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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테네 학당"에 "모인 유명인들" 그 당시에 "모일수 없었다"...
2017년 02월 18일 17시 30분  조회:2170  추천:1  작성자: 죽림




일단 아테네 학당에 모인 사람들은 모일 수가 없는, 라파엘로 당시에는, 지성의 드림팀이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때문에 모델들도 다양했는데, 레오나르도 다 빈치를 모델로 플라톤을 표현하였고, 미켈란젤로는 헤라클레이토스로 표현하기도 했습니다. 

어쨌든 라파엘로는 상상화를 그린 것이고, 필기구는 당시에도 떠올릴 수 있는 도구들로 생각됩니다. 이 도구들에 대한 설명이 어디에도 없어서(없는 것이 아니라, 못찾은 것일 수도 있습니다.) 몇가지 추측을 해보려 합니다. 

1. 일단 책은 종이가 아니고 양피지일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종이의 전파와 피타고라스라는 인물의 무게, 그리고 그 앞에 있는 판과 들고 있는 펜의 형태등을 고려한 것입니다. 

2. 종이는 동양에서 서양으로 전파되었습니다. 물론 파피루스가 쓰이기는 했지만, 보관용 책이나 소중한 책인 경우 양피지가 쓰였습니다. 그 까닭은?...

3. 종이가 전파되는 시기를 살펴보면, 역사적으로 750년 "탈라스 전투"에서 당나라 군대에 이슬람 연합군에게 패배하면서, 제지 기술을 가진 포로들이 이슬람제국에 넘겨지게 되는 것으로 시작됩니다. (탈라스 전투는 우리에게도 잊을 수 없는 전투입니다. 고구려 유민 고선지 장군이 지휘관이었기 때문입니다.) 

4. 종이가 본격적으로 유럽으로 전파되는 시기는 12세기 이후입니다. 10세기 경에야 비로소 이집트에 전해졌고, 12세기에 스페인으로 넘어갔습니다. 이것이 유럽에 널리 퍼져서 지금처럼 활발하게 사용하게 된 것은 17세기 무렵이라고 합니다. 따라서 라파엘로가 살던 시절에 굳이 양피지 대신 종이를, 존경하고 존경하는 피타고라스 손에 쥐어주지는 않았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참고로 라파엘로가 살던 시대는 15세기 말에서 16세기 초반이었고, 아테네 학당도 그 무렵의 작품이었습니다. 

6. 펜은 거위깃펜일 것으로 생각됩니다. 잉크의 역사는 전문가가 따로 계시니까 부연 설명을 하지 않겠습니다. 다만 라파엘로는 당시의 관념으로 그림을 그린 것이 분명합니다.(중세에 그려진 대부분의 작품을 보면 금방 알 수 있습니다. 성모 그림을 보시면, 절대로 2000년전 유태인들의 일상생활 모습이 아닙니다.) 

7. 앞에 있는 것은 피타고라스의 음향학과 관련된 그림을 밀랍서판에 그린 것이 아닌가 생각됩니다. 밀랍서판은 지금의 연습장처럼 사용되었는데, 여기에 밑그림이나, 미리 적기를 하고, 양피지에 옮기는 것이 당시의 일반적인 필기 형태였기 때문입니다. (음향학이란 것은 추측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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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테네 학당이 어려서부터 착실하게 정식적인 수업절차를 받아 미술세계를 완성한 라파엘로의 인본주의 철학과 우주적 세계관이 가장 잘 나타나 있는 작품이라는 것에 대해서는 이미 여러 차례 설명을 드렸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작품을 구상하려면 소재가 있어야 합니다. 다시 말해서 어떤 계기나 영감을 얻은 곳이 있어야 합니다. 라파엘로가 아무리 광범위한 철학적 지식과 안목을 지녔다고 해도 힌트를 얻은 곳이 있어야 한다는 이야기죠. 

단테의 신곡에서 영감을 얻어

일부 미술사학자들과 평론가들은 당시 르네상스 시대 최고의 문필가로 알려진 단테의 신곡(神曲, Divine Comedy)에서 소재를 얻었다고 지적합니다. 물론 이것도 다만 추측에 불과할 뿐 라파엘로가 직접 말을 통해 인정한 적은 없습니다.

앞서 말했지만 미술작품은 그 작품자체가 말하는 것이지 작가가 말하고 설명하는 것이 아닙니다. 또 작가가 설명을 해버리면 작품의 생명력과 신비함은 사라져 버립니다. 또한 작가는 꼭 하나의 소재만을 모방해서 작품을 그리는 것도 아니기 때문입니다.

1307년경부터 쓰기 시작하여 1321년에 완성된 이 작품은 지옥, 연옥, 천국편의 3부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작품제목을 희곡이라 붙인 것은 비참한 인상을 주는 지옥편을 제외하면 나머지 연옥과 천국편은 쾌적하고 즐거운 내용을 선사하기 때문입니다. 단테의 사후세계 여행담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단테가 33살 되던 해 성(聖)금요일 전날 밤 길을 잃고 어두운 숲 속을 헤매며 번민의 하룻밤을 보냅니다. 다음날 빛이 비치는 언덕 위로 다가가려 했으나 3마리의 야수가 길을 가로 막아서 올라갈 수가 없었습니다.

그때 작품 속의 단테의 친구이자 주인공인 베르길리우스(Virgil)가 나타나 단테를 구해 주고 길을 인도하면서 단테를 지옥으로, 다음에는 연옥의 산으로 안내하고는 그 산 꼭대기에서 단테와 작별하고 베아트리체에게 그의 앞길을 맡깁니다. 

단테는 그가 흠모했으며 이미 저 세상으로 간 영원한 연인 베아트리체의 인도를 받으면서 천국을 즐겁게 여행하게 되는 게 전체의 줄거리라고 할 수 있습니다. 사실 단테는 이 작품을 완성 그해 세상을 떠났습니다.

알겠지만 신곡에는 연옥, 지옥, 천국을 통해 엄청난 영웅호걸들이 등장합니다. 광대한 장편서사시라고 할 수 있는 이 작품 속에는 너무나 많은 수의 인물들이 등장합니다. 사실 작품의 규모가 크기도 커서 그렇겠지만 단순히 르네상스 시대뿐만이 아니라 당시까지만 해도 등장인물이 그렇게까지 많은 작품은 없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죠. 

단테의 신곡 지옥편(Inferno) 4번째 책에 보면 단테와 베르길리우스가 지옥 깊은 곳으로 빠져 헤매다가 우연히 덕과 지혜를 겸비한 비교독교인들(pagans)이 모여 있는 곳을 발견합니다. 

“단테는 지옥에 가두었지만 라파엘로는 해방시켜” 

여기에는 영웅들도 있고 시인, 그리고 철학자들도 많이 있었습니다. 그들은 신의 계시(Revelation)의 앞선 시대에 살았고 자신들의 의지에 따라 올바르게 살다가 죽은 사람들이었습니다. 덕과 인간성을 소유한 대단한 철학자들이지만 기독교의 하나님을 믿지 않았기 때문에 지옥으로 가게 된 것이죠. 

다시 말해서 예수가 출현하기 이전의 그리스 철학자들과 영웅들이 지옥에 빠져 있던 겁니다. 어쨌든 단테는 신곡에서 그들을 지옥에 가두었습니다. 그러나 라파엘로는 그들을 해방시켜 아테네 학당이라는 위대한 신전을 만들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바로 그 속에서 라파엘로의 인본주의 정신을 읽을 수가 있습니다.

단테는 르네상스 기운이 막 태동하기 시작하던 때의 인물로 라파엘보다 150년 정도 앞서 살다간 문필가였다는 걸 상기할 필요가 있습니다. 중세시대 기독교가 모든 것을 지배하던 시대였지만 단테는 르네상스라는 새로운 흐름에 단초가 된 것은 분명합니다. 

단테는 이 작품으로 최고의 문필가라는 소리를 들었고 중국 당나라 시대의 시인 두보(杜甫)와 마찬가지로 시성이라는 명칭을 얻고 있을 정도였습니다. 그렇게 영향력이 대단한 작품에서 소재를 발견했다는 것은 그리 놀라운 일이 아니죠. 

단테의 영향으로 등장인물이 많은 작품을 선호해

사실 르네상스 시대 초기나 성화만하더라도 몇몇 작품을 빼놓으면 주로 초상화가 많았고 인물들을 많이 등장시킨 그림들은 찾아 보기 힘들었습니다. 그러나 라파엘로의 그림 가운데는 초상화도 많지만 아테네 학당처럼 등장인물들이 많은 그림도 상당수가 됩니다.

성체논의(디스푸타), 파르나소스, 보르고의 화재 등의 작품에서 많은 수의 인물들을 등장시켰습니다. 그래서 아테네 학당이 신곡에서 영향을 받았다는 주장은 상당히 일리가 있는 내용이라고 생각할 수가 있습니다. 

자, 아테네 학당으로 돌아가죠. 그림은 몇 개의 토론자 그룹으로 나누어져 있습니다. 아테네 학당 정문을 배경으로 토론을 벌이거나 아니면 뭔가를 설득하기 위해서 노력하는 그리스 석학들의 모습이 너무나 진지하게 보입니다. 또 일부는 그저 듣거나 쳐다보면서 구경만 하는 학자들도 있습니다.

아테네 학당 정 가운데서 열심히 토론하고 있는 플라톤과 아리스토텔레스가 있습니다. 세계 철학과 사상의 쌍두마차라고 할 수 있는 두 사람이 수업이 끝나 아테네 학당 문을 나오면서 수업시간에 못다한 이야기를 계속해서 열심히 나누고 있습니다.

스승과 제자의 모습이라기보다 친구이자 학문적 동료의 자격으로 말입니다. 소크라테스도 등장하지만 라파엘로는 역시 그리스 사상의 축은 플라톤과 아리스토텔레스에서부터 시작됐다고 생각했습니다. 정 중앙에 배치한 이유가 바로 그렇습니다. 

이교도의 수장 조로아스토도 등장시켜

화면 왼쪽 제일 아래에는 그리스의 제1의 수학자이며, 신비주의자, 종교가인 피타고라스가 있습니다. 사람들 앞에서 한 제자가 받쳐주는 어떤 판에 뭔가를 쓰면서 사람들에게 열심히 설명하고 있는 모습입니다.

화면 오른쪽 아래에는 기하학의 아버지 유클리드가 사람들 앞에서 열심히 강의하고 있습니다. 콤파스로 두 개의 삼각형을 그려 보이며 기하학을 설명하고 있습니다. 그 설명을 듣고 있는 학생들의 태도가 진지하며 놀라워하는 모습이 잘 표현돼 있습니다.

오른쪽에는 지구의를 들고 있는 프톨로레미 맞은 편에 흰 옷을 입은 고대 페르시아 배화교의 창시자 조로아스터도 등장합니다. 조로아스터를 철학자로 등장시킨 라파엘로의 아이디어가 상당히 놀랍습니다. 종교적으로 볼 때 조로아스터는 분명 이교도의 수장이기 때문입니다. 

원자론으로 유명한 데모크리토스도 등장합니다. 책을 열심히 읽으면서 넘기는 모습이 사뭇 진지합니다. 부질없는 인간사를 초월해 도통한 모습도 엿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알렉산더와 소크라테스도 보입니다. 시대차이로는 2백 년이 넘습니다. 그러나 두 사람은 뭔가에 대해 진지하게 토론하고 있다. 알렉산더는 듣는 자세고 소크라테스는 가르치고 있는 포즈입니다. 사실 알렉산더뿐만 아닙니다. 여기에는 군복으로 무장한 알키비아데스도 등장합니다.

히파티야를 부각시킨 것도 이색적인 접근

아테네 학당을 내려오는 계단에 누더기 차림의 한 사람이 누워있습니다. 아테네의 개로 유명한 디오게네스입니다. 사람들이 서로 모여 토론하고 있는데도 디오게네스는 그저 혼자 덜렁 누워 있습니다. 모든 것이 귀찮을 뿐입니다. 그러나 자세히 보면 책은 읽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횐 옷을 입은 여성은 수학자 히파티야로 재색을 겸비한 그녀는 수학에만 전념했습니다. 숫처녀로 학문에만 몰두하다가 기독교도들의 습격으로 몸이 갈기갈기 찢어져 죽은 비운의 여성 과학자입니다. 

히파티야는 누구와 이야기 하지 않고 있습니다. 사람들 속에 묻혀 있지만 혼자입니다. 눈을 크게 뜨고 정면을 응시하고 있습니다. 아마 그녀는 자신을 무참히 살해한 종교의 도그마를 한이 서린 눈으로 쳐다보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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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은 왜 디오게네스를 개와 그렇게 비교하려는 것일까요? 대표적인 견유학파로 평가하고 있고, 사실 개의 성질이나 생활과 연관시키려고 합니다. 왜 그럴까요? 

사실 그는 개의 덕(德)을 공공연하게 칭찬한 철학자입니다. 개가 기본적으로 갖고 있는 성질이나 생활패턴을 좋아했지요.



개의 德을 칭송한 철학자 

이는 디오게네스의 인간이 너무 가식적(artificially)이고 위선적(hypocritically)으로 살아가고 있는 것에 대한 반발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개의 생활을 공부하고 그 덕을 따른다면 사람이 가식과 위선에서 벗어난 진정한 내면의 세계, 진리, 깨달음에 이를 수 있다고 생각했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의 ‘개의 찬사’ 철학을 들어볼까요? “개에 대해 아무런 압박을 가하지 않는다면 아무 것이나 먹는다. 그리고 어디에서 잘 것인지 잠자리 걱정을 하지 않는다. 개는 주어진 상황을 불평하지 않고 걱정 없이 살아간다. 아는척하면서 어렵고 추상적인(abstract) 철학을 하지 않는다. 

이러한 덕목(德目)들 말고도 다른 것들이 있다. 개는 본능적으로 (사람들은 잘 모르지만) 누가 친구인지, 적인지를 분간하는 능력이 있다. 또 자신이 사기를 치고 있는지 당하고 있는지도 모르는 사람들과는 달리 개는 진리를 향해 정직한 소리로 잦는다.”

“개는 가식과 위선이 전혀 없기 때문에…” 

그야말로 개를 찬미하는 노래라고 할까요? 이런 이유로 개의 철학을 죽을 때까지 고집하면서 살아 간 거겠죠. 그에게는 가식과 위선이야말로 진리에 이르는 데 장애가 되는 가장 큰 장애물이었던 겁니다. 

자신을 스스로 개라고 자처하면서 돌아다니는 디오게네스를 보고 한 시민이 물었습니다. “왜 당신은 개라고 생각합니까?” 

그러자 디오게네스는 이렇게 대답합니다. “나에게 무엇을 주는 사람에게는 꼬리치면서 반기고, 아무것도 주지 않으면 시끄럽게 짖어대고, 내게 나쁜 짓을 하는 사람은 달려 들어 물어버리기 때문이죠”

그는 정말 개의 철학을 고수했습니다. 아무런 방해 받지 않고 한가롭게 거닐고 낮잠을 잘 수 있었고 가진 것이 아무 것도 없기 때문에 도둑 당한 염려도 없었습니다. 그야말로 해방을 만끽하면서 산 거죠.

그는 이렇게 말하곤 했습니다. “아리스토텔레스는 왕이 내킬 때 아침 식사를 하게 되지만, 나 디오게네스는 내가 내킬 때 아침 식사를 한다” 무슨 말인지 아시죠? 아리스토텔레스는 알렉산더의 스승이었기 때문입니다.

남루한 누더기를 걸친 그는 또 이렇게 말했습니다. “정말 잘 차려 입은 사람을 만날 때 즐거워지는 것은 내 눈이지 그 사람의 눈이 아니다. 그 사람은 나의 남루한 누더기를 보게 되겠지만 나는 그 사람이 걸친 훌륭한 옷을 볼 수 있으니 말이다.”

“생쥐와 나는 같다. 운명의 덫에만 걸리지 않는다면” 

그는 또한 어느 날 밤 돌아다니는 생쥐들 보고 깨달음을 얻었습니다. “어둠을 두려워하지도 않고 잠잘 곳을 필요로 하지도 않으면서 돌아다니는 것을 보고 생쥐처럼 살기로 결정했다”

그리고 다시 말합니다. “운명의 덫에 걸리기 전까지 생쥐와 나는 이 세상을 마음대로 돌아다닐 수 있겠지.” 

디오게네스는 그러나 그야말로 거지처럼 구걸하면서 공짜로 빌어먹은 것은 아니었다. “여러분이 나를 거지로 부르고 싶다면 언제든지 그렇게 하시오. 그러나 나는 좀 별난 거지라오. 빵 한 조각을 줄 때마다 지혜의 말을 건네 준다오.”

부와 명예보다 한 줄기 햇살을 사랑한 디오게네스는 역사상 최초의 세계주의자로 코스모폴리탄(cosmopoitian)이라는 말을 처음 사용한 철학자이기도 합니다.

하루는 이 엉뚱한 철학자에게 어떤 사람이 “당신은 출신이 어디요?”라고 묻습니다. 

디오게네스는 “I am a citizen of the world(cosmopolites). 난 세계의 시민이오”라고 대답했다고 합니다. 그래서 세계주의의 시조가 바로 아테네의 거렁뱅이 철학자 디오게네스에서부터 시작되는 겁니다. 

세계주의를 최초로 부르짖은 철학자

이 부분은 중요한 이야기입니다. 왜냐하면 당시 수 많은 폴리스(city)로 이루어진 그리스사회에서 세계주의라는 말은 일종의 다른 폴리스와 내통을 하거나 자신이 속한 폴리스에 반기를 든 사람이나 철학을 지칭하해서 ‘위험한 단어’였기 때문입니다.

그러니까 디오게네스의 이야기를 해석해 본다면 “나는 걸핏하면 서로 싸우고, 인종이나 믿는 신이 서로 다른 그러한 폴리스에 속해 있는 것이 아니라 세계, 우주, 자연에서 온 자유인”이라는 주장입니다. 


이 말을 쓰는 사람들은 한 폴리스에 소속감을 느끼는 사회적 정체성(social identity)가 없다는 이유로, 오늘 같으면 반체제인사로 망명을 하거나 추방됐다고 합니다. 그러나 디오게네스는 과감하게 그 말을 썼습니다. 

그렇다고 정치적 압박을 받았다는 기록은 없습니다. 물론 일부 학자들은 아테네에서 머물던 그가 코린토스(Corinth)로 가게 된 게 그와 같은 정치적 이유 때문이라고 주장하기도 하지만 말입니다. 바로 여기에서 알렉산더를 만난 거죠. 

미친개에 물려 죽은 아테네의 개

재미 있는 일화들로 기억되고 있는 디오게네스는 그의 죽음을 둘러싼 일화들도 남겼습니다. 그는 살아 있는 낙지를 먹고는 체해서 죽었다고 합니다. 

개와 인연은 죽을 때까지도 계속 된 건가요? 개를 너무 좋아하다가 일어난 일인지 광견병에 감염된 미친 개에 물려 걸려 죽었다고도 합니다. 

어쨌든 임종이 다가오자 주위 제자들이 어떻게 장사를 지내주면 좋겠냐고 묻습니다. 그러자 디오게네스는 이렇게 부탁합니다.

“내가 숨을 거두면 성벽 밖으로 던져버려라. 그러면 들짐승들이 내 몸을 갖고 축제를 한바탕 벌일 수 있도록 말이다”

그러자 제자들이 묻습니다. “(성밖으로 버려도) 정말 괜찮은 지요?”

“괜찮아, 나에게 그 짐승들을 다그쳐 쫓아낼 몽둥이를 주지만 않는다면 말일세” 

그러자 또 묻습니다. “(죽으면) 의식이 없는데도 몽둥이를 사용할 수 있겠어요?”

“내가 (지금) 의식이 없다면 왜 내가 죽어서 어떻게 될 지를 걱정하겠는가?” 

내 죽거들랑 성 밖으로 던져 들짐승들 축제하도록…

약간 아리송한 선문답처럼 들리나요? 그러니까 지금은 의식이 있으니까 걱정을 하는 거고, 의식이 없게 되면 빈 껍데기 송장이니깐 걱정하지 말고 짐승의 먹이가 되도록 성밖으로 던져버리라는 뜻인 것 같네요.

아마도 죽음을 앞두고 지나치게 걱정하는 제자들에게 농담을 던진 것인지도 모르고요. 어쨌든 이렇게 해서 아테네의 거지는 80세의 생애를 마칩니다. 당시로 본다면 천수(天壽) 이상을 누렸다고 할 정도로 오래 살았다고 할 수 있죠.

숨을 거두자 코린토스 사람들은 평생 개의 철학을 고수했던 디오게네스가 평안히 쉴 수 있도록 개 모양으로 된 대리석 베개를 만들어 무덤 앞에 놓았다고 합니다. 지금까지 전해내려 오는 것은 아니지만 말입니다. 

소설가 정비석씨의 이야기대로 “고작 70세의 생애로 희로애락을 각축하다가 한 줌의 부토로 돌아가는 것이 인생”입니다. 

고작 1평 땅에 묻히는 것이 인간이며, 세월과 함께 한 줌의 재도 되지 않는 것이 인간이라면 그렇게 많은 사람을 죽이고 땅을 빼앗아 영웅으로 칭송 받고 있는 알렉산더보다 디오게네스가 더 훌륭한 삶을 살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신들이 준 선물은 간단한데, 인간이 너무 복잡하게 만들었어!” 

그를 견유학파라고 합니다. 그러나 그야말로 하늘을 이불삼고 땅을 베게 삼고, 그리고 심지어 자신의 육체까지 헌신짝처럼 버린 디오게네스에게 학파를 굳이 따진다는 것은 위대한 성인인 그에 대한 모욕인지도 모릅니다. 

그는 그저 인생이 무엇인지를 알기 위해 모든 것을 버린 철학자이기 때문입니다. 

무소유로 평생을 살아간 그가 남긴 명언 한 가지만을 소개하면서 디오게네스를 끝마치겠습니다.

“Humans have complicated every simple gifts of gods. 인간은 신들이 준 모든 간단한 선물들을 복잡하게 만들었다.” 더 이상 설명이 없는, 아테네의 거지에 아주 걸맞는 명언이 아닐 수 없습니다. /
김형근 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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