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창렬
http://www.zoglo.net/blog/xql 블로그홈 | 로그인
<< 11월 2024 >>
     12
3456789
10111213141516
17181920212223
24252627282930

방문자

조글로카테고리 :

나의카테고리 : 작품

하늘을 마시자
2014년 09월 01일 13시 30분  조회:3104  추천:13  작성자: 허창렬
 하늘을 마시자
 

가을에
독한
술이
아닌
하늘을
마시

 

닿으면
내 손마저
파아랗게
물이 들것만
같은
티없이
맑고
깨끗한
하늘
 
그런 가을 하늘아래
오롯히
모여서면
나는
어느새
꿈 많던 동년시절로
되 돌아
간다
 
 
통통한
속을
홀쭉 파내여
꽈르륵ㅡ
꽈르륵ㅡ
신나게 꽈리 불던
금옥아

딱지치기에
목숨걸고
희뽀얀 먼지속에서
씩씩대던
철이야
광이야
 
이제는
바싹 마른 명태같이
쪼글쪼글
볼품조차 없이
폴싹
늙어버린
연희야
신애야

어느새 누군가의
할아버지가 되여
마주서면
꺼무룩히
담배부터 권하는
정욱아
달천아
 
사람이였기에 인간이였던 너와
인간이였기에 사람이였던 나와
이 가을에는
모든 시름
모든 걱정
다 벗고

만나면 권커니 작커니 하는
독한 술이 아니라
공원의 벤취우에 나란히 모여 앉아
파아란
가을 하늘을
마음껏 마시자
 
그저
그렇고 그런
우리들의 인생이지만
아직도
누군가의 눈굽에서
찰랑대는
그리움

이제라도
남은 여생이나마
아직 뜨겁게
아직 도도하게
물처럼
불처럼
그렇게
살자
 
이가을에
독한 술이
아닌
하늘을
마시자!
파아란 하늘을
빈잔에 골똑 채워

양주처럼
각테일처럼
홀짝
홀짝
신나게
마시자!


 하늘을 마시자
 
하늘을 마시자! 이 가을에-
독한 술이 아닌 하늘을 마시자!
손 닿으면 내 손마저
파아랗게 물이 들것만 같은
티없이 맑고 깨끗한 하늘-
그 가을 하늘아래 오롯히 모여서면
나는 어느새 꿈 많던 동년시절로
되 돌아 간다! 
 
통통한 속을 홀쭉 파내여
꽈르륵ㅡ꽈르륵ㅡ
신나게 꽈리 불던 금옥아
딱지치기에 목숨걸고
희뽀얀 먼지속에서 씩씩대던
철이야, 광이야
 
이제는 바싹 마른 명태같이
쪼글쪼글 볼품조차 없이
폴싹 늙어버린 연희야, 신애야
어느새 누군가의 할아버지가 되여
마주서면 꺼무룩히 담배부터 권하는
정욱아, 달천아
 
사람이였기에 인간이였던 너와
인간이였기에 사람이였던 나와
이 가을에는 모든 시름 모든 걱정 다 벗고
만나면 권커니 작커니 하는
독한 술이 아니라
공원의 벤취우에 나란히 모여 앉아
파아란 가을 하늘을 마음껏 마시자
 
그저 그렇고 그런 우리들의 인생이지만
아직도 누군가의 눈굽에서 찰랑대는 그리움
이제라도 남은 여생이나마
아직 뜨겁게 아직 도도하게
물처럼 불처럼
그렇게 살자
 
이가을에 독한 술이 아닌
하늘을 마시자!
파아란 하늘을
빈잔에 골똑 채워
양주처럼 각테일처럼
홀짝 홀짝 신나게 마시자!

[필수입력]  닉네임

[필수입력]  인증코드  왼쪽 박스안에 표시된 수자를 정확히 입력하세요.

전체 [ 2 ]

2   작성자 : 허창렬
날자:2014-09-05 14:48:48
백암님 감사 드립니다 내내 건강하시고 오래오래 건필하세요 허창렬 올림
1   작성자 : 백암
날자:2014-09-04 10:58:40
가을이 묻어나는 추억의 동년시절, 시골 정취가 아자 잘 묻어나는 훌륭한 시인것 같습니다! 이 가을에 잘 감상하고 갑니다.
Total : 171
번호 제목 날자 추천 조회
131 가을 3 2014-11-04 8 2245
130 걱정거리 2014-11-03 3 2329
129 사랑은 꽃물결우에 2014-11-03 4 2074
128 3월, 춘하도(春夏图) 2014-10-22 5 2305
127 부실한데 약이 없다 2014-10-19 5 2628
126 명상 32 2014-10-18 6 2090
125 해탈 6 2014-10-10 5 2330
124 인생 3 2014-10-05 9 2705
123 산이 나를 먹고 노래 부르네 2014-09-29 8 2986
122 언어의 달 2014-09-25 12 2674
121 감자2 2014-09-23 10 2754
120 [가사] 오직 너만을ㅡ 2014-09-18 3 2286
119 나는 도리깨 아들인가? 2014-09-15 18 3237
118 내 이름엔 차가운 내 가슴 따뜻이 어루만져 줄 손발이 아직 없다 2014-09-13 13 3080
117 세한략도(世寒略图) 3 2014-09-08 8 3757
116 하늘을 마시자 2014-09-01 13 3104
115 조선 2014-08-29 15 3311
114 된장국 2014-08-27 12 2986
113 긴 하루 2014-08-27 9 2850
112 어혈(淤血) 2014-08-25 6 2723
111 가을 2 2014-08-23 11 2810
110 헐렁채 2014-08-17 8 2688
109 우리들의 별 2014-08-14 12 2653
108 산다는건 얼마나 아름다운 고독인가 2014-08-12 8 2677
107 손톱우에 먼지 1 2014-08-12 7 2637
106 고독한 날이면 2014-08-10 12 2806
105 [시] 고향의 강 (외1 수) 2014-08-10 7 2128
104 9월 2014-08-06 5 2525
103 나는 서러운 내 인생을 잠시 세 들어 산다(외2수) 2014-08-02 18 3152
102 춤 추는 왜긍하 《倭肯河》2 2014-07-28 12 2592
101 [시]너무 아름다운 행복이여(허창렬) 2014-07-24 8 3198
100 8월이면 2014-07-23 13 2798
99 [조선민족] 2014-07-20 12 2871
98 행복 2014-07-18 13 2905
97 [평론]북방의 <<시혼>>, 사실주의 창작거장 강효삼 2014-07-17 33 4525
96 [시] 조각상(雕刻像)(외4수) 2014-07-15 8 2666
95 거짓의 세계 2014-07-11 3 2288
94 [시]어떤 세상 2 (외 1 수) 2014-07-09 2 2419
93 [시]네 앞에 서면 2014-07-05 6 2395
92 [시]춤 추는 왜긍하《倭肯河》 1 2014-07-03 11 2462
‹처음  이전 1 2 3 4 5 다음  맨뒤›
조글로홈 | 미디어 | 포럼 | CEO비즈 | 쉼터 | 문학 | 사이버박물관 | 광고문의
[조글로•潮歌网]조선족네트워크교류협회•조선족사이버박물관• 深圳潮歌网信息技术有限公司
网站:www.zoglo.net 电子邮件:zoglo718@sohu.com 公众号: zoglo_net
[粤ICP备2023080415号]
Copyright C 2005-2023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