마상’은 장편소설, 중단편소설, 시집, 산문집, 실화문학, 번역 등 장르를 망라한 상으로 제7회(1999-2001)까지 수상작의 수량이 많았지만 제8회(2002-2004)부터는 엄격히 매 장르에 5편(부)로 제한되었다.
새천년에 들어서서 중국소수민족문학창작 ‘준마상’ 조선족작자들의 수상작을 아래에 옮긴다.
제7회 소수민족문학 ‘준마상’(1999-2001)
이혜선의 장편소설 『빨간 나비』(중문)
고신일의 중단편소설집 『9월의 눈물』(조선문)
김학천의 시집 『세기지교의 고행』(중문)
이옥화의 조선문의 중문번역
제8회 소수민족문학 ‘준마상’(2002-2004)
박선석의 장편소설 『쓴웃음』(조선문)
남영전의 토템시집 『원융』(중문)
이선희의 산문집 『어머니의 사랑』(조선문)
제9회 소수민족문학 ‘준마상’(2005-2007)
김학송의 시집 『사람들 속에서 인정을 갈망하다』(조선문)
장춘식의 평론집 『일제점령시기 조선족이민문학』(조선문)
제10회 소수민족문학 ‘준마상’(2008-2011)
김인순의 장편소설 『춘향』(중문)
김호웅의 인물전기 『이 세상 사람들 모두 형제여라―조선족교육가 임민호』(조선문)
심승철의 조선문의 중문번역
필자는 제9, 10회 소수민족문학 ‘준마상’의 평심위원으로 평심과정을 통해 받은 감촉이 크다. 조선족은 중국 55개 소수민족중 인구수자로 12위에 있지만 인구비례로 따지면 타민족보다 작가들이 많은 편이고 작품의 질도 높다. 때문에 매번 모어수상작 2편(부)가 보장이 되고 중문작품은 전체평심위원들의 투표에 의해 결정된다. 7회에서 10회까지 4회의 평심활동 중 중문으로 된 2부의 장편소설과 2부의 시집이 수상을 하였다. 제10회 ‘준마상’ 경우, 조선족의 수상작은 3편, 이 숫자는 소수민족 중 많은 인구를 가진 장족(5편), 몽골족(4편)보다 좀 적지만, 위글족의 3편과 맞먹는 숫자이다. 역시 많은 인구를 가진 만족과 회족은 각기 2편이고 까자흐족, 이족은 1편밖에 안 된다. 조선족의 문학창작은 중국소수민족문학창작활동에서 언제나 선두에 서있는 것이 자랑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맺는 말
이상으로 필자는 윤곽적으로 21세기 중국조선족문학의 흐름을 장르별로 살펴보았다. 보다시피 조선족문단은 점차 활발과 성숙의 길에 들어서고 있다. 시인, 작가들 지간의 관계도 이해, 관용, 포옹의 길로 나가고 있다. 이러한 현상은 금후 조선족문학발전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필자는 확신한다.
어쩌다 보니 말이 빨랫줄처럼 길어졌다. 이쯤에서 끊는다.
2014년 10월 20일 장춘에서
(본고는 2014년 10월 31일~ 11월 1일, 한국공주대학 “중국조선족작가 초청포럼”에서의 발표문임)
남영전 약력
남영전, 1948년 길림성 휘남현 출생. 길림성작가연수학원 졸업. 미국세계문화예술원 영예문학박사, 대형문학 간행물 《장백산》잡지사, 《길림신문》사 사장 겸 총편집 역임. 현재 중국작가협회 소수민족문학위원회 위원, 중국소수민족작가학회 부회장, 중국당대소수민족문학연구회 부회장, 미국세계시인대회, 영국국제전기협회 종신회원, 북경대학 조선문화연구소 연구원, 길림대학 문학원, 동북사범대학 상학원, 연변대학 사범학원 겸직교수, 제9, 10기 중국소수민족 문학 ‘준마상’ 평심위원.
1971년 중문시작품으로 중국문단 데뷔. 『상사집(相思集) 』, 『원융(圓融) 』, 『남영전 토템시집(南永前圖騰詩集) 』 등 시집 16권, 『잊을 수 없는 사람들』 등 수필집 3권, 중국고전문학번역 『당송전기선집』, 『봉신당』 등 3부 출판.
3차례 국가급상인 전국소수민족문학 ‘준마상’, 6차례 전국 당대소수민족문학연구상, 4차례 중국작가협회 ‘민족문학상’ 등 50여차례 각종문학상 수상. 한국에서 《문예시대》‘제1회 해외동포문학상’, 호미예술제 ‘제1회 중국조선족문학상 본상’ 등 4차례 문학상 수상.
1986년이후 창작한 토템시는 사람과 자연, 사람과 사람지간의 조화와 인류의 평화를 호소하는 새로운 시 장르로 국내외의 주목을 받아 지금까지 300여편의 논문이 국내외 간행물에 발표되었고 학자, 전문가들의 『남영전 토템시학』, 『남영전 토템시의 인류학경지』, 『남영전 토템시연구』 등 학술저서, 논문집, 감상집, 서예시화집, 정각집 13권이 출판. 1995년 이래 국내외 10개 대학과 학술단체에서 12차례 ‘남영전 토템시 연구세미나’를 진행. 2009년 절강 호주사범학원에서 ‘남영전 토템시 연구’를 공공학과로 설치해 교수했고, 남영전 토템시 연구는 국내 일부 대학 석사, 박사 연구생의 졸업논문제목이 되었음. 2011년에는 남영전 토템시내용이 대학입시 작문모의시업제목으로도 선정되었음. 2014년 4월 23일 ‘세계 독서날’을 맞아 길림성열독협회와 길림성작가협회는 남영전 토템시집 ‘우리는 어디에서 왔는가(我們從哪里來)’를 전민열독작품으로 선정하고 독서회를 진행, 5월9일 길림시조선족군중예술관에서 “남영전토템시문화축제”가 있었음.
1993년, 2003년 미국세계문화예술원에서 두 차례 문학영예박사 학위 수여, 영국, 미국세계명인전기센터에서 ‘20세기 성과상 메달’, ‘세계걸출인물메달’ 등 4개 메달 수여. 1995년부터 중국 국무원 특수수당금 획득, 2008년 길림성고급전문가로 평선, 2010년 중국당대 10대 걸출민족시인으로 당선, 2013년 ‘중국조선족 백년 백인’, 개혁개방 30년 ‘감동중국 조선족걸출인물’로 평선.
[편집]본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