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창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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첨성대 외2수
2014년 01월 23일 12시 20분  조회:2018  추천:7  작성자: 허창렬
첨성대 외2
 
하늘을 알려거든
하늘이ㅡ
너무 멀고 가깝다고
손가락질하며
그렇게 탓하지를 마라
바늘 가는데 실 가듯이
흘러가는것이
세월이거늘ㅡ
 
이땅의
정기를 알려거든
땅을 뚜져 애매한 지렁이의
잔허리를 끊어 놓치를 말고
산 이마에 올라앉아
흘러가는 흰 구름과 잠깐 이야기 나누어보아라
소리치며 흐르는 강물이
왜 오늘도 저처럼
흐느껴 우는지를 ㅡ
 
큰 꿈에 야무진 생각
더욱 크게 될려거든
크게 생각해야 되고
담백한 량심에
가슴마저 활짝 열어야 하거늘
오늘도 군자는
마음속에 대나무를 심고
소인은 어둠속에서
칼을 갈고 있고나
 
나라와
민족의 흥망성쇠
범부인 내가 어찌 다 알랴만
퍼렇게  이끼 돋은
첨성대에 다시 올라서니
한무더기의 돌무지
눈물이 겨워 나 또 어찌하리?…
 
별 하나에 아픔 하나
별 두개에 근심 두개
오늘도 눈동자는
바람에
흔들린다…
 
 
무제
 
바람의 이름앞에
치마입은 구름이 앉아 있고
구름의 이마우에
번지없는 하늘이 또한 웅크리고 앉아있다
퍼렇게 멍이 든
세월의 나무잎사귀에서는
계속 물매미, 귀뚜라미ㅡ
숨이 넘어갈듯이 휘파람을 불고
신나게 달려가는 인생의 쌍두마차에는
오늘도 허다한 과객들만 있을뿐
주인은 결국 하나도 없다!
별 하나에 아픔 하나 ㅡ
별 두개에 근심 두개 ㅡ
초저녁 어스름 달은
거스름돈마저 말짱 챙기고
어둡고 침침한 누군가의
욕설을 피해
오늘도 어디로 갔는지
종적이 묘연하다…

명상57
 
외로운 섬 하나
두손에 꼬옥 움켜쥐고
이른 아침 태양이
조심스레 눈을 뜨고
파도가 갈매기 등에 업혀
눈부신 해살이 바다위를
통통통
뛰여셔 간다…

달마대사는
달을 보고 한숨을 짓고
원효대사는 해골바가지에
물을 떠 마시고
서산대사는 지팡이로 지나가는 어떤
나그네의 여윈 어깨를
또 내리치신다

<<령감님 , 한대만 더 때려주세요…>>
주저없이 웃통을 벗고
허연 등을 드러낸다
선철은 모루우에서
매를 맞고서야 그릇이 되고
인간은 모진 아픔을 다 겪고나서야
비로소 사람이 됨을
조심스레 깨달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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