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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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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카테고리 : 말도로르의 노래 / 로트레아몽

말도로르의 노래 / 로트레아몽 (황현산 옮김) (37)
2019년 07월 12일 20시 34분  조회:843  추천:0  작성자: 강려
말도로르의 노래 / 로트레아몽 (황현산 옮김) (37)
 
 
 
 
 
네번째 노래(2)
 
 
 
(2) 바오바브 나무로 오인하는 것이 어렵지도 않고 더 나아가선 불가능하지도 않은 두 개의 기둥이 골짜기에 두 개의 핀보다 더 크게 보였다. 사실은, 두 개의 거대한 탑이었다. 비록 두 그루 바오바브나무가 첫눈에 두 개의 핀과 닮지 않았으며, 두 개의 탑과도 닮지 않았지만, 조심성의 실을 능란하게 사용하면, 오류를 저지른다는 두려움이 없이 단언할 수 있는 바(이런 단언에 다 한 조각의 두려움이라도 따라붙으면, 비록 동일한 명사가, 가볍게라도 혼동 될 수 없을 만큼 충분히 뚜렷하게 구별된 성질들을 나타내는 이 두 가지 영혼현상을 표현한다 하더라도, 그것은 더이상 단언이 아닐 것이기 때문이다). 바오바브나무가 기둥과 크게 다르지 않아. 이런 건축학적인--- 혹은 이런 기하적인 형태들 간의--- 혹은 양쪽 모두의--- 혹은 이쪽도 저쪽도 아닌 형태들 간의---- 아니, 차라리 크고 육중한 형태들 간의 비교가 금지된 것은 아니다. 나는 방금 기둥과 바오바브라는 실사(實辭)에 적합한 부가어를 발견하였으며, 그 반대를 말한다고 주장하지 않는다. 눈꺼풀을 들어올리고, 밤이라면 촛불이 타오르는 동안, 낮이라면 햇빛이 비치는 동안, 이 페이지들을 훑어보겠다는 매우 칭찬할 만한 결심을 한 자들에게 이 점을 말하며 내게 오만이 섞인 기쁨이 없는 것은 아님을 알아주시라. 그리고 또한, 어떤 상위의 권력이, 지극히 명백하게 정확한 용어로, 저마다 벌받지 않고 확실하게 맛볼 수 있었던 정당한 비교를, 혼돈의 심연 속에, 내던지라고 우리에게 명령할 때에도, 그럴 때에도, 특히 그럴 때에, 다음과 같은 기본 공리를 시선에서 놓치지 않는다면, 세월로, 책으로, 동류들과의 접촉으로, 저마다 타고나 신속한 개화로 발전하게 될 성향으로 층층이 쌓인 습관들이, 몇몇 사람들은 경멸하고 많은 사람들은 찬양하는 한 수사학 문채(文彩)의 범죄적(상위 권력의 관점에 한순간 스스로 들어설 때, 범죄적) 사용이라는 점에서, 씻을 수 없는 재범의 낙인을 인간 정신에 찍을 것이다. 만일 독자가 이 문장을 너무 길다고 여긴다면, 내 사과를 받아들여 마땅하나, 내 쪽에 비굴한 태도를 기대하지는 말지어다. 나는 내 과오를 인정할 수는 있으나. 내 비겁함으로 그 과오를 더욱 심각하게 만들 수는 없다. 내 추론은 때때로 바보광대의 방울과 상충하고, 결국 그로테스크할 뿐인 것의 심각한 외양과 상충할 것이지만(비록, 어떤 철학자들에 따르면, 삶 그 자체가 코믹한 드라마이거나 드라마틱한 코미디이기에, 광대와 우울증환자를 구별하기 상당히 어렵다 할지라도). 너무나 까다로운 노동에서 놓여나 이따금 휴식을 취하기 위해, 파리들을, 심지어 코뿔소들을 죽이는 것이 누구에게나 허락된다. 파리들을 죽이기 위한, 가장 훌륭한 방법은 아닐지라도, 가장 신속한 방법이 있으니 다음과 같다: 손의 무지와 식지 사이에 그것들을 놓고 으깬다. 이 주제를 철저하게 다루어온 대부분의 저작자들은 많은 경우 그것들의 머리를 자르는 편이 더 낫다는 점을 신빙성 높게 계산해 내었다. 나를 두고 근본적으로 경박한 주제를 다루듯이 핀을 언급하였다고 비난하는 사람이 있다면, 그는 선입관을 버리고 가장 거대한 효과가 종종 가장 사소한 원인에서 나온다는 점에 유의해야 하리라. 그리고 이 종잇장의 틀에서 더 멀리 벗어나지 않기 위해서 하는 말이지만, 내가 이 절을 시작하면서 부터 짓고 있는 문학의 역작 단편은, 그것이 화학이나 내과병리학의 난삽한 질문에 근거를 두었더라면, 필경 그 맛이 더 낫게 평가되라는 것을 알지 못하는가? 게다가, 모든 맛은 자연 속에 있으며, 또한 첫 대목에서 내가 그토록 정당하게 기둥을 핀에 비교할 때에(물론 나는 그것 때문에 어느 날 비난을 받게 되리라고는 생각하지 않았다). 나는 시선이 대상에서 멀어지면 멀어질수록 그 상이 망막에 그만큼 더 축소되어 비친다는 이미 증명된 공학법칙에 토대를 두었다.
 
이와 같이 농담에 기우는 우리의 정신경향이 한심한 기지의 적발이라고 여기는 것도, 대부분의 경우, 장본인의 머릿속에서는, 중요한 진실, 엄숙하게 선포된 진실일 따름이다.! 오! 당나귀가 무화과를 먹는 것을 보고 웃음을 터뜨리는 저 정신나간 철학자여! 내가 지어내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옛 책들이 이렇듯 인간적 고결함의 고의적이고 수치스러운 포기를 지극히 장황한 세목으로 이야기하였다. 나로 말하면, 웃을 줄을 모른다. 나는 한 번도 웃을 수 없었다. 여러 번 그러려고 애는 써보았지만, 웃는 것을 배우기는 어렵다. 아니, 오히려, 이런 추악함에 대한 혐오감이 내 성격의 본질적 특징을 이룬다고 생각한다. 그건 그렇고, 나는 가장 심한 어떤 사건의 목격자가 되었다. 무화과가 당나귀를 먹는 것을 보았던 것이다! 그러네, 그렇지만 나는 웃지 않았다. 솔직히 말해서, 입의 어떤 부분도 움직이지 않았다. 울고 싶은 욕구가 하도 강하게 나를 점령해서, 내 눈은 한 방울 눈물을 떨어뜨렸다. "자연이여! 자연이여!" 나는 흐느끼며 소리질렀다. "매가 참새를 찢고, 무화과가 당나귀를 먹고, 촌충이 인간을 삼키는구나!" 더 멀리 나아갈 결심을 하지 않고, 나는 내가 파리를 죽이는 방식에 대해 말을 하였는지 아닌지 나 자신에게 물어보았다. 했지, 했잖아? 그렇더라도 내가 코뿔소의 파괴에 대해서는 말하지 않았다는 것이 진실이구나! 몇몇 친구들이 그 반대를 주장하더라도, 나는 귀기울이지 않을 것이며, 칭찬과 아첨이 두 개의 거대한 걸림돌임을 나는 상기할 것이다. 그렇지만, 가능한 한 내 양심을 만족시키기 위해서, 나는 코뿔소에 대한 이런 논술이 인내와 냉정의 한계 너머로 나를 이끌고 나갈 것이며, 그와 관련하여, 아마도 현세대의 기를 꺽을 것임을 (그렇더라도, 대담함을 잃지 말고 틀림없이 말을 하자)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파리에 뒤이어 코뿔소를 말하지 않다니! 적어도, 납득할 만한 해명을 갈음하기 위해서라도, 나는 미리 숙고된 것은 아닌 이 누락을 즉석에서 언급했어야 하는 바(그런데 나는 그러지 않았구나!), 인간의 뇌엽에 깃들어 있는 저 설명할 수 없는 현실적 모순을 철저히 연구해온 사람들이라면 이 누락에 놀라지는 않을 것이다. 위대하고 단순한 지성에게 무가치한 것은 아무것도 없다. 자연의 가장 사소한 현상도, 그 안에 신비가 있다면, 현자에게는, 무궁무진한 성찰의 재료가 될 것이다. 어떤 사람이 무화과를 먹는 당나귀나 당나귀를 먹는 무화과를 본다면(이 두 상황은 시에서가 아니라면 자주 나타나지 않는다). 어김없이 그는 어떤 행동을 해야 할지 알기 위해 이삼 분 생각한 뒤에, 미덕의 오솔길을 버리고 수탉처럼 웃기 시작하리라! 다만, 수탉들이 인간을 흉내내서 고통스럽게 찌푸린 얼굴을 하려고 저들의 부리를 일부러 벌리는지는 정확하게 증명되지 않았다. 내가 조류에게서 찌푸린 얼굴이라고 부르는 것은 인류에게도 같은 이름을 가진 것! 수탉은 무능하다기보다는 오만하기에 제 본성에서 벗어나지 않는다. 놈들에게 읽기를 가르치면 놈들은 저항한다. 수탉은 앵무새가 아니니, 무지하고 용서할 수 없는 제 약점 앞에서 어찌 넋을 잃겠는가! 오! 끔찍한 풍성의 타락! 인간은 웃을 때 얼마나 염소를 닮았는가! 이마의 고요함은 사라지고, 그 자리에 물고기의 큼직한 두 눈이 들어서는데, 그게(통탄한 일이 아닌가?)--- 그게---- 등대처럼 빛나기 시작하니! 우스꽝스러운 명제들을 장엄하게 진술하는 일이 종종 내게 일어난다 하더라도--- 그게 입을 크게 벌려야 할 결정적으로 충분한 이유가 된다고는 보지 않는다! 내가 웃지 않을 수 없으리라고, 당신들은 내게 대답할 것이다. 나는 이 터무니없는 설명을 받아들이지만, 그때에는, 우울한 웃음이어야 할 것이다. 웃으시라, 그러나 동시에 우시라. 당신이 눈으로 울 수 없다면, 입으로 우시라. 그것도 불가능하다면, 오줌을 싸시라. 그러나 뒤쪽이 갈라진 웃음이 그 내부에 지니고 있는 메마름을 눅이기 위해서는 어떤 액체이건 액체가 여기에 필요하다고 나는 경고한다. 나로 말하면, 자신의 성격과 닮지 않은 성격을 보고 왈가왈부할 것을 언제든지 찾아내는 작자들의 괴상한 닭 울음소리와 괴팍한 소 울음소리에 당황하는 일이 없을 터인데, 이는 그 성격도 신이 최초의 원형에서 벗어나지 않고도, 여러 골격들을 지배하기 위해 창조한 무수한 지적 변이의 하나이기 때문이다. 우리 시대까지, 시는 잘못된 길을 걸었다. 하늘에까지 솟아오르거나 땅바닥에까지 기어가면서도, 시는 자신의 존재 원리를 알아보지 못했으며, 신사들에게, 이유가 없지 않은 조롱을 끊임없이 받아왔다. 시는 겸손하지 않았다--- 불완전한 존재 속에 존재해야 할 이 가장 아름다운 자질이! 나로서는 내 자질을 보여주고 싶지만, 내 악덕을 감출 만큼 충분히 위선적인 부류가 아니다! 웃음, 악, 오만, 광기가 감수성과 정의에의 사랑 사이에 차례차례 나타날 것이며, 인간을 경악케 하는 일에 모범이 되어 복무할 것이다. 저마다 거기서 자신을, 앞으로 그렇게 되어야 할 자신이 아니라, 지금 있는 그대로의 자신을 알아볼 것이다. 그리고 아마도 내 상상력이 생각해낸 이 단순한 이상은, 그러나, 시가 지금까지 발견해온 가장 웅대하고 가장 거룩한 모든 것을 능가하리라.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내가 가지가지 내 악덕을 이 페이지들에 퍼뜨릴 때, 사람들은 내가 그 사이에서 빛나게 하는 미덕을 오직 더 잘 믿을 따름이며, 내가 그 미덕에 걸어놓을 후광이 그리도 높아, 미래의 가장 위대한 천재들이 나에게 진심 어린 감사를 바칠 것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와 같이, 위선은 내 처소에서 여지없이 쫒겨날 것이다. 내 노래에는 일반통념을 이렇듯 경멸할 만한 힘의 압도적인 증거가 있으리라. 그가 노래하는 것은 오직 저 자신을 위해서지 제 동류들을 위해서가 아니다. 그는 제 영감의 척도를 인간의 저울에 맡기지 않는다. 폭풍처럼 자유로운 자, 그는 어느 날 제 무시무시한 의지의 길들일 수 없는 해안에 좌초하였더라! 그는 아무 것도 두려워하지 않는다. 저 자신이 아니라면! 그는 자신의 초자연적인 투쟁중에, 인간과 창조주를 우세하게 공격할 것이니, 황새치가 제 검을 고래의 뱃속에 꽂을 때와 같으리라. 웃음이라는 가치없는 캥거루와 캐리커처라는 대담무쌍한 이(虱)를 이해하지 않으려고 고집하는 자는 제 자식들과 뼈만 남은 내 손에 저주를 받으리라!--- 두 개의 거대한 탑이 골짜기에 보인다. 나는 첫 대목에서 그렇게 말했다. 그것을 둘로 곱하면, 넷을 얻을 텐데--- 그러나 나는 이 연산의 필요성을 별로 높게 보지 않았다. 나는 얼굴에 열기를 띠고 내 길을 계속 가며, 끊임없이 소리쳤다: "아니다---- 아니다---- 나는 이 연산의 필요성을 별로 높게 보지 않는다!" 나는 쇠사슬의 삐걱거리는 소리와 고통스러운 신음소리를 이미 들었다. 누구든지, 이 장소를 자나갈 때, 탑에 둘을 곱하여 넷을 얻는 것이 가능하다고 생각지 말기를! 어떤 사람들은 내가 마치 어머니라도 되는 듯이 인류를 사랑한다고, 내가 아홉 달 동안 내 향기로운 태중에 인류를 품었다고 의심하니, 피승수의 두 단위가 서 있는 이 골짜기를 내가 다시 지나가지 않는 까닭이 그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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