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창렬
http://www.zoglo.net/blog/xql 블로그홈 | 로그인
<< 11월 2024 >>
     12
3456789
10111213141516
17181920212223
24252627282930

방문자

조글로카테고리 :

나의카테고리 : 작품

명상
2014년 02월 18일 14시 45분  조회:1994  추천:6  작성자: 허창렬
명상 1

꽃잎이 되여 사라지리
 
꽃잎이 되여 사라지리
쓰리고 여린 그 꽃잎 입에 사알짝 물고
꽃뿌리에 머얼건 굼벵이 꽃향기에 취하듯이
나 그렇게 오늘에
만족하며 오늘에 살다가
바람속에 꽃잎이 되여 조용히 사라지리
살아서 한순간 꿀벌과 붕붕 손을 잡고 춤을 췄던
그 이쁜 추억 다시 살려
살아서 한순간 나비와 살살 속살을 간지럽히던 그 뜨거운
정사를 가슴에 다시 살려
죽어서라도 둥둥 누군가의 예쁜 꿈에 한송이
꽃잎이 되고 차잎이 되여
이 세상 모든 입술 골고루 다 적셔주리
ㅡ나는 세상을 알고는 있지만 왜 그런지는 모른다ㅡ
력사가 과거의 허름한 수레에
실려 달려가는 시간속에
아인슈탄 얼굴이 달이 되여 동동 떠오른다…
 
2014년2월17일


명상 2

기차

서서 갑니다
앉아서 호강스레 그렇게 가겠지요
때로는 네모난 침대우에 송장과 함께 반듯이 누워
이리저리 못난 생각 딸랑딸랑 방울로 흔들며
그렇게 긴 하루 화살을 따라 달려갑니다
때로는 콩나물시루속 껑충한 싹이 되여
누군가의 뒤통수에 미운 눈도장 살짝 찍으며
마주서면 괜스레 슬슬 기여갑니다
창턱우의 오렌지며 파인애플이며 바나나쥬스며
간만에 떠나는 려행에 흥에 겨워 어깨를 들썩입니다
네온싸인이 명멸하는 어느 대도회지에서는
한무데기 희망을 바곤마다 바리바리 꿍져싣고
희읍스레 등불이 끔뻑끔뻑 졸고있는
또 어느 허수레한 간이역마다
초라한 과거 한보따리씩 털썩털썩 부려놓으며
그렇게 그냥 서서 갑니다
가끔은 앉아서도 호강스레 달려가겠지요
때로는 짜증 섞인 신음소리 입밖으로 내뱉으며
무덤같은 침대우에 꿋꿋한 송장처럼 반듯이 누워
이리저리 못난 생각들을 흔들면서 가겠지요
한번 가면 다시 못올 안타까운 시간속에
순정의 물결우에 거품이 ㅡ둥둥 떠있고
희끄무레한 한오리의 희망마저 한입에 썩뚝 잘라먹으려고
과거가 고래고래 소리지르며 기어이 뒤를 쫓아옵니다
가는 곳이 정착지가 아닌
언젠가는 다시 돌아와야 할 길을
누구는 얼굴조차 본적없는 조상을 욕하고
누구는 뭉청 문어발 잘라먹은 흰 고래되여
앞만 보고 고스란히 눈이 먼채 달려갑니다
다시 태여나도 나는 아름답게 죽으리라
부처가 조심스레 관밖으로 오른발을 내놓습니다…
 
 
 
 
2014년2월15일


명상 3

헐렁채들
 
 
헐렁채들이 줄을 서서 하나ㅡ 둘 ㅡ셋ㅡ 넷ㅡ
바람에 박자맞춰 하얀 팔뚝을 내휘두른다
시베리아 찬바람을 주먹으로 막아보겠다고
동ㅡ동ㅡ동ㅡ 북두드리듯이 제 가슴을 잡아 두드린다
뱅ㅡ뱅ㅡ뱅ㅡ 다람쥐 채바퀴 돌듯 제자리에서 돈다
마돈나의 검푸른 올리브, 포도밭에서
죽은 쥐 심장 하나 꺼내든 까마귀 한마리
소치의 금메달이 행운이였다고 북적 떠들어대고
한일평생 옳바른 시 한편 써낸적도 없는 얼간이가
매일 소설 , 평론 , 수필 ,포럼 , 에세이를 마구 써대고
또 유식하게 무식한 웬 부나비 한마리
아이텐티(정체성)를 울부짖으며 <<나 잡아잡숴주세요>>
백년전 력사에서 자신의 구리빛얼굴을 애타게 찾아 헤매고 있다
바지 벗고 방귀 한번 시원히 뀌고서 얼굴을 바짝 맞댄
너구리 몇마리 저들끼리 신이 나서 박수 짝짝 쳐댄다
타트라산골짜기 바이올린소리는 언녕 기억이 희미하고
아코뎅 낡은 숨소리가  문을 열고 슬며시 나들이를 다시 떠난다
아이 요 귀여운것들 ㅡ언제면 제자리에 돌아오려나?
부처님 경전소리 읊는 소리 삼천 대천세계를
벌처럼 붕붕 떠다닌다
 
 
2014년2월14일


[필수입력]  닉네임

[필수입력]  인증코드  왼쪽 박스안에 표시된 수자를 정확히 입력하세요.

Total : 171
번호 제목 날자 추천 조회
51 [시]내 가슴속의 별은 아직 손발이 따뜻하다(허창렬) 외 5 수 2014-03-23 12 3042
50 탈 1 2014-03-22 5 1895
49 고향 2014-03-22 4 1862
48 씨앗 2014-03-20 7 2088
47 사랑을 알기에 사랑마저 버린다 (외4수) 2014-03-19 12 2353
46 야랑자대(夜郎自大) 2014-03-19 2 2383
45 에밀도 4 2014-03-17 7 2265
44 돌 2 2014-03-16 5 1856
43 시인의 자세 2014-03-14 6 4672
42 전통시 현대시 하이퍼시 묶음 2014-03-13 2 2109
41 폭죽 2014-03-12 5 1732
40 이슬이 방울 지어 2014-03-11 4 1924
39 단시묶음 2014-03-09 9 16687
38 황소 2014-03-08 4 1850
37 그렇칠 않더냐? 2014-03-07 3 1837
36 ㅡ줘마(桌玛)ㅡ 外2首 2014-03-06 7 2053
35 허씨 집안에는 상놈이 없다! 外1首 2014-03-04 8 2399
34 에밀도1(额娘图) 外7首 2014-03-03 10 2030
33 어떤 세상1 2014-03-02 9 1707
32 연변의 산 연변의 강 연변의 구름 연변의 사람들 2014-03-02 7 2088
31 하이퍼시 4수 2014-03-01 5 2178
30 이발 빠진 소녀 外1首 2014-02-28 8 1786
29 돌 外1首 2014-02-27 11 1758
28 파도 외2수 2014-02-25 3 1875
27 나는 세상을 알고 있지만 왜 그런지 모른다 2014-02-21 13 1872
26 우리 서로 반듯하게 다시 만나 인사라도 건네며 살자 2014-02-20 5 2261
25 명상 2014-02-18 6 1994
24 저가락 2014-02-15 8 1921
23 오체투지(五体投地) 2014-02-13 6 1976
22 꽃과 나 외 1 수 2014-02-11 10 1833
21 말 외 5 수 2014-02-10 20 2278
20 <<주씨>>와 <<왕씨>> 그리고 그 주변의 청맹과니들ㅡ 2014-02-09 3 1822
19 접착지(接触点) 2014-02-08 10 2280
18 건널목 2014-02-07 1 1722
17 기발 외 2 수 2014-02-06 3 1916
16 정1 2014-02-04 1 1682
15 시 하느님은 문맹이다 그 입 좀 다물거라 하루빨리 2014-02-04 1 1944
14 시 바람 2014-02-04 6 1999
13 중국 조선족 외1 수 2014-02-03 6 2052
12 그리워하며 살거라 2014-02-02 7 2060
‹처음  이전 1 2 3 4 5 다음  맨뒤›
조글로홈 | 미디어 | 포럼 | CEO비즈 | 쉼터 | 문학 | 사이버박물관 | 광고문의
[조글로•潮歌网]조선족네트워크교류협회•조선족사이버박물관• 深圳潮歌网信息技术有限公司
网站:www.zoglo.net 电子邮件:zoglo718@sohu.com 公众号: zoglo_net
[粤ICP备2023080415号]
Copyright C 2005-2023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