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詩는 말하는 그림, 그림은 말없는 詩...
2016년 08월 01일 00시 12분  조회:3617  추천:0  작성자: 죽림

[22강] 이미지는 언어의 그림 

강사/김영천 


시의 이미지는 언어에 의해 조직화된 그림이며, 대상에 
대한 감각적, 지각적 체험을 신선하고 강렬하게 환기시키 
면서 비유와 상징을 결합시키는 것입니다. 
문학비평용어사전에서는 " 전형적인 이미지즘의 시는 
자유시로 가능한 한 정확하고 간결하게, 논평이나 일반화를 
하지 않고, 시각적 대상이나 장면에 대한 작가의 반응을 
표현하고자 합니다. 

흔히 이러한 인상은 은유를 통해서, 혹은 
한 대상의 묘사를 또 하나의 다른 대상의 묘사와 병치시켜서 
표현된다."고 되어 있습니다. 
좀 어렵게 표현되었지요. 그러면 그냥 읽고만 넘어가시지요. 

"그림은 말없는 시이고, 시는 말하는 그림이다"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참 멋진 말이지요. 
그림이 우리의 육감 중에 시각을 자극하고, 시각에 호소 
하여 구체적이고 선명한 인상과 생생한 느낌을 얻는 것이라면 
시는 우리 마음의 눈을 자극하고 호소해서 구체적이고 선명한 
인상과 생생한 느낌을 얻는 것입니다. 

즉, 시에서는 마음의 눈으로 바라보는 공간세계가 있는 것 
입니다. 따라서 우리가 두 눈으로 하나의 그림을 보고 감상 
하듯, 마음의 눈을 통하여 시적 세계와 공간을 보고, 느끼고 
체험할 수가 있는 것이겠지요. 
이처럼 시적 세계를 하나의 그림처럼 보여주며, 구체적인 
의미의 말들을 감각적 지각적 대상으로 느끼게 해 주는 것이 
바로 이미지인 것입니다. 

천상병님의 <갈대>를 읽어보시지요. 


환한 달빛 속에서 
갈대와 나는 
나란히 소리없이 서 있었다. 

불어 오는 바람 속에서 
안타까움을 달래며 
서로 애터지게 바라보았다. 

환한 달빛 속에서 
갈대와 나는 
눈물에 젖어 있었다. 

아주 이해하기 쉽고, 또 금방 그림 하나가 뚜렷이 떠오르지요. 
환한 달빛과 그 달빛을 받아서 눈부신 갈대, 그리고 이 속에서 
화자의 모습이 마치 한 몸인 것처럼 혼연일체가 되어 떠오를 
것입니다. 그리고 그 달빛 아래서 눈물에 젖어 있는 화자의 
맑고 투명한 슬픔까지도 들여다 보임으로서 실제로 눈으로는 
보이지 않는 슬픔이라는 관념까지도 , 또한 이 시적 공간에 
흐르는 정서까지도 이처럼 마음의 눈을 통하여 보고 느낄 수 
있는 것은 이미지 때문인 것입니다. 

조태일님의 말을 들어볼까요? 
"이미지만이 우리들의 마음 속에서 시적 세계를 구체적인 
회화로 만들어 낸다. 그러므로 이미지는 단순히 감각적이고 
말초적인 장식이 아니라 우리가 보지 못했던 사물들의 새로 
운 모습과 의미들을 시인의 통찰력과 직관에 의해서 우리의 
눈 앞에 보여주는 시언어의 핵심이며 본질이라 할 수 있다. 
우리들은 이미지에 의하여 마음 속에 뻗어오는 시적 의미들 
과 사물들의 새로운 모습들을 보게 되는 것이다." 

박재삼님의 <울음이 타는 가을 江>을 읽어보겠 
습니다. 

마음도 한자리 못 앉아 있는 마음일 대, 
친구의 서러운 사랑이야기를 
가을 햇볕으로나 동무삼아 따라가면, 
어느새 등성이에 이르러 눈물나고나. 

제삿날 큰집에 모이는 불빛도 불빛이지만 
해질녘 울음이 타는 가을 江을 보겄네. 

저것 봐, 저것 봐, 
네보담도 내보담도 
그 기쁜 첫사랑 산골물소리가 사라지고 
그 다음 사랑끝에 생긴 울음까지 녹아나고 
이제는 미칠 일 하나로 바다에 다 와가는 
소리 죽은 가을 강을 보겄네. 

이 시에서도 여러분은 마음 속에 하나의 그림이 떠오를 
것입니다. 그렇지요? 어떤 그림이 떠오르시나요? 
해가 지고 있는 저녁 무렵 노을빛에 타는 강의 모습, 
그렇습니다. 그러나 여기에서 저녁강의 이미지는 일상적 
이고 타성에 젖은 모습이 아니라 새로운 모습의 의미로서 
우리에게 특정한 정서를 불러일으킵니다. 
다시 조태일님의 해설을 들어보겠습니다. 

친구의 서러운 사랑이야기보다도, 그 이야기를 들으며 
눈물나는 나(시적 화자)보다도 더 깊은 사랑의 슬픔과 
기쁨으로 인하여 붉게 울음 우는 강의 모습과 만나기 
때문이다. "그 기쁜 첫사랑 산골물소리가 사라지고/그 
다음 사랑끝에 생긴 울음까지 녹아나고" 긴 시간을 견뎌 

마침내 '사랑의 완성'으로 바다에 이르러 가는 저녁강의 
이미지를 통하여 사랑의 아픔과 아름다움, 스스로 완성 
해 가는 사랑의 의미들을 우리에게 구체적인 하나의 세 
계로 보여주고 있다. 이처럼 이미지는 시적 의미나 정서 
마저도 추상이 아닌 구체적 형상으로 만들어 놓는 것이기 
에 이미지를 언어의 그림이라고 할 수 있는 것이다. 

이어서 최동호 교수의 이야기를 들어보기로 하겠습니다. 

이미지에 대하여 보다 직접적이고, 포괄적으로 정의한 
루이스의 견해를 들어보자. 
"그러면 우리는 시의 이미지를 무엇으로 이해하는가? 
가장 단순하게 말하여 그것은 말로 만들어진 그림이다. 
한 개의 형용사, 한 개의 은유, 한 개의 직유로 이미지 
를 만들어낼 수 있다. 또는 이미지는 표면상으로는 
순전히 묘사적이지만 우리의 상상에 외적 현실의 정확한 
반영 이상의 어떤 것을 전달하는 어구나 구절로 제시 
될 수도 있다." 

위에서 루이스는 <이미지는 말로 만들어진 그림>이라 
정의하면서 직유나 은유는 물론 형용사나 묘사적 어구나 
구절로 이미지를 만들어낼 수 있다고 하였다. 아마도 
그의 포괄적인 관점은 <말로 만들어진 그림>, 즉 독자가 
시를 읽으며 마음에 어떤 영상을 떠올릴 수 있느냐 아니 
냐에 초점을 두고 있는 것이라 생각된다. 학자들에 따라 
직유나 은유 같은 비유적 표현만이 이미지에 해당한다는 
견해도 있지만, 심리학의 용어에서 비롯되었다고 하는 
<이미지>라는 말의 본래적인 뜻을 루이스의 경우는 문학 
에서 가장 넓게 확장시킨 예가 될 것이다." 

이렇게 여러 학자들의 견해를 말씀드리는 것은 이 이미지가 
시에서 너무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복잡한 말들을 
다 정리해도 이미지는 말로 만들어진 그림, 시의 회화성 
바로 그 것입니다. 

이제 이미지에 대해 잘 알게 되셨을 줄 믿습니다. 
또 좋은 시 감상으로 들어가겠습니다. 

젊은 여성 시인 허수경의 <봄날은 간다>를 읽어보겠습니다. 

사카린 같이 스며들던 상처야 
박분(薄粉)의 햇살아 
연분홍 졸음같은 낮술 마음 졸이던 소풍아 
안타까움보다 더 광폭한 세월아 
이승에서 저승으로 저승에서 이승으로 
참 많이도 드나들었다 저 
꽃대 위 팔랑 
앉았다 간 청춘 


지난 봄 나는 서울에서의 밥벌기를 그만 두었다. 나는 서울에 
올라온 2년 반 동안 밥만 벌었다. 책 읽기도, 글 쓰기도, 知人 
들과의 만남도 2년 반 동안 멈추었고 나는 시골서 올라온 촌 
사람답게 밥만 벌었다. 방송사에서 원고품을 팔았는데 나는 
언젠가 선배로부터 정신적 매춘이라는 모욕을 당한 적이 있었 
다. 오, 정신적 매춘이라니, 나는 그냥 정직하게 밥을 벌었을 
뿐이다. 하지만 방송사의 고도화된 소외 매카니즘을 나는 
견디지 못했고 어느 날 집어치웠다. 
그리고 오래 앓았다. 

그때 나의 집은 보광동이었는데 서빙고역의 철길로 개나리가, 
노란 현기증이, 황색의 데까당이 밀려와 나는 천지의 것들과 
나의 지친 앓음이 노곤하게 근친상간하는 꿈을 오래 꾸었다. 
내가 살던 지하 셋방의 윗층 지상에는 미군속 데이빗의 화장 
실 물내리는 소리가 간간히 들려왔다. 
나는 갑자기 밥벌기에 밀려난 내가 예뻐 보였다. 그리고 
이사를 결심했고 서울 근교로 옮겼다. 서울 근교 원당의 
역시 지하 셋방에서 나는 라면을 끓이며 희희낙락했다. 저녁 
답 내 궁핍의 붉은 국물을 얼큰하게 먹어치우며 나는 지난 
봄, 천지와 근친상간하는 노곤한 꿈에 대해 말하고 싶었다. 
그 것은 기실, 내가 한 문명의 여자라는 것을 열심히 생각 
해보고 싶다는 고백에 다름아니었다. 

시도 어렵지만, 작가의 이야기는 더 어렵네요. 그러나 
이런 시도,이런 시인도 여러분은 알아야겠기에 올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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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그리움이 다른 그리움에게

 

―정희성(1945∼ )

어느 날 당신과 내가
날과 씨로 만나서
하나의 꿈을 엮을 수만 있다면
우리들의 꿈이 만나
한 폭의 비단이 된다면
나는 기다리리, 추운 길목에서
오랜 침묵과 외로움 끝에
한 슬픔이 다른 슬픔에게 손을 주고
한 그리움이 다른 그리움의
그윽한 눈을 들여다볼 때
어느 겨울인들
우리들의 사랑을 춥게 하리
외롭고 긴 기다림 끝에
어느 날 당신과 내가 만나
하나의 꿈을 엮을 수만 있다면

 

크리스마스 풍속이 달라진 모양이다. 12월 거리를 달뜨게 하던 캐럴을 도통 들을 수 없었다. 연애 풍속도 달라졌다고 한다. 신자유시대, 그리고 인터넷과 스마트폰 시대가 사람의 심성을 더욱 개인적이고 이기적으로 만들었다고 한다. 우리는 양심이나 정의나 온정이나 애린(愛隣) 같은 말들을 잃어버리고, 그리워한다든가 기다린다든가 하는 정서를 잊어버렸다. 시대의 이 추운 길목에서, 기다림과 그리움이라는 고전적인 정서를 한 올 한 올 지순하고 처연한 무늬와 결로 짜낸 정희성의 시를 읽는다. 고마운 일이다. ‘오랜 침묵과 외로움 끝에’ 손을 내주는, ‘한 그리움이 다른 그리움의/그윽한 눈을 들여다’보는 세계라니, 아름답지 않은가? 그리움과 기다림의 힘차고 그윽한 침묵으로 독자를 따뜻하게 이끄는, 고전미랄까, 묘한 매력이 있는 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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