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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물(외2수)
2013년 12월 29일 11시 18분
조회:1683
추천:0
작성자: 옛날옛적
밀물(외2수)
철령 박병대
이젠 귀찮다
고스란히 물러가려무나
보기도 싫다는데
너는 왜 치마자락 흔들며
자꾸 쫓아와 매달리는거냐
가거라, 저 멀리로
열련에 자꾸 몸부림치기보다
조용히 물러나는것이
한결 귀여울것 같구나
(료동문학 제7기)
계절의 약속
온다고 먼저 호들갑떨지 않고
간다고 떠들썩 소란피지 않네
천금같이 소중한 그 약속 지켜
조용히 왔다가 소리없이 사라지네
하늘의 별 따온다 허풍떨줄 모르고
제 할일 차근차근 빈틈없이 다해놓고
대단하단 찬사엔 오히려 낯붉히며
미진한 일 혹시 있나 돌이켜보네
번번히 새약조 마구 날리지 않고
한번의 약속 천년바위 되였네
믿음은 쌓여 하늘 찌른 금자탑되고
그리움은 뭉게구름마냥 피여오르네
(료녕조선문보2011.4)
산간의 내물
첩첩이 푸른산
굽이굽이 벽계수
차창밖을 에돌면서
숨박꼭질하는가?
소꿉놀이시절의 딱친구마냥
옷깃을 당기며 따르다가도
순식간에 자취를 감춰버리는
수수께끼 많은 산간의 내물
시작은 어디고 끝은 어디냐
산열매 무르익은 이 산이 좋아
수수이삭 붉게 타는 저 곬도 좋아
이곳저곳 빠짐없이 찾아다니냐?
인삼캐는 총각들 마른 입술은
장생불로 약수로 축여줬다지
사과따는 처녀들 고운 홍조는
불타는 단풍잎에 물들었다지?
꽃피는 산촌의 꿀같은 이야기
손님들께 신나게 자랑타가도
바쁜듯 수줍은듯 숨어버리는
생각도 많고 많은 은빛 물줄기
복받은 이 땅의 웃음꽃 안고
눈부신 래일 향해 달음질치는
아, 산간의 생명수, 너는 진정
이곳 주인들의 성미를 닮았구나.
(료녕조선문보 1984.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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