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www.zoglo.net/blog/kim631217sjz 블로그홈 | 로그인
시지기-죽림
<< 11월 2024 >>
     12
3456789
10111213141516
17181920212223
24252627282930

방문자

조글로카테고리 : 블로그문서카테고리 -> 문학

나의카테고리 : 文人 지구촌

<아침> 시모음
2016년 03월 13일 07시 02분  조회:4030  추천:0  작성자: 죽림

  플라이 간헐천 - 네바다, 미국

천자산 중국





<아침 시 모음> 
 

+== 아침 ==

밤의 자식들이
우르르 몰려온다

창가에 참새들은 작은 음악회 열고
뒷산 뻐꾸기는 소프라노로 화답한다

농부의 쟁기는
라르고로
신문배달부는
비바체로
고속도로 차들은
프레스토로 줄행랑친다

어제의 약속이
와르르 펼쳐진다


(반기룡·시인, 1961-)


+== 참새의 아침 ==

댓잎 사이
이슬 젖은 부리 깨어나
조개 같은 하품 한 번 하고
오늘은 어디에서 하루해를 쪼을꼬?
생각하는
쥐눈이콩 같은 참새의 까막눈에
안골 둠벙 아래
우리 논
풋 나락이 묻어있다


(김종구·시인, 1957-)


+== 아침에 ==

창으로 밝아오는 아침 햇살 속에서
그대의 모습도 함께 보았습니다

커튼을 걷어내며 따스한 빛깔 곳곳에
그대의 고운 눈길이 빛나는 걸 느낍니다

밤새 그 빛을 그리워 헤매인 꿈길인 것을
잠이 깨고서 이제서야 알게 됩니다

오늘 아침은 세상이 나를 다르게 깨웁니다 .

(성기석·시인)


+== 새 아침에 ==

간밤 이슥토록 눈이 오더니만
새 아침 밝은 햇살 안고
옛 친구 날 찾아오다

찌갤랑 끓거라 두고
이 골목 저 골목 눈을 밟는다

고드름 맺힌 지붕
정다워 창문을 기웃대면
거기 옛날에 듣던
낭랑한 토정비결 읽는 소리

세월은 솔나무 스치는 바람
삶은 댓돌에 쌓인 눈송이

문득 서러워 눈을 드니
친구의 허연 머리칼 착한 웃음
어느새 또 한 해가 갔구나


(신경림·시인, 1936-)


+== 아침과 할머니와 요강단지 ==

어머니 살아 계시면 아마 저 연세쯤 되셨지
그래서 예사로 보이지 않는 앞집 할머니
나는 아침마다 비짜리 들고 얼쩡거리면 할머니는
요강단지 들고 남새밭에 가시느라 얼쩡이시고
어쩌다 눈 마주쳐 나는 어머니 생각하며 인사 삼아
씨익 웃으면 할머니는 쑥스러워 씨익 웃으시고
이제 저 모습도 이 시대 마지막 풍경이려니 싶어
내가 새삼 돌아보며 다시 한번 씨익 웃으면
할머니는 더욱 쑥스러워 요강단지
허리 뒤로 황급히 감추며 씨익 웃으시고


(오하룡·시인, 1940-)


+== 아침에 관하여 ==

그 여자는 냉장고에서 사과 하나를 꺼낸다.
그 여자는 낮게 중얼거린다.
나에게 달려온 이 사과
그 여자는 계란 하나도 꺼내어 프라이팬에 지진다.
나에게 달려온 이 계란.

멀고도 먼 길을 달려
빛과 그늘을 지나 달려
소리와 소리를 넘어 달려
그 여자는 버섯 몇 개도 꺼내어 프라이팬에 넣는다

지글지글지글
버섯들이 프라이 팬 안에서 고개를 맞대고 수군거린다
나에게 달려온 이 기름

구름이 힘들게 빛의 날개를 들고 있는
아침

(강은교·시인, 1945-)


+== 이 아침이 불쾌하다 ==

밤샘 작업
지친 팔이 무거운 듯
뜨거운 입김 연신 토하며
흐느적거리는 선풍기
열어놓은 창
바람 한 점 없는 안과 밖
분간이 가지 않고
소나기 쏟아지듯
등줄기 타고 흐르는 땀 냄새
이 아침이 불쾌하다


(나상국·시인, 충북 괴산 출생)


+== 월요일 아침 ==

월요일 아침이면 나는 우울하다
찌부둥한 몸뚱이 무거웁고
축축한 내 영혼 몹시 아프다
산다는 것이 허망해지는 날
일터와 거리와 이 거대한 도시가
낯선 두려움으로 덮쳐누르는 날
월요일 아침이면 나는 병을 앓는다
날카로운 호루라기 소리로 나를 일으키는
먹고 살아야 한다는 것이 이 엄중함
나는 무거운 몸을 어기적거리며
한 컵의 냉수를 빈속에 흘러보낸다
푸르름 녹슬어가도록 아직 맛보지 못한
상쾌한 아침, 생기찬 의욕, 울컥이면서
우울한 월요일 아침 나는 또다시
생존 행진곡에 몸을 던져 놓는다


(박노해·시인, 1957-)


+== 아침의 노래 ==

간밤의 어둠은
사라지고

지금 세상은
빛으로 충만하네

하늘과 땅 사이의
모든 것

아침 햇살에 환히
빛나고 있네.

꽃잎에 구르는
눈물방울 같은 이슬도

햇살 받아 잠시
영롱하다가

깨끗이 말라서
스러지네.

가슴속 사무쳤던
지난날의 슬픔과 괴로움도

어쩌면 그저 한 점
이슬에 지나지 않는 것

새 아침 새 희망의
햇살에 스러지리.


(정연복·시인, 1957-)
 

[필수입력]  닉네임

[필수입력]  인증코드  왼쪽 박스안에 표시된 수자를 정확히 입력하세요.

Total : 2283
번호 제목 날자 추천 조회
1843 "님의 침묵"이냐?... "情人의 침묵"이냐?... 2016-11-14 0 3775
1842 실존주자의 인생에 종지부를 찍다... 2016-11-14 0 3443
1841 윤동주의 시 속에 마력이 없다?... 있다!... 2016-11-14 0 2961
1840 윤동주는 "북간도"가 낳은 시인이다... 2016-11-14 0 4618
1839 생태문학이 세계문학의 최고봉이다?... 아니다!... 2016-11-14 0 3518
1838 창작이냐?... 모방이냐?... 이것이 문제면 문제로다... 2016-11-14 0 3613
1837 중국 조선족 동시의 흐름을 알아보다... 2016-11-14 0 3292
1836 동시의 다양화에 관하여 2016-11-14 0 3574
1835 윤동주와 동시 2016-11-14 0 3275
1834 "우화시"와 허두남 2016-11-14 0 3534
1833 동시때벗기기 = 동시도 시로 되여야... 2016-11-14 0 3591
1832 채택룡 / 김만석... 랑송동시도 창작해야/ 김만석... 2016-11-14 0 3337
1831 박영옥 / 김선파 2016-11-14 0 3275
1830 김득만 / 김만석 2016-11-14 0 3486
1829 詩란 고독한 사람의 고독한 작업속에 생산되는 미적량심 2016-11-14 0 3696
1828 시 한수로 평생 명인대가로 인정되는 사람 없다?...있다?!... 2016-11-12 0 3750
1827 김영건 / 고 한춘 2016-11-12 0 3575
1826 심련수 / 한춘 2016-11-12 0 3697
1825 적어도 진정으로 문학을 사랑한다면,ㅡ 2016-11-12 0 3427
1824 "동시엄마" - 한석윤 2016-11-12 0 3372
1823 최룡관 / 최삼룡 2016-11-12 0 3836
1822 김동진 / 최삼룡 2016-11-12 0 3997
1821 詩人은 뽕잎 먹고 비단실 토하는 누에와 같다... 2016-11-12 0 3834
1820 [자료] - 중국 조선족 문학 30년을 알아보다... 2016-11-12 0 3964
1819 조선족 문학작품을 중문번역 전파하는 한족번역가 - 진설홍 2016-11-12 0 4181
1818 베이징 "등대지기" 녀류시인 - 전춘매 2016-11-12 0 3788
1817 화장터 굴뚝연기, 그리고 그 연장선의 값하려는 문사-정호원 2016-11-11 0 3595
1816 고 최문섭 / 전성호 2016-11-11 0 4025
1815 녕안의 파수꾼 시인 - 최화길 2016-11-11 0 3927
1814 한국 최초의 모더니스트 시인 - 정지용 2016-11-11 0 3614
1813 "등불을 밝혀" 시대의 어둠을 몰아내려는 지성인 2016-11-11 0 3836
1812 詩人은 태작을 줄이고 수작을 많이 만들기 위해 정진해야... 2016-11-11 0 3917
1811 늘 "어처구니"를 만드는 시인 - 한영남 2016-11-11 0 4397
1810 늘 "서탑"을 쌓고 쌓는 시인 - 김창영 2016-11-11 0 3760
1809 장르적인 경계를 깨는 문사 - 조광명 2016-11-11 0 3762
1808 김철 / 장춘식 2016-11-11 0 4044
1807 "조양천"과 김조규 2016-11-11 0 3537
1806 "국어 교과서 편찬"과 김조규시인 2016-11-11 0 3657
1805 "만주"와 유치환 2016-11-11 0 3649
1804 {자료} - "두루미 시인" - 리상각 2016-11-11 0 3861
‹처음  이전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다음  맨뒤›
조글로홈 | 미디어 | 포럼 | CEO비즈 | 쉼터 | 문학 | 사이버박물관 | 광고문의
[조글로•潮歌网]조선족네트워크교류협회•조선족사이버박물관• 深圳潮歌网信息技术有限公司
网站:www.zoglo.net 电子邮件:zoglo718@sohu.com 公众号: zoglo_net
[粤ICP备2023080415号]
Copyright C 2005-2023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