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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식의 흐름 (이상섭. 문학비평용어사전)
2019년 02월 01일 17시 43분  조회:1104  추천:0  작성자: 강려
 의식의 흐름 (이상섭. 문학비평용어사전)
 
 
<의식의 흐름>이라는 말은 미국 심리학자 윌리엄 제임즈가 1890년에 사람의 정신 속에서 생각과 의식이 끊어지지 않고 연속된다는 견해를 말하면서 처음 썼다. 현대소설의 한 소재로서의 <의식의 흐름>은 소설적 인물의 의식이 중단되지 않은 채로 연속되는 것을 말한다. 생각, 기억, 특히 비논리적이고 예측할 수 없는 연상이 때때로 추상적이고 논리적인 단편적 사고와 뒤섞여 흐르는 것을 말한다. <의식의 흐름>을 사실적으로 제시하고자 하는 소설가는 이야기와 논리와 수사법과 문법을 희생시키면서라도 그러한 무질서한 잡다한 흐름을 그대로 옮겨놓고자 한다. 자기의 설명이 필요하다면 극히 간결하게, 객관적으로, 삽입할 뿐이다.
 
 
<의식의 흐름>을 주 소재로 삼는 소설가는 사람의 실존은 외부로 나타나는 것에서 보다는 정신과 정서의 끝없는 과정에서 더 잘 발견될 수 있다고 믿는다. 사람의 내적 실존은 외부에 나타나는 것처럼 조직적이고 논리적이 아니라 비논리적이고 파편들이 뒤섞여 연속되어 있으며 이 파편들이 연속될 수 있는 것은 잡다한 일상체험의 연속성과 자유로운 연상작용 때문이라고 믿는다.
 
 
<내적 독백>(interior monologue)은 <의식의 흐름>의 또 다른 명칭이기도 하지만 이론가들은 그것을 <의식의 흐름.을 나타내기 위한 수법으로 이해하기도 한다.
 
 
심리적 동기를 깊이 고찰하는 소설은 역사가 짧지 않지만 (이를테면 [패밀러]) 본격적으로 19세기에 사실주의의 일환으로 개발되었고, 특히 이른바 <심리학적 인간>의 개념이 관심을 끌자 사람의 외부적 행위는 사회적일 뿐 아니라 심리적인 이유가 있다는 생각이 짙어지고, 차차 사회적 이유보다도 심리적 이유에 흥미를 더 느끼는 소설가가 늘어났다. (도스토예프스키 등의 경우). 그리하여 19세기 말에 생긴 것이 심리소설인데, 외부행동은 심리의 동기를 설명하기 위한 것이 아니면 언급되지 않는다. 자연히 인상, 회상, 기억, 반성, 사색과 같은 심적 경향이 소설의 큰 소재를 이룬다. 헨리 제임스와 마르셀 프루스트 등은 심리소설의 대가들이며, 그들도 의식의 흐름에 상당한 관심을 보였으나, 논리적 계속성의 원칙을 아주 버리지는 않았다.
 
 
내적독백의 그 비논리적 연속을 처음 사용한 것은 프랑스의 이류작가인 에두아르 듀쟈르댕의 [월계수는 부러졌다]란 작품이라고 하지만 세계적 물의를 일으킨 사람들은 영국의 도로디 리처드슨, 제임스 조이스, 버지니어 울프 등이다. 그 후에는 내적 독백으로 일관하기보다는 그런 부분이 간간이 삽입된 작품을 쓰는 작가가 많아졌다. 제임스 조이스는 그후에 [피네간즈 웨이크]라는 소설(?)에서 <무의식의 흐름>까지 재생하려고 하였다.
 
 
의식의 흐름을 취급하는 작가는 마치 자연주의자들이 인생의 단면을 그대로 보여준다고 주장한 것처럼, 의식의 흐름을 그대로 보여준다고 한다. 그런 의미에서 그들은 심리적 자연주의자들이라고 할 수도 있겠다. 프로이트를 비롯한 심리과학의 이론을 바탕으로 하고 있으니 말이다. 그러나 그들이 개발한 방법은 하나의 문학적 방법이지 의식의 흐름 그 자체는 아니다. 의식의 흐름은 말이 채 되지 않은 부분이 많지만, 소설의 어떤 수법도 이 <말없는 흐름>을 전달할 수는 없다. 또한 의식은 낱말 하나씩 하나씩 연달아 흐르는 것으로 그드른 묘사하지만, 진짜 의식에서는 한꺼번에 여러 말이 동시에 흐르는 경우도 많은 것이 사실이다. 포크너는 저능아의 내적 독백을 재생한다 하였지만, 그는 물론 저능아의 의식의 흐름을 확인할 수는 없었다. 즉 그는 그것을 발명한 것이지 발견한 것이 아니다.
 
 
대부분의 의식의 흐름의 소설은 사실주의적, 자연주의적 동기에서 멀어져서 차차 초개인적인 꿈, 즉 인류의 신화와 연결을 암시하는 상징적 문학이 된다. [율리시즈]는 1904년에 유태계 광고업자가 더블린 시가를 돌아다니면서 갖는 심리경험일 뿐 아니라 인간방랑의 원형인 율리시즈 신화와 연결이 지어져 있다.
[출처] 의식의 흐름 (이상섭. 문학비평용어사전)|작성자 옥토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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