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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덜란드 판화가, 초현실주의 화가 - 에셔
2017년 10월 11일 01시 09분  조회:2178  추천:0  작성자: 죽림
“수학자들은 그 미지의 영역으로 나갈 수 있는 문을 열어 놓았지만 문 안으로 들어가지는 않았다. 수학자들은 문을 여는 방식에만 흥미를 가지고 있으며 문 뒤에 있는 풍경에는 관심을 갖지 않았다. 내가 표현하고 싶은 것은 아름다움과 순수함이다.” - 마우리츠 코르넬리스 에셔(Maurits Cornelis Esch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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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덜란드 출신의 20세기를 대표하는 판화가이자, 그래픽 디자이너, 그리고 초현실주의 화가 마우리츠 코르넬리스 에셔(1898~1972년). 그는 1898년 네덜란드에서 토목 기사의 막내아들로 태어났다.
 
어려서부터 그림 그리기를 좋아했던 에셔는 1919년에 하를렘건축장식학교에 입학하여 건축을 잠시 배웠으나 그의 재능을 알아본 교수의 권유로 그래픽 아트를 공부하게 된다. 그림 그리기와 목판 제작을 배우기 시작한 에셔의 초창기 작품은 대부분 풍경화였다. 그런 에셔에게 그의 인생과 작풍을 지배하게 될 충격적인 사건이 벌어진다. 그것은 바로 스페인 그라나다 알함브라 궁전이다. 1922년, 당시 25세의 에셔는 14세기 이슬람 궁전에서 무어인들이 만든 아라베스크의 평면 분할, 기하학적 패턴에 깊은 감동과 영감을 받았다. 1936년 그는 다시 한 번 알함브라 궁전을 찾았고 그의 작품에 기하학적 문양이 도입되기 시작했다. 이후 그의 작품들은 철저하게 수학적으로 계산된 세밀한 선을 사용해 실제보다 더 실제 같은 느낌을 창조해냈다. 이러한 독창적인 작품 세계는 묘하게도 예술비평가 혹은 화가보다는 수학자, 건축가, 과학자의 깊은 관심을 받았다. 

이처럼 20세기 초현실주의 아트를 설명하는데 빼놓을 수 없는 에셔의 작품을 한 곳에서 감상할 수 있는 전시회가 열리고 있다. 국내 최초로 열리는 이번 전시는 반복되는 시간과 그 시간을 순환하는 공간 그리고 평면에서 입체로, 또한 입체에서 평면으로, 현실에서는 도저히 표현할 수 없는 마술과 같은 이미지를 창시하는 에셔의 예술세계를 대표하는 작품 130여 점이 공개된다. 

그의 작품들 중 대표적인 것은 바로 1948년 작 <그리는 손(Drawing hands)>이다. 작품은 압핀으로 고정된 도화지 위에 펜을 쥐고 손을 그리고 있는 손과 그림 속 손이 펜을 든 손을 잡고 있는, 도무지 현실 공간에서는 쉽게 표현할 수 없는 이미지이다. 또 하나는 1960년도 작품인 <올라가기와 내려가기(Ascending and Descending)>’이다. 에셔는 중세 수도원을 그린 이 그림 속의 ‘끝없이 반복 순환되는 계단’을 통해 수학자 펜로즈의 ‘삼각형 이론’을 보여준다. 이 계단은 3차원에서는 불가능하다. 즉 3차원의 대상을 2차원 공간에 왜곡해 표현함으로써, 영국 심리학자인 라이오넬 펜로즈와 아들 로저 펜로즈가 발표한 끝나지 않는 계단(펜로즈의 계단)을 2차원 평면에서 펼쳤다. 일종의 무한계단의 역설이다. 한마디로 평면과 입체를 동시에 아우르는 이미지의 재탄생, 바로 에셔인 것이다. 

또한 에셔의 작품세계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것이 있다. 바로 수학적 소재를 예술의 경지로 끌어올린 <테셀레이션(Tessellation)>이다. 이는 새, 물고기, 도마뱀, 개, 나비, 사람, 사자 등의 동일한 모양을 이용해 틈이나 포개짐 없이 평면이나 공간을 완전하게 덮는 것으로 반복되는 패턴과 기하학적 무늬를 수학적으로 변환시킨 인간의 상상력을 자극하는 작품이다. 에셔는 인간의 시각, 지각 능력이 빚어내는 착각과 진실에 대해 독창적이고 다면화된 방법으로 평생 448개의 판화, 약 2000여 점의 작품을 남겼다.
 
 에셔 작품의 또 하나의 특징은 반복과 순환, 변형, 무한 공간 등이 주는 낯선 생경함과 불안감이다. ‘순수한 수학자는 과학자라기보다는 오히려 예술가에 가깝다’는 말처럼 에셔가 펼치는 ‘종이 위의 마술’은 독특한 시각 언어로서 그의 작품의 핵심을 이룬다. 에셔의 이 같은 작품들은 당대 평단에서 그리 높은 평가를 받지는 못했지만 지금 그의 작품들은 예술로서, 또한 현대 건축과 공간 인테리어, 그래픽 디자인에 널리 응용되고 있다. 상상력이 빚어내는 인간의 시지각의 착각을 몸으로 느낄 수 있는 재미와 감동을 느낄 수 있는 전시회이다. 

///글 김은정(프리랜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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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리츠 코르넬리스 에셔(Maurits Cornelis Escher, 1898~1972)는 미술과 수학 개념을 결합한 것으로 유명한 네덜란드 화가다.
그는 중등학교에서 공식적으로 수학공부를 하지는 않았지만, 수학적 원리를 시각적으로 표상화시키는 놀라운 능력으로 그 당시 그리고 오늘날까지도 수학자들의 존경을 받고 있다.

에셔는 1936년에 알함브라 궁전의 이슬람 미술작품을 보고 수학적 패턴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그는 공간의 기하학뿐만 아니라 공간의 논리를 이용하여 평면에 표현된 구조(유클리드 기하) 및 사영기하학(비유클리드 기하)에 매료되었다. 에셔는 반복되는 기하학적 패턴을 이용하여 대칭의 미를 느낄 수 있는 테셀레이션(tessellation) 작품을 많이 남겼다.

테셀레이션이란 동일한 모양을 이용하여 평면이나 공간을 빈틈이나 겹치는 부분 없이 채우는 것을 말한다. 그는 한 가지 모양의 정다각형으로 바닥을 채우는 정테셀레이션(regulaar tesselation)은 물론, 2개 이상의 정다각형을 이용하여 2개 이상의 배열이 있도록 다각형을 채우는 반정테셀레이션(demiregular tesselation)을 이용하였다. 또한 기본도형을 이용하여 놀라운 패턴을 만드는가 하면 반사, 평행이동, 회전이동 등을 이용하여 여러 가지 유형을 연구하였다. 더 나아가 자신의 작품에서 정다면체, 플라톤 입체, 위상기하학의 시각적 측면 등을 이용하여 다양한 수학적 패턴을 만들어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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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작품에선 늘 수학의 향기가 난다. - 염지현 제공

그의 작품에선 늘 수학의 향기가 난다. - 염지현 제공

에셔는 예술가였지만 수학을 사랑했다. 보통 사랑한 게 아니라 지독히 사랑했다. 덕분에 수학을 잘 알지 못하는 사람도 그의 작품을 보고 있노라면, 어디선가 풍겨오는 수학 냄새(?)를 쉽게 맡을 수 있다.

에셔는 전통 예술 영역에서 이단아로 불리던 흑역사가 있다. 그러나 오늘날에는 판화나 회화, 그래픽 디자인, 일러스트는 물론 수학, 건축과 같이 다양한 분야에서 사람들에게 사랑 받는 20세기 대표 화가로 잘 알려져 있다. 

그의 특별한 수학적 시각과 공간감, 영감이 반영된 작품은 수많은 예술 작품에 오마주되기도 했다. 그래서 사람들이 ‘에셔(또는 에스허르)’라는 작가는 몰라도, 영화 ‘인셉션’에 등장했던 무한계단이나 불가능한 도형을 대표하는 착시 삼각형은 누구나 한 번 쯤은 마주했을 확률이 높다. 

● 국내 최초, 에셔 특별展

기자는 그동안 에셔의 작품을 소개하는 기사를 종종 써왔지만, 그때마다 독자들에게 그의 작품을 맘껏 보여줄 수 없었다. 이미지 사용 권한을 얻는 절차가 매우 까다롭고, 그 절차를 진행한다고 해도 대표작 1~2점 이외에는 허락받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에셔의 진짜 작품을 100여 점이나 두 눈으로 볼 수 있는 기회라니!

이번 전시를 주최한 박사진 와이제이커뮤니케이션 대표는 “까다롭기로 유명한 네덜란드의 에셔 재단을 설득하는데 거의 3년이 걸렸다”며 “풍성한 전시를 준비하기 위해 재단뿐만 아니라 개인소장하고 있는 수집가에게도 여럿 도움을 받아 준비한 전시”라고 소개했다.

 

 

 

 

 

 

 

 

 

 

 

 

 

 

 

 

 


에셔는 전문 수학 교육을 받진 않았지만, 수학 논문을 중심으로 대칭 분야를 공부했다. 특히 그는 헝가리의 수학자 조지 폴리아의 ‘평면 대칭군’에 관한 논문을 읽고, 17개의 평면 대칭군 개념을 이해하게 된다.  그 결과 ‘평면을 규칙적으로 나눠 공간을 채우는’ 자신만의 테셀레이션을 완성한다. 이번 전시에서는 특별히 그의 테셀레이션 작품 중 가장 유명한 ‘도마뱀’과 관련된 포토존이 마련돼 있다. 거울의 방 안에 놓인 도마뱀 입체 조형물을 활용하면 특별한 기념 사진을 남길 수 있다.

에셔전은 연휴가 끝나고 그 주에 막을 내린다. 워낙 절차가 까다롭기로 유명한 에셔 재단의 허가가 언제까지 지속될 지 기약할 수 없다. 긴 연휴 중에 서울 나들이를 할 기회가 있다면 광화문에 들러 에셔전을 보면 어떨까. 수학, 과학에 관심있는 독자라면 누구나, 초등생 이상의 자녀를 둔 독자라면 더욱이 후회 없는 선택이 될 것이다.
///염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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