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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를 데리고 있는 남자 / 2007 / 캔버스 유채
거리 / 2008 /캔버스 유치
고야를 따라서 / 2006 /캔버스 유채
곡예사 / 2008 /캔버스유채
노란꽃(꽃 3연작) / 2006 / 캔버스 유채
루벤스와 아내 / 2005 / 캔버스 유채
마타도르 / 2006 /캔버스 유채
모나리자
벨라스케즈를 따라서 / 2006 / 캔버스 유채
서커스 단원들 / 2007 / 캔버스 유채
소풍 / 2001 /캔버스 유채
반 아이크의(아르놀피 부부)를 따라서 / 2006 / 캔버스 유채
악기 / 1998 / 캔버스 유채
얼굴 / 2006 / 캔버스 유채
에우로페의 납치 / 1998 / 캔버스 유채
우는 여인 / 1998 / 캔버스유채
자화상 / 1992 / 캔버스 유채
죽마를 탄 광대들 / 2007 / 캔버스 유채
춤추는 사람들 / 2000 / 캔버스 유채
카드놀이 / 1999 / 캔버스 유채
비정상적인 형태감과 화려한 색채의 화풍은 인간의 천태만상을 가감 없이 보여주는 라틴 화가 페르난도 보테로.
현존하는 라틴 미술의 거장, 페르난도 보테로
콜롬비아의 대표 작가로 소개된 바 있는 그는 유럽 사조에 휘말리지 않는 라틴 아메리카식 표현 방식의 신형상주의(Neo-Figuration)을 구사하며 라틴 아메리카 일상 문화 체험을 현대적 해석으로 이끌고 있다.
특히, 터질듯한 절대적 볼륨, 보테로식 패러디 등 자신만의 독특한 미술 세계를 선보이며 전 세계의 사랑을 받고 있다.
1932년 콜롬비아에서 태어난 페르난도 보테로는 콜롬비아 작가로는 거의 전례가 없을 정도로 미술사적 위치와 상업적 성공을 동시에 이룬 작가이다.
콜롬비아의 안데스 산맥 깊숙한 곳, 메데진이라는 스페인 식민 문화의 잔재가 남아있는 시골 마을에서 어린 시절을 보낸 보테로는 세상과 고립되어 정통 미술 교육을 받지 못했다.
가난한 어린 시절, 독학으로 그림을 그리기 시작하여 18세 때 콜롬비아의 수도 보고타의 미술박물관을 방문하면서 새로운 현대 미술을 접하게 된다.
세계적인 거장, 피카소(Pablo Picasso)와 지오토(Giotto di Bondone)의 사본을 보게 되면서 형태의 왜곡을 통한 신체의 아름다움을 알게 되었고, 이 후 유럽으로 떠나 미술 학교의 정통 교육 과정 대신 대가들의 작품을 모사하거나 분석하는 일로 시간을 보냈다.
현재까지도 미술사 전통 속에 자신을 확인하는 작품들을 제작하고 있는데 특히 벨라스케스의 견고하고 세밀한 묘사 기법과 고야의 위트 있는 풍자적 표현에 매력을 느꼈다고 한다.
“나는 내 그림들이 뿌리를 갖기를 원한다.
왜냐하면 바로 이 뿌리가 작품에 어떠한 의미와 진실함을 주기 때문이다.
그러나 항상 내가 손을 댄 모든 것이 라틴 아메리카의 영혼으로부터 침투한 것이기를 바란다.”
이처럼 보테로는 라틴 아메리카 정체성을 잃지 않고 세계 미술과의 접목을 이루어 낸 작가이다.
어린 시절을 지낸 콜롬비아의 엄격한 시골의 모습과 생활상을 표현하고,
10년 이상 이어진 현대 콜롬비아의 일상의 잔혹함과 마약으로 망가져 가는 고국 상황에 대한 간접적인 묘사로서 ‘폭력’ 이라는 테마를 등장시켰다.
자주 사용한 콜롬비아 국기색인 빨강, 노랑, 파랑의 표현 등은 그의 미술 저변에 깔려있는 라틴의 영향을 볼 수 있는 부분이다.
특히 그는 영향을 받은 작가로 멕시코의 거장 디에고 리베라를 꼽는다.
젊은 시절 유럽에서 콜롬비아로 돌아와 열린 개인전에서 평론가들로부터 시대에 뒤떨어진 양식이라는 혹평을 받았고 생계의 위협을 느낄 정도로 어려운 시기를 겪으며 어렵게 생활하다 결혼과 함께 멕시코시티로 이주했다.
그 당시 멕시코 벽화운동으로 남겨진 프레스코화들을 보게 되고, 이를 통해 형태의 왜곡을 사용하는 라틴 아메리카 미술의 감각적이고 통통한 데포르마(Deformation),
특히 멕시코 벽화운동의 주요 인물인 디에고 리베라의 작품을 통해 자신만의 형태를 최대한 과장시키는 보테로 양식을 구현하기 시작한다.
가장 대표적인 그의 작업 특징인 데포르마숑 형태는 풍선처럼 터질듯한 형태의 풍만함에서 오는 볼륨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형태를 증대시키는 것은 더 많은 색을 사용할 수 있는 공간을 넓히고 표현하고자 하는 형태의 관능미와 풍부함을 잘 전달하는 그만의 방식이었다.
또한 그의 작품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무표정과 부동 자세 또는 정면을 향한 시선을 하고 있다.
이를 통해 인물의 개성에 집중되지 않고 하나의 극단적 볼륨으로만 존재하기를 원했던 그의 조형세계를 나타내고자 하는 것이다.
그는 기능에 따라 혹은 공간 구성의 필요에 따라 인물의 형태 비율을 자유롭게 구사하는데, 동물이 인형처럼 아주 작은 크기로 표현되거나, 정물들이 크게 부각되는 경우가 있다.
특히 남성보다 여성을 더 크게 부각시키는 경우가 많다.
이러한 자유로움은 구상에만 머무는 고전주의적 양식이 아니라 현대적 모더니즘의 새로운 신구상주의 양식을 보여주는 것이라 할 수 있다.
그의 그림에는 고유의 색을 파괴하는 것을 피하기 위해 그림자가 거의 표현되지 않는다.
대신 색을 이용하여 면을 만들고, 그림자 대신 어두운 색 톤을 이용하여 볼륨을 만들어 마무리하는데, 이를 통해 정물이나 인물을 생기 있게 보여준다.
보테로는 17세기 네델란드의 정물화 걸작들에서 힌트를 얻어 대상의 크기를 확대하고 단지 보는 이의 눈을 즐겁게 하기 위한 정물을 그렸다고 한다.
인물과 마찬가지로 정물 표현에서 몰개성적인 특징이 나타나는데, 꽃다발이나 과일들을 화면 중심에 위치하게 하고 비현실적인 배치를 통해 풍만함을 더 강조하기도 한다.
구형이나 원형 형태로 단순화된 구성 혹은 최소한의 구성으로 주제는 하나의 덩어리로서만 존재한다.
이처럼 애매모호한 비례와 환경 설정으로 그의 작품은 신비로움을 더한다.
또한 우리는 고전미술의 패러디 작품에서 그만의 독창적인 매력을 발견 할 수 있다.
벨라스케스, 투벤스, 반아이크, 마네, 보나르에 이르기까지 고전작품을 패러디 하거나
일부를 차용하는 다양한 양식을 보여주고 있다.
그는 현대 미술의 주류를 이루고 있는 팝아트 성향의 패러디 작품들과 달리 미술 양식의 원류를 보여주고자 조형에 대해 끝없이 연구하여 보테로식 패러디를 창조해 냈다.
이를 통해 전통적인 양식을 적극적으로 보여주고 결국 신 양식과 구 양식의 혼합을 통해 그의 조형 세계의 깊이를 나타내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그의 독특한 작업 특성은 회화뿐만 아니라 조각에서도 이어진다.
터질듯한 절대적 볼륨, 이를 입체로 구현시키는 것은 그의 작품 철학의 귀결이라 볼 수 있다.
1963년부터 볼륨에 대한 연구를 시작한 후 대형 조각들의 무게를 줄일 수 있는 청동주물 시스템의 발견으로 대형 야외 조각 설치가 가능하게 되었다.
특히 햇살이 조각에 비추거나 혹은 빗방울이 표면에서 미끄러져 나갈 때의 효과는 그림자와 함께 매끄럽게 흐르는 청동의 선을 환상적으로 연출한다.
콜롬비아에서 경험한 바로크 양식의 영향으로 대형 동물 형상, 누워있거나 서있는 뚱보여인과 함께 아담과 이브는 특히 조각에서 많이 등장한다.
필자가 그의 작업실을 방문했을 때 그에게서 받은 감동은 80세를 앞둔 세계적 거장의 진지하되 부지런한 작업 태도였다.
그는 전 세계 주요도시에 본인의 스튜디오를 갖고 있으며 그만의 규칙에 따라 봄에는 프랑스 파리, 여름엔 이태리 피에트라산타, 다시 파리로 돌아와 가을 끝 무렵까지 지내다가 겨울에는 뉴욕, 그 후에는 봄까지 몬테카를로의 작업 여정을 돌며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그는 이젤 없이 작업하는 독특한 작업 방식을 가지고 있는데, 작업실의 높은 천정 도르래에 걸려있는 캔버스 천은 시간의 효율성을 위해 그가 고안한 것이다.
벽에 천을 고정시키고 캔버스 중심에서부터 주제를 그리고 이 과정에서 필요에 따라 구성을 하고 부수적인 이미지를 첨가하며 작업을 완성한다.
이후 필요 부분만 잘라 캔버스 틀을 만든다.
그의 자유로운 형태의 변형 스타일이 작업 방식으로까지 이어진 것이라 생각할 수 있다.
그에게 스케치는 스케치로서 존재한다.
완벽함을 중시하는 그는 드로잉 작업에서도 세밀한 부분까지 완성된 형태로 등장한다.
“난 뚱보를 그린 것이 아니다.”
그는 여전히 자신의 확고한 예술 철학을 실험하고 또 다시 창조한다.
누가 보아도 뚱보를 그린 것이지만 그는 언제나 말한다.
라틴이 낳은 세계적인 거장, 그가 앞으로 세계 미술사에 남길 위대한 예술을 기대해 본다.
---아트저널 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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