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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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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카테고리 : 홍문표 시창작 강의 노트

홍문표시창작강의 노트 9
2019년 11월 01일 20시 16분  조회:91  추천:0  작성자: 강려
홍문표시창작강의 노트 38
반자연의 미학과 역사적 자연
홍문표
(1) 전통적 자연의 시학
1) 원래 자연은 시학의 근본개념이었다. 시학으로서의 자연은 첫째 시인의 타고난 재능을 의미한다. 동양의 소위 기상론(氣象論)은 이 타고난 천품의 재주와 기상을 후천적 수련보다 더 중시한다.
2) 둘째로 자연은 시의 한 기법을 가리킨 말이다. ‘시는 자연의 모방’이라고 할 때 ‘자연의’란 말은 ‘자연을’하는 목적어의 구실도 하지만 ‘자연스럽게’란 기법을 의미한다. 낭만시학의 자발성, 우주원리에 조화로움.
3) 셋째로 자연은 인간성을 뜻한다. 이 경우 인간성은 사상과 감정의 단순성․소박성을 의미한다. 그것은 비합리적이고 직관적이고 본능적인 인격 양상이다.
(2)현대와 반자연의 시학
1) 인위적, 인공적 세계의 삶 - 인공성과 복잡성은 전통적인 자연의 시학을 거부한다.
2) 반자연적 미학의 탄생 - 인공적인 자연의 탄생. 모더니즘 시학의 태도.
① 김춘수의 반자연 시학
눈 속에서 초겨울의
붉은 열매가 익고 있다
서울 近郊에서는 보지못한
꽁지가 하얀 작은 새가
그것을 쪼아 먹고 있다.
越冬하는 忍冬잎의 빛깔이
이루지 못한 人間의 꿈보다도
더욱 프르다
-「忍冬잎」
이것은 과거의 자연시와는 다른 차원에 놓인다. 현상적으로 보면 실제 대상을 객관적으로 묘사한 뎃상 같지만 이 풍경은 시인의 내면속에만 존재하는 별개의 세계다. 시인의 상상력이 실제의 자연을 해체해서 재구성한 내면풍경이다. 즉 작품 속에만 존재하는 자연이다. 그리고 화자는 인간 편에 서지 않고 사물 편에 서서 사물만을 내용으로 삼는다. 인간의 탈을 벗기려 하는 데서 사물시는 탄생한다.
도토리나무 어깨가 떨리고 있다.
도토리는 陰山山脈 이쪽
萬里長城 이쪽
始皇帝 발등에도 우수수 우수수
떨어지고 있다
다람쥐야 다람쥐야 뭐가 그리 이상하냐
푸줏간 식칼은 뒤로 실컷 휘고
가도 가도 하늘은 黃砂빛이다
달이 뜨면 밤에는 늑대가 운다
-「匃奴」
이 작품의 자연물도 실제의 자연이 아니라 시인의 상상적 질서에 따라 재조직된 작품 속에만 존재하는 자연이며 이 자연에서 오는 익명의 정서 역시 이 작품 속에만 존재하는 정서다. 실제의 자연을 재현한 것이 아닐 뿐만 아니라 장면들을 유사성에 의해 결합시키지 않고 폭력적으로 병치시킴으로써 이 작품은 아무런 논리적 의미를 갖지 못한 무의미시로서 익명의 정조만을 창조하고 있는 것이다.
(3) 자연의 변화성
현대시인은 과거의 자연과 같은 불변적이고 항구적인 것보다 자연의 변화와 역동성에 더욱 민감한 반응을 보이고 더욱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그리고 자연도 정신적인 것이라기보다 물질적인 것이다. 이것은 자연을 그 자체로 보는 객관적 태도의 시나 자연에 인간적 감정을 투영한 주관적 태도의 시를 가리지 않는다.
구름을 휘몰아 허공을 달리며
숲과 지붕을 마구 덮치고 짓밟으며
시머리 자진머리 온갖 장단과 가락을
마음대로 뽑는 名唱이다가
꽃가루와 열매를 옮겨
은밀한 입김으로 싹트게 하다가
애무하며 흔들어
못견디게 자라게 하다가
강물을 넘치게 하고
나무를 뿌리째 뽑아버리며
일체를 부수고 쓸어버리는
行動으로 나타내 보인다.
- 李仁石,「바람」의 일부
바람의 역동적 이미지, 정적 서경적 자연이 아니라 변화무상한 자연
겨울 육지에서 불던 바람이
바다끝에서 끝없이 무너지고 있었다
아 썰물이다 썰물
마른 가지들이 산 기슭에서 속삭이고
허망하게 갈매기가 울다가
파도와 함께 부서진다
아 밀물이다 밀물
갈매기들은 사라지고 이윽고
모든 뻘밭이 바다가 되어 무너진
바람을 빨아 들이고 있고
빈 가지들이 밤에 잠기어서
개처럼 앓고 있다
- 李裕憬「草落島4」
겨울과 밤이라는 자연의 시간적 배경만이 음산한 분위기를 창조하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무너지고 속삭이고 부서지고 사라지는 자연의 움직임들이 그 변화성이 풍경을 을씨년스럽게 한다. 여기서의 자연은 시간의 흐름에 따라 무상하게 변화하고 움직이는 자연이다. 그것은 영원히 본질적인 것을 표상하던 과거의 자연과는 무관한 자연이다.
(4) 분열된 자연
① 자아해체의 상관물
현대의 자연은 파괴되어 조각이 나버린, 고뇌로 가득 찬 자연이다. 인간으로부터의 소외되는 정도가 아니라 인간에 의해서 비정하게 파괴되는 비참한 모습으로 현대시에 수용되고 있다. 그것은 자아해체의 상관물이기도 하다.
그리움으로 더욱 희어진
기억의 머리칼을 쓸어 올리며
너는 마르고,
길고 험한 마음의능선마다
잡목숲이나 거느리며 너는
계곡처럼 아프게 패여만 간다
그러나 후회하지 않으련가
그대여, 아무리 불러봐도
좀처럼 성한시절의 메아리를
되돌려주지 않는 먼 산이여
방부 처리된 생선 통조림 같은
세월의 빈깡통들만 걷어채이는데
못잊힐 그 날의 흔적조차
거의 판독할수 없는 문자로
희미하게 푸른바위손에 덮여 가는데
허나 누구도 그걸원한건 아니었는데
너는너대로, 나는나대로
여전히 하나되지 못하고
그렇다고 둘이되지도 못한 채
그냥 이대로 늙어갈것인가
- 임동학「먼산」에서
② 현대문명의 비판
자연의 파괴감은 자아의 내적 고뇌만을 반영하는 것은 물론 아니다. 그것은 엘리어트의 「황무지」에서 볼 수 있는 것처럼 세속화되고 타락된 현대 문명사회의 비판을 담고 있다. 그것은 기계문명이 가져온 정신의 황폐화와 비인간화를 고발한다.
현기증나는 활주로
최후의 결정에서 흰 나비는
돌진의 방향을 잊어버리고
피묻은 육체의 파편들을 굽어본다.
기계처럼 작렬한 작은 심장을 축일
한모금 샘물도 없는 허망한 광장에서
어린나비의 안막(眼膜)을 차단하는 건
투명한 광선의 바다뿐이었기에-
- 김규동「나비와 광장」에서
성북동 산에 번지가 새로 생기면서
본래 살던 성북동 비둘기만이 번지가 없어졌다.
새벽부터 돌 깨는 산울림에 떨다가
가슴에 금이 갔다.
그래도 성북동 비둘기는
하느님의 광장같은 새파란 아침 하늘에
성북동 주민에게 축복의 메시지나 전하듯
성북동 하늘을 한 바퀴 휘돈다.
- 김광섭「성북동 비둘기」에서
(5) 역사적 현실의 자연
눈으로 덮힌 前方의 저녁은
포도빛으로 저문다.
休戰線 안에서는
콧잔등이 얼어붙은 여우들이 헤맨다.
나무사이로 누벼
돌개울 上流로 사라졌다.
가시덤불 깃든 까투리가
놀라 날아오른다.
- 박목월「발자국」에서
언제부턴가 갈대는 속으로
조용히 울고 있었다.
그런 어느밤이었을 것이다. 갈대는
그의 온몸이 흔들리고 있는 것을 알았다.
바람도 달빛도 아닌 것.
갈대는 저를 흔드는 것이 제 조용한 울음인 것을
까맣게 몰랐다.
산다는 것은 속으로 이렇게
조용히 울고 있는 것이란 것을
그는 몰랐다.
- 신경림의「갈대」
 
홍문표시창작강의 노트 39
시와 인생
홍문표
(1) 시와 인생
① 시의 정의
시는 상상과 정열의 언어다. - Hazlitt
시는 미의 운율적 창조다. - Poe
시는 인생의 비평이다. - Arnold
시는 상상과 감정을 통한 인생의 해석이다. - Hudson
② 인생에 대한 두 가지 관심
존재론 - 나는 누구인가. 개인적 존재. 사회적 존재. 근원적 존재.
당위론 - 어떻게 살 것인가. 문학의 사회적 역사적 기능
③ 인생과 서정시
서정시가 자아를 표출하는 것이나 자신의 사상과 감정을 시적으로 표현한다는 말도 따지고 보면 자신의 인생에 대한 성찰과 의식을 드러내는 방식에 불과하다. 누구나 자아를 우주의 주체로 하여 세계를 인식한다. 이 때 때로는 자아를 우주에 빗대어, 예를 들어 흘러가는 구름이나 강이나 계절이나 꽃이나 이런 자연에 비교하면서 자신을 자연에 투사하거나, 자연을 자기에게로 동화하는 방식으로 상상하는데 이러한 동일시의 방식이 서정시다.
④ 시와 철학과 종교
인생에 대한 깊은 통찰과 절대자나 근원적인 우주와의 관계를 인식하려는 철학적인 또는 종교적인 자세, 시의 서정적 자아가 인생과 우주에 대한 발견과 깨달음의 노래가, 궁극적으로는 자유와 해탈과 구원을 추구한다는 점에서 동일한 것임을 알 수 있다. 다만 시가 고도의 예술적 언어형식을 통하여 초월을 시도하는 것에 비하여 철학은 사변의 논리를 거치고, 종교는 믿음이라는 종교적 행위를 거친다는 것이 다른 점이다.
⑤ 인생에 대한 보다 강한 관심의 시
어느 시대나 시는 인생의 표현이다. 그러나 근대이후 물신주의, 기술만능주의에서 인생의 위기, 자아 상실감, 정체성의 위기를 맞으며 생의 철학, 허무주의, 실존주의, 정신주의를 논하게 되고 시에서도 이러한 의식을 강하게 드러내는 경우가 있는데 이를 인생파, 생명파라 한다.
(2) 생명파 또는 인생파 시
① 생명파의 등장
1936년 일제의 암울한 시대 동인지『시인부락』에 모인 서정주. 오장환. 함형수와 이들 노선을 함께 한 유치환은 그동안 ‘시문학파’가 음악성과 서정성으로, 모더니스트들이 도시적이고 지성적인 이미지의 구사로 일정 부분 순수문학을 일궈낸 업적은 인정하면서도 그들의 지나친 감각주의와 기교주의 성향에 대해서는 반발하는 태도를 보인다. 이들의 시적 추구는 저 시원(始原)의 꿈틀거리는 인간의 생명력으로 회귀하는 것이었는데 사람들은 이들을 생명파 또는 인생파라고 부르게 된다.
② 서정주의 생명의식
麝香薄荷의 뒤안길이다
아름다운 배암......
을마나 크다란 슲음으로 태어났기에 저리도 징그러운 몸둥아리냐
꽃다님 같다
너의 하라버지가 이브를 꼬여내든 達辯의 혓바닥이
소리 이른채 낼룽거리는 붉은 아가리로 푸른 하늘이다 - 무러 뜨더라. 원통히 무러 뜨더
다라나거라 저놈의 대가리!
돌팔매를 쏘면서 쏘면서 麝香芳草ㅅ길 저놈의 뒤를 따르는 것은
우리 하라버지의 안해가 이브라서 그리는게 아니라
石油 먹은 듯...... 石油먹은 듯...... 가쁜 숨결이야.
바늘에 꼬여 두를가보다 - 꽃다님보다도 아름다운 빛.
크레오파트라의 피 먹은양 붉게 타오르는
고흔 입설이다 - 슴여라 배암!
우리 順네는 스물난 색시 고양이 같은 고운 입설- 슴여라 배암......
-「花蛇」전문
「자화상」“애비는 종이었다”「문둥이」“꽃처럼 붉은 울음을 밤새 울었다.”「화사」와의 관계, 니체의 허무주의와 권력의지, 보들레르의 악의 꽃 영향. 인간의 이중성, 원죄와 욕망, 선과 악, 이성과 감성, 미와 추.「화사」는 보들레르의「악의 꽃」- 꽃과 뱀의 연결
③ 유치환의 허무에의 의지
내 죽으면 한개 바위가 되리라
아예 愛憐에 물들지 않고
喜怒에 움직이지 않고
비와 바람에 깎이는 대로
億年 非情의 緘黙에
안으로 안으로만 채찍질하여
드디어 生命도 忘却하고
흐르는 구름
머언 遠雷
꿈꾸어도 노래하지 않고
두쪽으로 깨뜨려져도
소리하지 않는 바위가 되리라.
-「바위」전문
서정주가 보들레르적이라면 유치환은 니체의 허무와 의지에 가깝다. 「깃발」 “이것은 소리없는 아우성/ 저 푸른 해원을 향하여 흔드는/ 영원한 노스탈쟈의 손수건” 「생명의 서」 허무를 초극하고자 하는 강한 의지.
(3) 인간 존재에 대한 자각
잊어버려야한다.
진정 잊어버려야만 한다
오고가는 먼 길가에서
인사 없이 헤어진 지금은 누구던가
그 사람으로 잊어버려야만 한다
온 생명은 모두 다 흘러가는데 있고
흘러가는 한 줄기 속에
나도 또 하나 작은
비둘기 가슴을 비벼대며 밀려 가야만 한다
- 조병화「하루만의 위안」에서
울지 마라
외로우니까 사람이다
살아간다는 것은 외로움을 견디는 일이다
공연히 오지 않는 전화를 기다리지 마라
눈이 오면 눈길을 걸어가고
비가 오면 빗길을 걸어가라
갈대숲에서 가슴 검은 도요새도 너를 보고 있다
가끔은 하느님도 외로워서 눈물을 흘리신다
새들이 나뭇가지에 앉아 있는 것도 외로움 때문이고
네가 물가에 앉아 있는 것도 외로움 때문이다.
- 정호승「수선화」에게
이렇게 말을 하고 저렇게 말을 바꾸어 보아도 인생은 쓸쓸한 것이다. 서글픈 것이고 외로운 것이고 적막한 것이다. 언제든 쓸쓸하지 않으려고 서글프지 않으려고 할 때 산통이 깨졌다. 일이 터졌다. 이눔아 나도 이렇게 쓸쓸하고 서글프고 외롭고 적막한데 네 놈이라고 별 수 있겄냐! 하늘 위에서 누군가 대갈일성 호령으로 뒤통수를 때리는 소리. 후두둑 빗방울 던지신다. 이마 위에 찌익 날아가던 새가 물똥 갈기신다. 나태주“골목길”
산은 옛 산이로되 물은 옛 물이 아니로다
주야(晝夜)에 흐르니 옛 물이 있을소냐
인걸(人傑)이 물과 같아야 가고 아니 오노매라.
청산리 벽계수야 수이 감을 자랑 마라
일도창해(一到滄海)하면 다시 오기 어려워라
명월이 만공산(滿空山)하니 쉬어 간들 어떠리.
-황진이-
강물을 따라 걸을 때
강물은 나에게 이렇게 말했네
인생은 이렇게 흐르는 거야
너도 나처럼 흘러봐
하얗게 피어 있는 억새 곁을 지날 때
억새는 이렇게 말했네
너도 나처럼 이렇게 흔들려봐
인생은 이렇게 흔들리는 거야
연보라 색 구절초 꽃 곁은 지날 때
구절초 꽃은 이렇게 말했네
인생은 한번 피었다 지는 꽃이야
너도 이렇게 꽃 피어봐
커다란 느티나무 아래를 지날 때
느티나무는 이렇게 말했네
인생은 이렇게 뿌리를 내리고
그자리에서 사는거야
너도 뿌리를 내려봐
하늘에 떠 있는 구름 밑을 지날 때
구름은 이렇게 말했네
인생은 이렇게 허공을 떠도는 거야
너도 그렇게 정처 없이 떠돌아봐
내 평생 산 곁을 지나 다녔네
산은 말이 없었네
산은, 지금까지 한마디 말이 없었네
김용택 “산”
날마다 산에 오른다
오를수록 아래로 내려다 보이는
아슬한 오만을 키우기 위하여
악착같이 기어오른다.
날마다 산에 오른다.
오를수록 순진하게 복종하는
시퍼런 독재를 키우기 위하여
목숨 걸고 기어오른다.
날마다 산에 오른다.
오를수록 외로워지는
내영혼의 절망을 위하여,
빗살처럼 흔들리는
아쉬운 지상의 연민을 위하여
안간힘으로 기어오른다.
바람으로 이미 어질펴진 목숨
너절한 인연들의 손짓들은
측백나무 마른 가지에 걸어두고
기다리는 마음 한곡조 흥얼거리면서
홀홀단신 빈몸으로 기어오른다.
- 홍문표「날마다 산에올라1」
홍문표시창작강의 노트 40
기독교적 서정시
홍문표
(1) 종교와 시
① 공통점
유한성의 극복, 마음의 평화와 위로, 정신의 구원.
객관적 논리의 초월, 직관과 비유의 언어 사용, 불가시의 세계를 가시의의 세계로
하나님은 나의 목자시니(하나님=목자)
내 마음은 호수요(마음=호수)
② 다른 점
종교 - 신의 힘에 의한 유한성의 극복, 도덕적 실천
믿음을 통한 현실 극복, 믿음은 하늘나라 와 구원이라는 특정한 목적지를 향해가는 마음과 행동 , 천국이라는 공간과 미래의 시간
문학 - 인간의 상상에 의한 정서적 자유, 감성적 체험
상상을 통한 현실 극복, 상상은 상상력을 통한 다양한 세계로의 벗어남
상상의 공간은 제한이 없으며 시간도 과거 현재 미매가 있음
(2) 기독교문학의 구조원리
일반언어: 발신자 - 사상과 감정 - 수신자
(일반 문법에 따른 어법)
성서 : 하나님 - 하나님 나라 - 인간
(육화와 계시의 문학적 어법)
문학 : 작가 - 사상과 감정 - 독자
(이미지와 플롯의 문학적 어법)
기독교문학 : 작가 - 하나님 나라 - 독자
(이미지와 플롯의 문학적 어법)
- 홍문표「기독교문학의 이론」에서
(3) 기독교시의 세 유형
첫째는 기독교 사상의 진리나 구원의 논리를 관념적으로 받아들여 사랑, 희생, 봉사, 용서, 회개 등을 시어로 채택하면서 기독교적이기를 강조하는 경우. 기독교의 본질에 대한 실존적 접근이 아니라 극히 교화적이고 설교적인 서술의 시.
둘째로는 기독교를 신앙하는 입장에서 전도의 목적이나 신앙의 고백 형식으로 발표되는 경우, 기독교의 입장에서는 말씀의 전달이라는 명제 때문에 문학을 단순히 전도의 수단으로 사용하게 되는데 이러한 경우 대개는 목적의식이 앞서 시로서 성공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엘리엇은 이를 ‘이류의 시’라고 했음.
셋째로는 그리스도의 본질에 대한 추구, 침묵하는 신에 대한 몸부림, 고난과 구원으로 엮어지는 신의 은총에 관한 문제 등을 고도의 예술적 은유와 상징을 통하여 표현하는 경우. 이는 기독교시 뿐만 아니라 모든 종교문학의 문제.
(4) 서정적 기도시
가을에는
기도하게 하소서
낙엽들이 지는 때를 기다려 내게 주신
겸허한 모국어로 나를 채우소서
가을에는
사랑하게 하소서
오직 한사람을 택하게 하소서
가장 아름다운 열매를 위하여 이 비옥한
시간을 가꾸게 하소서
가을에는
호올로 이게 하소서
나의 영혼
굽이치는 바다와
백합의 골짜기를 지나
마른 나뭇가지 위에 다다른 까마귀같이.
- 김현승「가을의 기도」
오늘은 가장 깊고 낮은 목소리로
당신을 부르게 해 주소서
더 많은 이들을 위해
당신을 떠나보내야 했던
마리아의 비통한 가슴에 꽂힌
한 자루의 어둠으로 흐느끼게 하소서
배신의 죄를 슬피 울던
배드로의 절절한 통곡처럼
나도 당신 앞에
겸허한 어둠으로 엎드리게 하소서
죽음의 쓴 잔을 마셔
죽음보다 강해진 사랑의 주인이여
당신을 닮지 않고는
내가 감히 사랑한다고
뽐내지 말게 하소서
당신을 사랑했기에
더 깊이 절망했던 이들과 함께
오늘은 돌무덤에 갇힌
한 점 칙칙한 어둠이게 하소서
빛이신 당신과 함께 잠들어
당신과 함께 깨어날
한 점 눈부신 어둠이게 하소서
- 이해인「기도」
(5) 기독교적 신앙시
신발이 다 닳고
발바닥이 피흘러도 올라갈 수 없어라.
정강이로 오르고
무릎으로 오르고
가슴과 턱
이마로 올라가도 다다를 수 없어라.
눈으로 볼 수 있는 하늘의 하늘 끝
마음으로 닿을 수 있는
마음의 마음 끝
어떻게도 이대로는
바라다볼 수 없는,
그 음성 아득하게
내리시올 자비
커다랗게 허릴 굽혀
안아 올려 주실
그 정상 이마직서 홀로 울어라.
- 박두진「지성산(至聖山)」
내 목숨을 꽃밭처럼 씨뿌리게 하소서.
왕이신 당신의 집
보석으로 깎은 궁전이게 하소서.
그러나 나는 지금
마음대로 할 것이 아무것도 없습니다.
꽃밭 같은 내 목숨의 의미, 그것을 모르고는
나는 확실하게 시들 수가 없습니다.
왕이신 당신을 수정궁에 모시지 않고서는
나는 마음대로 낡을 수도 없습니다.
나를 살리기 위해 대신 죽으신 이여.
나는 당신을 위해 어떻게 죽으리까,
언제 죽으리까,
어디서 죽으리까,
죽었다가 일어나서 어떻게 살리까
죽었다가 사신 그대를 위해 무엇을 감히 바칠 수가 있으리까
땅위를 걸어가는 나날의 아, 별떨기를 바라보면서
어떻게 빛나리까,
어떻게 피우리까.
- 이향아「땅 위의 나날」
하늘 빛 침묵으로
겹겹이 숨겨온 비밀
천년의 밤을 지켜온
지순한 옥빛 기다림
문둥이 시몬
그 천형의 살점을 어루만지시던
당신의 다스한 온기에
나의 긴 밤은
아침 이슬이 되고
당신과의 만남은
오히려 이별의 시작일 수 있고
결코 돌아올 수 없는 시간들의 절망과
이승의 마지막 식탁일 수 있기에
이제 내 가슴에 숨겨온
기다림의 옥함을 열겠습니다.
그리하여
나는 당신의 머리칼로 흐르는
향유의 빛깔이 되고
당신 발아래 엎드린
가난한 마리아
후회 없는 기억의
향기가 되겠습니다.
그러나 이별은
만남의 시작이 되고
순간이 영원일 수 있다는
당신의 언약으로 하여
슬픔은 기쁨의 노래가 되고
나는 또다시 향유로 가득한
옥합이 되어
새 천년을 기다리는 돌이 되겠습니다.
- 홍문표「옥합을 열겠습니다」
하나님이 쓰시다
사망권세를 이기고
다시 사신 이야기를
성경책에 쓰시고
그래도 부족했던지
어린 풀잎에 쓰시고
하찮은 곤충의 애벌레 위에 쓰시고
삼라만상에 쓰시다
믿음이 없는 세대를 위하여
늘 불안한 세상을 위하여
제자들과 미리 음식을 잡수시고
오백여 형제에게 보이시고
게바에게 보이시고
그래도 부족했던지
친수(親手)로 쓰시다.
봄이 오는 들판에 쓰시고
버들가지와 실개천에 쓰시고
어디메 불어오는
남쪽 바람 위에
쓰고 또 쓰시다.
- 김지원「하나님이 쓰시다」
 
홍문표시창작강의 노트 41
불교적 서정시
홍문표
(1) 불교시의 이해
① 한국 불교시의 형성
토속적인 샤머니즘 + 불교 - 삼국시대, 국교
신라시대 향가로 승화
고려시대 대장경, 호국불교
조선시대 척불숭유(斥佛崇儒)로 퇴조
현대 불교문학의 전통유지
② 불교문학의 개념
신문학 초기 - 승려들의 문학작품
최근 - 불교의 사상 또는 신념을 문학적으로 표현
모든 불교의 경전 및 불교인의 불교적 삶, 포교 행위를 포함한 불법승(佛法僧)
삼보(三寶)의 세계를 문학적으로 형상화한 작품.
③ 삼보란 무엇인가
불교의 정체성을 드러내는 귀의 대상인 불 법 승을 삼보(三寶)라 한다. 이를 통해서 깨달음을 이룰 수 있기 때문에 불교의 처음과 끝이라고 할 수 있다.
‘불(부처림, Buddha)’은 석가모니의 출현과 성도(成道)를 인정하는 데에서 귀의 대상이 되며 불교의 출발점이 된다. ‘법(Dharma, 부처의 가르침)’은 그가 남긴 가르침이며 그 법을 통해서만 깨달을 수 있기 때문에 불교를 성립시키는 두 번째 기본요소이다. ‘승(Sagha, 僧家)’, 진리[佛法]는 그 가르침을 듣는 자가 있어야 하며, 실천자가 있어야 한다. 가르침을 듣고 불[覺者, 깨달은 자]이 되기 위해 도를 실천 수행하는 사람들의 집단을 ‘승’이라 한다. ‘승’이 있음으로써 불교의 생명이 영원히 계승되는 것이다.
(2) 초기 불교시
① 1920년대 불교시단 - 홍사용, 박종화, 오상순, 한용운
1) 박종화 「석굴암대불․1」
천 년을 지키신 沈黙
萬劫도 無恙쿠나
태연히 앉으신 자세
배움직함 많사이다
동해바다 물결이 드높아
허옇게 부서져 사나우니
미소하시어 누르시다
천 년 긴 세월을
두 어깨로 받드시다
新羅의 功德이
임 때문이시라
-「석굴암대불․1」에서
3) 한용운 -「불교유신론」「님의 침묵」
나는 나룻배
당신은 행인
당신은 흙발로 나를 짓밟습니다.
나는 당신을 안고 물을 건너갑니다
나는 당신을 안으면 깊으나 얕으나 급한 여울이나 건너갑니다
만일 당신이 아니 오시면 나는 바람을 쐬고 눈비를 맞으며 밤에서 낮까지 당신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당신은 물만 건너면 나를 돌아보지도 않고 가십니다 그려
그러나 당신이 언제든지 오실 줄만은 알아요
나는 당신을 기다리면서 날마다 날마다 낡아갑니다
나는 나룻배
당신은 행인
- 한용운「나룻배와 행인」
(3) 1930년대 불교시 - 김달진, 서정주, 조지훈, 신석조
① 서정주,「귀촉도」「동천」
내마음 속 우리님의 고운 눈썹을
즈믄 밤의 꿈으로 맑게 씻어서
하늘에다 옮기어 심어 놨더니
동지 섣달 나는 매서운 새가
그걸 알고 시늉하며 비끼어 가네
-「동천」
이 시집의 후기(後記)에서 미당은 “특히 불교에서 배운 특수한 은유법의 매력에 크게 힘입었음을 여기 고백하며, 대성(大聖) 석가모니에게 다시 한 번 감사를 표한다”고 불교의 삼세인연(三世因緣)을 바탕 삼은 시세계인 것을 지적했다.
② 조지훈 승무
얇은 紗 하이얀 고깔은
고이 접어서 나빌레라
파르라니 깍은 머리
薄紗 고깔에 감추오고
두볼에 흐르는 빛이
정작으로 고와서 서러워라
빈 臺에 黃燭불이 말없이 녹는 밤에
오동잎 잎새마다 달이 지는데
소매는 길어서 하늘은 넓고
돌아설 듯 날아가며 사뿐이 접어올린 외씨 보선이여
까만 눈동자 살포시 들어
먼 하늘 한 개 별빛에 모두오고
복사꽃 고운 뺨에 아롱질 듯 두 방울이야
세사에 시달려도 煩惱는 별빛이라
휘어져 감기우고 다시 접어 뻗는 손이
깊은 마음 속 합장인양 하고
이밤사 귀또리도 지새는 三更인데
얇은 紗 하이얀 고깔은 고이 접어서 나빌레라
(4) 광복이후 불교시
① 1950년대 - 조병화, 이원섭, 이설주, 김관식, 이형기, 박희진, 박제삼, 고은
② 1960년대 - 박제천, 김초혜, 박정만, 홍신선, 문정희, 오세영, 허영자, 정진규
③ 1980년대 - 김지하, 황동규, 정현종
④ 1990년대 - 석지현, 장이두, 김정류, 이청화, 이향봉, 석성우, 돈연, 석성일, 석자명,
박진관, 조정권, 최동호
버리고
찾는 것
모두가
덧없음이라
끝내는
無心으로
돌아선 그대
깊은 가슴
열어 밝혀도
지난 시간
되찾을 수 없어
멀고 괴롬인 것을
어찌하면
편안하겠소
돌 위에 무릎꿇어
모두
버리는 뜻
견디려하오
- 김초혜 「사랑굿」
업보처럼
쑥쑥 자라는 아이들만 남았다
지은 죄 많고
아직도 더 죄지을 듯
불안한 하루하루
눈앞에 커다랗게
업보처럼 남았다
다 놓아버릴 수 없을까
마음만 그저
노을처럼 떴다간 스러지고
한 방울 두 방울 씩
가슴 밑에 고이는
업보사랑
- 김지하「업보」
어릴 때 참 많이도 본
나팔꽃
아침을 열고
이슬을 낳은 꽃
아침하늘의 메아리
이슬 맺힌 꽃
이슬에 비췬 꽃 만다라
무한반영의 꽃 만다라
피, 붉은 이슬
의 메아리, 그
메아리 속에 생명 만다라
눈동자
에 맺히는 이슬
그 이슬 속에 삶 만다라
- 정현종「생명 만다라」
모든 것은 단지 하나의 먼지라고
술주정뱅이가 뇌까렸다
가로수 잎이 깔깔대고 웃는다
하늘과 땅이 깔깔대고 웃는다
온 우주가 깔깔대고 웃는다
- 돈연「백개의 이야기․49」
나는 부처를 팔고
그대는 몸을 팔고
버들은 푸르고 꽃은 붉고…
밤마다 물위로 달이 지나가지만
마음 머무르지 않고 그림자 남기지 않는도다
- 조오현「절간 이야기 25」에서
잔잔한 바다처럼
쓸어놓은 빗자루 흔적
새벽 기침소리
바다 위에 뜬 작은 나뭇잎
- 최동호「나뭇잎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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