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www.zoglo.net/blog/kim631217sjz 블로그홈 | 로그인
시지기-죽림
<< 11월 2024 >>
     12
3456789
10111213141516
17181920212223
24252627282930

방문자

조글로카테고리 : 블로그문서카테고리 -> 문학

나의카테고리 : 文人 지구촌

작문선생님들께 보내는 편지; 시에 젖은 아이들은 아름답다...
2016년 11월 07일 23시 29분  조회:4094  추천:0  작성자: 죽림
 
 
 
[도서관 활용수업] 시에 젖은 아이들은 아름답다 -
➋ 시집 읽기, 나만의 시와 시구 찾기, 두레시
 
 

  



자세히 보아야
예쁘다

오래 보아야
사랑스럽다

너도 그렇다.
- 「풀꽃/나태주」

“차렷! ‘풀꽃’ 시작~” 시작 종이 울려 퍼지자 도서관에 미리 올라와 두레별로 자리를 찾아 앉은 아이들은 국어부장의 신호에 따라 한목소리로 시를 읊는다. 스스로 한 송이 풀꽃이 되어 아니, 양지바른 운동장가 모데기로 피어나 한꺼번에 작은 꽃망울을 터트리는 풀꽃들이 되어, 몸을 흔들어대며 시 인사를 나눈다.

시 수업을 열며 아이들과 함께하는 도서관 활용수업의 첫 시간은 아이들에게 다양한 시집을 안겨주고 오롯이 함께 읽는 일이다. 춘천 시내 학교로 발령받아 나오기 전, 홍천군의 시골학교에서는 아예 일주일에 한 번은 두 시간 연강수업으로 시간표를 짜서 도서관수업으로 활용하곤 했다. 잔잔한 음악과 함께 두 시간 동안 아이들은 시집에 푹 빠져서 간간이 웃음을 터트리며, 눈시울이 살포시 붉어지기도 하며 저마다의 감상에 젖어 시 읽기에 빠져들곤 했다.

선별된 시집들을 다양하게 갖춰야
작년부터는 사서도우미 선생님이 전담인력으로 배치되면서 도서관을 지켜주시는 덕분에 그나마 도움을 받을 수 있어서 다행스럽기도 했다. 수업이 시작되기 전 책상 위에는 다양한 시집들이 미리 준비되어 있다. 『국어시간에 시읽기 1,2,3』 『국어교과서 작품읽기 중1 시, 중2 시』『재미로 읽는 시』 『내 무거운 책가방』 『난 빨강』 『선생님과 함께 읽는 우리 시 100』 『청소년, 시와 대화하다』 『국어선생님의 시 배달』 등. 그리고 서가의 앞쪽에는 시 수업을 위해 특별히 배려하여 배가 위치를 이동시킨 시인들의 단행본 시집들을 열람하기 좋은 위치에 미리 정리를 해두었다.

자칫 아이들에게 개인적으로 시집을 준비시키는 경우 서점가에 무더기로 전시되어 공허하고 비현실적인 사랑, 이별, 눈물 따위의 얄팍한 감상성만으로 청소년들의 건강한 정서와 세계관을 오도하는 시집류를 들고 오는 경우가 있는데, 이를 방지하기 위해서도 도서관엔 선별된 시집들을 갖출 필요가 있다. 시 수업을 위해 아이들의 책상 위에 특별히 준비해주는 시집들은 여러 권으로 넉넉하게 구비하는데, 상황에 따라서는 두레별로 같은 시집을 읽고 생각과 느낌을 나누는 효과도 있다.

교과서 시 외에는 제대로 시집을 접해보지 않은 중학생들에게는 한 시인의 단행본 시집보다 여러 시인들의 다양한 작품을 엮은 시집 읽기가 더욱 흥미와 관심을 끌었다. 각자 책상 위에 준비된 시집을 한 권씩 선택하여 한 시간 이상 집중하여 읽도록 하면 아이들은 도서관의 가장 편안한 자신만의 공간을 찾아 자리를 잡는다. 햇살이 드는 창가에, 푹신한 소파에, 혹은 구석진서가에 등을 기대고 앉아 저마다의 상상의 세계로 빠져든다.

잠시 소란하던 아이들의 마음에 조용한 음악이 흐르고, 시가 흐르고, 그냥 그대로의 따사로운 분위기가 스며들 때, 아이들의 모습은 정말 아름답다. 굳이 도서관 활용수업이라는 거창한 구호가 아니더라도 단 한 순간만이라도 아이들의 자유로운 영혼이 아늑하게 쉴 수 있는 곳이 라면 도서관은 그 자체만으로도 충분히 존재 의미가 있지 않은가.



나를 사로잡은 시가 네 마음에도 새겨지길
자유롭게 시집 읽기가 끝나면 본격적인 탐구활동에 들어간다. 한 시간 동안 읽은 시집에서 가장 인상 깊게 읽은 ‘나만의 시 10편 뽑기’이다. 준비한 활동지를 나눠주고 시 제목과 시인을 쓰고, 옆에는 간략하게 뽑은 이유, 인상적인 이유를 함께 정리하도록 했다. 시집에 따라 주제별로 분류된 경우는 각 주제에서 한 편씩 뽑도록 권장한다.

더불어 ‘내 마음을 울린 시구’를 찾아 별도로 정리한다. 시구 모음은 예쁜 색상지에 또박또박 옮겨 사서도우미 선생님께 제출하면 방과 후에 간단히 코팅한 후 책갈피를 만들어 간직하게도 하고, 특별히 좋은 시구들은 컴퓨터로 인쇄한 후 여유 있게 코팅하여 도서관에서 책을 대출하는 아이들에게 나눠주기도 했다. 때로는 1층부터 도서관에 이르는 계단의 굽이마다에, 교실과 화장실의 눈에 띄는 공간마다에 산뜻한 색상지에 멋스럽게 인쇄하여 전시하기도 했다. 그저 무심히 지나치는 순간에도 누군가의 마음을 사로잡았던 시구가 또 다른 아이의 마음속에 새겨지길 바라면서….



학급시 정하고 함께 낭송하는 즐거움
‘나만의 시 10편 뽑기’ 개인별 탐구활동이 끝나면 2차 활동지와 함께 각자 선정한 열 편 중에서 가장 인상적인 시 세 편을 선정하도록 하고, 세 편 중에서 다시 최종 ‘나만의 낭송시’ 한 편을 정하도록 한다. 이어서 5~6명이 한 두레를 이루는 두레활동으로 각자가 최종적으로 뽑은 시를 서로 소개하고 토의하여 두레시 세 편을 뽑도록 한다. 그리고 두레원이 함께 낭송할 두레시 한 편을 마지막으로 뽑으면 된다.

두레별 토의활동이 정리되면 분위기를 새롭게 하고 두레별로 뽑은 시를 소개하는 시간을 갖는다. 두레원 모두가 함께 일어나 시를 낭송하도록 하고 나머지 두레원들은 시를 감상하며 마음속으로 학급시를 정해보도록 한다. 때때로 아이들은 무작정 자기 두레의 시를 뽑는 경향이 있으므로 자기 두레시를 제외한 다른 두레시에 의견을 표시하도록 하여 세 편을 뽑고, 다시 최종 한 편을 토의하여 학급시가 정해진다.

학급시는 학급원들이 시시때때로 함께 낭송하며 자연스럽게 학급의 애송시가 되고 나아가 암송시가 된다. 국어시간은 물론 조·종례 때도 함께 낭송하다보면 저절로 암송하게 되어 시암송 대회까지 준비하게 된다.



음미해봐… 왜 이 시가 네 가슴에 와 닿았는지
시집 읽기를 바탕으로 하여 탐구활동으로 펼친 개인별-두레별-학급시까지 정하고 나면, 2단계 활동으로 가장 인상적인 ‘나만의 애송시’를 골라 다음 시간에 이어질 시낭송회 및 비평회를 준비하며 활동지에 정리하도록 한다.

◆ ‘나만의 애송시’ 한 편을 선택한다.
◆ 천천히 생각하고 음미하면서 시 전문을 또박또박 옮겨 쓴다.
◆ 왜 이 시가 자신의 가슴에 와 닿았는가.
◆ 시의 화자는 지금 어떤 상황에 처해 있는가.
◆ 현재 시의 화자의 마음 상태는 어떠할 것으로 짐작되는가.
◆ 나의 지난 시절에 시적 화자와 비슷한 경험은 없었는가.
◆ 이 시에서 잘 되었거나 독특하다고 생각하는 표현이나 생각을 찾아보라.
◆ 이 시에 아쉬움이 있다면 무엇인가.

탐구 및 토의 활동으로 정리한 활동지는 간단히 확인 도장을 찍어준다. 각자 파일철에 보관하도록 하고 시비평회를 위한 활동지는 좀 더 보완한 후, 선택한 시를 소리 내어 다섯 번 이상 낭송해보고, 가능하면 자료를 보지 않고 말할 정도로 연습할 수 있도록 격려한다. 특별히 낭송할시에 어울리는 배경음악을 개인적으로 준비하는 경우는 미리 음악파일을 제출하여 도서관 컴퓨터에 저장해 두도록 한다. “얘들아, 다음 시간은 시낭송과 시비평 시간이야. 서로 감상을 나누는 시간이니 성심껏 준비하렴.” 2학년 아이들이 학급시로 정한 시를 한목소리로 읊어대며 도서관 자리를 정리하고 일어선다.

우리나라 꽃들에겐
설운 이름 너무 많다
이를테면 코딱지꽃 앉은뱅이 좁쌀밥꽃
건드리면 끊어질 듯
바람불면 쓰러질 듯
아, 그러나 그것들 일제히 피어나면
우리는 그 날을
새봄이라 믿는다.
- 「우리나라 꽃들에겐/김명수」
 

[필수입력]  닉네임

[필수입력]  인증코드  왼쪽 박스안에 표시된 수자를 정확히 입력하세요.

Total : 2283
번호 제목 날자 추천 조회
1843 "님의 침묵"이냐?... "情人의 침묵"이냐?... 2016-11-14 0 3727
1842 실존주자의 인생에 종지부를 찍다... 2016-11-14 0 3420
1841 윤동주의 시 속에 마력이 없다?... 있다!... 2016-11-14 0 2933
1840 윤동주는 "북간도"가 낳은 시인이다... 2016-11-14 0 4573
1839 생태문학이 세계문학의 최고봉이다?... 아니다!... 2016-11-14 0 3514
1838 창작이냐?... 모방이냐?... 이것이 문제면 문제로다... 2016-11-14 0 3601
1837 중국 조선족 동시의 흐름을 알아보다... 2016-11-14 0 3283
1836 동시의 다양화에 관하여 2016-11-14 0 3554
1835 윤동주와 동시 2016-11-14 0 3250
1834 "우화시"와 허두남 2016-11-14 0 3510
1833 동시때벗기기 = 동시도 시로 되여야... 2016-11-14 0 3582
1832 채택룡 / 김만석... 랑송동시도 창작해야/ 김만석... 2016-11-14 0 3328
1831 박영옥 / 김선파 2016-11-14 0 3257
1830 김득만 / 김만석 2016-11-14 0 3466
1829 詩란 고독한 사람의 고독한 작업속에 생산되는 미적량심 2016-11-14 0 3630
1828 시 한수로 평생 명인대가로 인정되는 사람 없다?...있다?!... 2016-11-12 0 3736
1827 김영건 / 고 한춘 2016-11-12 0 3533
1826 심련수 / 한춘 2016-11-12 0 3634
1825 적어도 진정으로 문학을 사랑한다면,ㅡ 2016-11-12 0 3422
1824 "동시엄마" - 한석윤 2016-11-12 0 3349
1823 최룡관 / 최삼룡 2016-11-12 0 3782
1822 김동진 / 최삼룡 2016-11-12 0 3977
1821 詩人은 뽕잎 먹고 비단실 토하는 누에와 같다... 2016-11-12 0 3820
1820 [자료] - 중국 조선족 문학 30년을 알아보다... 2016-11-12 0 3917
1819 조선족 문학작품을 중문번역 전파하는 한족번역가 - 진설홍 2016-11-12 0 4122
1818 베이징 "등대지기" 녀류시인 - 전춘매 2016-11-12 0 3766
1817 화장터 굴뚝연기, 그리고 그 연장선의 값하려는 문사-정호원 2016-11-11 0 3573
1816 고 최문섭 / 전성호 2016-11-11 0 3893
1815 녕안의 파수꾼 시인 - 최화길 2016-11-11 0 3897
1814 한국 최초의 모더니스트 시인 - 정지용 2016-11-11 0 3605
1813 "등불을 밝혀" 시대의 어둠을 몰아내려는 지성인 2016-11-11 0 3814
1812 詩人은 태작을 줄이고 수작을 많이 만들기 위해 정진해야... 2016-11-11 0 3865
1811 늘 "어처구니"를 만드는 시인 - 한영남 2016-11-11 0 4367
1810 늘 "서탑"을 쌓고 쌓는 시인 - 김창영 2016-11-11 0 3703
1809 장르적인 경계를 깨는 문사 - 조광명 2016-11-11 0 3699
1808 김철 / 장춘식 2016-11-11 0 4018
1807 "조양천"과 김조규 2016-11-11 0 3524
1806 "국어 교과서 편찬"과 김조규시인 2016-11-11 0 3641
1805 "만주"와 유치환 2016-11-11 0 3628
1804 {자료} - "두루미 시인" - 리상각 2016-11-11 0 3840
‹처음  이전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다음  맨뒤›
조글로홈 | 미디어 | 포럼 | CEO비즈 | 쉼터 | 문학 | 사이버박물관 | 광고문의
[조글로•潮歌网]조선족네트워크교류협회•조선족사이버박물관• 深圳潮歌网信息技术有限公司
网站:www.zoglo.net 电子邮件:zoglo718@sohu.com 公众号: zoglo_net
[粤ICP备2023080415号]
Copyright C 2005-2023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