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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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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 > 말도로르의 노래 / 로트레아몽

전체 [ 14 ]

14    말도로르의 노래 / 로트레아몽 (황현산 옮김) (14) 댓글:  조회:73  추천:0  2019-02-27
말도로르의 노래 / 로트레아몽 (황현산 옮김) (14)     첫번째 노래(14)     (14) 때로는 현상의 외관을 믿는 것이 논리적이라면, 이 첫번째 노래는 여기에서 끝난다. 아직은 자신의 리라를 시험하고 있을 뿐인 사람에게, 그 악기가 그리도 낯선 소리를 낸다고 엄혹하게 굴지 말라! 그렇지만 그대들이 스스로 공정하기를 바란다면, 불완전함 가운데 찍혀 있는 강한 흔적을 벌써 알아볼 것이다. 나로서는 너무 늦지 않은 기간 내에, 두번째 노래를 발표하기 위해, 다시 일을 시작하겠다. 십구세기 말은 제격의 시인을 만나게 될 것이니(그러나, 처음에는 걸작으로부터 시작하기보다는 자연의 법칙에 따라야 할 것이다). 옛날에는 적대하던 두 인민이 이제 물질적 정신적 진보로 서로 능가하려고 애쓰고 있는 아메리카 연안의 라플라타 하구에서 그는 태어났다. 남부의 여왕 부에노스아이레스, 그리고 요염한 여자 몬테비데오가 거대한 강어귀의 은빛 물을 가로질러, 우정 어린 손을 서로 내밀고 있는 곳, 그러나 영원한 전쟁이 파괴의 왕국을 평원에 건설하고, 수많은 희생자들을 기꺼이 수확한다. 잘 있게나, 늙은이. 만일 그대가 내 글을 읽었다면, 나를 생각하게. 자네, 젊은이, 결코 절망하지 말게, 자네의 반대의견이야 어찌됐건, 흡혈귀 가운데 친구가 한 사람 있지 않은가. 옴을 일으키는 옴벌레도 꼽는다면, 자네에게는 친구가 둘 있는 셈이야!                                                                                                                         첫번째 노래 끝    
13    말도로르의 노래 / 로트레아몽 (황현산 옮김) (13) 댓글:  조회:68  추천:0  2019-02-27
말도로르의 노래 / 로트레아몽 (황현산 옮김) (13)     첫번째 노래(13)   (13) 거머리의 형이 숲속에서 느린 걸음으로 걷고 있었다. 그는 여러 번 멈춰 서서, 말을 하려고 입을 연다. 그러나 그때마다 목구멍이 조여들어 실현시키지 못한 노력을 뒤쪽으로 몰아붙인다. 마침내, 그는 외친다: 두꺼비는 뒤편이 넓적다리(인간의 넓적다리와 그리도 닮았구나)를 깔고 앉아서, 괄태충, 쥐며느리, 달팽이가 자기들의 숙적을 보고 날아나는 동안, 이런 날을 하였다. "말도로르여, 내 말을 들으라, 거울처럼 고요한 나의 얼굴을 주목하라. 나는 내가 너와 동등한 지성을 지녔다고 믿는다. 어느날, 너는 나를 네 삶의 지주라고 불렀다. 그때부터, 나는 네가 나에게 바친 신뢰를 부인하지 않았다. 나는 갈대밭의 한낱 주민일 뿐이고, 그게 사실이지만, 바로 너와 접촉한 덕분에, 네 안에 있는 아름다운 것만을 취하여, 바로 너와 접촉한 덕분에, 내 이성을 증대하였고, 너에게 말을 할 수 있다. 나는 너를 심연에서 끌어내기 위해, 네게로 왔다. 그대의 친구라고 자처하는 자들은, 극장에서, 공공장소에서, 교회에서, 창백하고 구부정한 나를 만날 때마다, 또는 길고 검은 외투에 둘러싸여, 제 유령-주인을 싣고 밤을 틈타서만 질주하는 그 말을 신경질적인 두 넓적다리로 재촉하는 너를 만날 때마다, 아연실색하여 너를 쳐다본다. 네 마음을 사막처럼 공허하게 하는 그 생각들을 버려라. 네 생각들은 불꽃보다 더 뜨겁게 타오른다. 네 정신은 네가 알아차리지도 못할 정도로 병이 들어서, 네 입에서, 지옥의 위대함으로 가득차 있긴 하나, 분별없는 소리가 튀어나올 때마다, 너는 네가 자연스러운 상태에 있다고 믿고 있다. 불행한 인간아! 너는 네가 태어난 날 이래로 무슨 말을 해왔느냐? 오, 신이 하 많은 사랑으로 창조했던, 불멸하는 지성의 슬픈 잔재야! 너는 굶주린 표범의 모습보다 더 소름끼치는 저주밖에 만들어낸 것이 없구나! 나로 말하면 눈꺼풀이 붙어버리더라도, 몸에 붙은 팔다리가 없어지더라도, 한 인간을 살해하더라도, 네가 되지 않는 것이 더 낫겠다. 나는 그대를 증오하기 때문이다. 어찌하여 나를 놀라게 하는 그런 성격을 지닌다는 말이냐? 너는 무슨 권리로 이 땅에 와서, 여기 사는 자들을 조롱거리로 삼는가, 회의주의의 놀림감이 된 썩은 표류물아? 이 땅이 네 마음에 들지 않는다면, 너는 네가 떠나온 그 천체로 돌아가야 할 것이다. 도회지의 주민이, 이방인처럼, 시골 마을에 거주해서는 안 된다. 우주공간에는 우리의 것보다 더 넓은 천체들이 존재하고, 그 천체들의 지적 존재들은 우리가 생각할 수조차 없는 지성을 지니고 있다는 것을 우리는 알고 있다. 자, 떠나거라!--- 이 움직이는 땅에서 물러가라---- 네가 지금까지 감춰왔던 네 신적 본질을 드러내고, 우리가 전혀 부러워하지 않는 네 천체를 향해, 가능한 한 서둘러서, 네 비상의 방향을 잡아라., 오만방자한 녀석아! 네가 인간인지 또는 인간 이상인지 알아차리는 데까지는 이르지 못하였기에 하는 말이다! 그럼 잘 가라, 네 가는 길에 두꺼비를 다시 만나리라고 더는 기대하지 마라. 너는 내 죽음의 원인이었다. 나는 너를 용서해달라고 빌기 위해 영원을 향해 떠난다!"  
12    말도로르의 노래 / 로트레아몽 (황현산 옮김) (12) 댓글:  조회:71  추천:0  2019-02-27
말도로르의 노래 / 로트레아몽 (황현산 옮김) (12)       첫번째 노래(12)   (12) 울 줄 모르는 그 사내는 (그는 항상 고통을 안으로 억눌러왔기에) 자신이 노르웨이에 가 있음을 깨달았다. 페로제도에서, 그는 깎아지른 절벽의 바위틈에서 바닷새 둥지 찾기에 참여했는데, 벼랑의 탐색자를 지탱해주는 줄 삼백 미터가, 그렇게 건실한 것으로 선택된 것을 보고 놀랐다. 누가 무어라고 하든, 그는 거기에서 인간의 선량함을 말하는 충격적인 예를 보고, 자신의 눈을 믿을 수 없었다. 줄을 준비해야 하는 사람이 자기였다면, 그는 줄이 끊어지도록 여러 군데에 홈을 파서, 채취자를 바닷속에 떨어뜨렸으련만! 어느 날 저녁, 그는 어떤 묘지를 향해 갔는데, 죽은 지 얼마 되지 않은 아름다운 여인들의 시체를 강간하는 데서 쾌락을 발견하는 청년들은,1) 그들이 원하기만 했다면, 동시에 전개될 어떤 행위의 장면 속에 파묻혀버렸을, 다음의 대화를 들을 수 있었다.   - 여보게, 무덤파는 인부, 자네는 나와 이야기하고 싶지 않은가? 향유고래 한 마리가 바다 밑바닥에서 서서히 올라와, 이 고독한 해역을 지나가는 배를 보려고, 물 위로 머리를 내밀고 있네. 호기심은 우주와 함께 생겨났지.   - 여보게, 친구, 내가 자네와 생각을 같이 나눈다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네. 부드러운 달빛이 무덤의 대리석에 빛을 뿌린 지 벌써 오래되었네. 한둘이 아닌 인간 존재들의 꿈속에, 사슬에 매인 여인들이 별로 덮인 검은 하늘처럼 핏자국으로 덮인 제 수의를 끌며 나타나는 고요한 시간일세. 잠자는 사람은 사형수의 신음소리와도 같은 신음소리를 내지르지. 마침내 잠에서 깨어나 현실이 꿈보다 세 배는 더 나쁘다는 것을 깨달을 때까지 말일세. 내일 아침 묏자리가 마련되게 하려면, 지칠 줄 모르는 내 삽으로 이 구덩이 파는 일을 끝마쳐야 하네. 중대한 작업을 하려면, 두 가지 일을 한꺼번에 해서는 안 되지.   - 이 사람은 구덩이 하나를 파면서 중대한 작업이라고 생각하고 있구먼!   - 야생 펠리컨이, 제 새끼들에게 제 가슴을 뜯어먹도록 내주기로 결심하며, 그와 같은 사랑을 창조할 줄 알았던 존재만을 증인으로 삼아, 인간들을 부끄럽게 할 때, 그 희생이 아무리 크다 해도, 그 행위를 이해할수 없는 것은 아니지. 한 젊은이가 말일세, 제가 사랑해 마지않던 여인을 제 친구의 품에서 보게 될 때, 그는 시가를 피우기 시작하고, 집 밖으로 나가는 일 없이, 고통과 끊을 수 없는 우정을 맺을 터인데, 그 행위를 이해할 수 없는 것은 아니지. 리세에서, 한 기숙학생이, 몇 세기나 다름없는 몇 년 동안, 아침에서 저녁까지 그리고 저녁에서 그 이튿날까지, 그는 생생한 증오의 소란스러운 물결이 두터운 연기처럼 머리꼭대기로 솟구치는 것을 느끼며, 뇌수가 거의 터져나가는 것만 같을 걸세. 그가 감옥에 처박힌 순간부터 하루하루 다가오는 출옥의 순간까지, 눈을 움푹 꺼지게 하겠지. 밤이면, 녀석은 잠을 자고 싶지 않기에, 깊이깊이 생각에 빠질 것이네. 낮이면, 녀석이 탈옥을 하거나, 페스트에 걸린 환자처럼 그 영원한 수도원 밖으로 내던져지는 순간까지, 그의 생각은 그 바보 만들기 관청의 담장 너머로 내달릴 텐데, 그 행위를 이해할 수 없는 것은 아니지. 구덩이를 파는  일은 종종 자연의 힘을 능가한다네. 여보게, 이방인, 대지는 우선 우리를 길러주고, 그 다음은 우리에게 편안한 잠자리를 마련해주어, 이 추운 고장에서 미친 듯이 불어대는 겨울바람을 막아주는데, 곡괭이가 이 대지를 파헤치기를 자네가 어찌 바라겠는가만, 그때 떨리는 손으로, 곡괭이를 든 자는, 자신의 왕국으로 돌아오는 옛 산 자들의 뺨을 하루종일 경련이라도 일어난 듯 매만진 다음, 저녁이면, 인류가 아직 해결하지 못한 문제, 영혼이 사멸하느냐 불멸하느냐를 묻는 저 살벌한 질문이, 나무 십자가 하나하나 위에 화염의 문자로 쓰인 것을 보게 되지. 우주의 창조자, 그에게 나는 항상 내 사랑을 간직했었네. 그러나 만약 죽은 후에는 우리가 더이상 존재하지 않는 것이 틀림없다면, 왜 거의 모든 밤에, 무덤이 저마다 열리고, 그 주민들이 신선한 공기를 마시러 가려고 납 뚜껑을 조용히 들어올리는 것을 내 눈으로 보게 되는 것인지?   - 자네 작업을 멈추게. 흥분이 자네에게서 힘을 빼앗아가는구먼. 자네는 내 눈에 갈대처럼 약해 보이네. 계속한다면 큰 망동이 될 걸세. 나는 강하니 내가 자네를 대신하겠네. 자네는 비켜서서, 내가 제대로 하지 못하면 충고를 해주게.   - 그의 팔은 얼마나 튼실한지, 저리도 쉽게 땅에 삽질하는 것을 보니 마음이 즐겁구나.   - 쓸데없는 의심으로 자네의 생각을 어지럽힐 필요가 없네. 진실이 결여된 비유이지만, 목장에 핀 꽃들처럼, 묘지에 흩어져 있는 이 모든 무덤들은 철학자의 평온한 컴퍼스로 재는 것이 마땅하네. 위험한 환각은 낮에 나타날 수도 있지만, 특히 밤에 나타나지. 따라서 자네의 눈에 보이는 것 같은 위험한 환영에 놀라지 말게. 낮 도안, 영혼이 쉬고 있을 때, 자네의 양심에게 물어보게. 그러면 자네의 양심은 자기 지성의 한 조각으로 인간을 창조한 신이 무한한 선의를 지녔으며, 지상의 죽음 이후에, 이 걸작을 그 품 안에 받아들일 것이라고, 확실하게, 말해줄 것이네. 여보게, 무덤 파는 인부, 자네는 왜 눈물을, 여인이나 흘릴 그 눈물을 흘리는가? 부디 잊지 말게. 우리가 이 돛대 꺾인 배에 타고 있는 것은 고통받기 위하여서가 아닌가. 그것은 인간에게 좋은 점이지. 인간에게는 가장 심각한 고통이라도 극복할 능력이 있다고 신이 그렇게 판단하였다는 것이니까 말일세.  자네의 가장 귀중한 청원에 따라, 인간이 고통을 받지 않게 된다 치면, 저마다 도달하려고 애쓰는 이상인 저 미덕이 무엇으로 이루어질지, 말해보게. 자네의 혀가 다른 사람들의 혀처럼 만들어져 있다면 어디 말해보게.   - 내가 지금 어디에 와 있는가? 내 성격이 바뀐 게 아닐까? 봄날의 미풍이 늙은이들의 희망을 되살리듯이, 한줄기 강력한 위안의 숨결이 내 맑아진 이마를 스치는 것만 같구나. 이 사람이 도대체 어떤 사람이기에, 그 숭고한 언어로 아무나 발설할 수는 없는 것들을 말하는가? 그 목소리의 비할 데 없는 멜로디에는 정말 아름다운 음악이 있구나! 다른 사람들이 노래하는 것을 듣느니보다, 그의 얼굴이 점점 더 솔직해 보이지 않는구나. 그의 얼굴 전체 표정은 오직 신의 사랑만이 불어넣을 수 있던 그 말과는 이상하게 대조를 이루는구나. 주름이 몇 줄 패어 있는 그의 이마에는 지워지지 않을 자국이 하나 찍혀 있다. 나이도 들기 전에 그를 늙게 만든 이 자국은 영예로운 것인가 수치스러운 것인가? 그의 주름은 존경심을 가지고 바라보아야 할 것인가? 나는 모르겠으며, 알게 될까봐 두렵다. 그가 비록 자신이 생각하지 않는 것을 말한다 할지라도, 자기 마음속에서 파괴된 자비심의 갈가리 찢어진 잔해에 자극을 받았다면, 그가 행동했던 것처럼 행동할 이유가 있다고 나는 생각한다. 그는 나로서는 알 수 없는 명상에 잠겨 있고, 또 해볼 생각도 하지 않았던 그 험한 작업을 하느라 더 열심히 움직인다. 땀이 그의 피부를 적시는데, 그는 그것을 알아채지도 못한다. 그는 요람의 아이를 바라볼 때 생겨나는 감정보다 더 슬퍼하고 있다. 오! 그는 얼마나 침울한가! --- 자네는 어디 출신인가? --- 이방인이여, 내가 자네를 바라볼 때 생겨나는 감정보다 더 슬퍼하고 있다. 오! 그는 얼마나 침울한가! --- 자네는 어디 출신인가? ---- 이방인이여, 내가 자네를 만지도록, 그리고 산 자들의 손을 잡는 이리 드문 나의 손이 그대의 고결한 육체 앞에 놓이도록 허락해주게. 그로 인해 무슨 일이 일어나더라도, 나는 내가 어떻게 해야 할지 알 것이야. 이 머리털은 내가 평생 만졌던 것 가운데 가장 아름답구먼. 내가 머리털의 품질을 알지 못한다고 이의를 제기할 만큼 대담한 자가 누구일 것인가?   - 내가 무덤을 파고 있는데, 자네는 내게 무엇을 바라는가? 사자는 자기가 실컷 먹고 있을 때, 누가 성가시게 구는 것을 바라지 않지. 만약 자네가 그것을 모른다면 내가 가르쳐주지. 자, 서두르게. 원하는 일을 끝마치게.   - 내 접촉에 전율하고, 나마저 전율하고, 나마저 전율하게 하는 것은, 의심할 바없이 살(肉)이다. 사실이다. --- 내가 꿈을 꾸는 게 아니다! 타인의 빵을 먹는 게으른 사람처럼, 내가 아무 일도 하지 않는 동안, 무덤을 파려고 거기 몸을 굽히고 있는 거네. 자네는 도대체 누구인가? 지금은 잠을 자거나, 또는 학문을 위해 휴식을 희생하는 시간이지. 아무튼, 제 집을 비운 사람은 아무도 없고, 누구나 도둑이 들어오지 못하게, 문을 열어놓지 않도록 조심하지. 오래된 벽난로의 재가 남은 열기로 아직 방을 덥히는 동안, 누구나 가능한 한, 제 방에 칩거하고 있지. 자네, 자네는 다른 사람들처럼 하지 않는구먼. 그 옷차림은 자네가 어느 먼 고장의 주민임을 알려주네.   - 내가 피곤한 것은 아니지만, 구덩이를 더 파는 것은 쓸데 없는 일일세. 이제, 내 옷을 벗겨주게. 그러고 나서, 나를 안에 들게 하게.   - 우리가 얼마 전부터 함께 나눈 대화는 너무도 야릇하여, 자네에게 어떻게 대답해야 할지 모르겠네---- 그가 웃고 싶어하는 것 같구나.   - 그래, 그래, 사실이야. 나는 웃고 싶었다네. 내가 말한 것에 더이상 신경쓰지 말게.   그가 주저앉았고, 무덤 파는 인부가 서둘러 그를 붙잡았다!   - 무슨 일인가?   - 그래, 그래, 사실이야. 내가 거짓말을 했어---- 곡괭이를 던질 때 나는 피곤했던 거야 --- 이런 일을 하는 것은 처음이야--- 내가 말한 것에 더이상 신경쓰지 말게.   - 내 생각이 점점 확실해지는군. 이 사람은 끔찍한 슬픔을 지닌 자다. 그에게 질문할 생각이 없어지기를. 미심쩍은 채로 있는 편이 더 낫겠어. 그만큼 나한테 동정심을 불러일으키니, 그리고, 그는 내게 대답하고 싶어하지 않는 것이 확실하다. 이렇게 비정상적인 상태에서 자기 마음을 전달하는 것은 두 배나 괴로운 일이니까.   - 나를 이 묘지에서 내보내주게. 내가 가던 길을 계속 가겠네.    - 그 다리로는 전혀 자네를 지탱할 수 없네. 길을 가는 동안, 자네는 헤맬 것이네. 자네에게 변변찮은 침대라도 제공하는 것이 나의 의무지. 그 침대 말고 다른 것은 없으니. 나를 신뢰하게 무료숙박을 핑계로 자네의 비밀을 침해하려 들지는 않을 테니까.   - 오, 존경스러운 이(虱)여, 몸에 딱지날개가 없는 그대, 그대는, 드러나지 않는 그대의 숭고한 지성을 내가 충분히 사랑하지 않았다고, 어느 날, 거칠게 나를 비난하였다. 나는 이 사람에게 감사함을 느끼지도 않으니, 아마도 그대가 옳았을지 모른다. 말도로르의 길라잡이 등불이여, 그대는 그의 발걸음을 어디로 이끄는가?   - 나의 집으로 자네가 가증할 죄악을 저지른 후, 비누로 오른 손을 씻는 주의를 하지 않아서, 그 손 검사로도 쉽게 알아낼 수 있는 그런 죄인이든, 또는, 제 누이를 잃어버린 오빠든, 또는 자기 왕국에서 쫒겨나 도망치는 어느 군주든, 진정 웅장한 나의 궁전은 자네를 맞아드릴 만하네. 나의 궁전은 어설프게 지어진 초라한 초막에 불과할 뿐, 그것은 진귀한 보석들과 다이아몬드로 지어진 게 아니라네. 그러나 이 엄숙한 초막은 현재가 끊임없이 갱신시키고 또 지속시키는 역사적 과거를 지니고 있다네. 만약 그 초막이 말을 할 수 있다면, 자네를 놀라게 할 것이네. 아무것에도 놀라지 않을 것처럼 보이는 자네지만, 얼마나 여러 번, 나는 그 초막과 함께 초상난 관들이, 내가 기대선 나의 초막 문 안쪽보다 더 벌레 먹힐 뼈들을 담고, 내 앞으로, 줄지어 지나가는 것을 보았던지. 내 신하들은 매일 늘어나 그 수를 셀 수 없지. 나는 그들을 알아보기 위해, 일정한 시기에, 어떤 인구조사도 할 필요가 없지. 여기라고 산자들의 세상과 다를 것은 없네. 그러니까 저마다 자신이 들어가게 된 그 처소의 화려함에 비례하여, 세금을 지불하지. 그래서 만약 어떤 수전노가 제 몫의 지불을 거부하면, 그의 신체에 말을 걸며 집달리처럼 행동하는 명령을 받고 있네. 좋은 식사를 하고 싶어할  재칼과 독수리가 없는 것이 아니니까. 나는, 아름다웠던 사람이, 죽음의 깃발 아래 자리잡는 것을 보았지. 삶을 마친 후에, 추해지지 않은 사람을, 남자, 여자, 거지, 왕들의 자식들을, 젊음의 가지가지 환상, 늙은이들의 해골을, 천재성, 광기를, 게으름, 그것의 반대를, 위선적이었던 자, 진실했던 자를, 오만한 자의 가면, 겸손한 자의 겸양을, 꽃들에 덮인 악덕과 배반당한 순진성을 보았네.   - 물론, 나는 거절하지 않겠네. 새벽이 지체하지 않고 다가올 때까지, 나에게 어울리는 자네의 잠자리를. 그대의 호의가 고맙네--- 여보게, 무덤 파는 인부, 도시의 폐허를 바라보면 아름답지. 하나 인간의 폐허를 바라보니 더욱 아름답네!   1) 1848년 여름부터 이듬해 봄까지 파리의 여러 공동묘지에서 시체를 파내어 훼손한 사건이 일어났다. 범인인 프랑스 육군 소속 베르트랑 하사는 체포되어, 시체강간죄가 아닌 묘지훼손죄로 1년 징역형을 받았다. 그는 '시간(屍姦) 하사' '몽파르나스의 흡혈귀' 등의 별칭으로도 불렸다.  
11    말도로르의 노래 / 로트레아몽 (황현산 옮김) (11) 댓글:  조회:73  추천:0  2019-02-27
말도로르의 노래 / 로트레아몽 (황현산 옮김) (11)       첫번째 노래(11)       (11) 한 가족이 탁자 위에 놓여 있는 램프를 둘러싼다.   - 아들아, 그 의자 위에 있는 가위를 내게 다오.   - 가위가 없는데요, 어머니.   - 그럼 다른 방에 가서 찾아보렴. 여보, 우리를 다시 태어나게  해주고, 우리 노후의 버팀목이 되어줄, 아이를 갖게 해달라고 기 도하던 그 시절이 기억나나요?   - 기억나지, 하느님이 우리의 소원을 들어주셨지. 우리는 이 땅 위에서 우리 몫으로 떨어진 운명을 놓고 불평할 것이 없소 날 마다 우리는 섭리를 찬양하며 그 은혜를 기리지요. 우리 에두아르 는 제 어머니의 매력을 고스란히 물려받았소.   - 그리고 제 아버지의 남자다운 자질도.   -  여기 가위 있어요, 어머니. 제가 마침내 찾아냈어요.   그는 제가 하던 일을 계속한다--- 그런데, 누군가가 출입문에 나타나서, 제 눈앞에 펼쳐지는 장면을, 잠시 동안, 살펴본다.   - 이게 뭘 하자는 장면이야! 이들만큼 행복하지 못한 사람들 이 널려 있지. 어떤 식으로 사유를 하기에 이들은 삶을 사랑하는 것인가? 말도로르여, 이 평온한 가정에서 멀리 떨어져라. 너의 자 리는 여기가 아니다.   그는 물러섰다!   - 이게 어찌 된 일인지 모르겠지만, 인간의 온갖 능력들이 내 마음속에서 전투를 벌이는 것만 같아요. 마음이 불안하고, 왠지 모르게, 공기가 무겁군요.   - 여보, 나도 당신과 똑같은 느낌이오. 우리한테 무슨 불행이  닥치지 않을까 마음이 떨리오. 신을 믿읍시다. 마지막 희망은 그 분께 있소.   - 어머니, 저는 숨쉬기가 힘들고 머리가 아파요.   - 너도 그러니, 아들아! 식초로 네 이마와 관자놀이를 적셔 주마   - 아니요, 어머니---   보시라, 그는 맥이 빠져, 의자 등받이에 몸을 기댄다.    - 무언가 제 몸속에서 뒤집히고 있는데, 설명할 수가 없어요. 이제는 가장 작은 물건까지 거슬려요.   - 왜 그렇게 창백하냐! 무슨 불길한 사건이 우리 셋 모두들 절 망의 호수에 빠뜨리지 않고는 이 저녁이 끝나지 않을 것 같구나!   나는 멀리서 가장 처절한 고통의 길어지는 비명소리를 듣는다.   - 아들아!   - 아! 어머니!---무서워요!   - 아프면 어서 말을 해라.   - 어머니, 아프지는 않아요--- 사실대로 말할 수 없어요.   아버지는 놀라움에서 깨어나지 않는다.   - 저게 바로 별이 없는 밤의 정적 속에서, 가끔 들려오는 그 비 명이로구나. 우리가 저 비명을 듣기는 하지만, 그런데도, 그 소리 를 지르는 자가 여기 가까이 있는 것은 아니란다. 저 비명은, 이 도시에서 저 도시로 바람에 실려다녀서, 삼십 리 밖에서도 들을 수 있기 때문이지. 이 현상에 대해 자주 이야기를 들었지만, 나 자 신이 그 진실성을 판단할 기회는 한 번도 없었다. 여보, 당시는 내 앞에서 불행이란 말을 입에 담곤 했지요. 그보다 더 실제적인 불 행이 시간의 긴 나선 속에 존재했다면, 그것은 지금 제 동류들의 잠을 어지럽히고 있는 저자의 불행이오----   나는 멀리서 가장 처절한 고통의 길어지는 비명소리를 듣는다.   - 하늘의 뜻이 다르지 않아, 저자의 탄생이 그를 품에서 몰아 낸 그의 고향에 재앙이 되지 말아야 하련만, 그는 이 고장 저 고장 으로 떠돌아다니며, 어디에서나 미움을 받는다오. 어떤 사람들은 그가 어린 시절부터, 일종의 본원적 광기에 시달리고 있다고 말하 지요. 또 어떤 사람들은 그가 극단적이고 본능적인 잔인성을 지니 고 있어서, 자신도 그걸 부끄러워하고, 그의 부모가 그 때문에 고 통을 못 이기고 죽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믿지요. 그의 젊은 시절 에 그에게 별명이 하나 붙어 치욕의 낙인이 찍혔고, 그 바람에 그 가 나머지 생애를 절망에 빠져 지낸다고 주장하는 사람들도 있다 오. 그의 상처 입은 위엄이 거기에서 인간들의 사악함, 초년기에 나타나 갈수록 불어나는 그 사악함의 명백한 증거를 보았기 때문 이라는 것이지요. 그 별명이 바로 흡혈귀였다오!----   나는 멀리서 가장 처절한 고통의 길어지는 비명소리를 듣는다.   - 그들은 이런 말도 하더군요, 낮에도 밤에도, 중단도, 휴식도 없이, 끔찍한 악몽이 그의 입과 귀로 피가 흘러나오게 하고, 또 유 령들이 그의 침대 맡에 앉아, 자기들도 어쩔 수 없이 미지의 어떤 힘에 떠밀려서, 때로는 부드러운 목소리로, 때로는 전투의 포효와 도 같은 목소리로, 우주가 소멸하지 않는 한 소멸하지 않을, 언제 까지나 끈질기고, 언제까지나 추악할 그 별명을, 누그러뜨릴 수 없이 완강하게, 그의 얼굴에 던진다는 거요. 몇몇 사람들은 사랑 이 그를 홀려 그런 상태로 끌고 갔다거나, 그 비명이 그의 불가해 한 과거의 어둠 속에 묻힌 어떤 범죄에 대한 회한을 증언하는 것 이라고 단언하기까지 하더군요. 그러나 대부분의 사람들은, 측량 할 길 없는 오만이 그를 괴롭히고, 옛날 사탄처럼 말이오. 그가 신 과 대적하려는 것 같다고 생각하지요----   나는 멀리서 가장 처절한 고통의 깊어지는 비명소리를 듣는다.   - 아들아, 이것은 예외적인 속내 이야기다. 네 나이에 이런 이 야기를 들어야 하는 것이 안됐다만, 그 사람을 결코 본받지 말기 바란다.   - 말해라, 오, 나의 에두아르야, 그 사람을 결코 본받지 않겠다 고 대답해라.   - 오, 어머니, 제게 빛을 주신, 사랑하는 어머니, 아이의 경건한 약속이 어떤 가치가 있는 것이라면, 저는 결코 그 사람을 본받지 않겠다고 어머니께 약속합니다.   - 훌륭하다, 아들아. 무슨 일이든지 자기 어머니에게 복종해야 한다.   더이상 그 신음소리가 들리지 않는다.   - 여보, 당신 일을 끝냈소?   - 이 셔츠를 몇 바늘 더 꿰매야 해요. 밤이 많이 늦어지기는 했 지만.   - 나도 역시 읽기 시작한 장을 끝내지 못했소. 램프의 마지막 불빛을 이용합시다. 기름이 거의 남아 있지 않아서 하는 말이오. 우리 각자 자기 일을 마칩시다.   아이가 외쳤다   - 하느님이 우리를 살려주신다면!   - 빛나는 천사야, 내게로 오너라. 너는, 아침부터 저녁까지, 초 원에서 산책할 것이고, 전혀 노동하지 않을 것이다. 나의 장려한 궁전은 은 벽과, 황금 기둥과 다이아몬드 문들로 지어졌다. 너는 네가 자고 싶을 대, 천상의 음악소리를 들으며, 기도도 하지 않고, 잠자리에 눕게 되리라. 아침에, 태양이 그 반짝이는 햇살을 펼쳐 보이고, 명랑한 종달새가 저 허공으로 까마득하게 제 노랫소리를 실어갈 때에도, 지겹지만 않다면, 너는 여전히 침대에 누어 있을 수 있으리라. 너는 가장 값진 앙탄자 위를 걸을 것이고, 가장 내 음이 좋은 꽃들의 향기로운 정수로 이루어진 대기에 줄곧 감싸여 있을 것이다.   - 이제 몸과 마음을 쉬게 할 시간이오. 가족의 어머니인 당신, 그 실팍한 발목을 딛고 일어서시오. 당신의 굳어진 손가락이 이제 그 과도한 노동의 바늘을 내려놓아야 마땅하오. 극단은 하등 좋을 것이 없소.   - 오! 너희 삶은 얼마나 달콤할 것인가! 내 너에게 마술 반지 를 하나 줄터이니, 네가 그 반지의 루비를 돌리면 너는 선녀 이야 기 속의 왕자들처럼 보이지 않게 되리라.   - 당신의 일상 용구들을 안전한 장롱 안에 다시 넣어두도록 하오. 그동안 나는 내 물건들을 정돈하리다.   - 네가 루비를 원래의 위치로 다시 돌려놓으면, 너는 자연이 너를 빚어준 그 모습으로 다시 나타날  것이다. 오, 소년 마법사여. 이는, 너를 사랑하고 너를 행복하게 해주는 것이 나의 열망이기 때문이다.   - 네가 누구이든, 사라져라, 내 어깨를 잡지 말라.   - 아들아, 너는 어린 시절의 꿈에 잠기어, 잠들지 마라. 우리가 함께하는 기도가 시작되지 않았고, 네 옷은 아직 의자 위에 정성 스럽게 놓여 있지 않구나---- 무릎을 꿇자! 우주의 영원한 창조 주여, 당신은 가장 사소한 일에까지 당신의 무궁무진한 선의를 보 여주십니다.   - 너는 수천 마리 붉은, 푸른, 은빛 나는 작은 물고기들이 미끄 러지는 맑은 시내가 그래 싫다는 말이냐? 너는 그물이 가득찰 때 까지, 하도 아름다워서 물고기들이 저절로 끌려들어올 그 그물로 물고기들을 잡을 것이다. 수면에서, 너는 대리석보다 더 반들반들 한, 빛나는 조약돌들을 볼 것이다.   - 어머니, 이 발톱들을 보세요. 저는 그를 경계하고 있지만, 제 의식은 평온합니다. 추호도 자책할 일이 없으니까요.   - 당신은 우리가 당신의 위대함에 대한 감정에 압도되어, 당신 의 발치에 엎드려 있는 것을 보고 계십니다. 만약 어떤 오만한 생 각이 우리의 상상 속에 끼어든다면, 우리는 즉시 그 생각을 경멸 의 침에 섞어 뱉어내어 그것을 용서받을 수  없는 희생제물로 삼 아 당신께 바칠 겁니다.   - 너는 거기서 소녀들과 목욕을 할 것이고, 소녀들은 두 팔로 너를 끌어안을 것이다. 한 번 목욕을 하고 나오기만 하면, 소녀들 은 너에게 장미와 카네이션으로 화관을 엮어줄 것이다. 소녀들은 나비의 투명한 날개를 지녔을 것이며, 굽이치는 긴 머리칼이 그 사랑스러운 이마를 감싸고 나부낄 것이다.   - 너의 궁전이 수정보다 더 아름답다 할지라도, 나는 너를 따라 가려고 이 집을 나서지는 않을 것이다. 네 목소리가 들릴까 두려 워 네가 그렇게도 조용하게 속삭이는 것으로 보아, 나는 네가 사 기꾼에 지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제 부모를 버리는 것은 못된 행동이다. 배은망덕한 아들이 될 사람은 내가 아니다. 네가 말한 소녀들에 관해서라면, 그녀들은 내 어머니의 눈만큼 아름답지 않 다.   - 우리의 모든 생명은 당신의 영광을 노래하는 찬송가 속에서  소진하였습니다. 이날 까지 우리는 그러했으며, 이 땅을 떠나라는 당신의 명령을 받는 순간까지, 그러할 것입니다.   - 소녀들은 네 가장 미미한 신호에도 너에게 복종할 것이고 너 를 즐겁게 하는 것밖에는 다른 생각을 하지 않을 것이다. 만약 네 가 결코 쉬지 않는 새를 원한다면, 소녀들은 네게 그 새를 가져다 줄 것이다. 만약 네갸, 눈 깜짝할 사이에 태양까지 실어다줄 백설 의 마차를 원한다면 소녀들은 너에게 그 마차를 가져다줄 것이다.  그 소녀들이 무엇인들 너에게 가져다주지 못할까보냐! 꼬리에 가 지가지 새들을 비단 끈으로 매달아 달 속에 감추어둔, 탑만큼이나  큰 연이라도 소녀들은 너에게 가져다줄 것이다. 너 조심해라--- --내 충고를 들어라.   - 너 하고 싶은 대로 해라. 나는 구조를 청하느라고 기도를 중단 시키고 싶지는 않다. 내가 네 몸을 떨쳐버리려 할 때, 네 몸이 감쪽 같이 사라진다 해도, 내가 너를 두려워하지 않는다는 것을 알아라.   - 당신 앞에서는, 순수한 마음에서 발산하는 불꽃이 아니라면, 위 대한 것은 아무것도 없습니다.   - 후회하고 싶지 않거든, 내가 너에게 말한 것을 잘 생각해보아라.   - 하늘에 계신 아버지시여, 막아주소서, 우리 가족을 덮칠지 모를 불행을 막아주소서   - 악령아, 그래 물러나지 못하겠느냐?   - 낙담에 빠진 나를 위로해주었던 이 사랑하는 아내를 지켜 주소 서---   - 네가 나를 거부하니, 내 너를 목 매달린 자처럼 울며 이를 갈게 하리라.   - 그리고 또 이 다정한 아들을 지켜주소서, 아이의 순결한 입술은 삶의 여명이 내미는 입맞춤에 이제 겨우 방긋이 열리고 있습니다.   - 어머니, 그자가 내 목을 졸라요--- 아버지, 저를 구해주세요-- -- 더는 숨을 쉴 수가 없어요---- 축도를 해주세요!   공중에서 한줄기 거대한 야유의 고함소리가 일어났다. 바야흐로  독수리들이 문자 그대로 바람기둥에 벼락을 맞고, 혼이 빠져, 구름 꼭대기로부터 서로 뒹엉켜 굴러떨어진다.   - 애의 심장이 이제 뛰지 않는구나--- 그리고 아내도, 자기 태내 의 결실, 내가 이제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모습이 흉하게 변해버린 그 결실과 함께 죽었구나--- 내 아내여! ---- 내 아들아!---나는 내가 남편이었고 아버지였던 머나먼 한 시절을 회상한다.   그는, 자기 눈에 펼쳐지는 그 장면 앞에서, 자신이라도 이 부당함 을 견디지 못하리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지옥의 정령들이 자신에게 준, 아니, 오히려 스스로 자신에게서 끌어낸 그 권능이 효과를 지닌 것이라면, 그 아이는, 밤이 다 흘러가기 전에, 더는 존재하지 않아야 했던 것이다.   
10    말도로르의 노래 / 로트레아몽 (황현산 옮김) (10) 댓글:  조회:68  추천:0  2019-02-27
말도로르의 노래 / 로트레아몽 (황현산 옮김) (10)     첫번째 노래(10)     (10) 나는 내 마지막 순간에(나는 내 죽음의 침상에서 이 글을 쓴다). 사제들에 둘러쌓인 모습이 아닐 것이다. 내가 바라는 죽음은, 폭풍 이는 바다의 파도에 흔들리거나, 산 위에 서서--- 눈은 높은 곳을 바라보며, 아니다. 나는 나의 적멸이 완벽하리라는 것을 안다. 게다가, 나는 희망을 품을 처지가 아니리라. 내 빈소리의 문을 여는 자 누구인가? 아무도 들어오지 말라고 내 말했거늘, 당신이 누구이든, 물러가라. 하지만, 당신이 내 하이에나의 얼굴에서 (하이에나가 나보다 더 아름답고, 보기에 더 쾌적하다고 한, 나는 이 비율을 사용한다) 고통이나 두려움의 어떤 흔적이 보인다고 믿는다면, 착각하지 말라. 가까이 와서 볼지어다. 지금은 겨울밤이고, 바야흐로 원소들이 도처에서 충돌하고, 인간은 두려워하며, 젊은 아이는, 그가 청춘 시절의 나였던 그 아이라면, 자기 친구들 중의 하나에게 저지를 범죄를 궁리하고 있다. 바람이 존재하고, 인류가 존재한 이래로, 그 구슬픈 휘파람소리로 인류를 슬프게 하는 바람이, 마지막 단말마의 고통을 맞이하기 전 몇 순간 동안, 나를 그 날개뼈에 태우고, 내 죽음을 안달하며 기다리는 이 세상을 가로지를지어다. 나는 여전히, 은밀하게, 인간의 사악함을 말해주는 수많은 예들을 즐길 것이다(한 형제는 제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자기 형제들의 행위를 보면 좋아한다). 독수리, 까마귀, 불멸의 펠리컨, 들오리, 나그네 두루미는, 잠에서 깨어나, 추위에 떨며, 내가, 무시무시하면서도 기쁨에 겨운 유령인 내가 지나가는 것을 번갯불에 볼 것이다. 그들은 그것이 의미하는 바를 알지 못할 것이다. 땅 위에서는, 살무사, 두꺼비의 큰 눈, 호랑이, 코끼리가, 바다에서는, 고래, 상어, 귀상어, 모양새 없는 가오리, 북극 바다표범의 이빨이, 이 자연법칙의 위반에 대해 어찌 된 일인지 생각해볼 것이다. 인간은, 떨며, 제가 지르는 신음소리에 싸여, 땅에 제 이마를 붙일 것이다. "그렇다. 나의 타고난 잔인성, 내가 없애고 말고 할 수 없었던 그 잔인성으로 나는 너희들 모두를 능가한다. 너희들이 내 앞에 엎드려 있음은 그 이유 때문인가? 아니면, 무시무시한 혜성처럼, 피투성이 허공을 떠돌아다니는 나를, 이 새로운 환상을 보기 때문인가?(폭풍이 제 앞으로 몰고 가는 검은 구름장과도 같은, 내 거대한 육체에서 피비가 떨어져내린다) 아이들아, 두려워 말라. 나는 너희들을 저주하려는 것이 아니다. 악이 의도적인 것이라고 하기에는, 너희들이 내게 행한 악이 너무 크고, 내가 너희들에게 행한 악이 너무 크다. 너희들은 너희들의 길을 걸었고, 나는 내 길을 걸었건만, 두 길 모두 같은 길이었고, 두 길이 모두  타락한 길이었다. 이 성격의 유사성 때문에,필연적으로 우리는 만날 수밖에 없었으니, 거기에서 비롯된 충격은 우리들 상호 간에 치명적이었다." 이때, 사람들은 용기를 되찾아 달팽이처럼 목을 늘이며, 이렇게 말하는 자를 보기 위해, 머리를 조금씩 다시 들어올릴 것이다. 갑자기, 열이 올라 일그러진 그들의 얼굴이 가장 끔찍한 정염을 드러내며, 이리들이 무서워 할 정도로 험악해질 것이다. 그들은 거대한 용수철처럼 동시에 몸을 일으킬 것이다. 그 엄청난 저주들! 그 찢어지는 목소리들! 그들은 나를 알아 보았다. 바야흐로 지상의 동물들이 인간들과 합류하여, 기괴한 아우성을 내지른다. 그들 서로 간의 증오는 이제 끝나고, 그 두 증오가 공공의 적, 나에게 돌려진다. 그들은 만장일치 투합하여 한데 뭉친다. 나를 떠받는 바람이여, 나를 더 높이 올려다오. 나는 배신이 두렵다. 그렇다 그들의 눈에서 차츰 차츰 사라지자, 정염의 결과에 대해, 다시 한번, 완전히 만족한 증인이 되어---오, 박쥐여, 네 날갯짓으로 나를 깨워준 것이 고맙구나. 코 위에 말편자 모양으로 도가머리가 솟은 너, 나는 사실 그것이 불행하게도 일시적인 병에 지나지 않았음을 깨달으며, 역겹게도 내 생명이 소생하는 것을 느낀다. 어떤 사람들은 네가 내 몸 속에 있는 많지도 않은 피를 빨려고 내 쪽으로 왔다고 말한다. 이 가설이 왜 사실이 아니겠는가!  
9    말도로르의 노래 / 로트레아몽 (황현산 옮김) (9) 댓글:  조회:66  추천:0  2019-02-27
말도로르의 노래 / 로트레아몽 (황현산 옮김) (9)     첫번째 노래(9)   (9) 나는 이제 너희들이 듣게 될, 진지하고도 냉정한 한 문단을, 흥분하지 않고, 큰 소리로 낭송할 생각이다. 너희들은 이 문단이 담고 있는 바에 주의를 기울이고, 그것이 너희들의 혼란스러운 상상력에 마치 낙인처럼 어김없이 남기게 될 고통스러운 인상을 조심하라. 내가 지금 죽음에 임하였다고 생각하지 말아야 할 것이다. 나는 아직 해골이 아니며, 늙음이 나의 이마에 붙어 있지 않기 때문이다. 따라서 제 존재가 날아가버리는 순간의 백조와 비교하려는 일체의 생각은 배제하자. 너희들은 오직 눈앞에 있는 괴물 하나만을 보아라. 그 얼굴을 너희들이 알아볼 수 없을 터이니 나로서는 행복하다만, 그러나 그 얼굴이 그의 영혼보다는 덜 끔찍하다.1) 그렇다고 해서 내가 범죄자는 아니고 --- 그 얘기는 이 정도로 충분하다. 내가 바다를 다시 보고 배들의 갑판을 밟은 것은 오래전 일이 아니어서, 바로 어제 내가 바다를 떠나기나 한 것처럼 내 기억은 생생하다. 너희들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가 벌써 후회하며 너희들에게 베푸는 이 낭독중에, 그럴 수 있다면, 나만큼 침착해져서, 인간의 마음이란 것을 생각하며 얼굴을 붉히지 말라. 오, 문어야2), 시선이 비단 같구나! 그 영혼이 내 영혼과 떨어질 수 없는 너, 지구의 주민들 중에서 가장 아름다운 자이며, 사백 개 흡반이 달린 터키 궁전을 호령하는 너, 마음을 여는 아리따운 미덕과 신성한 매력들이, 파괴할 수없는 끈으로, 만장일치하며, 자기들이 태어난 거주지라도 되는 듯, 네 안에 고상하게 깃들어 있거늘, 너는 왜 나와 함께, 네 수은의 배를 내 알루미늄 가슴에 맞붙이고, 둘이 모두 어느 해변의 어느 바위 앉아, 내가 찬미하는 이 광경을 관상하려 하지 않는가!   늙은 대양아, 수정의 파도 일렁이는 너는 소년 수부들의 병든 등에 보이는 그 하늘빛 자국의 비례를 닮은 꼴이다. 그대는 지구의 몸 위에 찍혀 있는 한 개 무변한 푸른 멍이다. 나는 이 비유가 마음에 든다. 그렇기에, 너의 모습을 처음 보는 순간, 감미로운 미풍의 속삭임이라 믿고 싶을, 한줄기 슬픔의 긴 숨력이 깊이 동요하는 영혼 위로, 지울 수 없는 흔적들을 남기며 지나가고, 너는 너를 사랑하는 자들의 추억에, 그들이 항상 알아차리는 것은 아니지만, 인간의 첫걸음을, 자신에게서 끝내 떠나지 않는 고통과 낯을 익혀가는 인간의 험난한 첫걸음을 떠오르게 한다. 나는 너에게 경례한다, 늙은 대양아!   늙은 대양아, 기하학의 근엄한 얼굴을 유쾌하게 만드는, 너의 조화롭게 둥근 형태는 인간의 작은 눈을 너무 많이 떠오르게 한다만, 그 눈이란 것이 왜소하기로는 멧돼지의 그것과 같고, 동그란 윤각의 완벽함으로는 밤새들의 그것과 같다. 그런데도, 인간은 어느 세기에나 자신이 아름답다고 믿어왔다. 나로 말하면, 인간은 오직 자기애 때문에 자신의 아름다움을 믿지만, 실제로는 아름답지 않으며, 스스로도 그 점을 미심쩍어 하리라고 추측한다. 인간이 제 동류의 얼굴을 왜 그렇게 경멸하며 바라보겠는가? 나는 너에게 경배한다, 늙은 대양아!   늙은 태양아, 너는 자기동일성의 상징, 언제나 네 자신과 동일하다. 너는 본질적인 방식으로는 변하지 않으니, 너의 파도가 어느 곳에서는 노호하고 있다 해도, 더 멀리, 어느 다른 해역에서는, 가장 완전한 정적 속에 들어 있다. 너는 인간과 같지 않은, 두 마리 불독이 서로 목을 물어뜯는 것을 보기 위해서는 길을 가다 멈춰 서면서도, 장례행열이 지나갈 때는 멈추지 않는 것이 인간이며, 아침에는 사귀기 쉽다가도 저녁에는 언짢은 기색을 하는 것이, 오늘은 웃고 내일은 우는 것이 인간이다. 나는 너에게 경례한다. 늙은 태양아!   늙은 태양아, 네가 그 가슴속에 내장한 것에서, 인간을 위한 미래적 유용성에 해당 불가한 것은 추호도 없으리라. 너는 이미 인간에게 고래를 주었다. 너는 자연과학의 탐욕스러운 눈에 네 내부 조직의 수천 가지 비밀을 쉽게 알아차릴 수 없게 하니, 너는 겸손하다. 인간은 끊임없이 자랑거리를 늘어놓는데, 대수롭지 않은 것들이다. 나는 너에게 경례한다. 늙은 대양아!   늙은 대양아, 네가 기르는 가지가지 여종들은 서로 간에 우애를 맹세한 적이 없다. 여종은 제각기 자기들끼리 산다. 각각의 종에 따라 다른 기질과 형태구조를 보면 처음에는 변태로밖에 보이지 않는 것도 충분히 설명된다. 인간도 이와 같은데, 이와 동일한 이유로 해명이 되는 것은 아니다. 한 뙈기 땅이 삼천만 인간 존재의 차지가 되었을 때, 그들은 땅뙈기에 뿌리를 내린 듯 붙박혀 있는 자기 이웃 사람들의 삶에는 끼어들지 말아야 한다고 믿는다. 큰 덩어리에서 작은 덩어리로 내려와도, 인간은 저마다 야만인처럼 자기 소굴에서 살며, 거기서 빠져나와 또하나의 소굴에서 똑같이 웅크리고 있는 제 동류를 찾아가는 일은 흔치 않다. 인류의 세계 대가족이란 것은 가장 빈약한 논리에나 어울리는 한 개 유토피아이다. 또한, 네 풍요로운 젖가슴을 보노라면, 배은망덕의 개념이 스스로 드러난다. 창조주에게 배은망덕하기가 자신들의 가련한 결합의 열매를 내버리고도 남을 정도인, 수많은 부모들이 금방 생각나기 때문이다. 나는 너에게 경례한다. 늙은 태양아!   늙은 태양아, 너의 물질적 거대함과 비교할 수 있는 것은 네 부피 전체를 생성하기 위해 필요했으리라 측량되는 그 활력의 크기 밖에는 없다. 너를 한눈에 끌어담을 수는 없다. 너를 관찰하기 위해서는, 시선이 수평선의 사방 네 점을 향해 연속동작으로 저의 망원경을 돌리지 않을 수 없으니, 이는 수학자가 대수방정식을 풀기 위해, 난제를 척결하기 전에 가능한 여러 경우를 분리해서 검토해야 하는 것과 마찬가지이다. 인간은 비대해 보이려고 영양가 있는 음식물을 먹고, 보다 나은 운명을 가져다줄 여러 가지 다른 노력을 한다. 이 존경할 만한 개구리가 원하는 만큼 몸을 부풀리게 하라. 너는 안심하라. 개구리가 비대함으로 너와 겨룰 수 없으리라. 아무튼, 내가 추측하기로는 그렇다. 나는 너에게 경례한다. 늙은 대양아!   늙은 대양아, 너의 물은 쓰다. 그것은 비평이 마술에, 과학에, 모든 것에 떨어뜨리는 쓸개즙과 정확하게 같은맛이다. 천재성을 지닌 어떤 사람이 있다면, 그를 바보롤 통하게 하고, 또 어떤 사람의 육체가 아름다우면, 그는 흉측한 꼽추가 된다. 분명코, 인간이 이렇게 불완전함을 비판하려면, 자신의 불완전함을 강하게 느껴야 할 터인데, 더구나 그 사분의 삼이 오직 자기 자신에게서 기인하지 않는가! 나는 너에게 경례한다, 늙은 대양아!   늙은 대양아, 인간들은, 그들의 방법이 뛰어나다 하지만, 과학적 탐사 수단의 도움을 받고, 네 심연의 현기증나는 깊이를 측정하는 데는 아직 이르지 못했다. 가장 긴, 가장 무거운 측심기가 가닿을 수 없다고 확인된 심연들을, 너는 지니고 있다. 물고기들에게는--- 접근이 허용되나, 인간에게는 아니다. 종종, 나는 어느쪽이 더 알기 쉬울지 나 자신에게 물어보았다. 태양의 깊이일까, 인간 마음의 깊이일까! 종종, 달이 돛대들 사이에서 불규칙적으로 흔들리는 동안, 문득 깨닫고 보면, 나는 이마에 손을 얹고 배위에 서서, 추구하는 목표가 아닌 모든 것을 생각에서 몰아내고, 이 어려운 문제를 해결하려고 애쓰고 있지 않던가! 그렇다. 대양과 인간의 마음, 이 둘 중에 어느 것이 더 깊고, 더 꿰뚫을 수 없는 것인가? 삼십 년의 인생 경험으로 이 해답의 저울대를 이쪽이나 저쪽으로 어느 정도까지 기울일 수 있다면3), 대양은 그 깊이에도 불구하고, 이런 특성의 비교에 관해서라면, 인간 마음의 깊이와는 같은 줄에 설 수 없다고 말하는 것이 내게 허용되리라, 나는 고결한 사람들과 관계를 맺어왔다. 그들이 육십 세가 되어 죽으면, 사람들은 저마다 잊지 않고 외쳤다: "그들은 이 땅에서 선행을 베풀었다. 다시 말해서 자비를 실천했다. 그게 전부다. 어려울 게 없는 일이고, 누구나 그만큼은 할 수 있다." 전날 밤에 뜨겁게 사랑하던 두 연인이 왜 말 한마디의 오해로, 증오의, 복수심의 사랑과 후회의 가시를 세우고, 한 사람은 동방으로, 한 사람은 서방으로 갈라서서, 제각기 제 고독한 오기에 휩싸여, 더는 다시 만나지 않는지 누가 이해할 것인가. 그것은 날마다 되풀이해 일어나는 기적이지만, 그렇다고 덜 기적적인 것은 아니다. 왜 인간이 자기 동류의 보편적인 불운뿐만 아니라, 가장 귀중한 친구들의 개인적인 불운까지 즐기면서, 동시에 그 불운 때문에 마음 아파하는지 누가 이해할 것인가. 이 시리즈를 막음하기에 이론의 여지 없는 예가 하나 있으니, 인간은 위선적으로 그렇다고 말하면서 그렇지 않다고 생각한다는 것이다. 인류라는 새끼 멧돼지들이 그토록 서로 신뢰하며 이기주의적이지 않은 것은 바로 이 때문이다. 심리학에는 이루어야 할 진보가 많이 남아 있다. 나는 너에게 경례한다. 늙은 대양아!   늙은 대양아, 너는 하도 강력해서, 인간들은 제 대가를 치르고서야 그것을 알았다. 그들은 저희들이 지닌 재능의 모든 자원을 다 사용해도 헛일이니--- 너를 지배할 수 없다. 그들은 저희들의 스승을 발견했다. 그들이 저희들보다 더 강력한 어떤 것을 발견했다는 말이다. 이 어떤 것은 이름을 지니고 있다. 그 이름은 바로 대양이다! 네가 그들에게 불러일으키는 두려움이 그만하니 그들은 너를 존경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너는 그들의 가장 육중한 기계들을 아리땁고, 우아하게 수월수월 춤추게 한다. 너는 그 기계들이 하늘까지 곡예 도약을 하게 하고, 네 영역의 밑바닥까지 멋진 잠수를 하게 하니, 곡예사가 부러워하리라. 기계들은 복이 있나니, 네가 부글부글 거품 이는 네 주름 속으로 기계들을 결정적으로 휘감아들이지만 않는다면, 그것들은 네 물로 된 내장 속으로 철도도 없이 들어가, 물고기들이 어떠한지, 무엇보다도 자기들 자신이 어떠한지 보게 되리라. 인간은 말한다: "나는 대양보다 더 영리하다." 가능한 일이고, 자못 진실이기도 하지만, 그러나 인간이 대양에 끼치는 두려움보다 대양이 인간에게 끼치는 두려움이 더 크다. 이는 증명할 필요조차 없는 일이다. 허공에 떠 있는 우리 구체의 태고 시절과 동갑내기인 이 관람객 족장이 국가들의 행상 전투를 목격할 때, 그는 안쓰러워 미소짓는다. 저게 바로 인류의 손에서 나온 백여 마리 레비아탕이로구나. 상관들의 과장된 명령, 부상자들의 비병, 포격, 저거야 몇 초를 소일하기에 안성맞춤인 소음이로구나. 드라마가 끝나고, 대양이 모든 것을 제 뱃속에 집어넣은 것 같다. 그 아가리는 무시무시하다. 그것은 분명 아래쪽에, 미지의 방향이 크나클 것이다! 마침내 그 어리석고 재미도 없는 굿판의 끝을 장식하려고, 하늘 한복파에 보인다. 피로로 뒤쳐진 어떤 두루미가, 활짝 펼친 비상의 날개를 멈추지도 않고, 외치기 시작한다: "저런!--- 굿판이 시시하구나! 아래에 검은 점들이 몇 개 있더니, 눈을 감았다 뜨니, 사라져버렸네." 나는 너에게 경례한다, 늙은 대양아!   늙은 대양아, 오 위대한 홀아비야, 네가 그 냉정한 왕국의 장엄한 황야를 답사할 때, 네 타고난 장려함과, 내가 너에게 서둘러 바치는 진정한 찬사를 너는 떳떳이 뽐내는구나. 지고의 힘이 너에게 베푼 속성들 가운데 가장 웅혼한 것인 네 장려한 느낌의 부드러운 활기로 쾌락하게 흔들리는 너는, 어두운 신비 한가운데에, 네 숭고한 수면에 고루고루, 어디에도 비할 수 없는 네 파도를, 네 영원한 힘의 차분한 느낌과 함께 펼친다. 파도는 짧은 간격을 두고, 평행하게 연이어 일어난다. 하나의 파도가 잦아들자마자, 곧바로 또하나의 파도가 솟아올라 그 파도를 따라가거니와, 녹아드는 거품의 우수 어린 소리를 동반하여,우리에게 모든 것이 거품일 뿐임을 일깨운다. (이와 같이, 인간 존재들은, 이 살아 있는 파도들은, 하나하나, 단조롭게, 그러나 거품소리를 남기지는 않고, 죽는다) 철새는 신뢰감을 가지고 파도 위에서 쉬며, 제 날개뼈가 공중의 순례를 게속하기 위해 일상의 원기를 회복할 때까지, 오만한 매력으로 가득한 파도의 움직임에 제 몸을 맡긴다. 나는 인간의 위엄이 네 위엄을 반사하는 그림자의 화신이기만 바랄 뿐이다. 내 요구가 많긴 한데, 이 진지한 희망이 너에게는 영예롭다. 무한의 이미지인 네 정신의 위대함은, 철학자의 성찰처럼, 여인의 사랑처럼, 새의 신성한 아름다움 처럼, 시인의 명상처럼 무한하다. 너는 밤보다 더 아름답다. 대답하라, 대양아, 너는 네 형제가 되겠는가? 내가 너를 신에 대한 복수심과 비교하기를 바란다면, 네 몸을 흔들어라. 맹렬하게--- 더---더욱 맹렬하게 . 네 납빛 발톱을 펴고, 네 자신의 가슴 위로 길을 내고--- 좋다. 네 가공할 파도를 펼쳐라, 오직 나에게서만 이해받는, 무시무시한 태양이여, 그 앞에 나는 넘어져 네 무릎에 엎드린다. 인간의 위엄은 짐짓 꾸민 것이어서, 나를 위압하지 못할 것이나, 너는 다르다. 오! 네가 높은 물마루를 무섭게 세우고, 조신들에 둘러싸이듯 구불구불한 네 주름에 둘러싸여, 자기최면(磁氣催眠)4)을 걸며 악착스럽게, 자신이 어떤 자인지 자각하면서, 한 층 위에 또 한 층 파도를 굴리며 다가올 때, 인간들이 안전한 상태로 해안에서 떨며 너를 관상할 때조차도 그렇게 두려워하는, 그 끝날 줄 모르는 둔탁한 포효를, 내가 발견할 수 없는 어떤 강렬한 회한에 짓눌린 것처럼, 네가 그 가슴속 깊은 곳에서 내지르는 동안, 내가 너희 맞수라고 말할 수 있는 비범한 권리가 내 것이 아님을 그때 알아차린다. 바로 그 때문에, 너와 가장 아이러니한 대조를 이루고, 삼라만상에서 이제까지 보아온 것 가운데 가장 우스꽝스러운 반대명제를 형성하는 나의 동류들을 네가 생각나게 하여 나를 고통스럽게 하지만 않는다면, 너의 우월성과 대치한 나는 너에게 나의 사랑을 고스란히 바치련만(그런데 아름다움을 향한 나의 갈망에 담긴 사랑의 양은 아무도 모른다). 나는 너를 사랑할 수 없다. 나는 너를 증오한다. 왜 나는 천번이나 다시 네게 돌아와, 내 불타는 이마를 쓰다듬기 위해 살며시 열리는 그 우정어린 팔, 한 번 접촉하면 이마의 열이 사라지는 그 팔에 안기는 것인가! 나는 네 감춰진 운명을 알지 못하건만, 너와 관련된 모든 것이 네게는 흥미롭다. 그러니 네가 암흑세계 왕자의 거처는 아닌지 내게 말해달라, 내게 말해달라----말해달라, 대양이여(아직 환상밖에는 경험하지 못한 사람들을 슬프게 하지 않으려면, 오직 나 혼자에게만), 그리고 사탄의 입김이 폭풍우를 만들어 네 짠 물을 구름에까지 들어올리는 것은 아닌지 내게 말해달라. 네가 나에게 그 말을 해야 하는 것이, 지옥이 그렇게도 인간 가까이 있음을 알고 나는 즐거워할 것이기 때문이다. 나는 이 문단이 내 기원(祈願)을 담은 마지막 문단이 되기를 바란다. 따라서, 한 번만 더, 나는 너에게 경례를 올리고 작별을 하고 싶구나!  늙은 대양아, 수정의 파도 일렁이는-- 나의 눈은 넘치는 눈물로 젖어들고, 나는 더이상 계속할 힘이 없다. 야수의 모습을 한 인간들 사이로 돌아갈 때가 왔음을 내 느끼기 때문이다. 그러나--- 용기를! 크게 힘을 쏟자. 그리고 위무감을 가지고, 이 자상에서 우리의 운명을 완수하자. 나는 너에게 경례한다. 늙은 대양아!   1) 로트레아몽은 여기서 수업시간 학생들에게 추론하는 법을 가르치는 교사으 말투를 비틀어 사용하고 있다. 말도로르는 좋은 선생과 나쁜 선생, 착한 학생과 불량한 학생 사이를 자주 오간다.   2) 이 '문어'는 초판에서 '다제'였다. 조르주 디제는 로트레아몽의 타르브 리세에서 수학할 때 그의 동기생 중 하나로 그의 후견인 장 다제의 아들이다. 로트레아몽과 우정이 돈독했던 조르주 다제는 로만 구성된 1868년판 에 여러 번 등장했으나. 이후 판에서 이 이름은 두문자로 축약하였으며, 여기서는 말도로르의 동맹세력 가운데 하나인 문어가 되어 있다.   3) 뒤카스가 이 글을 쓸 당시 그의 나이는 스물셋이었다. 여기서 서른 살은 인간의 성숙기를 어림잡아 가리키는 나이일 뿐이다.   4)자이유체(磁氣流體)가 인간과 동물의 심리활동에 영향을 미친다는 이론에 따른 최면술로 18세기부터 20세기초까지 시술되던 정신요법.    
8    말도로르의 노래 / 로트레아몽 (황현산 옮김) (8) 댓글:  조회:66  추천:0  2019-02-27
말도로르의 노래 / 로트레아몽 (황현산 옮김) (8)      첫번째 노래(8)   (8) 달빛 아래서, 바닷가에서, 벌판의 외진 곳에서, 쓰라린 상념에 잠겨 있으면, 모든 사물들이 노랗고, 아리송하고, 환상적인 형태를 띠어 보인다. 나무들의 그림자가, 때로는 빠르게, 때로는 느리게, 오고 다시 오며, 모양도 가지가지로, 납작하게 땅에 붙어 달린다. 그 시절, 내가 젊음의 날개에 실려갈 때는, 그것이 나를 꿈꾸게 했고, 기묘하게만 보였는데, 이제는 길이 들었다. 바람은 나뭇잎들 사이로 빠져나오며 나른한 음으로 신음하고, 부엉이는 그 장중한 한탄가를 노래하며, 듣는 자들의 머리털을 곤두서게 한다. 그때, 개들이 발광을 하며, 사슬을 끊고, 먼 농가에서 도망쳐나온다.1) 놈들은 광기에 사로잡혀 이리저리 벌판을 내달린다. 갑자기, 놈들은 멈춰 서서, 불덩이 같은 눈으로, 사납게 파고드는 불안에 싸여, 사방을 둘러보고는, 마치 코끼리들이 죽기 전에 사막에서 그 긴 코를 절망적으로 들어올리고, 무기력한 귀를 내려뜨리며, 마지막 시선을 하늘에 던지듯이, 그와 마찬가지로 개들은 무기력한 귀를 내려뜨리고, 고개를 쳐들고, 무서운 목구멍을 부풀리며, 때로는 배고파 울어대는 아이처럼, 때로는 배에 상처 입은 지붕 위의 고양이처럼, 때로는 아이를 낳으려는 여인처럼, 때로는 페스트에 걸려 병원에서 죽어가는 환자처럼, 때로는 숭고한 곡조를 노래하는 처녀처럼, 번갈아가며 짖기 시작한다. 북쪽의 별들을 향하여, 동쪽의 별들을 향하여, 남쪽의 별들을 향하여, 서쪽의 별들을 향하여, 달을 향하여, 멀리서 보면 거대한 바위들과 비숫한, 어둠 속에 누워 있는 산들을 향하여, 저희들이 폐부 가득 들이마시는, 저희들의 콧구멍 내부를 붉게 타오르게 하는 차가운 대기를 향하여, 밤의 정적을 향하여, 부리에 쥐나 개구리들, 새끼들에게 줄 맛있는 산 먹이를 물고, 비스듬히 날아 저희들의 콧등을 스치는 올빼미들을 향하여, 눈 깜짝할 사이에 사라지는 산토끼들을 향하여, 범죄를 저지르고 말을 달려 달아나는 도둑을 향하여,2) 히스 덤불를 휘저으며, 저희들의 피부를 떨게 하고 이빨을 갈게 하는 뱀들을 향하여, 저희들 자신마저 두렵게 하는 저희들의 짖음 소리를 향하여, 저희들이 턱을 한 번 거칠게 눌러 으스러뜨리는 두꺼비들을 향하여(왜 두꺼비들은 늪에서 멀리 나왔을까?). 부드럽게 흔들리는 이파리 하나하나가 모두 저희들로서는 이해하지 못할, 그 영리한 눈을 고정시켜 알아내고 싶은 신비일 뿐인 나무들을 향하여, 그 긴 다리 사이의 줄에 매달린, 달아나려고 나무 위로 기어오르는 거미들을 향하여, 낮 동안 먹을 것을 찾아내지 못하고, 지친 날개로 둥지로 돌아오는 까마귀들을 향하여, 바닷가의 바위들을 향하여, 보이지 않는 선박들의 돛대에서 비치는 불빛을 향하여, 어렴풋한 파도소리를 향하여, 헤엄을 치며 그 검은 등을 보이고는 이내 심연 속으로 가라앉는 커다란 물고기들을 향하여, 그리고 저희들을 노예로 만드는 인간을 향하여, 그러고 나서, 놈들은 저희들의 피투성이 다리로, 도랑을, 길을, 발을, 풀과 가파른 돌무더기를 뛰어넘어, 다시 벌판을 달리기 시작한다. 마치 공수병에 걸려, 그 목마름을 가라앉히려고 드넓은 못을 찾는 것만 같다. 놈들의 깊어지는 울부짖음은 자연을 무섭게 한다. 지체된 여행자에게 불행이 있으리라! 묘지의 친구들이 그에게 달려들어, 그를 찢고, 피가 흘러내리는 그 입으로 그를 먹을 것이다. 왜냐하면 놈들은 이빨이 망가지지 않았으니까. 야생동물들은 감히 놈들에게 다가가 그 인육의 식사에 끼어들지 못하고, 몸을 떨며, 까마득하게 달아난다. 몇 시간 후, 이리저리 뛰어다니느라 기진맥진한, 초주검이 된 개들은, 혀를 입 밖으로 늘어뜨리고, 자신들이 무슨 짓을 하는지도 모르고, 이놈 저놈이 서로 덮쳐들어, 믿을 수 없는 속도로, 서로 천 조각으로 찢어발긴다. 놈들은 잔인해서 그렇게 행동하는 것이 아니다. 어느 날 흐릿한 눈으로, 어머니가 내게 말했다. "네가 침대에 누웠을 때 벌판에서 개들이 울부짖는 소리가 들리면, 이불 속에 몸을 숨기고, 녀석들이 하는 것을 가소롭게 여기지 말라. 너처럼, 나처럼, 얼굴이 창백하고 길쭉한 그 밖의 다른 인간들처럼, 녀석들한테도 무한에의 채울 길 없는 갈증이 있단다. 그렇더라도, 네가 창 앞에 서서, 제법 장엄한 그 광경을 관상하는 것은 허락하마." 그 시간 이후, 나는 죽은 여인의 소망을 존중한다. 이 욕구를 채울 길이 없구나! 들은 바에 따르면, 나는 남자와 여자의 아들이다. 놀라운 일이다 --- 그 이상이라고 믿었건만. 그런데, 내가 어디서 왔건, 그게 무슨 상관이랴? 그게 내 뜻대로 되는 일이었다면, 나로서는 차라리 그 배고픔이 태풍에 버금하는 상어 암컷과, 잔인성을 인정받은 호랑이 수컷의 아들이 되고 싶었으리라. 이렇게 악독하지는 않을 테니까. 나를 바라보는 너희들아, 나에게서 멀어지라. 내 숨결은 독기 서린 입김을 발산한다. 내 이마의 초록빛 주름을 본 사람은 아직 아무도 없다. 어떤 큰 물고기의 등 가시와 비슷한, 또는 해안을 덮은 바위와 비슷한, 또는 내가 머리에 다른 색깔의 머리칼을 이고 있었을 때, 내가 자주 훑고 다녔던 알프스의 가파른 산악과 비슷한, 내 앙상한 얼굴의 불거진 뼈를 본 사람도 없다. 그리고 나는 뇌우가 치는 밤중에, 두 눈을 이글거리며, 머리칼에 폭풍의 채찍을 맞으며, 길 한복판의 돌맹이처럼 외톨이가 되어, 인간들의 거주지 주위를 배회할 때, 굴뚝의 내부를 가득 채운 그을름처럼 새까만 비로드 한 조각으로, 내 낙인 찍힌 얼굴을 가린다. 지고의 존재가 강력한 증오의 미소를 띠며 나에게 썩은 그 추악함을 눈들이 목격하게 할 수는 없다. 매일 아침, 태양이 온 누리 자연에 건강에 좋은 환희와 열기를 퍼뜨리며, 남들을 위해 떠오를 때, 내 표정은 미동도 없는데 나는 사랑하는 내 동굴의 안쪽을 향해 쭈그리고 앉아, 어둠이 가득한 공간을 뚫어지게 바라보면서, 포도주처럼 나를 취하게 하는 절망에 빠져, 내 강한 손으로 내 가슴을 해하며 갈기갈기 찢는다. 그렇지만, 나는 느끼겠다. 내가 공수병에 걸린 것이 아니구나! 그렇지만, 나는 느끼겠다, 나만 유일하게 고통받는 자가 아니구나! 그렇지만, 나는 느끼겠다. 내가 숨을 쉬고 있구나! 제 근육들을 시험하며, 그것들의 운명을 생각하다, 이윽고 단두대에 오를 사형수처럼, 나는 내 밀짚 침대 위에 서서 눈을 감고는, 몇 시간을 고스란히 바쳐, 고개를 천천히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돌린다. 나는 곧장 꺼꾸러져 죽지 않는다. 시시때때로, 나의 목이 같은 방향으로 더는 계속해서 돌아갈 수 없을 때, 다시 반대 방향으로 돌아가려고 멈출 때, 나는 동굴 입구를 덮고 있는 두터운 가시덤불이 어쩌다 드물게 남겨놓은 틈 사이로 삽시간에 지평선을 바라본다.3)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구나! 아무것도 --- 나무들이랑, 길게 줄지어 공중을 지나가는 새들이랑 소용돌이치며 춤추는 벌판 말고는 그것이 나를 어지럽게 한다. 피와 뇌수를 ---도대체 누가, 모루를 치는 망치처럼, 내 머리 위에 쇠막대를 박아대는가?   1) 뒤카스가 어린 시절을 보낸 우루과이와 아르헨티나에는 당시 또돌아다니는 개떼들이 많았다고 한다   2) 이 말 탄 도둑들 역시 우루과이의 추억과 연결될 것이다. '가우초 모테로'라고 불리는 원래 산악지대의 목동들이었던 이 도둑들은 미국의 서부극에도 자주 등장한다.   3) 동굴 속에 갇힌 '나'의 행태는 플라톤이 동굴 신화로 표현하는 인간의 지적 조건에 대한 알레고리일 것이다.  
7    말도로르의 노래 / 로트레아몽 (황현산 옮김) (7) 댓글:  조회:59  추천:0  2019-02-27
말도로르의 노래 / 로트레아몽 (황현산 옮김) (7)      첫번째 노래(7)    (7) 나는 가족들 속에 무질서를 씨뿌리기 위해 매음과 협정을 맺었다. 나는 이 위험한 관계를 맺기 전날의 밤을 회상한다. 내 앞에 무덤 하나가 보였다. 나는 집채만큼이나 큰 반딧불이 한 마리가 나한테 말하는 소리를 들었다: "내가 네 앞을 밝혀주겠다. 저 비문을 읽어라. 이 지상명령이 내려오는 것은 나로부터가 아니다." 핏빛의 광막한 빛 한줄기가 공중에 퍼져 지평선까지 이르렀으며, 그 모습에 내 턱이 덜그덕거리고 내 팔이 힘없이 늘어졌다. 나는 넘어질 것 같아, 폐허가 된 벽에 기대어, 읽었다: "여기 폐병으로 죽은 한 젊은이가 누워 있다. 왜 왜 그런지 그대는 알고 있다.1) 그를 위해 기도하지 말라." 아마도 나만큼 담대한 사람이 많지는 않았으리라. 그러는 동안 한 아름다운 여인이 발가벗은 몸으로 내 발치에 와서 누웠다. 내가 그녀에게, 슬픈 얼굴로: "일어나도 좋다." 나는 형제살해범이라면 제 누이의 목을 벨 그 손을 그녀에게 내밀었다. 반딧불이가 내게: "너는, 돌을 들어 그 여자를 죽여라," "왜?" 그에게 내가 말했다. 그가 내게: "가장 약한 자여, 조심해라. 나는 가장 강한 자이니라. 그 여자는 매음이라 불린다." 눈에서는 눈물이 나고, 가슴속에서는 분노가 차오르면서, 나는 내 안에 어떤 알 수 없는 힘이 생겨나는 것을 느꼈다. 나는 커다란 돌덩이 하나를 들어, 자못 애를 쓴 끝에, 어렵사리 가슴께까지 끌어올렸다가, 두 팔로 그것을 어깨 위에 얹었다. 나는 어느 산의 꼭대기까지 기어올랐다. 거기에서, 나는 반딧불이를 박살냈다. 그의 머리가 땅속으로 인간의 키만큼 깊이 쳐박혔고, 돌덩이가 여섯 교회를 쌓아놓은 높이까지 튀어올랐다. 돌덩이가 다시 호수 안으로 떨어지니, 그 몰이 한순간 낮아져, 소용돌이치며, 거대한 원추가 뒤집힌 모양으로 파였다. 수면에 고요가 다시 깃들고, 핏빛 반딧불이 더이상 빛나지 않았다. "오호라! 오호라! 네가 무슨 짓을 한 것이냐?" 그 아름다운 나체의 여인이 외쳤다. 내가 그녀에게 "나는 그 녀석보다 너를 더 좋아한다. 나는 불행한 자들을 가엾게 여기기 때문이다. 영원한 정의가 너를 창조하였다면, 그것은 네 잘못이 아니다." 그녀가 나에게: "어느 날인가는, 사람들이 나의 정당함을 알아줄 것이다. 그 얘길 너에게 더는 하지 않겠다. 내 끝없는 슬픔을 바다 깊숙이 감추러 가려 하니, 나를 보내달라, 나를 멸시하지 않는 것은 너와 저 검은 심연 속에서 우글거리는 흉측한 괴물들밖에 없다. 너는 착하다. 안녕히, 나를 사랑한 너!" 내가 그녀에게: "안녕히!" 다시 한번 "안녕히!" 나는 너를 언제까지나 사랑하리라! --- 오늘부터, 나는 미덕을 포기한다." 그런 까닭으로 오, 사람의 무리여, 너희들이 바다에서 그리고 해안 가까이에서, 또는 오래전부터 나를 위해 상복을 입어온 큰 도시들 위에서, 또는 추운 극지방을 가로질러, 겨울바람이 신음하는 소리를 들을 때면 말하라: "지나가는 것은 신의 정신이 아니라, 몬테비데오  사람의 묵직한 신음소리와 하나된 매음의 날카로운 한숨소리일 뿐이다." 아이들아, 너희들에게 이 말을 하는 자는 바로 나다. 그러니, 자비로 가득차서, 무릎을 끓어라. 그리고 이(蟲)보다도 더 수가 많은 어른들은 긴 기도를 읊을 것이다.   1) 당시 폐병은 방탕이나 야행성 활동을 비롯한 무절제한 생활에서 기인하는 것으로 여겨졌다  
6    말도로르의 노래 / 로트레아몽 (황현산 옮김)(6) 댓글:  조회:67  추천:0  2019-02-27
말도로르의 노래 / 로트레아몽 (황현산 옮김)(6)     첫번째 노래(6)   (6) 보름 동안 손톱을 길러야 한다. 오! 윗입술 위에 아직 아무 것도 나지 않은 아이 하나를 침대에서 거칠게 끌어내어, 눈을 아주 크게 뜨고, 그 이마 위를 다정하게 손으로 쓰다듬으며, 그 아름다운 머리칼을 뒤로 쓸어주는 척하면 즐겁지 않은가! 그러나 갑자기, 아이가 가장 예기치 않은 순간에, 긴 손톱을 그의 부드러운 가슴팍에 쑤셔박되,1) 죽지는 않을 정도로 박아야 할 것이니, 만약 아이가 죽는다면, 나중에 그의 비참한 몰골을 구경하지 못할 것이기 때문이다. 이어서 상처를 핥으면서 피를 마시는데, 역겁이 지속되는 것만큼이나 지속될 것이 분명한 그 시간 내내, 아이는 운다. 소금처럼 씁쓸한 아이의 눈물이 아니라면, 내가 방금 말한 것처럼 뽑아낸, 아직도 제법 뜨뜻한 그의 피만큼 맛있는 것은 아무 것도 없다. 사람아, 내가 우연히 손가락을 베었을 때, 내 피의 맛을 본 적이 한 번도 없었는가? 얼마나 맛있는가. 그렇지 않은가. 왠가 하니 그것은 아무런 맛도 없기 때문이다. 그리고 또, 너는 어느 날, 네 음울한 상념에 빠져, 두 눈에서 떨어지는 것으로 인해 젖어 있는 네 병약한 얼굴에, 바닥이 움푹한 손을 가져다 대니, 그 손이 곧 숙명적으로 임을 향해 내려가고, 자신의 숨통을 조이려고 이 세상에 태어난 자를 곁눈길로 바라보는 초등학생의 이처럼 떨리는 그 잔에서. 그 입이 눈물을 길게 들이켰던 일이 생각나지 않는가? 얼마나 맛있는가. 그렇지 않은가. 왠가 하니 그것은 식초의 맛이기 때문이다. 혹간은 누군가를 가장 사랑하는 여인2)의 눈물을 말할 터이지만, 아이의 눈물이 미각에는 더 좋다. 아이는 아직 악을 알지 못하기에, 배반하지 않는다. 가장 사랑하는 여인은 빠르게건 늦게건 배반한다고--- 우정이 무엇인지 사랑이 무엇인지 내가 비록 알지 못하나, 나는 유추에 의해 그러리라고 짐작한다(적어도 인간 족속의 편에서라면, 내가 결코 우정이나 사랑을 받아들이지 않을 공산이 크다), 따라서, 너의 피와 너의 눈물이 너에게 역겹지 않으니, 섭취하라. 그 소년의 피와 눈물을 안심하고 섭취해라. 네가 그의 파닥거리는 살을 찢는 동안, 그의 눈을 붕대로 가려라. 그리고 진창에서 죽어가는 부상병의 목구멍이 내지르는 날카로운 헐떡임과도 방불한 그의 진진한 비명을 오랜 시간 듣고 난 다음, 눈사태처럼 비켜났다가, 옆방에서 서둘러 달려나오며, 그를 구조하러 온 척해라. 신경과 혈관이 부어오른 그의 손을 풀어주고, 그의 눈물과 그의 피를 다시 핥기 시작하면서, 그의 넋 빠진 눈에 시력을 되돌려주어라. 너무 늦게! 나타나는 신성한 불꽃이 그때 모습을 드러낼 것이다. 너무 늦게! 악행을 당한 그 죄 없는 자를 위로할 수 있으니 얼마나 가슴이 벅차오르는지: "소년이여, 끔찍한 고통을 겪었구나. 무어라 이름 붙여야 할지 모를 이런 범죄를 도대체 누가 그대에게 저지를 수 있더란 말이냐! 그대는 참으로 불행하구나! 얼마나 고통스러웠겠느냐! 그대의 어머니가 이 일을 한다 해도 죄 많은 자들이 그렇게 두려워하는 저 죽음에 지금의 나보다 더 가까이 있지는 않을 것이다. 슬프다! 선과 악은 도대체 무엇인가! 그것은 어느 쪽이나 우리의 무력함을, 그리고 무모하기 짝이 없는 방법으로라도 무한에 이르려는 열망을 맹렬하게 증명하게 해주는 동일한 것인가? 아니면, 그것은 두 가지 서로 다른 것인가? 그렇지 --- 그것은 어쨌든 동일한 것이어야 하리라 --- 그렇지 않다면, 심판의 날에 내가 어찌 될 것인가! 소년이여, 나를 용서하라. 내 뼈를 부수고 내 몸의 서로 다른 부위에 달려 있는 살을 찢은 녀석은, 바로 고결하고 성스러운 내 얼굴 앞에 있는 인간이란다. 이런 죄악을 저지르도록 나를 부추긴 것은, 내 병든 이성의 착란인가, 자신의 먹이를 찢는 독수리의 본능이 그렇듯, 나의 이성적 사유로는 제어할 수 없는 어떤 은밀한 본능인가. 그렇지만, 내 희생자만큼, 나는 고통스러웠노라! 소년이여, 나를 용서하라, 덧없는 이생을 일단 벗어나면, 나는 우리가 영원토록 서로 얽혀 있기를 바라노라. 내 입을 네 입에 붙이고, 오직 하나의 존재를 이루어. 그렇더라도, 그런 방법으로도, 나의 징벌이 완전하지는 않으리라. 그러니, 너는 나를 찢을지어다. 동시에 이빨과 손톱으로, 결코 멈추지 말고. 나는 이 속죄의 희생제의를 위해 내 몸을 향기로운 꽃줄로 장식할 것이니, 우리 두 사람 모두가 고통스러워하리라. 나는 찢기며, 너는 나를 찢으며--- 네 입에 내 입을 붙이고, 오, 금발머리에, 그렇게도 부드러운 눈을 가진 소년이여, 내가 너에게 권고하는 것을 지금 하겠는가? 네 뜻이야  어떻든, 나는 네가 그렇게 하기를 바라는 바이고, 너는 내 양심을 행복하게 해주리라." 이렇게 말하고 나면, 너는 한 인간 존재에게서 악행를 저질러놓고 같은 시간에, 같은 존재에게서 사랑을 받을 것이다. 이야말로 인간이 생각해낼 수 있는 가장 큰 행복이다. 후에, 너는 그 아이를 병원에 넣을 수 있을 것이다. 그 움직이지 못하는 불구자는 밥벌이를 할 수 없을 테니까 말이다. 사람들은 너를 선인이라고 부를 것이고, 월계관과 금메달이 모습도 낡은 거대한 무덤 위에 너부러진 네 발거벗은 발을 숨겨줄 것이다. 오, 너, 죄행의 성스러움을 기리는 이 페이지에 네 이름은 쓰고 싶지 않은 너.3) 나는 너의 용서가 우주처럼 무한했음을 알고 있다. 그러나, 나로 말하면, 나는 아직 존재한다!   1) 뒤카스는 이 구절을 쓰면서 보들렐의 시 을 염두에 두었을 것이다. 이 시에서 시인을 학대하는 시인의 아내는 이렇게 말한다. "그러나 이 불경한 장난에도 싫증이 나면 / 내 가냘프고도 억센 손을 그에게 얹어 / 하르퓌아의 발톱 같은 내 손톱으로 / 그의 심장까지 길을 낼 수 있으리."   2) 어머니이거나 애인일 텐데, 여기서는 거짓으로 사랑하는 여인을 가리킨다는 것이 뒤따르는 두 문장으로 밝혀진다.   3) 로트레아몽이 프랑스에 들어와 타르브 리세에서 공부할 때. 그의 후견인었던 공증인 장 디제를 가리키는 것으로 추정된다. 장 다제는 1864년 세상을 떠났다.  
5    말도로르의 노래 / 로트레아몽 (황현산 옮김) (5) 댓글:  조회:73  추천:0  2019-02-27
말도로르의 노래 / 로트레아몽 (황현산 옮김) (5)     첫번째 노래(5)     (5) 나는 살아오는 동안 내내 단 하나의 예외도 없이, 인간들이, 어깨 좁은 것들이, 어리석은 행동을 무수히 저지르고, 제 동류들을 바보로 만들고, 온갖 방법으로 영혼들을 타락시키는 것을 보아왔다. 그들은 제 행동의 동기를 영예라고 부른다. 이런 광경을 보면서, 나는 다른 사람들처럼 웃고 싶었으나, 그게 익숙하지 않은 모방이라서 불가능했다. 나는 날이 예리한 창칼을 집어들고, 위아래 입술이 연결되는 양 아귀의 살을 찢었다.1) 잠시 나는 내 목적이 달성되었다고 생각했다. 나는 거울에서 나 자신의 의지에 따라 상처 입은 그 입을 들여다보지 않았던가! 실수였구나! 두 군데 상처에서 피가 넘쳐흐르는 바람에 그게 정말 다른 사람들의 웃음인지 아닌지 분간할 수 없었다. 그러나 잠시 동안 비교하고 나니, 내 웃음이 인간들의 웃음과 닯지 않았다는 것이, 다시 말해서 내가 웃고 있지 않다는 것이 내 눈에 분명히 드러났다. 나는 추한 머리에, 무서운 눈을 어두운 눈구멍에 쑤셔박은 인간들이 바위의 단단함을, 주조된 강철의 견고함을, 상어의 잔인함을, 젊음의 건방짐을, 범죄자들의 지각없는 분노를, 위선자의 배반을, 가장 야릇한 희극배우들을, 사제들의 강인한 성질머리를,  외부에 더할 나위 없이 잘 은폐된, 천지간에 가장 차가운 존재들을 능가하고, 자기들의 심장을 찾아내려는 모랄리스트2)들을 지치게 하고, 저 높은 곳에서 달랠 길 없는 분노가 자기들에게 떨어지게 하는 것을 보았다. 나는 그들 모두를 동시에 보았으니, 때로는 벌써 비뚤어진 아이가 제 어머니에 맞서 주먹을 휘두르듯, 아마도 지옥의 어느 악령한테 부추김을 받아, 하늘을 향해 가장 단단한 주먹을 내지르며, 혹독한 동시에 양심 깊은 회한으로 가득찬 눈을 들고, 얼음 같은 침묵 속에서, 제 가슴이 숨기고 있는, 그만큼 불의와 공포로 가득찬, 광막하고 배은망덕한 명상을 감히 토로하지 못한 채, 자비로운 신을 동정심으로 슬프게 하고, 때로는 하루의 어느 순간을 막론하고, 어린날의 시작부터 노년의 끝까지, 숨쉬는 모든 것에, 자가 자신과 섭리에, 상식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 믿기도 어려운 저주를 내뿜으면서, 여자들과 아이들의 몸을 팔아, 부끄러움에 바쳐져야 할 신체의 부분3)을 이렇듯 능욕하는 것이었다. 그러자 바다가 물결을 들어올려, 그 심연 속으로 널판지들을 집어삼키고, 태풍이, 지진이 집들을 뒤엎고, 페스트가, 가지가지 질병들이 기도하는 가족들을 열 명에 한 명꼴로 죽인다. 그러나 사람들은 알아차리지 못한다. 나는 또한 저들이 이땅에서 자기들이 저지른 행위에 대한 부끄러움으로 얼굴이 붉어지고 창백해지는 것도, 므물게는, 보았다. 태풍의 자매, 폭풍우여, 그 아름다움을 나로서는 인정하지 않는 푸르스름한 창공이여, 내 마음의 영상, 위선자 바다여, 신비스로운 젖가슴의 대지여, 천체들의 주민들이여, 전 우주여, 저 우주를 웅장하게 창조한 신이여, 내 그대에게 기원하나니, 선량한 인간을 하나 보여주시라!-- 그러나, 먼저 그대의 은총으로 내 타고난 힘이 열 배로 늘어나야 하리라. 그 괴물을 보고, 내가 놀라 죽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사람은 그보다 더 사소한 일로도 죽는다.   1) 이 끔찍한 행위는 콤프라치스코스(comprachicos) 라고 불리는 아동유괴범들이나 인신매매자들이 아이들은 거지나 흥행 괴물로 만들기 위해 사용하던 방법으로 알려져 있다. 위고의 (1869)에 도 이에 대한 언급이 있지만, 이 두 텍스트는 모두 로트레아몽이 이 글을 쓴 이후에 출간되었다.   2) 프랑스어의 '모랄리스트'는 도덕주의자를 뜻하는 영어의 '모럴리스트'와는 달리, '인간연구자'에 더 가까운 말이다. 이를 구별하기 위해 이 책에스는 '모랄리스트'라고 표기한다.   3) '부끄러움에 바쳐져야 할 신체의 부분'은 라틴어 'pudenda'곧 '치부'를 풀어쓴 말이다.  
4    말도로르의 노래 / 로트레아몽 (황현산 옮김) (4) 댓글:  조회:66  추천:0  2019-02-27
말도로르의 노래 / 로트레아몽 (황현산 옮김) (4)     첫번째 노래(4)     (4) 사람들의 박수갈채를 끌어내고 싶어서, 상상력이 꾸며내는 것이건 실제로 지닐 수 있는 것이건 간에 감정의 고귀한 품성들을 이용하여 글을 쓰는 자들이 있다. 나로서는, 잔혹함의 더없는 열락을 그리기 위해 내 천재를 봉사케 한다! 일시적인 것도, 인공적인 것도 아닌, 그러나, 인간과 함께 시작되었고 인간과 함께 끝날 열락, 천재성은 섭리의 은밀한 안배 속에서 잔인성과 결합하는 것이 아닐까? 혹은 잔인하기 때문에, 천재성을 지닐 수 있는 것이 아닐까? 나의 말 속에서 그 증거를 보게 되리라. 당신들이 정말 그 증거를 보고 싶다면, 내 말을 듣기만 하면 된다--- 용서하라, 내 머리카락이 내 머리 위로 곤두서 있는 것만 같았다. 그러나 그거야 별거 아니다. 나는 내 손으로 머리카락을 처음 상태로 어렵지 않게 되돌려놓기에 이르렀으니 말이다. 노래하는 자는 제 카바티나1)가 들어보지 못한 것이라고 주장하지 않는다. 반대로 그는 제 주인공의 오만하고 사악한 생각들이 모든 사람들에게 깃들어 있다는 점을 자랑스럽게 여긴다.   1) 카바티나: 오페라에서, 서정적인 독창곡. 아리아보다 단순한 형식이다.                   속도가 느린 짧은 기악곡을 이르기도 한다.
3    말도로르의 노래 / 로트레아몽 (황현산 옮김) (3) 댓글:  조회:66  추천:0  2019-02-27
말도로르의 노래 / 로트레아몽 (황현산 옮김) (3)     첫번째 노래(3)     (3) 나는 말도로르1)가 어린 시절 얼마나 착했던가를 몇 줄에 결쳐 밝히려 하는데, 그 시절 그는 행복하게 살았다. 그것은 끝난 일이다. 이윽고 그는 자신이 악하게 태어났음을 깨달았다. 이상야릇한 숙명이로다! 그는 아주 여러 해 동안, 가능한 한 자신의 성격을 숨겼지만, 그러나, 결국 그에게 자연스럽지 않은 이 집중 때문에, 매일 피가 머리까지 오르곤 했으며, 그와 같은 삶을 더는 참을 수 없어서, 그는 끝내 악의 길에--- 그 감미로운 환경에 결정적으로 몸을 던졌던 것이다! 누가 그렇게 되리라고 말할 수 있었을까! 그가 어린아이를, 장밋빛 얼굴의 어린아이를 껴안을 때면, 면도날로 그 빰을 도려내고 싶어할 것이라고, 또 만일 법이 징벌의 긴 나열로 번번이 그를 막지만 않았더라면, 매우 자주 그 일을 저지르고 말았을 것이라고 그는 거짓말쟁이가 아니어서, 진실을 고백했으며, 자신이 잔혹하다고 말하곤 하였다. 인간들이여, 들었는가? 그가 떨리는 이 펜으로 감히 그 말을 다시 하는구나!2) 그러니까, 의지보다 더 강한 어떤 힘이 있는 것이다--- 바로 저주! 돌이 중력의 법칙에서 벗어나려 할 것인가? 불가능하다. 불가능하다. 악이 선과 결합하고 싶어하더라도, 내가 위에서 말했던 바가 이것이다.   1) '말도로르'라는 이름이 처음 등장한다. 이 이름을 풀어서 '만병의 악'으로 해석하거나 '공포'를 뜻하는 라틴어 'horror'에 연결시키려는 등 여러 시도가 있으나 이름이 무어을 뜻하는지는 확실하게 밝혀지지 않았다.   2) 말도로르는 한 문단 안에서, 때론 한 문장 안에서, 삼인칭이 되기도 하고 일인칭이 되기도 한다.말도로르는 주인공으로 행동하는 존재인 동시에 이 글을 쓰고 있는 존재다.  
2    말도로르의 노래 / 로트레아몽 (황현산 옮김) (2) 댓글:  조회:73  추천:0  2019-02-27
말도로르의 노래 / 로트레아몽 (황현산 옮김) (2)     첫번째 노래(2)   (2) 독자여, 이 작품의 어귀에서 내가 무슨 영감을 기원한다면, 그것이 증오의 영감이기를 그대는 필경 바라지 않겠는가! 그대가 이루 헤아릴 수 없는 관능에 빠져서, 아름답고 검은 대기 속에서, 한 마리 상어처럼 배를 뒤집으며, 그 오만한, 넓고도 깡마른 콧구멍으로, 그대가 원하는 만큼, 마치 그대가 이 행위의 중요성과 그에 못지않은 그 정당한 식욕의 중요성을 이해하기라도 한다는 듯이, 천천히 그리고 장엄하게, 저 증오의 붉은 독기를 냄새 맡지 않으리라고 누가 그대에게 말하는가? 내 장담하건데, 그 붉은 독기는 그대의 흉측한 콧방울의 못생긴 두 구멍을 즐겁게 해줄 것이로되, 오, 괴물이여, 다만 그대가 저 영원한 자1)에게 저주받은 양심을 삼천 번 연달아 들이마시는 일에 먼저 몰두해야 하리라! 형언할 수 없는 만족감과 움직일 수 없는 황홀감으로 엄청나게 팽창한 그대의 콧구멍은 향수와 훈향을 뿌린 듯 향기로워진 공간보다 더 나은 어떤 것을 달라고 하지는 않을 것이다. 그 콧구멍은, 쾌적한 하늘나라의 화려함과 평화 속에서 살고 있는 천사들처럼, 완전한 행복을 포만하게 누릴 것이기 때문이다.   1) 에서 신을 부르는 말은 여러 가지다. 신, 섭리, 영원한 자, 전능한 자, 위대한 천재 등. 로트레아몽은 이들 호칭을 대문자로 썼고, 번역에서는 이를 굵은 글씨로 표시했다.  
1    말도로르의 노래 / 로트레아몽 (황현산 옮김) (1) 댓글:  조회:78  추천:0  2019-02-27
말도로르의 노래 / 로트레아몽 (황현산 옮김) (1)   첫번째 노래(1)   (1) 하늘1)의 뜻이 다르지 않아, 독자는 부디 제가 읽는 글처럼 대담해지고 별안간 사나워져서, 방향을 잃지 말고, 이 음울하고 독이 가득한 페이지들의 황량한 늪을 가로질러, 가파르고 황무한 제 길을 찾아내야 할지니, 이는 그가 제 독서에 엄혹한 논리와 적어도 제 의혹에 비견할 정신의 긴장을 바치지 않는 한, 마치 물이 설탕에 젖어들듯이 책이 뿜어내는 치명적인 독기가 그 영혼에 젖어들 것이기 때문이다. 뒤이어지는 페이지들을 모든 사람이 다 읽는 것은 좋지 않다. 오직 몇몇 사람만이 이 쓰디쓴 열매를 위험 없이 맛볼 수 있으리라. 그런고로, 소심한 영혼이여, 이와 같은 미개척의 황야로 더 깊이 파고들기 전에, 그대의 발꿈치를 앞이 아니라 뒤로 돌리라. 내가 그대에게 하는 말을 잘 들으라, 그대의 발꿈치를 앞이 아니라 뒤로 돌리라, 마치 어머니 얼굴이 쏘는 근엄한 응시를 공손하게 피하는 아이의 눈처럼, 아니, 그보다는, 명상을 많이 하는 저 추위 타는 두루미들, 겨울 동안, 돛폭을 할짝 펼치고, 수평선의 고정된 한 점을 향하여, 침묵을 가로질러 힘차게 날아가는 저 두루미들의 까마득한 각처럼, 발걸음을 돌려야 할진대,저 수평선에서는 태풍의 건조한 낯설고 거센 바람이 한줄기 느닷없이 불어온다2). 가장 늙은 두루미, 제 몸 하나로 전위부대를 이르는 그가, 낌새를 채고 이성을 지닌 사람처럼 고개를 흔들면서, 결과적으로 맞부딛쳐 딸그럭거리는 그 부리도 흔들면서, 마음을 놓지 못하는 터에(나도 역시 그의 입장이라면 그럴 것이다) 그의 늙은 목은 두루미들의 삼대들과 같이 살아오며 깃털이 다 빠졌으나, 격앙된 파동으로 구불거리며, 점점 더 가까워지는 뇌우를 예고한다. 경험을 두루 갖춘 눈으로 사방팔방을 냉정하게 여러 번 살핀 다음, 신중하게 그 우두머리 (지능이 열등한 다른 두루미들에게 제 꽁지깃을 보여줄 특권을 지닌 것이 바로 그인지라) 두루미는 우울한 파수병의 기민한 외침을 내지르며, 공동의 적을 물리치려고, 기하학적 도형의 (그것은 필경 삼각형지만, 이 신기한 철새들이 허공에 그리는 세번째 변은 보이지 않는다) 꼭짓점을, 때로는 좌현으로, 때로는 우현으로, 노련한 선장처럼 유연하게 틀며, 바보가 아니기 때문에, 참새의 날개보다 더 커 보이지 않는 날개를 조종하여, 철학적이며 더욱 확실한 또하나의 길로 이렇게 들어선다.   1) '하늘'은 원문에서 두무자를 대문자로 쓰지 않았다. 그리서 러마 고전 서사시를 모방했을 이 표현에서 '하늘'은 신이 아니라 삼라만상을 관통하는 자연의 이치 정도로 이해해야 할 것이다.   2) 동물의 비유는 에 셀 수 없이 많다. 특히 이 두루미의 비유는 호메로스의 제3장에서도 발견된다. "이렇듯 하늘의 전면에 두루미들의 외침소리가 올라올 제, 겨울과 점점 거세지는 비를 피하기 위해 이 새들은 대양의 물을 향해 방향을 튼다."    로트레아몽(Le comte de Lautreament 1846~1870)   본명은 이지도르 뒤카스(Isidore Ducasse). 우루과이 몬테비데오에서 태어나 1859년 프랑스 파리로 넘어와 타르브와 포의 기숙생으로 수학했다. (1869)와 (1870)이란 글 이외에 전기에 관해 알려진 바가 거의 없는 이 시인은 무명으로 살다가 스물넷에 요절했다. 1868년 가 이름 대신 별 세개로 표시되어 발표되었고, 이듬해 1869년에 총 여섯 편의 노래가 담긴 가 '로트레아몽 백작'이라는 이름으로 출간되었다. 작가는 당시 바이런, 미츠카에비치, 보들레르 등의 시인들을 비롯해 로망 누아르 작가들한테 영향을 받았으며, '로트레아몽'이라는 필명은 외젠 쉬의 이라는 소설에서 가져왔다. 파우스트, 맨프레드, 카인 같은 낭만주의적 반항아들의 형상을 따라 창조된 로트레아몽은 현대 시문학사에서 기념비적인 이름이 되었다.   '말도로르 노래'는 작가 사후에 초현실주의자들에 의해 저주받은 천재의 광기와 독창성이 빚어낸 걸작으로 재평가되면서 유명해졌다. 185가지 동물로 역동적으로 변신하면서 손발톱, 흡반, 부리, 턱으로 이 세상의 창조주와 인간을 공격하는 이 잔악무도한 반항아의 전무후무한 노래는, 여러 문인과 예술가를 경악과 충격에 빠뜨렸다. 바슐라르, 블랑쇼, 브르통, 엘뤼아르, 발레리, 아르코, 카뮈, 솔레르스, 크리스테바 등 작가들은 물론 달리, 마그리트, 모딜리아니, 미로 등 미술가들의 상상력을 자극했고, 오늘날 현대 무용가들과 음악가들에게까지 독창적인 영감의 샘이 되고 있다.   옮긴이 황현산   고려대학교 불어불문학과를 졸업하고 같은 대학원에서 기용 아폴리네르 연구로 문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고려대학교 불문과 교수, 명예교수를 역임했고 2018년 봄 타계했다. 프랑스 현대사에서 상징주의와 초현실주의를 연구하며 문학비평가로 활동했다. 지은 책으로 , ,, , 등이 있으며 옮긴 책으로 앙드레 브르통의 , 생텢쥐페리의 , 아폴리네르의 , , 말라르메의 , 보들레르의 , , 디드로의 등이 있다.   필봉비평문학상, 대산문학상, 아르다운 작가상 등을 수상하였다. 한국번역비평학회를 창립, 초대 회장을 맡았다.   황현산 교수는 1945년 목포에서 출생했으며 2018년 8월 8일 소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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