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창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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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어의 달
2014년 09월 25일 21시 27분  조회:2701  추천:12  작성자: 허창렬

 언어의

 
바다위를 걷는다
금이 간 유리장이 짱짱 깨여진다
바다속 괴물들의
멀건 속살이 
다시금 비죽비죽 제 모습을 드러낸다
꽉  움켜 쥔 두 주먹과
부르르 부르튼 내 작은 심장과
어느새 반쪽이 된 얼굴,
하늘에서 누군가의 커다란 입술이 대붕이 되여
세상 이 끝에서
세상 저 끌으로
훨훨 날아다닌다

한결 성질이 까칠해진
모래산이
못난 새끼오리들의 신 들린 울음소리를
고스란히 등에 업고
뼈속까지 시린
저주의 개울물을 조심스레 건너선다
달빛이 와르르 모래밭에 쏟아져 내린다
별빛이 와르르 내ㅡ곁에 쏟아져 내린다
수많은 사연과
수많은 하소연들이
허무와 진실의 척박한 텃밭에서
지지리도 못나고 어리석게
또 저 혼자
얼굴 가리고 숨바꼭질이 한창이다

잃어버린 세월이
겉옷을 훨훨 벗어 내친다
한결 부끄러운 속살이 황당하게
바위우에 무더기로 쏟아져 내린다
불안한 인심과 금이 간 인정의 얇은 유리창이 더욱
요란스레 탁탁 깨여지고 있다
오늘도 하늘과 땅 사이에는 의연히
부처님의 거룩한 얼굴만 있을뿐 아직 손발은  없다
누군가의 구겨진 가슴에서 풀어내는
한 오리 념불에서마저 애수가 철철 넘쳐 흐른다
고백의 미학에는
언제나 이렇게
그 깊이를 알수 없는 우물이 너무 깊고
시름겨운 쪼각달이 오늘도
할말을 죄다 잃고 제 갈길을 조심스레 재촉하고 있다…
 
 
언어의
 

할말을 잃고
할말이 
없을때면 아예
아수라장의 아수라들과
지옥의 숱한
허깨비들과
마주서서
그냥 두눈을
껌뻑
거린다

죽음의
싸늘한
린불속에서마저
찬란한
부처님의
밝은 미소
개인 날일수록
우리들의 사상은
서로가 서로를 미련없이
바라보는것만으로도
마냥
행복하고
 
안타깝게
찌뿌둥하고
잔뜩 흐린 날일수록
내 여윈 가슴속에서는
한줄기의
현기증이 울렁거린다
무언의 교감에는
언제나ㅡ
언어의 쇠사슬이
꽁꽁 묶여 있다

삶은 
하많은 사연을
하아얀 원고지에
한자 두자
또박또박
정성스레 적어넣는 일ㅡ
이 밤도 갈대는 어둠속에서
뚝뚝 눈물을 흘리고
어둠은 뻐꾸기울음소리  고스란히 등에 업고
첨벙첨벙 냇가를 건너
뚜벅뚜벅 내곁으로
다가서고 있다
 
이 세상에서
가장 존경받는 언어는
곧  저 밤하늘의
찬란한 뭇별마저 목이 메여
묵묵히 되 삼켜가는
뼈 저린
침묵뿐임을
조심스레
조금씩  깨달아간다…
 

언어의 구름

하늘이
너무
야위여
갈비뼈가
어룽
어룽
하다

바람이
귀속말로
산에게
보약 한첩
부탁해보라고
쏙닥
거린다




말없이
주르륵
눈물





11월
동구밖
느티나무아래에
홀로 기대 서면
매서운 칼바람속에
불쑥
엄마생각이 또다시
왈칵
난다...

언어의 장벽

오늘도
나는
차마 못 볼것을
두 눈을
시퍼렇게 
뜨고
다시 쳐다
본다 

유치하고 알량한
거짓말은
어느 사이
포장이 잘 되였고
진실은
거지 발싸개처럼
두엄무지우에
사정없이
버려지는
이 세상

노름꾼
사기꾼
낚시꾼
정치꾼
애인
정인
소인
시정잡배ㅡ

어느사이
목구멍까지
골똑 올라 온
바른 말을
슬며시 배속에 다시금 꿀꺽
되 삼켜 가는
나는 이젠
이 세상
지체장애인이 아닌
일급
지체장애인

벙어리
랭가슴 앓듯이
선악
이원의
심각한
절규에도
두 눈을 꼬옥 감고
나는 지금
명철
보신중 ㅡ

인간이였기에
그냥 사람인 너와
사람이였기에
그냥 인간인 나와
하루종일
마주서 있는
담벽마저
너무 괴롭다

손,팔
목,다리
이목구비가
제법 뚜렷한
너는
누구?
나는
누구?

오늘도
나는 차마 못 볼것을
두 눈을
시퍼렇게 뜨고
다시금 그렇게
넋없이
쳐다보며
조금씩 조금씩
할말을
잃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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