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www.zoglo.net/blog/jingli 블로그홈 | 로그인
강려
<< 12월 2024 >>
1234567
891011121314
15161718192021
22232425262728
293031    

방문자

조글로카테고리 : 블로그문서카테고리 -> 블로그

나의카테고리 : 문학사전

수사학 그리고 은유와 환유
2021년 05월 19일 18시 39분  조회:1297  추천:0  작성자: 강려
원문 출처 https://cafe.daum.net/geumchunmunin/CV32/1614

비유란 무엇인가?

그리스 아테네에서는 웅변의 여신에게 제사를 지냈다.

그들에게는 말 잘 하는 능력이 무척 중요했다.

그런 분위기 속에서 '수사학'이 발달했다.

수사학이란 본디 상대방을 설득하기 위한 기술로서 생각을 좀더 뚜렷하고 설득력있게 표현하는 방법을 말한다.

능력은 타고 난 것이기도 하지만, 피나는 노력 끝에 얻어진다.

 

키케로는 수사 담론이 제대로 효과를 얻기 위해서는

1) 창안 2) 배열 3) 양식 4) 기억 5) 전달의 요소를 갖춰야 한다고 했다.

창안이란 논거와 증명을 찾아내는 것,

배열이란 찾아낸 논거나 증명을 짜맞추는 것,

양식이란 짜맞춘 자료를 가장 효과적으로 표현할 수 있게 낱말과 언어 패턴, 리듬 따위를 고르는 것.


양식의 종류를
1)웅장한 양식 2) 중간 양식 3) 소박한 양식으로 나누고,

세 양식 모두에 두루 적용되는 기준을

1) 정합성(언어를 용법과 관습에 맞게 올바로 사용하는 것)

2) 명확성 (누구나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분명하게 말하는 법)

3) 적절성(말하는 상황이나 맥락에 어긋나지 않게 언어를 구사하는 법)

4) 장식성.
그 중 장식성은 수사적 장치로 꼽혔다.

장식성은 처음에는 웅변 양식의 한 특징이었으나 차츰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게 되었다.

 

수사학인가? 철학인가?

논리학과 수사학의 싸움은 팽팽했다.


미국의 수사이론가 리처드 랜햄의 이론을 보자면,

인간은 크게

<호모 세리오수스(진지한 인간)>,

<호모 레토리쿠스(수사적 인간)>의 두 갈래로 나뉜다.


진지한 인간은
중심적 자아가 확고하고 동일성을 가진 반면
,


수사적 인간은
배우와 같이 그의 행동은 연극적이
다.


"진지한 인간의 편에서 보면 모든 수사적 언어는 의심스럽고,


수사적 관점에서 보면 투명한 언어는 세계에 대하여 부정적인 거짓말을 한다."


두 전통은 고대 그리스시대부터 엎치락뒤치락 우열을 다퉈왔다.

 

수사에 맨처음 의혹의 눈길을 보낸 것은 소크라테스다.

그는 수사를 "무식한 사람의 눈에

실제로 알고 있는 사람보다

더 많이 알고 있는 것처럼 보이도록

설득하는 방법"이라 했다.


소크라테스와 동 시대인 파에드로스 역시 수사학에 대해 회의적이었고,

소크라테스의 제자 플라톤도 수사학을 못마땅하게 생각했다.

 

그러나 수사학에 대하여 플라톤은 소크라테스에 비해 유연한 태도를 보였다.

유기적 통일성을 중시한 플라톤은 <파에드로스>에서

"모든 언어는 살아 있는 생물처럼 이루어져 있다."했다.

언어가 생물체라면 언어의 논리성 못지 않게 수사성도 중요하다.

이 견해는 수사적 언어와 논리적 언어, 시어와 일상어를 굳이 구별하지 않으려는 점도 있다.


진리란
문어체의 시어보다 오히려 구어체로 된 일상 대화에 존재한다
고 믿었다.


플라톤의 유기적 언어관은 훗날 낭만주의자들에게 큰 영향을 준다.

 

아리스토텔레스 역시 수사학에 대해 양면적 태도를 취했다.

그는 수사학 자체에 잘못이 있다기보다

그것을 잘못 쓰는 사람에게 문제가 있다고 했다.

잘만 사용하면, 수사는 진리를 왜곡시키거나 숨기기는 커녕, 오히려 새로운 진리를 찾아내는데 쓸모가 있다

하물며 그는 은유 구사력을 천재의 징표라 주장한다.

"훌륭한 은유를 만들어낸다는 것은

서로 이질적인 것들에서

직관적으로 유사성을 찾아내는 것을 뜻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의구심을 버리지는 못하였는데


은유란 고기맛을 나게 하는 양념이며 지나치게 쓰면 곤란하다 했다.


비유란 어디까지나 모방이론의 관점에서 의미를 지닌다.

자연을 모방하는 방법 중에 비유가 있었던 것이다.

 

이들과 대척점에 있는 것이 소피스트들이다.

그들은 진리의 상대성을 내세웠는데,

그들에게 진리는 개별적이고 일시적인 것이며 보편성과 영원성을 지니지 않았다.


한 마디로 어느 누구에게나 진리는 남을 확신시키거나 남한테 설득을 당하는 것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로마의 키케로, 호라티우스, 퀼틸리아누스도 수사학에 관심을 보였다.

 

키케로는 인간이 동물의 상태에서 벗어나게 된 것이 수사학 덕분이라 했고,

사상과 언어, <현명한 생각><우아한 표현>

영혼과 육체처럼 떼어서 생각할 수 없다고 했다.

 

호라티우스는 문학의 당의정(겉으로는 좋게 보이지만 실제로는해가 될 수 있는 일 비유) 이론을 주장하며


문학이란 쾌락적 기능, 실용적 기능, 미적 기능과 사회적 기능을 동시에 가졌다고 했다.

 

키케로는 수사학은 있어도 좋고 없어도 좋은 것이 아니라, 심장처럼 꼭 필요한 것이 아니라고 했다.


수사학을 옷에 견주었는데, 몸을 보호하기 위해 옷을 만든 것처럼 언어의 부족함과 결핍 때문에 수사학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언어를 <사상에 입히는 옷> 처음으로 견준 사람은 퀸틸리아누스다.

몸에 안 맞는 옷이 볼 품 없 듯이 사상에 어울리지 않는 언어도 어울리지 않다.


논리학과 수사학의 싸움은 중세에 들어 소강상태를 맞는다.

 

그 무렵 수사학()은 문법학과 논리학(생각)과 더불어 <트리비움:기초학문>의 한 과목으로 대접받았다.

그러나 과학적 방법론과 합리성이 대접받는 근대에 들어 수사학은 움추려든다.

  

수사학은 19세기 낭만주의자에게 크게 조명을 받았다.

독일 관념론자들 장-자크 루소의 세례를 받은 영국 낭만주의자들은 수사학의 가치를 인정했다.


셸리는 언어란 본질적으로 은유적인 것이라 주장하고,

시인이 맡아야 할 임무는 바로 새로운 은유를 창조하여 언어를 새롭게 만들어내는 것이라 했다.

 

수사학이란 궁극적으로 이성과 감성을 하나로 결합하여 세계를 새롭게 인식할 수 있도록 해주는 수단이었다.

 

이 무렵 수사학에 무게를 실어준 사람은 니체다.

그에게 진리란 기껏해야 <은유와 환유와 의인화의 이동부대>에 지나지 않는다.


진리란 그것이 <환상이라는 것을 잊어버린 환상이요>

<감각에 영향을 끼치지 못하는 낡은 비유>라고 잘라 말한다.

니체는 절대적인 것을 믿는 모든 행동이야말로 병적이라고 주장하기에 이른다.

수사학과 논리학의 다툼은 20세기까지 지속된다.

 

크로체는 수사학의 내용과 형식, 주제와 표현을 엄격히 나누려고 한다는 이 점을 들어 <오염된 예술>이라 지적했고,

비엔나 실증주의자들도 비유를 탐탁치 않게 여겼다.

하버마스는 수사성에 물들지 않는 <이상적인 스피치 상황>을 얻기 위해 갖은 노력을 다 했다.

 

수사학은 20세기 중엽 개화기를 맞았는데,

이에 대해 I.A 리처즈의 공헌이 크다.

<수사학의 철학>에서 그는 "한 낱말이 실제 사용과 추상적으로 적절한 의미를 지니고 있다는 종래의 주장을 그는 미신이라고 부른다.

무엇보다 언어의 맥락이 중요하다는 것.

비유는 언어에 입히는 옷 이상의 의미를 지니는데,

언어와 사상은 영혼과 육체의 관계이다.

또한 애매성을 긍정적으로 보았다.


그에 따르면 애매성이란

피해야 할 대상이 아니라 오히려 언어의 본질적 속성이요

의사소통의 필수적인 방법이다.

 

특히 문학과 종교처럼 언어의 효과를 극대화하려는 분야에서는 더욱 그러하다.

객관성과 논리성에 회의하는 포스트구조주의자도 흐름과 연관 있다.

 

2차 대전 이후 새롭게 선보인 비평이론들이 <수사비평>이라 낙인 찍히는 것은 이 때문이기도 하다.

자크 데리다를 비롯한 해체주의자들은 수사학에 남다른 관심을 보인다.

그와 오스틴이 언어의 수사성을 두고 벌인 논쟁은 유명하다.

스피치 행위이론을 처음 세운 오스틴은

언어행위를 순정적 행위와 수행적 행위로 나누고,

모든 언어 행위는 결국 수행적이라 결론지었다.

(순정적 행위: 사실이나 정황에 대해 언급하는 것,

행적: 질문, 약속, 경고, 명령을 하는 것은 언어를 통해 무엇인가를 달성하려는 것 (김욱동 <문학을 위한 변명>에서)

그러면서도 오스틴은 문학어가 일상어에 대하여 '파생적'이고 '기생적'이라고 말한다.

이에 맞서 데리다는 문학어는 물론이고 일상어조차도 수사성에 짙게 물들어 있다고 말한다.

<언어의 부적절성에 모든 스피치가 감염되어 있는 질병>이며 수사성을 피해 아무리 기본적인 의사소통이나 상식 속에 숨으려한들 부질 없다.

왜냐하면 기본적인 의사소통이나 상식이라는 것도 따지고 보면 부분적이고 당파적이며 이해관계에 얽혀 있는 이상 수사성과 연관되기 때문이란다.

그러므로 문학 텍스트를 해체하는 작업이란 텍스트 안에 숨겨진 수사성을 드러내는 일과 크게 다르지 않다.

 

폴 드 만 역시 수사학에 깊이 오염되었다는 점은 문학과 철학의 공통점이라 했다.

수사학은 철학 뿐만 아니라 경제학에도 중요한 몫을 한다고 도

널드 맥클로스키는 <경제학의 수사학>에서 경제학의 방법론이 언뜻 객관적인 것 같지만 따져보면 "형이상학과 도덕과 개인적 확신"에서 비롯된 것임을 밝힌다. 법학도 마찬가지다.

 

로버트 고든은 "우리 삶을 지배하는 신념 구조는 자연에서 발견되는 것이 아니라 역사적으로 우발적인 것"이라 말했다.

과학 이론도 역시 마찬가지.

토머스 쿤은 <과학 혁명의 구조>에서 과학을 움직이는 동력은 참과 거짓을 증명하는 것이라기보다 오히려 확신이나 설득이라 말한다.

만약 과학자들 사이에 의견이 엇갈릴 때 한 집단이 다른 집단의 생각을 바꾸도록 설득해야 한다.

<해당 공동사회의 합의보다 더 높은 기준은 존재하지 않는다>

동양도 수사학이 발전했다.

중국에서는 문학을 도를 싣는 그릇으로 보려는 '문이재도'가 크게 힘을 떨쳤지만, 이 못지 않게 문학의 형식적 측면에도 무게를 실었다.

<시경>에서는 시육의 또는 육시로 일컫는 시적 장치가 있다.

시 육의란 부, , , , , 등 여섯 가지 방법을 말한다.

이 가운데 부와 비와 흥은 오늘날의 수사법에 속하고, 나머지 풍과 아와 송은 장르 이론에 속한다.

이렇게 세가지씩 두 쪽으로 나누어지는 것을 두고, 삼경삼위설이라 한다.

삼경에서 부가 한 짝이 되고, 비와 흥이 다른 한 짝이 된다.

<시대서>와 <문심조룡>, <시품서>의 풀이에 따르면

부는 다른 것에 빗대지 않고 사물을 직접 진술하는 직서법이나 포진법(펴서 늘어 놓음)이다.

비와 흥은 간접적으로 다른 사물에 빗대어 말하는 방법이다.

비는 오늘날의 상징법에, 흥은 오늘날의 연상법에 가깝다.

우리나라도 문학의 형식에 주의를 기울인 사람들이 있다.

김종직과 성현이를 대변하는 대표적인 이론가이다.

김종직은 <경술(유교의 사상과 교리를 써놓은 책)을 하는 선비는 문장을 못하고,

문장을 하는 선비는 경술에 어둡다는 세인(세상 사람)의 말이 있다.

문장은 경술에서 나오는 것이니, 경술은 곧 문장의 근본이다.

초목에 비유하자면 뿌리가 없이 어찌 가지와 잎사귀가 무성하게 자라며 꽃과 열매가 곱고 빼어날 수 있겠는가? >

그런데 문장보다 경술을 강조하는 김종직의 글에는 비유가 무성하다.

성현은 <문변>에서 김종직의 주장에 반박한다.

김종직은 뿌리(경술)가 튼튼하지 않고서는 가지와 잎사귀(수사나 비유)가 제대로 자랄 수 없다 했으나 성현은 가지와 잎사귀가 무성하게 자랄 때 비로서 뿌리가 제대로 뻗을 수 있다고 지적한다.

 

수사학과 비유는 어떤 관계가 있는가?

비유를 뜻하는 말인 영어 트로우프의 뿌리를 거슬러 올라가면 그리스어 '트로페(구부러짐, 뒤틀림)'은 에둘러 완곡하게 말하는 방법이다.

트로우프와 함께 쓰이는 '피겨'라는 영어 형상이나 모습을 뜻하는 라틴어 <피구라>에서 나왔다.

말에서 비유에서 시각적 이미지의 성격을 읽을 수 있다.

 

비유는 통상 둘로 나눈다.

<의미에 따른 비유>, <형식에 따른 비유>가 그것이다.

 

<의미에 따른 비유>는 축어적 의미와 다른 어떤 의미를 얻기 위하여 낱말이나 구를 구사(자유자재로 다루어 쓰다)하는 반면,

구사란 은유, 직유, 환유, 반어. 제유, 역설, 상징, 우화, 과장, 의인을 말한다.

 

<형식에 따른 비유>에서는 말의 통사론적 순서나 패턴(병치, 도치, 대조, 점층)에 의지한다.

 

비유는 생성 발전 단계에 따라 죽은 비유, 죽어가고 있는 비유, 살아 있는 비유, 되살아난 비유로 나눈다.

모든 일상어는 죽은 비유이다.

 

러시아 형식주의자들은 비유를 비롯한 시어를 일상 표준어에 대한 일탈이나 전경화로 본다.

 

가령 체코 언어학자 앤 무카조프스키는

<시어의 기능은 발화를 최대한 전경화하는 데 있다.

시어는 의사소통을 위하여 쓰이지 않고 표현 행위, 곧 스피치 행위 자체를 전경에 내세우기 위하여 쓰인다, 라고 했다.

그렇다면 전경화되어 있지 않고 후경화되어 있는 일상적 표현는 바로 죽은 비유라 할 수 있다.

 

비유는 문화에 따라 성격과 의미가 달라진다.

바싸라는 언어를 쓰는 아프리카 서쪽 지방에 사는 부족은 무지개 빛을 오직 두 개로만 분류한다.

 

미국의 인류학자 마가렛 미드는 <남성과 여성> 문화에 따라 은유가 제각기 다르다는 점을 밝혔고,

레비-스트로슨느 <야만의 정신>에서

원시인들이 유추적이고 은유적으로 생각하는 반면,

문명인들은 논리적으로 생각한다.

레비-스트로스는 원시인들이 주위 세계에 반응하는 방법은 <브리콜라주:손에 닿는 대로 아무 것이나 이용하는 예술>라고 부른다.

브리콜라주에서는 신화 체계와 인간과 자연 사이

유추적 사고와 은유적 관계가 중요하게 취급된다.

특히 원시인들은 자연 조건과 사회 조건 사이의 상동성을 문명인들보다 휠씬 쉽게 찾아낸다.

미드는 자연의 질서가 비유를 만들어낸다는 점에 주목한다.

 

<먹을 수 있는 음식><먹을 수 없는 음식>의 대조는 자국인(원주민)과 외국인(이방인)을 구별하는 잣대가 된다.

프랑스 '개구리를 먹는 사람' 아시아 '개고기를 먹는 사람'

독일의 철학자, 작가인 요한 고트프리트 헤르더는 언어의 기원에 관한 글에서

원시인들이 상징을 통하여 생각하였다고 말하면서 비유를 언어의 시작과 연관지었다.

 

인간이 사용한 최초의 언어는 <영혼의 사전>으로 비유와 상징이 서로 결합하여 신화와 서사시를 만들어낸다.

이탈리아의 역사철학자 비코는

원시인들이 본능적으로 <시적 지혜>를 지니고 있었고

지혜는 비유와 상징과 신화를 통해 표현되었다고 주장했다.

에머슨은 모든 낱말이 한때는 시였기 때문에, 언어는 곧 <화석된 시>와 다름없다고 말했다.

 

-비유는 말과 글을 아름답게 꾸미는 구실을 한다.

문학이란 말장난에 지나지 않는다.

문학과 언어 유희는 뗄 수 없다.

 

-비유는 에둘러 넌지서 말하는 데 쓰인다.

-비유는 관념을 생생하게 그리고 힘있게 만든다.

비유는 이미저리와 깊이 연관된다.

-비유는 어떤 진술을 전보문처럼 압축하거나 응축하여 짧게 표현한다.

-비유는 이질적인 것에서 유사성을 찾아내어 무질서와 혼돈에 질서와 통일성을 부여한다.

 

추장에 따르면 악마는 세계를 될 수 있으면 작게 쪼개려고 한다.

곰팡균이 어둡고 습진 곳에서 생명을 이어나가듯이 악마도 갈가리 갈라지고 쪼개진 세계에서 생명을 이어갈 수 있기 때문이다.

인간이 서로 힘을 합치면 덩어리가 너무 큰 탓에 잡아 먹을 수가 없지만 일단 생각과 의견이 서로 엇갈려 작게 쪼개지면 쉽게 잡아 먹을 수 있단다.

 

비유란 세계를 계속 유지하고 인간을 악마로부터 보호하는 힘이다.

더 나아가 비유는 갈등과 반목을 화해시키고 불화와 불균형 사이 조화를 꾀한다.

-비유는 세계를 습관적으로 바라보는 방법을 깨뜨리고 새롭게 보게 한다.

아리스토텔레스 <낯선 말은 당혹스럽게 만든다.

일상어는 이미 알고 있는 것만을 전달한다.

무엇인가 새로운 것을 얻게 되는 것은 바로 은유를 통해서이다.>

 

러시아 형식주의자 쉬클로프스키 < 예술이 존재하는 것은 삶에 대한 감각을 회복하도록 만들기 위해서다.

예술은 사물을 느낄 수 있도록, 돌을 돌처럼 만들기 위하여 존재한다.>

-비유는 새로운 언어를 만들어내는 기능을 한다.

이미 사용하고 있는 말에 새로운 의미를 보태는 식으로 어휘를 생성한다.

-비유는 웃음과 해학을 자아낸다.

-부정적인 면은 고루하고 인습적인 생각을 더욱 굳건히 다지는 구실을 한다.

'내자','안사람'은 여성을 집안에서만 가두려는 속셈이다.

-비유는 진실을 감추거나 숨기는 기능을 한다.

 

무엇을 말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다른 무엇인가를 빼놓아야 하는 것이 언어의 속성이다.

작가가 의도적 또는 무의식적으로 작품 속에 남겨놓은 빈공간이나 침묵에 눈길을 돌리려는 정신분석이론이 힘을 얻고 있다.

빌 클린턴 성추문 사건 "부적절한 관계" "친근한 성접촉“

"잠자리는 같이 하였지만 속살은 섞지 않았다."

 

비유와 세계관

인식론적 관점에서 비유를 처음 본 사람은 아리스토텔레스다.

그는 인간이 비유를 통하여 무엇인가 새로운 것을 얻게 된다고 했다.

폴 리쾨르는 철학적 관점에서 비유를 인식 작용과 연관시키고, 존 설은 스피치 행위이론의 관점에서 그것을 발전시킨다.

폴 드 만은 <개념이 인식론적 함축을 깨닫게 되자마자 개념은 비유가 되고 비유는 곧 개념이 된다"고 말했다.

미국의 언어학자 조지 레이코프와 철학자 마크 존슨은 인간의 사고구조란 본질적으로 은유적이다 했다.

인지 심리학도 부분에 관심을 가진다.

인간의 의식 세계 뿐만 아니라 무의식 세계도 비유와 연관 깊다.

 

프로이트는 꿈의 의미가 어떻게 숨겨지고 변형되는가를 말하면서 <동일시><치환>의 기능을 지적했다.

동일시에는 한 관념이 동일한 의미구조 안에서 다른 관념과 관련을 맺는 반면에,

치환 의미는 연상 작용에 의해 다른 관념이나 대상으로 바뀐다.

 

비유는 궁극적으로 인식론과 맞닿아 있다.

실재를 그저 묘사하는데 그치지 않고 나아가서 실재를 깨닫게 하고 그것을 변화시킨다.

비유는 세계를 비추는 거울이고 그것을 바라보는 유리창이다.

 

2 은유란 무엇인가?

니체는 신이 저지른 첫번째 실수가 인간을 창조한 것이오,

두번째 실수는 여자를 창조한 것이라 했다.

이에 덧붙여 호세 오르세가 가세트는 세번째 실수를 지적했는데,

멍청한 외과의사가 수술을 한 뒤 환자 뱃속에 수술 도구를 하나 남겨두고 봉합해 버린 것처럼, 인간의 머리에 창조 행위에 필요한 도구인 은유를 하나 남겨 놓았다고 했다.

 

미국의 영문학자 마크 터너는 <은유는 일상적 사고와 언어에서 없어서는 안 될 요소이다.

은유는 다른 사고 유형으로써는 할 수 없는 방법으로 자신과 세계를 이해하도록 해준다.>

 

언어학자는 은유를 어떻게 보는가?

은유는 통사론과 화용론에 끼친 영향이 크다.

통사론 쪽에는 변형-생성 문법의 기틀 마련한 노엄 촘스키가,

화용론 쪽에는 새로운 의사소통의 모델 세운 H. 폴 그라이스가

언어학적으로 은유를 살핀 대표적인 이론가라고 할 수 있다.

 

촘스키는 언어의 심층구조를 밝힌 언어학자로 평가받는다.

<통사이론의 양상(1965)>에서 <선택 제약>에서 은유 설명한다.

선택 제약이란 한 어휘 항목이 다른 어휘항목과 결합규칙 말한다.

하나 주어는 특정한 낱말만을 술어로 선택한다.

촘스키는 선택 제약을 위반한 본보기로

<색깔 없는 푸른 관념이 맹렬하게 잠을 잔다> 문장 예로 든다.

 

화용론도 은유이론에 한 몫을 하는데,

화용론자 H. 폴 그라이스는 대화격률이론에서 은유 언급한다.

<논리와 담화>에서 추론적 의사소통 모델을 제안한다.

모든 의사소통을 메시지로 기호화하고 기호를 해독하는 것으로 보는 기호학적 모델과는 달리,

추론적 모델은 증거를 만들어내고 해석함으로써 의사소통한다.

그라이스 정상적인 의사소통 원칙 <협조의 원리>라 한다.

1) 양의 격률 (필요한 양만큼 정보 제공)

2) 질의 격률(진실된 것, 적절한 증거 있는 것)

3) 관계의 격률(직접 관계 있는 것)

4) 방법의 격률(간결성과 논리적 질서)로 나눈다.

이론은 그라이스도 말했듯이 이상적인 규범에 지나지 않는다.

 

말라가시 사람들은 될 수 있는 대로 애매모호하게 말하는 것이 대화에 협조하는 방법이다.

그라이스는 은유가 협조의 원리 가운데 질의 격률을 어겼다.

은유는 정보를 간결하게 전달하나 분명하게 전달 못한다.

-한 마디로, 촘스키나 그라이스에게 은유는 정상적인 언어규칙에서 벗어난다.

 

최근 인지 화용론 분야 적합성 이론은 은유를 대접한다.

이론가들은 축어적(글자 그대로) 해석과 은유적 해석 구분한다.

은유적 해석은 축어적 해석을 전제로 그것에서 생겨난다.

댄 스퍼버와 데이드르 윌슨 적합성 이론가들은 연속체의 관점에서 좀더 잘 이해할 수 있다 말한다.

최적의 적합성을 위해 축어이든 비유이든 문제 없다.

사람들은 축어적 발화가 최적의 적합성을 있다고 생각해 왔다.

정보 처리 소득이 처리 노력에 미치지 못할 때 축어적 발화는 최적의 적합성을 지니지 못한다.

 

최적의 적합성은 <적합성 원리>를 따를 때 얻을 수 있다.

적합성 이론 두 개념은 <맥락 효과>와 <처리 노력>이다.

 

적합성 원칙은 최소의 노력 최대의 효과를 노린다.

대략적으로 표현하는 것 차원에서 은유를 본다.

<방은 돼지우리이다>는 은유는 방이 매우 더럽고 지저분하다는 뜻 뿐만 아니라, 더러움과 지저분함의 이미지도 준다.

은유는 환유나 제유 그 성격과 본질이 근본적으로 다르다.

 

은유를 어떻게 이론화할 수 있는가?

1) 치환 이론 2) 상호작용이론 3) 개념 이론 4) 맥락이론

 

치환이론

아리스토텔레스 "은유는 한 사물에 다른 사물 이름을 붙인다.

이름의 전이는 유에서 종으로, 종에서 유로, 종에서 종으로 또는 유추 근거로 이루어진다." <시학>

은유란 한 대상, 개념을 다른 대상, 개념으로 바꾸는 비유법이다.

치환이론 은유는 바로 암호를 해독, 수수께끼를 푸는 것이다.

치환이론에서 갈라져 나온 것이 비교 이론, 유사성 이론이다.

 

유사성이론이란 서로 다른 대상, 개념을 비교하여 유사성을 찾아내는 비유법을 말한다.

아리스토텔레스는 은유란 밑바닥에서 서로 다른 것을

비교하는 성격을 지니고 있다.

폴 리쾨르도 은유는 묵시적 유사성 생각(전의)이 있다.

전이가 일어나도록 서로 다른 두 관념을 결합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비교가 필요하고,

무엇인가를 비교하기 위해서는

유추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이질적인 것에서 유사성을 찾아내는 수단은

다름 아닌 유추 작용이다.

비유적 의미는 축어적 의미를 달리 변형해 놓은 것이다.

 

상호 작용 이론

치환이론, 비교 이론에 대한 비판에서 시작한다.

I.A 리처드는 은유의 구성요소를 크게

<주의(테너)><매체(비히클)>,

<원관념><매체관념>의 두 갈래로 나눈다.

주의나 원관념견주거나 빗대는 원래 대상이고,

매체나 매체 관념은 표현하는 보조 관념이다.

리처즈는 원관념(축어적 관념)과 매체 관념(비유적 관념)은 서로 작용하여 은유가 생겨난다고 주장한다.

 

은유적 의미란

축어적 관념도, 비유적 관념도 아닌 둘 사이 3의 관념이다.

<은유를 쓸 때 서로 다른 두 사물에 대한 두 관념이 함께 작용하고 한 낱말이나 구의 지지를 받는데, 의미는 두 관념의 상호작용의 결과이다.>

<매체 관념과 원관념이 공존하여 한 의미를 가져오는데,

의미는 둘의 상호작용 없이는 생겨날 수 없다>

두 관념이 함께 지니고 있는 특징을 <은유의 기반>이다.

두 관념을 연결하는 것은 독자의 몫이다.

은유와 관련 <차용>, <교섭>, <거래> 용어는 이 때문이다.

리처즈 의미의 상호작용은 두 물질분자나 원자 구조를 바꾸어

제3의 물질로 변하는 화학 작용에 견줄 수 있을 것이다.

 

리처즈의 상호작용이론을 맥스 블랙이 좀 더 정교하게 다듬었다.

블랙은 리처드 원관념과 매체 관념을 <초점><>이라 했다

초점은 은유적 표현을,

틀이란 은유적 표현이 쓰이는 맥락, 즉 문장을 말한다.

치환이론이나 유사성 이론에서는

은유는 얼마든지 축어적 의미로 옮겨놓을 수 있지만

상호 작용이론에서는

은유는 의미를 잃어버리고 다른 어떤 것으로 바꾸어 놓는다.

블랙의 이론은 은유의 창조성에 무게를 싣는다.

<은유는 이미 어떤 유사성을 표현보다 유사성을 창조한다>

한마디로 은유는 삶의 실재를 구성하는데 도움된다.

 

블랙은 은유의 상호작용 세 단계를 밝혔는데,

첫째. 청자가 이차적 주제의 특성 가운데 몇 가지 선택

둘째, 일차적 주제는 주제에 부합된 함축-복합 만든다.

셋째, 서로 이차적 주제에 상응하는 변화가 일어난다.

 

개념이론

조지 레이코프, 마크 존슨, 마크 터너.

<일상적 개념 체계에 따라 생각하고 행동하는데,

개념 체계는 본질적으로 은유적 성격을 지닌다>

은유는 단순히 언어의 문제가 아니라.

사고와 행동에 영향을 끼치는 근본적인 인지 방식이다

수사학의 역할은 인지과학의 역할이다.

이들은 리처즈가 상호작용이론에서 의미변화가 쌍방적으로 일어난다고 주장한데 반박한다.

은유에서는 의미변화가 일방적으로 일어난다.

은유에서 <인생은 나그네길>이 성립해도, <나그네길은 인생>이라는 은유를 성립하지 않는다.

 

단어 뜻(의미)의 문제

의미는 극히 추상적이고 비감각적인 심적 내용이다.

의미는 언어기호가 가리키는 사물(지시물)이다.

의미의 어려움은 언어기호의 지시물보다는 인간의 심리에서 생기는 개념이다

의미를 정의하기 위해 '개념'을 이용하면 다시 개념이란 무엇인가를 정의해야 하기 때문에 의미의 문제는 그대로 남는다. 단어의 의미는 단어의 용법(用法)이다.

 

의미의 몇 가지 유형

첫째, 개념적 의미

어떤 단어에 대해 일반적으로 추론해낼 수 있는 가장 보편적이고 핵심적인 인식 내용이다.

개념적 의미는 사회 구성원들이 공통적 인식하는 것

둘째, 연상의미

구체적인 문맥과 상황에서 연상되는 의미이다.

연상의미는 안정감 부족, 개인 경험에 따라 다르다.

내포적 의미개념적 내용 외에 갖는 전달 가치이다

'여자' 단어에서 '아기를 밸 수 있는', '연약한', '감정적', '비합리적' 등의 속성이 언어 사회에서 공통 인식 아니다

 

문체적 의미언어의 사용 환경이 다르다

화자와 청자 간 사회 차원과 계층이 다를 때 언어 사용의 간격

감정적 의미는 화자의 개인적 감정, 청자(대상)에 대한 화자의 태도(억양과 음색 등)

반영적 의미한 단어의 의미가 다른 의미에 대한 반응

예) '성령'(聖靈) 단어에 '유령'(幽靈)이라는 반영

배열적 의미다른 단어와 배열되어 쓰이면서 연상 의미

이다. 예) '아름다운 남자'와 '아름다운 여자'

전자의 경우는 배열되어 후자와 다른 매력이 암시된다.

의도적 의미로, 화자가 발화할 때 전달 의미로 상황 따라 어순· 초점· 강조 등 그 의미.

 

맥락이론

은유가 쓰이는 맥락을 가장 중요한 범주로 삼는 입장이다.

이스리얼 셰플러, 필립 스탬보브스키. 메리 버그먼

<은유가 일어나는 맥락은유 사용하는 장본인이 누구인지 모르면 의미를 알 수 없다>

 

은유는 어떤 특징을 지니고 있는가

<메타포>의 어원 <메타페레인> 메타는 <위로, 너머로> 페레인 <옮기다, 나르다> 메타포한 한 말에서 다른 말로 뜻을 실어옮기는 것을 뜻한다.

언어학에서는 현상을 '의미의 전이'라 한다.

환유, 제유와는 달리

은유 전이는 서로 다른 두 개념, 의미 영역 안에서 일어난다.

은유란 다른 두 대상이나 개념 사이 유사성이나 차별성 비유법이다,

유사성, 차별성은 대상, 개념이 서로 다르지 않으면 안 된다.

환유의 인접성, 은유는 유사성이다.

은유는 축어와 비유적 관념 사이 유사성을 찾는 것이다.

유사성이 직접 드러나면 비유의 힘은 그 만큼 약화된다.

유사성넌지시 암시되어면 비유적 힘을 더욱 커진다.

 

차별성의 중요성.

스티븐 울만은 <원관념과 매개관념 사이에는 어떤 거리감있다는 것은 은유의 중요한 특징이다.

원관념과 매개관념의 유사성은 괴리감을 수반해야 한다.

둘은 서로 다른 사고 영역이다>

 

은유는 어떻게 이루어지는가?

1)명사은유 2) 형용사 은유 3) 부사 은유 4) 동사 은유

1) 명사 은유에서는 두 명사가 결합해 하나의 은유를 만들어낸다.

황금의 팔'

그러나 속격 조사 <의>로써 명사와 명사를 결합하는 표현을 단순히 명사 은유로 보는 데에는 문제가 있다.

<황금의> 등은 명사보다 형용사구에 속하기 때문이다.

문법에서 동격이라 부르는 것도 명사은유다.

2) 형용사 은유 : 명사와 명사를 꾸며주는 형용사가 서로 결합하여 은유를 만들어낸다.

<영원한 잠> 호라티우스가 죽음을 <뗏목을 타고 떠돌아다니는 영원한 유배>에 빗댄 것.

3) 부사 은유 : 동사와 부사가, 형용사와 부사가 한데 어우러져 만들어낸 은유.

졸레졸레 도야지 새끼들간다

귀밑재릿재릿하니 볕담복 따사로운 거리다

아, 모도들 따사로가난하니

-백석 <삼천포>

4) 동사은유: 묘사와 행동을 결합하기 때문에 의미를 가장 실감나게 표현한다.

동사는 성격에 따라

연계 동사와 변형 동사, 서술동사로 나눈다.

연계 동사

한 대상이나 개념을 다른 대상이나 개념과 이어주는 다리 구실을 하는 동사를 말한다.

<~이다>처럼 존재나 상태를 가리키는 동사가 바로 여기에 속한다.

연계동사는 한 대상다른 대상과 같은 것임을 밝히는 구실도 맡지만

한 대상의 속성을 다른 속성으로 바꾸는 구실도 맡는다.

이렇듯 연계동사로 이루어지는 은유에서는 동일성과 치환성무엇보다도 중요하다.

'얇은 사 하이얀 고깔은 /고접어 나빌레라' 에서 조지훈은 <하얀 고깔은 나비이다>라는 명제를 만들어낸다.

연계동사로 된 은유 가운데서 <이다>라는 종결어미를 아예 생략하는 경우도 있다.

'낙엽은 폴란드 망명정부의 지폐'

 

변형동사

<만들다> <되다>처럼 한 대상을 다른 어떤 것으로 바꾸어놓는 동사를 가리킨다.

'내 죽으면 한 개 바위가 되리라'

 

서술동사는 연계 동사와 변형 동사의 한중간에 속하는 동사로 걷다, 날다처럼 한 대상을 서술하고 묘사하는 구실을 맡는다.

<안개와 몸을 섞으며 /이홍섭 <자야곡>)

<전등불빛여기저기 돋아난다.

/고은<저녁 논길>

 

은유에는 어떤 갈래가 있는가?

축어적 관념과 비유적 관념명시적으로 드러났나,

묵시적으로 드러났나에 따라 4형식으로 나눈다.

첫째, 축어적 관념과 비유적 관념모두 명시적으로 드러남.

소녀의 마음은 봄잔디 풀! (황석우 <풀>)

둘째, 비유적 관념은 명시적으로 드러났으나 축어적 관념암시적으로 드러남.

난지도 부근에서 하늘을 본다

벌써 서산

붉은 감뚜우뚝 지며

황혼은 붉다

김승희 <난지도 부근>

저녁해와 붉은 감.

셋째 갈래에서는 축어적 관념만명시적으로 드러났고 비유적 관념은 암시적으로

그대 떠나간 후

나의 가을은

조금만 건드려도

우수수 몸을 떨었다.

못 다한 말

못 다한 노래

까아만 씨앗으로 가슴에 달고

사랑지고 있었으므로

문정희 <가을 노트>

축어적 관념은 <나의 가을>이고, 비유적 관념은 <우수수 몸을 떨었다>

넷째 축어적 관념도 비유적 관념도 모두 암시

-수수께끼 시, 정의 시

은유를 쓰는 시인은 어떤 것에 대해 정의를 내리고 있으며,

독자는 정의를 알아 맞히도록 요구받는다.

가녀린 몸매

허공에 나붓대며

실성한 여인처럼

하얀 웃음 까르르

말라 바스러질 때까지

연신 히득거리며

모음으로만 쏟아놓은

오 백치

이희선 <안개꽃>

은유는 기능이나 역할에 따라 <장식적> 은유와 <기능적> 은유로 나눈다.

그러나 문학작품에서는 장식적 은유는 좀처럼 찾기 어렵고, 은유는 거의 기능적이고 유기적으로 쓰인다.

 

<구체적>은유란 너무 막연하여 손에 쉽게 잡히지 않는 추상적 개념을 구체적이고 감각적으로 표현하는 은유를 말한다.

 

<물활론적>,<유생론적>은유란 생명없는 대상이나 개념을 마치 생명있는 것처럼 표현하는 은유를 말한다.

 

<확장 은유>란 여러 행이 결합하여 하나의 은유를 만들거나 작품 전체가 하나의 은유가 되는 것을 가리킨다.

임영조 <비누>

 

<혼합은유>란 하나 이상의 은유가 한데 뒤섞여 있는 은유를 말한다.

 

직유와 은유 사이 직유는 서양이나 동양에서 가장 오래 전에 쓰인 수사장치다.

은유와 직유를 같은 계통으로 보는 태도와 엄격히 구분하는 태도가 다른 하나다.

아리스토텔레스는 은유와 직유를 같은 차원에서 보려고 한 최초의 이론가였다.

보조수단 <-처럼><같이 ><인 듯>같은 보조수단을 제외하고는 은유와 같다.

키케로 역시 은유를 직유의 축약된 형태로 보았다.

새뮤얼 존슨은 은유를 아예 <한 낱말로 응축한 직유>라 규정지었다.

필립 윌라잇은 <은유와 실제>에서 "어떤 표현이 본질적으로 은유인가 은유가 아닌가 하는 문제는 문법 형식의 규칙보다

의미변화의 질에 달려 있다."

그에 따르면 비유는 비교를 통하여 의미를 확장할 수도 있고, 병치와 통합을 통하여 의미를 확장할 수도 있다.

그리하여 윌라잇은 비유를 은유와 직유로 나누는 대신, <에피퍼>와 <다이아퍼>로 나눈다.

에피퍼란 비교를 통한 의미 확장을, 다이아퍼란 병치와 통합을 통한 의미확장을 말한다.

 

한 이론가는 이를 쉽게 풀어 과거에 깨닫지 못하였거나 어렴풋하게 깨달은 통찰을 표현하는 것을 에피퍼로,

유사성을 표현하기보다 오히려 대상물 사이의 차별성을 강조함으로써 새로운 의미를 강조하는 것을 다이아퍼로 보았다.

은유와 직유의 차이는 말의 뿌리를 보면 알 수 있다.

 

메타포는 의미의 전이를, 직유를 뜻하는 영어 <시밀리>는 그저 비슷하다, 닮았다라는 뜻의 시밀리스라는 라틴어에서 갈라져 나온 말이다.

은유와 달리 직유에서는 -처럼, -와 같이 또는 -인 듯, -보다 와 같은 보조수단을 써서 의미의 전이를 제안하거나 설명하려고 한다.

직유는 전 과정의 뼈대를 보여줄 뿐 과정의 구체적인 모습을 보여주지 못한다는 점에서 한계를 지닐 수밖에 없다.

은유를 화학적 반응에 견주고 직유를 물리적 반응에 견준 이유가 여기 있다.

직유를 두고 <은유의 가난한 친척>이라 부르는 까닭도 여기 있다.

 

헨리 리 스미스나 위니프릿 노워트니는 문학어와 일상어를 엄격하게 구분하지 않았다.

특히 노워트니는 문학어란 어디까지나 일상어를 확장해 놓은 것에 지나지 않는다고 했다.

은유가 일상어를 <충분히 확장시킨 언어>라면 직유는 아직 그러한 확장 일어나지 않은 언어다.

노워트니의 주장을 밀고 나가자면, 은유는 운문적 (시적) 특성을 지녔고, 직유는 산문적(소설적) 특성을 지니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은유는 축어적 관념과 비유적 관념을 서로 바꾸어 놓을 수 없다는 점에서 직유와는 크게 다르다.

이러한 현상을 이론가들은 비균형성과 역전성이라고 부른다.

 

은유에서는 축어적 관념과 비유적 관념이 서로 균형을 이루고 있지 않기 때문에 위치를 역전할 수 없다.


직유에서와 달리 은유에서 두 관념을 저울에 달면 무게는 늘 어느 한 쪽으로 기울기 마련이다.


<사랑은 한떨기 장미> 그러나 <한떨기 장미는 사랑>미국의 인지 심리학자 에미머스 트버스키는 직유의 관습을 심리적 측면에서 밝힌 최초의 이론가로 꼽힌다.

트버스키에 따르면 두 관념 가운데에서 좀더 뚜렷한 특징을 가지고 있는 것이나 좀더 원형에 가까운 것을 지시대상으로 택하고,
덜 뚜렷하거나 원형아닌 것을 주제로 택한 경우가 있다.

<터키 사람들은 호랑싸운다>라고 말하여도 <호랑이가 터키사람처럼 싸운다>라고 하지는 않는다.

직유는 은유보다 오히려 환유에 가깝다고 할 수 있다.

직유에서와 마찬가지로 환유도 축어적 관념과 비유적 관념을 바꾸어 놓을 수 있다.

은유도 직유처럼 삶의 단면을 다루지만, 이러한 특성은 은유보다 직유에서 훨씬 두드러진다.

이렇게 삶과 언어와의 관계를 직접 드러내주는 역할을 하는 것은 보조수단이다.


영국의 비평가 데이비드 롯지는 <은유와 환유의 차이는 언어의 은유 축과 환유 축 사이의 좀더 완전한 차이에 상응한다>라고 했다.

다시 말해 은유는 한 사물과 사물, 한 개념과 다른 개념 사이의 내적 유사성의 관계에 기대는 반면, 직유는 외적 인접성의 관계에 기대다.

 

리처드 랜햄도 직유는 차별성에서 유사성의 관계를 만들어낸다는 점에서 은유와 비슷하지만 선택보다 결합의 축을 따른다는 점에서 환유와 더 많이 닮고 있다고 지적한다.

그에 따르면 은유는 동일성에 무게를 싣지만 직유는 오직 근사성에 무게를 둔다.

 

노스롭 프라이는 리얼리즘은 직유적 성격을,
신화는 은유적 성격을 띠고 있다고 했다.

낭만주의를 은유와,

리얼리즘을 환유와 연관짓는 로만 야콥슨의 이론을 떠올리게 한다.

 

코올리지는 <상상력>과 <공상>을 엄격히 구분하였다.


상상력이란 대립과 갈등을 통합하는 놀라운 힘을 지니고 있다.

상상력이 유기적이라면 공상은 기계적이다.


유기적 상상력은 은유에 가깝고
기계적 공상은 직유에 가깝다.

직유는 때로 비교 이상의 기능을 맡는다.


축어적 직유란 객관적으로 비교하는 비유를 말한다.

직유는 사실을 좀더 명료하게 전달하거나 정보를 주기 위해 자주 쓰인다.


한편 비유적 직유란 이렇다할 공통점이 없는 대상이나 관념을 서로 비교하되, 문법적 구성보다 감정의 강렬함이나 창조성에 좀더 무게를 싣는다.

직유는 은유와 비교해볼 때 의미를 통제하는 힘 훨씬 크다.


리처즈의 은유이론을 보자면, 그는 애매성을 <옛 수사학>과 <새로운 수사학>을 구분짓는 잣대로 삼는다.

더 나아가 비유가 가능한 것은 다름 아닌 애매성 때문이다.

<시란 완벽하게 이해되지 않고 막연하게 이해될 때 가장 큰 기쁨을 준다>는 코울리지의 말도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3 환유란 무엇인가

은유와 환유는 특정한 시대와 관련을 맺기도 한다.

 

신의 시대에는 환유가

영웅의 시대에는 제유가 압도적이다.

인간의 시대에는 은유가 가장 널리 쓰였다.

  

은유의 기능이 주로 사물이나 개념을 이해하는 데 있다면

환유는 사물이나 개념을 지칭하는데 기능있다

 

[필수입력]  닉네임

[필수입력]  인증코드  왼쪽 박스안에 표시된 수자를 정확히 입력하세요.

Total : 76
번호 제목 날자 추천 조회
76 은유시학 – 홍문표 2022-02-22 0 942
75 현대시 주제별 정리 2022-02-04 0 959
74 뜻을 모르고 자주 쓰는 우리말 500개 2022-02-03 0 1737
73 사자성어 2000 모음집 2022-02-03 0 744
72 동의어사전 / 유의어사전 2022-01-08 1 10488
71 반대말 사전 모음 2022-01-08 0 11283
70 수사학 그리고 은유와 환유 2021-05-19 0 1297
69 은유의 현대적 개념【퍼온 글】 2021-05-19 0 1347
68 시를 공부할 때 자주 만나는 용어 2019-12-22 0 1861
67 상징적 이미지 - 홍문표 2019-12-14 0 1460
66 이미지와 상징 그리고 언어 / 김 잠선(철학 ) 2019-10-24 0 1367
65 사자성어와 고사성어 모음 2019-07-12 0 3068
64 은유의 종류 2019-07-12 0 1661
63 병치은유와 치환은유 2019-07-12 0 1600
62 비유의 종류 2019-07-12 0 1635
61 이미지와 비유와 상상력의 결합 2019-07-12 0 1466
60 속담 4000개 2019-06-18 0 9664
59 고사성어 사전 2019-06-18 0 1376
58 순수 우리말 사전 2019-06-18 0 1399
57 이미지, 상상, 비유 / 신 진(시인, 동아대 명예교수) 2019-06-17 0 1585
‹처음  이전 1 2 3 4 다음  맨뒤›
조글로홈 | 미디어 | 포럼 | CEO비즈 | 쉼터 | 문학 | 사이버박물관 | 광고문의
[조글로•潮歌网]조선족네트워크교류협회•조선족사이버박물관• 深圳潮歌网信息技术有限公司
网站:www.zoglo.net 电子邮件:zoglo718@sohu.com 公众号: zoglo_net
[粤ICP备2023080415号]
Copyright C 2005-2023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