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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카테고리 : 말도로르의 노래 / 로트레아몽

말도로르의 노래 / 로트레아몽 (황현산 옮김) (2)
2019년 02월 27일 14시 32분  조회:878  추천:0  작성자: 강려
말도로르의 노래 / 로트레아몽 (황현산 옮김) (2)
 
 
첫번째 노래(2)
 
(2) 독자여, 이 작품의 어귀에서 내가 무슨 영감을 기원한다면, 그것이 증오의 영감이기를 그대는 필경 바라지 않겠는가! 그대가 이루 헤아릴 수 없는 관능에 빠져서, 아름답고 검은 대기 속에서, 한 마리 상어처럼 배를 뒤집으며, 그 오만한, 넓고도 깡마른 콧구멍으로, 그대가 원하는 만큼, 마치 그대가 이 행위의 중요성과 그에 못지않은 그 정당한 식욕의 중요성을 이해하기라도 한다는 듯이, 천천히 그리고 장엄하게, 저 증오의 붉은 독기를 냄새 맡지 않으리라고 누가 그대에게 말하는가? 내 장담하건데, 그 붉은 독기는 그대의 흉측한 콧방울의 못생긴 두 구멍을 즐겁게 해줄 것이로되, 오, 괴물이여, 다만 그대가 저 영원한 자1)에게 저주받은 양심을 삼천 번 연달아 들이마시는 일에 먼저 몰두해야 하리라! 형언할 수 없는 만족감과 움직일 수 없는 황홀감으로 엄청나게 팽창한 그대의 콧구멍은 향수와 훈향을 뿌린 듯 향기로워진 공간보다 더 나은 어떤 것을 달라고 하지는 않을 것이다. 그 콧구멍은, 쾌적한 하늘나라의 화려함과 평화 속에서 살고 있는 천사들처럼, 완전한 행복을 포만하게 누릴 것이기 때문이다.
 
1) <말도로르의 노래>에서 신을 부르는 말은 여러 가지다. 신, 섭리, 영원한 자, 전능한 자, 위대한 천재 등. 로트레아몽은 이들 호칭을 대문자로 썼고, 번역에서는 이를 굵은 글씨로 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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