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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인은 정상성에 익숙해지것을 매우 혼란스러워 한다...
2017년 04월 11일 01시 25분  조회:2955  추천:0  작성자: 죽림

정신분석 이론의 문제의식을 회화적으로 표현한 대표적 흐름이 초현실주의 미술이다.

초현실주의는 20세기 초반 프랑스에서 시작된 이후 현재까지 이어지는 전위적 미술운동이다. 의식 중심의 예술을 정면으로 거부하고 무의식 세계를 미술의 가장 중요한 묘사 대상으로 삼았다. 꿈과 무의식 세계를 상상력의 기반으로 삼아 필연보다는 우연을, 정상적 상태보다는 광적인 증상을 표현하고자 했다. 이를 위해 서양 회화를 지배하던 원근법과 투시법 등 사실적 · 입체적 표현형식을 완전히 부정했다.

프랑스 시인 브르통(Breton, 1896~1966)은 초현실주의 예술을 본격적으로 제안한 인물이다. 프로이트를 만나고 정신분석 이론에 동의한 브르통은 1924년 〈초현실주의 선언문〉을 발표한다. 이를 기점으로 초현실주의 미술이 본격화된다. 선언에서 브르통은 이성의 억압을 부정하고 완전한 자유를 갈구한다. “자유라는 어휘만이 나를 격동시키는 전부다. ··· 우리가 물려받은 숱한 불명예 틈에서도 가장 위대한 정신의 자유가 우리에게 상속되었다는 것을 우리는 알아야 한다.” 이성에 의한 제어와 도덕적 강박관념에서 벗어남으로써 진정한 자유에 도달할 수 있다. “초현실주의는 이성과 감성의 대화, 현실과 꿈의 교감, 철학과 예술의 교감, 통일과 자유의 교감, 순수한 직관과 과학적 기하학의 교감, 대지와 우주의 교감이다.” 이를 실현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통로가 바로 프로이트의 정신분석 이론이었다.

프로이트의 무의식 발견에 흥미를 느낀 브르통은 내면에서 억압된 욕망과 꿈, 잠재의식을 자유롭게 표현하는 작업을 예술의 주요한 방향으로 제시한다. 초현실주의는 “사고의 실제 과정을 표현하려 의도하는 순수한 심적 자동주의”여야 했다. 손을 통해 흘러나오는 마음의 형상을 그대로 남겨야 한다. 이성을 통해 걸러진 예술이 아니라, 무의식을 포함하는 실제의 마음을 자동적으로 드러내는 방식이다. “이는 사고를 직접 받아 쓴 것이므로 이성의 영향으로부터 벗어나고 심미적이거나 도덕적 배려도 철저히 배제한 것”이다. 마음을 원래 그대로 받아쓰는 작업이다. 꿈과 무의식에 대한 일종의 예술적 권리선언이라 할 수 있다.

브르통의 초현실주의 선언에 공감하는 많은 미술가들이 새로운 전위적 미술운동에 동참했다. 키리코(Chirico, 1888~1978), 마그리트(Magritte, 1898~1967), 달리(Dali, 1904~1989), 에른스트(Ernst, 1891~1976), 바로(Varo, 1908~1965), 미로(Miro, 1893~1983), 델보(Delvaux, 1897~1994), 탕기(Tanguy, 1900~1955), 칼로(Kahlo, 1907~1954) 등을 대표적인 초현실주의 미술가로 꼽을 수 있다.

낯선 장소에 현실의 사물을 조합시켜 환상을 창조

브르통은 “한 마리의 말이 토마토 위를 달리는 모습을 생생하게 떠올릴 수 없는 사람은 백치나 마찬가지”라고 한다. 전혀 어울리지 않는 두 가지 이상의 소재를 뒤섞으라고 한다. 초현실주의 미술의 주요 표현 방법인, 데페이즈망(depaysement)을 강조한 내용이다. 전치, 전위법 등으로 번역되는데, 사물을 본래 용도 · 기능 · 의도에서 떼어내어 엉뚱한 장소에 나열함으로써 초현실적 환상을 창조한다. 초현실주의 시인 로트레아몽(Lautreamont)의 〈말도로르의 노래〉에 나오는, “해부용 탁자 위에서 재봉틀과 우산이 우연히 만나는 것처럼 아름답다!”라는 구절이 제공한 영감을 적극 수용하면서 대표적 표현 기법으로 자리 잡았다.

에른스트는 그 의미를 더 구체적으로 설명한다. “용도가 정해진 하나의 현실(재봉틀)이 제자리가 아님을 느낄 장소(해부대)에 있으면, 또 다른 현실(우산)은 소박한 용도나 신분을 모면할 수 있다. 그러면 기존 현실은 거짓 절대성에서 상대를 우회하여 새로운 진실된 시적 절대성으로 자리를 옮긴다.”1) 의식이 만들어낸 합리성과 상식에서 벗어나 우연과 무질서로 나아감으로써 새로운 의미를 얻을 수 있다.

〈사랑의 찬가〉
〈사랑의 찬가〉

키리코, 1914년

키리코의 〈사랑의 찬가〉는 새로운 표현 방법을 회화적으로 개척한 작품이다. 생뚱맞게도 아폴론 석고 두상과 빨간색 장갑이 함께 걸려 있다. 배경도 서로 어울리지 않기는 마찬가지다. 앞에는 고대 양식의 건축물이, 뒤로는 현대식 건물이 낯설게 서 있다. 커다란 녹색공도 그 자리에 왜 있어야 하는지 이해할 길이 없다. 어디 한 군데 논리적인 구석을 찾아볼 수 없다. 비상식적 · 비논리적 상황이 만들어내는 황당함 자체가 화가의 의도일 것이다. 야페는 이렇게 설명한다. “현대 회화에서 의식의 역할 문제는 회화 제작의 한 수단인 ‘우연적 그림 그리기’와 관련된다. ··· 키리코 작품에 등장한 대리석 두상과 빨간 고무장갑의 우연적 조합을 떠올릴 수 있다.”2)

키리코는 근대 합리주의 전통에 반기를 든 쇼펜하우어와 니체의 철학에 공감했다. “쇼펜하우어와 니체는 나에게 인생의 무의미함이 얼마나 깊은 의미를 지녔는지를 가르쳐 주고, 이 무의미함이 예술로 변용될 수 있음을 깨우쳐 준 사람들이다. 그들이 발견한 무서운 공허야말로 물질에 바쳐진 영혼 없는 아름다움, 마음을 혼란케 하지 않는 아름다움 자체다” 그의 그림은 의식 위에서 합리성의 견고한 성을 쌓고 있던 근대 서양 미술 전통에 내던져진 통쾌한 도전장이다. 키리코가 초현실주의 회화의 새 장을 열었고, 에른스트 · 달리 · 마그리트 등 대표적 초현실주의 화가들이 그의 영향을 받았다.

무의식 세계에서 끌어낸 모습을 도발적 변형을 통해 표현

사물을 원래 모습에서 벗어나 전혀 다르게 묘사하는 것도 초현실주의 미술이 즐겨 다루는 방법이다. 특히 화가 자신의 무의식 세계를 표현할 때 의도적 변형이 자주 나타난다. 사물 고유의 모습을 파격적으로 바꾸는 작업 자체가 합리주의 전통을 거스르는 일이기도 하다. 아름다움의 의미를 사실적 표현, 인위적 균형과 조화에 맞춰온 회화 전통에서 벗어나기 위한 출구를 도발적 변형에서 찾았다. 그래서 브르통은 “아름다움은 발작적인 것이다. 그렇지 않으면 전혀 아름답지 않다.”라고 한다. 정신분석 이론이 강조하는 상징의 역할을 회화에 적극 도입하기 위해서도 변형은 유용한 방법이다.

〈작은 사슴〉
〈작은 사슴〉

칼로, 1946년

칼로의 〈작은 사슴〉은 파격적 변형이 무의식 표현에서 얼마나 효과를 극대화시킬 수 있는지를 잘 보여준다. 칼로의 얼굴을 한 사슴이 화살에 맞아 피를 흘린다. 목에서 엉덩이에 이르기까지 여러 대의 화살을 맞아 쓰러지기 일보직전이다. 바닥에 꺾여 널브러진 나뭇가지는 다가올 운명을 암시한다. 오른편 나무는 굵은 가지가 무자비하게 꺾여 나간 흉한 몰골이어서 그녀의 상처가 얼마나 깊은지를 가늠하게 해준다. 내면의 표현이 외부 세계를 압도한다. 자신의 몸에 화살을 꽂아두고 응시하는 화가의 얼굴을 떠올리게 한다.

만약 단순한 과장이라면 신기한 느낌에 그쳤을 것이다. 하지만 그녀의 삶과 내면이 그림 속에 진솔하고 소박하게 표현되었음을 알게 되는 순간 등골이 오싹하는 전율을 느낀다. 유아기와 청소년기에 소아마비와 교통사고 등 계속되는 신체적 고통으로 오랫동안 침대에 누워 있어야 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회저병 증세로 오른쪽 발가락 절단 수술을 했고, 척추 수술 중의 세균 감염으로 6차례나 재수술을 받았다. 상당기간 의료용 코르셋과 목발에 의지해 살았다. 병원에서 칼로는 침대 천장에 큰 거울을 붙여 파괴된 자신을 응시하며 자신의 모습을 그리곤 했다. “나는 항상 혼자였고, 그래서 내가 가장 잘 아는 주제인 자화상을 그린다.”는 그녀의 말은 가장 인간적인 신음이다. 〈작은 사슴〉은 운명적 고통이 일상을 지배하는 그녀에게 일기장과 다름없는 그림이다. 아니 몇 점을 제외하곤 자화상으로 가득한 그녀의 그림 전체가 더 이상 솔직하기 힘든 자서전이고 일기장이다.

현실과 비현실의 동시 배치를 통한 초현실적 환상

현실과 비현실을 그림 안에 뒤섞음으로써 의식의 허구성을 드러내고 무의식의 입구로 안내하는 방식을 사용한다. 우리는 시각을 통해 사물을 인식하고 여기에 확실성을 부여하곤 한다. 하지만 실제의 인간은 카메라와 같은 기계적 작용이 아니라 주관적으로 형성된 어떤 마음 상태를 반영하여 사물을 본다. 그 마음에 의식과 함께 무의식이 공존한다면 현실은 이미 비현실과 뒤섞여 있을 수밖에 없다.

〈빛의 제국〉
〈빛의 제국〉

마그리트, 1954년

마그리트는 이러한 이율배반적 이미지를 통해 현실과 의식의 허구성을 드러낸다. 대표작이라 할 수 있는 〈빛의 제국〉은 그의 의도를 잘 드러내준다. 언뜻 보면 흔히 볼 수 있는 밤풍경이다. 짙은 밤인 듯 집과 주변의 나무는 세부 형체를 식별할 수 없을 정도로 온통 시커멓다. 다만 희미한 불빛이 새어나오는 창과 가로등 빛에 비친 대문이나 담벼락이 어렴풋이 보일 뿐이다. 하지만 하늘은 화창한 한낮의 풍경이다. 푸른 하늘에 흰 구름이 넘실댄다. 태양빛이 작렬하는 낮 시간의 야경인 셈이다. 시간이 그림 안에서 뒤죽박죽 섞여 있다.

우리는 밤 풍경을 보고 있는가, 아니면 낮 풍경을 보고 있는가? 이미지와 시각의 배반을 통해 인식과 실재 사이의 간극을 드러낸다. 마그리트의 설명은 의도하는 바가 무엇인지를 잘 보여준다. “우리는 세상을 어떻게 바라보는가. 세상이 단지 정신적 표현으로서 내부에서 경험되는 것일지라도 우리는 세상을 외부의 것으로 여긴다. 마찬가지로 현재 발생하는 일을 과거에 놓는다. 그리하여 시간과 공간은 일상의 경험이 고려하는 단 하나의 정제되지 않은 의미를 상실한다.” 마그리트는 확실한 대상과 확실한 주체라는, 서구의 근대적 인식 틀 자체에 근원적 의문을 던졌다.

우리는 흔히 감각과 의식에 의해 시간과 공간을 구분하고 자신의 내부와 외부의 세계를 구분한다. 마그리트는 의식이 자유롭고 독립적이라는 뿌리 깊은 사고방식에 비웃음으로 답한다. 정신분석 이론이 강조하듯이 무의식에서 시간 구분은 의미를 상실한다. 유아기의 경험, 심지어 아득한 옛날 초기 인류의 경험이 최근의 마음을 지배하기도 한다. 마그리트는 시간의 경계를 허물어뜨림으로써 합리주의 전통에 균열을 내고자 했다. 또한 낮이 상징하는 의식과 밤이 상징하는 무의식이 공존하는 인간의 마음을 보여주려는 의도도 지닌다.

신화를 통한 초현실 세계의 묘사

프로이트나 융을 비롯해 많은 심리학자들은 신화를 통해 인간이 처한 조건과 마음 상태를 통찰할 수 있다고 여겼다. 프로이트가 부친 살해, 영아 살해, 근친상간 등 인류에게 각인된 억압된 성적 욕구를 드러내는 수단으로 신화에 관심을 가졌다면, 융은 집합적 무의식의 원형을 탐구하기 위해 신화에 주목했다. 초현실주의 화가들 역시 빈번하게 그리스 · 로마 신화를 중심으로 신화적 소재를 통해 무의식 세계를 표현하려 했다.

달리의 〈나르시스의 변모〉도 그러한 시도 중 하나다. 나르시스 역시 잘 알려진 그리스 신화다. 헤라는 제우스가 바람피우는 것을 도와준 괘씸죄로 에코에게 다른 사람의 말 가운데 마지막 음절만 반복하는 무서운 형벌을 내린다. 이 저주로 인해 나르시스에게 사랑을 전하지 못하고 여위어 가던 에코는 나르시스도 자신과 똑같은 고통을 느끼게 해달라고 복수의 여신에게 빈다. 그리하여 나르시스는 자신과 사랑에 빠지고 만다. 물에 비친 자신의 모습을 사랑하게 되어 샘만 들여다보다가 마침내 탈진하여 죽는다. 그가 죽은 자리에 한 송이 꽃이 피어났는데, 이후 ‘나르시스(수선화)’라 부르게 되었다는 이야기다.

〈나르시스의 변모〉
〈나르시스의 변모〉

달리, 1937년

그림을 보면 나르시스는 물에 비친 자신을 하염없이 응시한다. 물에 몸의 일부를 담가서 사랑하는 이에게 좀 더 가까이 다가가려는 듯하다. 응시를 넘어 물에 비친 자신과 일체화된 느낌이다. 두 가지 모습인데, ‘나르시스의 변모’라는 제목답게 이미지 변형 과정이 나타난다. 왼편의 어렴풋한 실루엣에서 오른편으로 오면서 머리는 달걀로, 머리카락은 수선화로, 몸은 손가락으로 변형이 이루어진다. 뒤편의 벌거벗은 사람들은 인간의 본능적 속성으로서 나르시스 현상을 강조하려는 의도인 듯하다.

정신분석학에서는 이 신화를 빌어, 자기 육체나 자아가 사랑의 대상이 되는 상태인 자기애(自己愛) 경향을 나르시시즘(Narcissism)이라 부른다. 프로이트가 보기에 인간은 유아기에 자신을 관심이 집중되는 1차 나르시시즘 단계에 있다가 점차 외부 대상인 어머니나 이성으로 향한다. 그러나 애정생활이 위기에 직면하여 상대를 사랑할 수 없게 될 때, 자신에 대한 사랑으로 돌아가는, 2차 나르시시즘 단계에 들어간다. 달리가 어렴풋한 실루엣에서 더 견고한 사물의 형태로 나르시스의 변모 과정을 묘사한 것이 나르시시즘 단계 변화를 보여주려는 의도가 아닐까 싶다. 2차 나르시시즘 단계는 누구나 겪는 자연스러운 과정인 1차 단계와는 성격이 판이하게 다르다. 정상적 과정에서 이탈하여 자아의 중요성이 너무 과장되어 장애에 이른 상태, 자아 감각의 인플레이션 상태라는 점에서 병리적 증상이다.

나르시스는 화가 자신일 수도 있다. “나는 일생 동안 정상성에 익숙해지는 게 몹시 어려웠다. 세상을 가득 메우고 있는 인간이 보여주는 정상적인 그 무엇이 내게는 혼란스러웠다.” 달리 스스로 정상적 인간에 적응하지 못하고 끊임없이 자기 자신으로 향하는 정신적 장애를 인식했다. 하지만 자신의 비정상적 측면과 장애를 사랑했고 심지어 자랑했다. 브르통과의 불화로 초현실주의 그룹에서 제명당했을 때 “나는 초현실주의 자체니까 아무도 나를 쫓아내지 못한다.”고 말한 것도 자아 감각의 인플레이션 상태를 보여준다.

기호를 통한 조형적 초현실주의

상징은 프로이트 특히 융의 정신분석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 당연히 초현실주의 미술작품 안에는 다양한 방식의 상징이 등장한다. 히스테리 증상을 분석하기 위해 심리학자들이 꿈을 분석해야 하듯이, 초현실주의 미술작품은 수수께끼와 같은 상징을 분석해야만 하는 경우가 많다. 상징 가운데서 가장 이해하기 어려운 장치가 도형을 비롯한 추상화된 기호다.

〈어릿광대의 사육제〉
〈어릿광대의 사육제〉

미로, 1924년

미로의 〈어릿광대의 사육제〉는 기호가 벌이는 축제와 같다. 수많은 종류의 도형과 직선, 곡선이 어지럽게 뒤섞여 있다. 꼼꼼하게 살피면 몇몇 군데에서 새와 물고기, 곤충, 기괴한 모습의 어릿광대 등을 확인할 수 있다. 하지만 그 외에는 알 수 없는 도형과 선이 어지럽게 널려 있다. 놀이하듯 자유롭게 미끄러지는 검은 선과 강렬한 원색의 추상적 기호가 인상적이다. 이 그림은 미로가 경제적으로 너무 어려워 제대로 먹지도 못하던 시절, 굶주림에 혼미한 의식 상태에서 천장 위에 떠다니는 초현실적 환상을 그림으로 완성했다고 한다.

브르통은 미로를 “가장 초현실주의적 화가”라고 극찬했다. 브르통이 강조한 초현실주의 표현 기법에 가장 근접한 화가였기 때문일 것이다. 브르통은 억압된 욕망과 꿈, 잠재의식의 자유로운 표현을 위해 “사고의 실제 과정을 표현하려고 의도하는 순수한 심적 자동주의”에 기초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오토마티즘(automatism)으로 알려진, 이성적으로 생각하지 않고, 마음에 떠오른 대로 받아쓰는 방식으로 표현하는 자동적 묘사를 말한다. 무정형의 기호로 가득한 미로의 그림은 자동주의에 상당히 근접했다는 점에서 브르통의 구미에 가장 잘 맞았을 것이다. 미로는 스스로도 브르통과 연관된 자기 그림의 특징을 이해하고 있었다. “그림은 지적인 숙고도 아니고, 느낌이나 감정도 아니며, 오직 나의 신체에 물결치는 에너지, 드로잉의 모든 경험, 손의 자성이다.”

 



[Daum백과] 초현실주의 미술 – 사유와 매혹 2, 박홍순, 서해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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