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창렬
http://www.zoglo.net/blog/xql 블로그홈 | 로그인
<< 12월 2024 >>
1234567
891011121314
15161718192021
22232425262728
293031    

방문자

조글로카테고리 :

나의카테고리 : 작품

하늘을 마시자
2014년 09월 01일 13시 30분  조회:3119  추천:13  작성자: 허창렬
 하늘을 마시자
 

가을에
독한
술이
아닌
하늘을
마시

 

닿으면
내 손마저
파아랗게
물이 들것만
같은
티없이
맑고
깨끗한
하늘
 
그런 가을 하늘아래
오롯히
모여서면
나는
어느새
꿈 많던 동년시절로
되 돌아
간다
 
 
통통한
속을
홀쭉 파내여
꽈르륵ㅡ
꽈르륵ㅡ
신나게 꽈리 불던
금옥아

딱지치기에
목숨걸고
희뽀얀 먼지속에서
씩씩대던
철이야
광이야
 
이제는
바싹 마른 명태같이
쪼글쪼글
볼품조차 없이
폴싹
늙어버린
연희야
신애야

어느새 누군가의
할아버지가 되여
마주서면
꺼무룩히
담배부터 권하는
정욱아
달천아
 
사람이였기에 인간이였던 너와
인간이였기에 사람이였던 나와
이 가을에는
모든 시름
모든 걱정
다 벗고

만나면 권커니 작커니 하는
독한 술이 아니라
공원의 벤취우에 나란히 모여 앉아
파아란
가을 하늘을
마음껏 마시자
 
그저
그렇고 그런
우리들의 인생이지만
아직도
누군가의 눈굽에서
찰랑대는
그리움

이제라도
남은 여생이나마
아직 뜨겁게
아직 도도하게
물처럼
불처럼
그렇게
살자
 
이가을에
독한 술이
아닌
하늘을
마시자!
파아란 하늘을
빈잔에 골똑 채워

양주처럼
각테일처럼
홀짝
홀짝
신나게
마시자!


 하늘을 마시자
 
하늘을 마시자! 이 가을에-
독한 술이 아닌 하늘을 마시자!
손 닿으면 내 손마저
파아랗게 물이 들것만 같은
티없이 맑고 깨끗한 하늘-
그 가을 하늘아래 오롯히 모여서면
나는 어느새 꿈 많던 동년시절로
되 돌아 간다! 
 
통통한 속을 홀쭉 파내여
꽈르륵ㅡ꽈르륵ㅡ
신나게 꽈리 불던 금옥아
딱지치기에 목숨걸고
희뽀얀 먼지속에서 씩씩대던
철이야, 광이야
 
이제는 바싹 마른 명태같이
쪼글쪼글 볼품조차 없이
폴싹 늙어버린 연희야, 신애야
어느새 누군가의 할아버지가 되여
마주서면 꺼무룩히 담배부터 권하는
정욱아, 달천아
 
사람이였기에 인간이였던 너와
인간이였기에 사람이였던 나와
이 가을에는 모든 시름 모든 걱정 다 벗고
만나면 권커니 작커니 하는
독한 술이 아니라
공원의 벤취우에 나란히 모여 앉아
파아란 가을 하늘을 마음껏 마시자
 
그저 그렇고 그런 우리들의 인생이지만
아직도 누군가의 눈굽에서 찰랑대는 그리움
이제라도 남은 여생이나마
아직 뜨겁게 아직 도도하게
물처럼 불처럼
그렇게 살자
 
이가을에 독한 술이 아닌
하늘을 마시자!
파아란 하늘을
빈잔에 골똑 채워
양주처럼 각테일처럼
홀짝 홀짝 신나게 마시자!

[필수입력]  닉네임

[필수입력]  인증코드  왼쪽 박스안에 표시된 수자를 정확히 입력하세요.

전체 [ 2 ]

Total : 171
번호 제목 날자 추천 조회
51 [시]내 가슴속의 별은 아직 손발이 따뜻하다(허창렬) 외 5 수 2014-03-23 12 3059
50 탈 1 2014-03-22 5 1913
49 고향 2014-03-22 4 1882
48 씨앗 2014-03-20 7 2105
47 사랑을 알기에 사랑마저 버린다 (외4수) 2014-03-19 12 2366
46 야랑자대(夜郎自大) 2014-03-19 2 2398
45 에밀도 4 2014-03-17 7 2281
44 돌 2 2014-03-16 5 1869
43 시인의 자세 2014-03-14 6 4684
42 전통시 현대시 하이퍼시 묶음 2014-03-13 2 2123
41 폭죽 2014-03-12 5 1746
40 이슬이 방울 지어 2014-03-11 4 1940
39 단시묶음 2014-03-09 9 16707
38 황소 2014-03-08 4 1865
37 그렇칠 않더냐? 2014-03-07 3 1857
36 ㅡ줘마(桌玛)ㅡ 外2首 2014-03-06 7 2071
35 허씨 집안에는 상놈이 없다! 外1首 2014-03-04 8 2412
34 에밀도1(额娘图) 外7首 2014-03-03 10 2041
33 어떤 세상1 2014-03-02 9 1714
32 연변의 산 연변의 강 연변의 구름 연변의 사람들 2014-03-02 7 2099
31 하이퍼시 4수 2014-03-01 5 2188
30 이발 빠진 소녀 外1首 2014-02-28 8 1799
29 돌 外1首 2014-02-27 11 1770
28 파도 외2수 2014-02-25 3 1884
27 나는 세상을 알고 있지만 왜 그런지 모른다 2014-02-21 13 1882
26 우리 서로 반듯하게 다시 만나 인사라도 건네며 살자 2014-02-20 5 2272
25 명상 2014-02-18 6 2003
24 저가락 2014-02-15 8 1930
23 오체투지(五体投地) 2014-02-13 6 1982
22 꽃과 나 외 1 수 2014-02-11 10 1843
21 말 외 5 수 2014-02-10 20 2287
20 <<주씨>>와 <<왕씨>> 그리고 그 주변의 청맹과니들ㅡ 2014-02-09 3 1833
19 접착지(接触点) 2014-02-08 10 2291
18 건널목 2014-02-07 1 1730
17 기발 외 2 수 2014-02-06 3 1927
16 정1 2014-02-04 1 1696
15 시 하느님은 문맹이다 그 입 좀 다물거라 하루빨리 2014-02-04 1 1956
14 시 바람 2014-02-04 6 2014
13 중국 조선족 외1 수 2014-02-03 6 2060
12 그리워하며 살거라 2014-02-02 7 2062
‹처음  이전 1 2 3 4 5 다음  맨뒤›
조글로홈 | 미디어 | 포럼 | CEO비즈 | 쉼터 | 문학 | 사이버박물관 | 광고문의
[조글로•潮歌网]조선족네트워크교류협회•조선족사이버박물관• 深圳潮歌网信息技术有限公司
网站:www.zoglo.net 电子邮件:zoglo718@sohu.com 公众号: zoglo_net
[粤ICP备2023080415号]
Copyright C 2005-2023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