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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옥 / 김선파
2016년 11월 14일 22시 30분  조회:3316  추천:0  작성자: 죽림
동심적인 시적발견
아동화한 시적형상화
-박영옥의 동시집<<꿈나무 사랑나무>>를 읽고서

김선파

박영옥은 중국 호남인민출판사를 통하여 2016년 5월에 동시집<<꿈나무 사랑나무>>를 펴내였다

필자는 8월 2일 작자한테서 동시집을 받아가지고 그 자리에서부터 읽어보았다 60세를 이미 넘어선 박영옥이가 이런 동시집을 출판한데 대하여 필자는 감탄을 금치 못하였다

그래서 집에 돌아와서 다시 보았다 그리고 8월 3일 박영옥의 동시가 거둔 성과와 문제점들을 두루 살펴보면서 이 글을 단숨에 써냈다 박영옥의 동시에서 받은 감동이 필자를 그토록 떠밀어 준것이 아닌가 싶다

1,시적발견의 관건은 동시인의 아동화

주지하다싶이 아동문학은 어른들이 아이들을 대상으로 하여 쓰는 문학이다 하기에 아동문학의 한 장르인 동시도 어른들이 아이들을 위하여 쓰게 된다 바로 여기서 이른바 작자와 독자지간의 모순이 나타나게 된다 이 모순을 해결하는 방법이 곧 동시인의 아동화이다

동시인은 우선 시적대상 즉 사물과 현상을 보고서 우선 성인적인 느낌을 가지게 되다 그 다음 그런 성인적인 느낌을 동심이라는 려과기에 려과시키면서 동심적인 느낌으로 전환시켜야 한다

여기서 관건은 동시인의 아동화이다 이 아동화는 그리 쉬운 일이 아니다 아이들을 어머니 처럼 한없이 사랑하고 아이들을 위하여 무조건 대변하려는 그런 결심과 용기 그리고 뜨거운 열정이 없이는 절대 아니되는 것으로 필자는 알고있다

박영옥은 이미 60고개를 넘은 나젊은 할머니이다 그러나 그는 일생동안 병마와 싸우면서 삶의 가치를 옳게 판단하고 우뚝 떨쳐 일어나 강의한 의력으로 문학을 지향하면서 일정한 성과를 거둔 녀류 작가이다

그는 우리 민족의 후대인 아이들을 사랑하면서 아이들에게 글짓기를 배워준 글짓기 지도교원이였다 그런 아이들을 위한 성스러운 일을 수십년 하면서 아이들과 함께 뛰놀았다 하여 몸은 비록 늙어갔지만 마음은 날따라 아이들의 마음으로 변화되여갔다

하여 박영옥은 해와 달을 보고 하늘과 땅을 보고 산과 들을 보고 꽃과 나비를 보고 강과 바다를 보고 눈과 비를 고 사람과 짐승을 볼 때 언제나 아이들의 눈으로 보고 아이들의 마음으로 생각하고 아이들의 정도로 느낄수가 있었던것이다

바로 이런 아동화가 박영옥이더러 동심적인 시적제재를 찾아내게 하였던것이다

박영옥의 동시집을 펼쳐보면 이런 아동화의 장점이 그대로 드러난다

동시<<진달래>>에서 작자는 진달래를<<봄아씨/ 봄산에서/공부하다가/ 쏟아놓은 빨간잉크>>라고 하였다 시대감은 좀 문제가 되지만 정말 어물쩍한 아동화의 산물이다

동시<<무지개>>에서 작자는 색동무지개를 <<한날 한시에 태여났어도//생김새 다른 /7형제>>라고 엉뚱한 느낌을 찾아내였다

동시 <<별2>>에서 작자는 <<하늘 친구들도/숙제 많은가 봐//수학문제 푸느라고/깜빡깜빡//작문숙제 하느라고/깜빡깜빡(장밤 자지 못하네-필자는 생략함)라고 노래하고있다 여기서 숙제공부에 시달리는 아이들의 동심이 그대로 보여지지 않는가!

임의대로 펼쳐보아도 박영옥이 아동화를 선행시키면서 시적제재를 찾아낸것을 손쉽게 찾아볼수가 있다 이런 아동화한 시적제재는 박영옥동시집이 독자들의 눈을 끄는 요인으로 된다

2,새로운 동시 창작을 위하여

동시창작에서 시적발견은 물론 중요하다 그러나 동시를 성공하자면 아동화한 시적형상화를 완성하여야 한다

우리 동시창작의 력사를 더듬어보면 1950년대에 이른바 화적동시 창작단계가 있었다 그때 감동적인 사건의 한 대목을 집중 조명하면서 운률을 맞추고 4행 1련,혹은 2행 1련을 구성하는 정형틀로 이른바 정형동시를 썼었다

박영옥의 동시를 보면 이런 형태의 동시를 보아낼수가 없다 이것은 진부한 작시법에서 박영옥은 이미 해탈되여 나왔다는것을 단적으로 설명한다 그런데 우리 시단에는 아직도 때가 지난 그런 형태의 동시집이 출판되고있는것은 실로 유감스러운 일이 아닐수가 없다
그다음 1960년대에 들어서면서 이른바 정치동시, 교육동시가 판을 치면서 우리 동시대상을 교육대상으로 삼고 사상교육을 하거나 우리의 동시를 정치를 위하여 복무하는 무기로 삼던 때가 있었다

박영옥의 동시집에서는 그런 교육동시거나 정치동시를 찾아볼수가 없는것이 대단히 축하할만 일이기도 하다

당시 우리의 동시창작에서는 또 이른바 동시의 서정성을 잘못 리해하고 감탄사 련발로 억지 서정을 추구한적이 있었다 그런데 이번 박영옥의 동시집에는 독자가 감동하기 전에 작자가 먼저 <<아.오>>하는 병태적인 서정토로가 한수도 없는것이다

그리고 1860년대부터 우리 동시는 동시도 동시요 동요도 동시요 가사도 동시요 하는 동시혼돈기를 겪은적도 있다 이번 박영옥의 동시집에는 가사<<일요일은 즐거워>> 한수만 있다 최근에 어떤 동시집에 가사가 30%이상을 차지하는 데 비하면 박영옥의 작품집은 실로 말그대로의 동시집이라고 할 수가 있다 이것 또한 박영옥의 우리 동시력사를 제대로 학습하고 새로운 동시창작에서 박차를 가하고 있음을 단적으로 증명하여준다

하기에 박영옥은 <<늙은 일대>>의 동시인이지만 새로운 현대동시작시법을 힘써 배우면서 새로운 동시창작에 달라붙은 동시창작에서의 <<늙은초학자>>라고 할 수가 있다

3, 아동화한 시적형상창조

동시창작은 작자가 동심적인 시적발견을 하고 그 다음 아동화한 시적형상창조로 완성된다

1,동시<<시내물2>>

조잘조잘.../태여 날 때도 이 노래입니다//조잘조잘.../

커서도 이 노래입니다//조잘조잘.../어른이 돼도 이 노래입니다//한평생/한가지 노래만 배운//시내물/오늘도 조잘조잘...(마지막 련은 필자가 삭제함)

이 동시는 총체적으로 보면 화적 동시이다 그러나 지난날처럼 감동적인 사건의 한 대목을 집중 조명한것이 아니라 사건을 고도로 압축하고 개괄하면서 태여날 때,컸을때,어른이 되었을 때도 그냥 한가지 노래만 부르는 시내물을 형상화하였다 작자는 바로 본딴 말 <<조잘조잘>>에서 시적 발견을 하고 아이들의 생각대로 시내물은 한가지 노래만 부른다는 엉뚱 한 결론에 치달아 오른것이다

2,동시<<서산>>

저 서산뒤에/유희장이 있을거야/그래서 해님이/매일 달려가는구나//저 서산뒤에/썰매장이 있을거야/그래서/달님도 매일 찾아가지(110페지)
작자는 여기서 자연의 법칙대로 해가 지고 달이지는 자연현상을 아이들의 사유방식대로 상상의 나래를 활짝 펼치고 해는 유희장을 찾아가고 달은 썰매장을 찾아간다고읊조리고 있다 오로지 아동화한 동시인만이 형상화할수 있는 그런 동시라고 본다

3,동시<<봄의 언어>>

지종지종/저 하늘에서 봄 알리는(필자가 수개한것)/종달새 노래소리//뾰족뾰족/저 들판에서 저 숲속에서 /얼굴을 내미는 새싹들의 소리//우썩우썩/저 학교에서 들려오는/아이들이 키 크는 소리(20페지)

작자는 종달새 노래소리,새싹들의 돋아나는 소리,아이들이 키커가는 소리에 착안점을 두고있다 즉 청각적인 <<지종지종>>,시각적인 <<뾰족뾰족>>과 <<우썩우썩>>으로 형상처리를 하면서 그것을 봄의 언어라고 승화시키고 있다 이것은 은유적인 처리이기도 하다

4,동시<<나무>>

여름에는/ 옷 가득 가득 입고도/땀 안 흘려//겨울에는/옷 훌렁훌렁 벗어도/감기에 안 걸려(114페지)

이 동시는 사색적인 동시이다 나무를 시적대상으로 삼고 시적주인공은 여름의 나무와 겨울의 나무를 보고서 아이들식의 사색을 굴리면서 제딴의 결론을 내리고있다 즉 여름의 나무는 옷을 그렇게 많이 껴 입고도 땀을 안 흘리니 참 이상하지 않는가! 이것이 바로 아이들식의 생각이다 같은 식으로 겨울의 나무는 옷을 활활 벗어내치고도 감기 한번 걸리지 않으니 이 얼마나 이상한가! 정말 너무나도 유치한 생각이지만 그토록 재미나는 생각은 더는 없는줄로 안다

5,동시 <<바줄 당기기>>

자- 뒤로/다 더 뒤로/후퇴할수록/이기는 싸움(163페지)

이 동시는 이번 동시집에서 제일 짧은 동시이다 그러나 감칠맛나는 동시 가운데의 한수로 된다 일상 론리와는 다른 그런 론리방식대로 사유하는 유치하면서도 아름다운 사색적인 동시이다

이번 동시집에서 박영옥은 은유적인 상징동시 쓰기에서 일정한 노력을 기울인것이 엿보인다

6,동시<<미인송>>

이쁜 파마머리/쭉 빠진 체격//아무리 봐도/어문선생님 같아요(161페지)

이 동시는 은유적인 상징동시이다 즉 원관념인 멋진 어문선생님을 보조관념인 미인송으로 표현한것이다 아이들정도로 비교의 대상을 가려잡고 아이들 정도의 느낌으로 미인송은 멋있기 때문에 우리 어문선생님과 같다는 그런 멋드러진 판단을 내린것이다

상술한 동시들은 이번 동시집에서 괜찮게 씌여진 동시들이다 여기서 보는 바와 같이 박영옥은 우리시단에 아직까지 남아도는 지난날의 작시법을 배격하고 화적동시,상상동시,사색동시,감각동시,은유적인 상징동시 창작에서 성과를 나타내고있음을 알수가 있다

3,함께 고치고 싶은 동시들

시적형상화과정에서 우리 어른들,특히는 나이 많은 동시인들은 이른바 로파심 때문에 동시를 망그러뜨리는 페단이 존재한다

동 시 <<바람1>>
봄바람이 놀고 간 자리/파아란 색//가을 바람이 머문 자리/노오란 색//겨울바람 스친 자리/하아얀 색/바람도 색깔이 있네
이 동시는 정말 재미나는 동시이다 그런데 제3련에 가서 <<바람도 색깔이 있네>>는 군더더기이다 작자가 그것을 설명하지 않아도 독자들은 그런 결론을 얼마든지 내릴수가 있는데 작자는 안심이 놓이지 않아 군더더기를 이렇게 덧붙여 놓은것이다

동시 <<쪼로로기>>
더운 날에는/쪼르르/쪼로로기/내리막으로/달려가고//추운날에는/쪼르르/쪼로로기/올리막으로 /줄달음쳐요/체온 조절에 으뜸인 /쪼로로기(116페지)
여기서도 제2련의 마지막 2행은 군더더기이다 아이들은 앞부분까지 읽고서 작자가 내린 그런 결론을 얼마든지 내릴수가 있는것이다 여기서도 작자의 로파심이 그대로 드러난다 작품의 주제는 로출되기보다 숨어있는것이 더 매력적인것이다

동시 <<봄눈>>
나무에서 /눈물이/쭈르르//지붕에서 눈물이 /쭈르르//봄눈은/울보(24페지)
이 동시에서 봄눈은 울보라는 은유적인 상징동시이다 그런데 <<울보>>란 원래 걸핏하면 소리내여 우는 아이를 두고 하는 말이다 하기에 소리내여 운다는것이 <<울보>>의 특징으로 되기에 울음소리가 중요하게 된다

물론 울 때 눈물을 흘릴수는 있다 하지만 눈물은 슬플 때도 나오고 기쁠 때도 나오고 눈에 티가 들어갔을 때도 흘리게 된다 하기에 쭈르르 흐르는 눈물의 가시적 형상과 울보라는 청각적 형상은 그 상사성의 결여로 은유관계가 성립될 수가 없는것이다

이것을 고치자면 가시적인 <<쭈르르>>를 청각적인 울음소리로 형상화하면 그렇듯하게 될 수가 있겠다고 본다 즉 <<나무에서 떨어지는 /쭈르르/울음소리>>라고 하면 울보라고 하여도 별문제로 될것이다

이렇게 보면 박영옥은 그같이 훌륭한 동심적인 시적인 발견을 하고도 아직은 아동화를 채 실현하지 못하여 그 밉살스러운 <<로파심>>의 작간으로 시적형상화에서 차질을 보여주고 있음을 알수가 있다

나가는 말

지금까지 박영옥의 시집을 거시적으로 조명하여 보았다박영옥은 원래 수필과 동화 우화를 쓰던 작가이다 그리고 가담가담 가다가 동요도 쓰고 동시도 쓰고 아동가사도 쓰는 작가로 필자는 리해하고 있었다 그런데 박영옥은 이번에 동시를 집중적으로 써서 동시집을 묶어가지고 우리 앞에 선뜻 나섰다

앞에서 언급한바와 같이 박영옥의 동시는 현대동시를 지금 한창 학습하면서 창작한 동시들이다 하기에 지난날의 페단들이 거의 극복되면서 창작되고있다고 하여야 하겠다

이런 동시들은 대개 편폭이 짧고 구성이 단순하며 정형률에서 해탈되여 나오면서 자유률을 지행하는 형식적인 특징을 보여주고 있다
그리고 시적발견이 동심적이며 시적형상이 아동화로 처리되면서 어딘가 아이들의 유모아적인 정취를 풍기는 그런 내용적인 특징을 보여주고있다

그런데 170수의 동시를 묶자고 그리하였는지는 몰라도 동시를 너무 쉽게 쓴 감이 난다 그리하여 170수 가운데서 한 6수가 성과작으로 되는 상황이다 그리고 좀만 고치면 훌륭한 동시가 될수 있는 동시들이 퍼그나 된다 조금만 더수개 하였더면 하는 생각이 뒤따르는것을 유감으로 생각하게 된다

동시라고 하여서 아이들의 생각과 느낌 그대로 쓰는것은 절대 아니다 그것은 동시인의 미학적 주장을 예술적인 탁마를 거쳐 구슬처럼 빚어내는 가장 어려웁고 가장 힘든 작업이라는것을 잊지 말아야 할것이다 사실 써놓고보면 그처럼 쉬운것은 없는데 하지만 그런 쉬운것을 쓰기란 그처럼 어려운 일은 다시 없는줄로 안다

끝으로 인간의 존엄을 안고 강의 하게 살아온 박영옥은 동시라는 이 새로운 령역을 대담히 개척하면서 보다 훌륭한 동시를 더 많이 써내기를 진심으로 바라마지 않는바이다 필자는 탐구심이 강하고 강의한 성격의 소유자인 박영옥은 꼭 그렇게 하리라 굳게 확신하며 또 그렇게 기대하는 바이다

2016.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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