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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조각상(雕刻像)(외4수)
2014년 07월 15일 15시 21분
조회:2668
추천:8
작성자: 허창렬
[시] 조각상( 雕刻像 )(외4수)
나는
인생을
죽은듯이
살았노라
기꺼이ㅡ
위대함과는
거리가 멀게
평범함과
또한 너무
거리가 멀게
하루종일
온갖 풀벌레들의
슬픈 울음소리
칭칭
몸에 감고
산허리에
우뚝 선 고목이 되여
있은듯이
없은듯이
죽은듯이 살고파라
한백년 더
풀잎에
손을 베고
한 십년 나 홀로
너무
가슴 아파
하였다
정갈한 샘물
한모금으로
갈한 목 추기고
가끔 부처님 마주서서
껄껄껄 웃으며
그렇게 살아왔다
따지고 보면
길지도 짧지도
않은 우리네 인생
내 삶은 흙으로 빚은
위태위태한
태양-
한줌의 빛과
한줌의 흙과
한줌의 바람과
한줌의 구름과
한줌의 바다와
한줌의 번뇌와
한줌의 사랑으로
너를 잊은듯이 나를 사랑하며
이제는 죽어서도
아무런 여한이 없이
이 세상을 나는
있은듯이
없은듯이
살다가 가리
누군가에 의하여
다시금 태여나는 나의 인생
나의 기억과
너의 기억속에
있은듯이
없은듯이
죽은듯이
한백년만
더
차가운
조각상
처럼
살고파라
흐르는 인생
7
월
이
한걸음-
두걸음씩
내 곁에
다가섰다가
한걸음
두걸음씩
내 곁에서
차츰
멀
어
진
다…
꽃은
이제
피여날가
말가
혼자
너무
서러운
계절
찌
물
쿠
는
무더위속에서
나는 벌써
내 인생의 잔혹한
겨울을
다시
본다
이제
꽃을
마주서서
너무 아름답다거나
너무 외롭다거나
너무 쓸쓸하다고
말하지
마라
세월은
언제나
가는듯이
다시 오고
우리 인생은
물처럼 흐르다가
마침내
바위를 타고
하늘로
돌아간다
인격
너무 잘 생겼다거나
너무 못 생겼다 하고는
항상 거리가 멀다
벼룩이에게도 낯은 있고
얌전한 고양이 먼저 부뚜막에 오르고
오늘도 말 못하는 황소는 채찍질에 저항없이
혼자 속으로만 꺼이 꺼이 운다
안타까이
메주같다거나
바위같다거나
스스로 자신에게 매길수
없는 점수
사람은
누구나
그렇게
착각으로
산다
바위
태양에서
불어 온
뜨거운 입김에
홀랑
이마가
벗겨진 산
화난
바람이
거친 벌판 달리다
어느새 손에 땀을 쥐고
다시 바자굽을
바장인다
피는
말라
하얗고
살은 분필가루 되여
펄펄 날리고
뼈가 부서지도록
우뚝 선
바위…
네 앞에 서면
나는
언제나
그림자가 되여
먼 말을
아낀다
가을
하늘을
주어
슬쩍
바구니에
담는다
빨간
눈망울은
페교+분수대=시니피앙
⇒시니피에
꼬리 치던
게으른 붕어들의
빨간
하품
어리숙
낮잠에서 깨여난
황둥개가
긴 꼬리에 물을 묻혀
스륵스륵
바위에 고독을
다시 쓴다
장어의 발가락사이에서
건져 올린 싱싱한 바다
립스틱 바른 누군가의 입속에서
질겅 질겅...
2014.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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